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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비핵화 담판,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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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흥노
댓글 0건 조회 2,311회 작성일 19-03-23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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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1차 조미회담은 조미 두 정상의 남다른 의지와 열정이 결합되고 지구촌의 열열한 지지와 기대에 힘입어 깔끔한 선언을 세상에 내놨다. 물론 미국의 회의론자들과 서울의 한국당, 일본의 아베 정권은 실망을 넘어 기절하는 지경에 까지 도달했다. 특히 미국 민주당 지도부는 이 선언을 가리켜 "미국은 얻은 건 없고 주기만 했다"고 폄훼 까지 한다.

트럼프의 가장 큰 고민은 조미 대화 반대 세력의 공격을 어떻게 방어하느냐다. 여러번 변절을 하면서 강하다는 인상을 애써 보이려고 했다. 1차 회담이후 두 달만에 폼페이어가 방북하기로 했으나 돌연 "비핵화 진전 부족"이라는 구실로 그의 방북을 마지막 순간에 취소하는 소동을 폈다. 이미 1차 회담 장소와 날자가 정해진 상태에서도 역사적 담판이 있기 3주전에 "적대적 분위기"라는 구실로 회담을 전격 취소한 바가 있다. 가장 최근에는 하노이 2차 조미 회담에서 예정된 서명을 거부하고 귀국하고 말았다.

국제외교사에 이변이자 오점을 기록하게 될 트럼프의 변절을 한 마디로 깡패가 하는 짓이라고 해도 손색없는 표현일 것 같다. 북의 최 외무부상은 하노이 회담 결렬이후 3주만에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은 "정치적 이해를 추구하느라고 바빴지, 결과를 내기 위한 의도를 갖고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확하게 정곡을 찔렀다. 미국의 정치판도를 훤히 꽤뚫어보고 있다는 이야기다. 최 부상은 미국의 변화가 없는 한 핵담판에 나설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경고성 발언을 했다. 하노이 회담이후 미국이'단계적 비핵화는 없다'며 연일 강성 발언을 해대는 걸 겨냥한 발언일 것 같다.

3/22일에는 사전 예고도 없이 북측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인원을 철수시켰다. 화들짝 놀란 청와대는 긴급회의를 한다고 야단법석을 피운다. 3살먹은 어린애도 왜 철수했으며 무엇을 의미하는 지 알만도 하련만. 2차 회담 결렬은 우리 남북 민족에게는 치욕스런 모욕이라고 봐야 맞다. 특히 꿈속에서도 '한미동맹'을 외치는 남측 얼굴에 귀싸대기를 갈긴 것이라고 봐도 무리한 진단이 아니다. 이러고도 말 한마디도 못하고 눈치만 봐야 하는 기막힌 비극을 보고 각성하라는 뜻으로 개성 인력을 철수시킨 게 아니겠나 싶다. 내색은 않고 있지만, 북측에서는 문 대통령이 중재자요 촉진자요 하면서 미국의 뒤를 쫓아다니며 판을 깨는 데 속수무책으로 일관한 무능력자로 보고 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수 백번 남측 허수아비와 마주앉아 서명하고 합의한들 말짱 도루묵이라는 걸 왜 북측이 모르겠나 말이다.

어제는 트럼프가 미 재무부의 새로운 제재를 취소하고 나섰다. 이것은 좋은 징조다. 트럼프와 김 위원장 사이는 신기할 정도로 끈끈하고 공고하다. 트럼프는 김 위원장에게 사랑을 고백한 연인 사이라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짝사랑일 수도 있겠지만, 트럼프가 홀딱 반한 것은 분명하다. 오죽하면 그의 친서를 들어보이며 "한편의 예술작품"이라고 까지 하겠나 말이다. 어제 최 부상도 김-트 관계는 궁합이 잘 맞는다는 표현을 하면서 대화 반대 세력을 비판하면서도 트럼프에 대해선 일체 듣기 불편한 말을 하질 않았다. 트럼프의 변절 고비마다 트럼프로선 말못할 국내 사정이 트럼프의 발목을 잡었던 건 분명하다. 물론 트럼프의 당면한 정치적 궁지를 북측이 모를 리 없다. 김 위원장의 장고한 인내는 김-트의 개인적 우정 친선 관계에서 출발된 것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타임지> (3/19)는 트럼프가 행정부 안팎의 회의적 견해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과 비핵화에 합의를 이룰 수 있다는 걸 고집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김 위원장의 경제 발전 욕구가 핵무기에 대한 애착 보다 더 크다고 트럼프는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두 가지 말에 모든 걸 집약한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김-트의 신뢰가 깨지지 않는 한 희망을 버릴 이유는 없다. 남북미 정상의 비핵화 평화체제에 대한 의지와 결의는 변함이 없다는 건 분명하다. 그래도 3국 중 가장 걱정스런 건 미국이다. 미국이 의지만 있다면 성공 가능성은 매우 크다. 하노이 회담을 하다가 국내문제 (사실은 자신의 문제) 때문에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줄행랑치질 않았나. 일단 코헨 증언은 이제 일단락 됐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지금은 뮬러 특검 보고서가 문제다. 그러나 이것도 멀지 않아 좀 조용해질 것 같다. 트럼프가 기세등등하게 칼을 빼들고 전투장에 나설 날이 멀지 않을 것 같다.

워낙 약은 사람이라 트럼프는 재생, 재기의 길을 훤히 내다보고 있다고 봐야 한다. 트럼프의 재선은 자신의 생과 사의 문제다. 자기 가족의 운명도 걸려있다. 물론 공화당도 같은 운명에 처해있다. 그런데 도무지 되는 건 없고, 계속 죽만 쓰는 게 트럼프다. 현재로선 재선은 아예 가망이 없다. 오죽하면 폴 라이언 공화당 전 국회의장도 그렇게 최근 말했다. 여론조사도 다를 바가 없다. 일반 정치가들과는 달리 18년 초부터 트럼프는 비핵화에 관심을 갖고 세상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조미 대화에 나섰다. 이것이 성공하면 가장 존경받는 세계적 영웅이 되는 건 물론이고 대선 성공도 '받아논 밥상'이라는 걸 절감할 것으로 짐작된다. 거기에다 노벨 평화상을 목에 거는 날에는 진짜 미국 최대 영웅 지도자로 등극할 것이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건 워낙 명분 있는 위대한 업적이라 감이 어느 누구도 시비할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걸 트럼프는 잘 알고 있다.

민주당이 가장 앞장서서 훼방은 놓는 이유는 제국주의 근성이 몸에 배서 북한을 깔보고 멸시 증오해야 한다는 사고방식 때문이라는 걸 모르는 바 아니다. 그것 보다도 트럼프가 비핵화에 성공하면 재선을 따먹는 다는 게 배가 아픈 때문이라고 봐야 더 정확할 것 같다. 질투심이 작용하는 걸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자기가 못먹을 바에야 재라도 뿌리자는 심보가 작용하고 있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앞으로 비핵화 대화는 조만간 재개될 것이고 놀라운 성과를 3차 조미회담에서 도출될 확률이 커 보인다. 트럼프는 누가 차기 지도자가 돼도 평화적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법 외엔 다른 방도가 없다는 걸 잘 인식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런 기막힌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자신게 당장 재앙이 떨어지게 두질 않을 건 확실해 보인다. 절망 보다 희망에 무게가 실린다. 그러나 워낙 변절이 심한 트럼프라는 점과 세상 일이 잘못꼬여 배핵화 협상이 거덜 날 수도 있다는 점은 부인할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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