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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은 어디에 있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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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1,620회 작성일 18-09-12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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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은 어디에 있었는가​

 

주체46(1957)년 봄 어느날 생물연구소조원인 한 학생이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장군님을 찾아와 펭긴새에 대한 자료를 알려달라고 청을 드렸다. 소조모임에 출연할 준비를 해야겠는데 자료가 빈약하다는것이였다.

《펭긴새?!…》

이렇게 뇌이시며 그 학생을 어이없이 바라보시던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어째서 제비나 뻐꾸기, 종달새 같은 우리 나라에 흔한 새를 연구하지 않고 펭긴새와 같이 극지방에서 사는 동물을 연구하는가고 하시였다.

그 학생은 우리 나라에 있는 새나 연구해서야 소조원의 위신이 서겠는가, 생물소조원이라면 다른 학생들과 구별되는 멋이 있어야 하겠는데 그래서 생물소조에서는 주로 다른 나라의 동물이나 식물을 골라 매주 한번씩 연구발표모임을 한다는것이였다.

그이께서는 이윽토록 그 학생을 지켜보시다가 그렇다면 한가지 물어보자고 하시면서 제비 한마리가 하루에 나쁜 벌레를 몇마리나 잡아먹는지 아느냐고 하시였다.

학생은 입을 벌리지 못하였다.

그이께서는 학생에게 제비 한마리가 1시간에 14마리의 벌레를 잡아먹는다고, 제비가 하루에 벌레를 잡아먹는 시간은 보통 10시간쯤 된다고 하시며 가령 우리 나라에 천만마리의 제비가 있다면 몇마리의 벌레를 없애치우겠는가고 다시 물어보시였다.

학생은 얼떠름해서 《14억마리!》 하고 외우다가 눈이 휘둥그래졌다.

옳다고, 만약 제비가 우리 나라에 머무르는 날이 200일이라면 모두 14 000t의 나쁜 벌레를 잡는것으로 되는데 이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고 하시는 그이의 가르치심이 뒤따라 울려왔다.

학생은 그만 입을 딱 벌렸다.

그이께서는 그 학생을 바라보시며 의미깊게 반문하시였다.

우리 나라에 있는 이런 리로운 새에 대해서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한번 본적도 없는 극지방의 동물을 연구하겠다니 우스운 노릇이 아닌가. 그래, 이래도 우리 나라 동식물을 연구하는것이 생물소조원의 체면이 깎이는 일로 되는가.

(아, 내가 정말 무슨 생각을…)

학생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학생의 귀전에 그이의 가르치심이 우렁우렁하니 계속 울려왔다.

우리는 력사를 배우건 지리를 배우건 생물을 배우건 우리 나라 혁명과 건설에 필요한 지식을 얻는데 그 목적을 두어야 한다. 우리가 남극에 가서 혁명을 하겠는가, 열대지방에 가서 건설을 하겠는가. 우리는 살아도 조선에서 살고 혁명을 해도, 건설을 해도 조선에서 해야 한다. 그러자면 우리의것, 조선의 현실을 잘 알아야 한다.

자기 땅에 발을 붙이고 세계를 보라는 심오한 가르치심이였다.

조선의 생물소조원인 자기의 멋은 바로 조선의 동식물을 잘 알 때 높아지는것이라는 생각이 그의 뇌리를 깊이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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