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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번영의 시대 제2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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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1,633회 작성일 19-10-31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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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 장

1

 

1. 4분기는 이미 지나갔다. 평양시가의 모든 거리들에는 《1947년도 2. 4분기계획을 넘쳐수행하자!》라는 새 표어가 나붙었다.

4월초부터 1. 4분기계획총화모임이 전국적범위에서 부문별로 진행되였다. 산업국산하의 공장, 기업소들은 재정국과 련합하여 북조선인민위원회 회의실에서 모임을 하였는데 넓은 회의실도 자리가 모자라 일부 성원들은 다른 방에 유선방송을 설치하고 앉아있었다.

이날 모임주석단에는 김책과 허가이가 앉아있었다.

모임에 앞서 통보한 전국적인 1. 4분기계획수행률이 사람들의 가슴을 서늘하게 하였다. 1월계획수행률은 고작 40프로이고 2월은 63프로, 3월은 78프로로서 종합계획수행률은 40프로나 미달된 60프로였다.

이날도 1월계획총화때처럼 장시우가 첫 토론을 하였다.

《동지들, 오늘 우리의 모임은 승리자의 모임이 아닙니다. 우리가 지난 월총화시에는 책임문제를 크게 론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분기총화는 성격이 다릅니다.》

이렇게 허두를 뗀 장시우는 자기네 상업부문이 판매계획을 105프로 넘쳐수행한데 대해 상기시키고나서 호기있게 목청을 돋구었다.

《오늘 총화에서는 어떤 개인적인 목적을 달성하려는 사심에서부터 계획사업에 혼란을 일으킨 사람들에 대해서는 엄격히 법적으로 처리하여 다시는 그러한 현상들이 나타나지 않게 하여야 합니다.》

《가만, 상업국장동무!》

김책이 연필뒤등으로 탁상을 두드리였다. 《회의참가자들이 국장동무의 의도를 선명하게 리해할수 있도록 좀 구체적이면서도 명백하게 말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표현이 명백치 못하면 국장동무의 본의도와는 다르게 리해할수 있습니다.》

《예, 이제 몇가지 실례를 들어 말하겠습니다.》

장시우는 두어번 목기침을 하고나서 1947년도 인민경제계획수자들에는 김일성종합대학 김광진학부장이 직접 관여하여 작성한것들이 많다고 하였다. 할수 없는것도 할수 있다고 그가 고집하여 계획경제에 혼란을 준데 대해서는 이미 평양시적으로 진행된 지난 1월계획총화시 비판한바 있다고 하면서 이번에 양덕군 동양리 발전소건설에서도 김광진학부장과 관련된 또 하나의 엄중한 사건이 발생하였다고 하였다.

《동양수력발전소건설에서 1. 4분기계획을 엄청나게 미달하였습니다. 사실 이것은 할수 있는 계획이였지만 책임자라는 오천행동무가 일은 하지 않고 양덕처녀와 련애질만 하면서 자의대로 작업을 변경시켜 계획을 망쳐먹었습니다. 사람을 쳐서 당책벌까지 받았던 이 동무가 왜 이렇게 못되게 번지는가? 이것이 바로 김광진학부장의 영향으로 빚어진 비행이라는데 문제의 엄중성이 있습니다.》

회의장의 소음이 커져서 장시우는 잠시 입을 다물고 서있었다. 이때 누구보다도 놀란것은 리문도였다. 그는 애써 흥분을 누르면서 장시우의 다음말을 초조히 기다렸다.

《오천행동무는 생뚱같이 경제학을 배운다면서 김광진학부장의 집을 드나들었는데 그 과정에 낡은 자본주의경제학을 배우고 부패의 악취가 풍기는 이질적인 부르죠아생활양식에 물젖다보니 련애질이나 하며 돌아갔습니다.》

《상업국장동무!》

회의장 두번째줄에 앉아있던 리문도가 더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소리치며 일어섰다.

《순박한 청년을 함부로 모욕하지 마시오. 오천행동무가 련애질이나 하면서 일을 하지 않았다는건 완전히 외곡된 말이요. 절대로 그럴 청년이 아닙니다. 물론 그에게 사업상 결함은 있을수 있지만 근면성, 성실성에서는 누구도 그를 따르지 못합니다. 김광진선생 또한 깨끗하고 성실한 교육자입니다. 순박한 청년을 부패변질시킬 사람이 아닙니다.》

리문도는 치미는 격분으로 하여 온몸에 경련이 일어나는것 같았다.

《전기처장동무가 믿지 못하는것 같은데 나 역시 처음에는 잘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였습니다.》

장시우는 진지한 표정을 짓고 연탁에서 종이 한장을 쳐들어보이였다. 《방금 내가 말한것은 동양리 수력발전소건설자들이 당중앙위원회 선전부에 제기한 신소자료입니다. 그뿐아니라 신원조회문제로 동양발전소건설현장에 갔던 시보안서원이 직접 목격한 일입니다. 그가 동양마을에 갔을 때 다른 청년들은 비지땀을 흘리며 통나무를 운반하고있는데 오천행동무는 멋쟁이옷차림을 한 처녀를 데리고 강변에서 산보를 하고있더랍니다. 오천행동문 련애에 미쳐 돌아가다보니 2월이 다 가고 3월이 돼오는 그때까지도 북조선인민위원회가 새로 조직된것도, 장군님께서 1947년도 인민경제발전계획에 대한 보고를 하신것도 모르고있더랍니다.》

장내가 벌둥지를 쑤신것처럼 소란해졌다.

허가이가 김책에게 상체를 기울이고 연필뒤등으로 앞탁에 금을 그으면서 무엇인가를 열심히 말하였다.

장시우는 얼핏 주석단쪽을 돌아보고 주먹으로 연탁을 내리쳤다.

《이 얼마나 엄중합니까? 오천행은 경제학적으로 볼 때 동양리발전소건설이 현재 양덕군에서 하고있는 공장주택건설보다 국가적 리익성이 없다느니 남강에 큰 발전소를 건설해야 확대재생산적의의가 있다느니 하면서 굴은 뚫지 않고 제 마음대로 건설로력을 목재생산에 돌렸다고 합니다. 이게 바로 김광진학부장에게서 배운 경제학이며 부르죠아자유주의입니다. 양덕군 발전소건설의 1. 4분기계획은 이런 그릇된 사상여독으로 하여 망쳐먹었습니다.》

《양덕군인민위원회 위원장동무, 참가했습니까?》

김책이 성난 표정으로 장내를 둘러보았다.

유선방송에서 뿌지직, 뿌지직하는 소리가 나더니 《양덕군인민위원회 위원장 강철수 여기 옆방에 있습니다.》 하는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군위원장동문 동양리 수력발전소에 몇번 나가봤습니까?》

《저… 한번도 나가보지 못했습니다.… 군에서… 로력을 52명 대주었습니다.》

기여들어가는 소리로 떠듬거리는 군위원장의 대답이 찌르륵거리는 유선방송의 잡음에 섞여 울려나왔다.

《로력을 대주면 뭘하는가? 그 로력으로 발전소를 건설한게 아니라 동무네 공장건설에 써먹지 않았는가? 그게 사실입니까?》

《예. 목재생산을 먼저 한 다음 발전소건설을 도와주자고 했습니다. 경험이 없다보니… 한 보름이면 쉽게 굴을 뚫을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오산이였습니다.》

《동무네 옳지 못해!》

김책이 격분하여 주먹으로 앞탁을 두드렸다.

《전기처에서는 양덕발전소건설장에 몇번 나가봤습니까?》

《우리도 나가보지 못했습니다.》

일어나서 대답하는 리문도의 목소리도 저으기 떨리였다. 《전화도 없는 산골이다보니… 전화련락도 할수 없었습니다. 며칠전에 〈1. 4 분기계획 60프로 수행, 양덕군 목재생산 700립방 협조라는 오천행동무의 전보용지 한장을 받았을뿐입니다.》

《모두 옳지 못합니다.》

김책이 이번에는 손바닥으로 앞탁을 꾹 눌러잡았다. 《자기네 산하 로동자들을 엄동설한에 깊은 산골에 내보내고도 그들이 무엇을 먹고있고 어떻게 일하는지 알아보지도 않았으니 우선 인간성들이 없습니다. 장군님께서는 오천행동무가 양덕에 가있으니 전기처장동무가 잘 보살펴줄거라고 하셨소. 전기처장동물 믿고 장군님께선 양덕에 대해선 근심하시지 않았단 말이요.》

리문도는 손발이 싸늘해지고 가슴이 덜컥 멎는것 같았다.

《송대관, 고영훈기업가들은 발전소건설자들에게 솜옷과 털모자를 보내줬는데 동무들은 너무 무정합니다. 발전소건설자들이 수십일이 지나도록 북조선인민위원회가 창설된것도 모르고있었다는걸 장군님께서 아시면 얼마나 가슴아파하시겠소.》

김책의 목소리는 퍼그나 갈리였다.

장내에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전기처장동문 래일 당장 양덕에 가서 오천행동무의 문제를 비롯해서 모든걸 구체적으로 알아보시오. 그가 일하지 않고 련애만 했다는데 나도 그게 잘 믿어지지 않습니다.》

이어 김책은 전기처와 양덕군 일군들을 핀잔하였다. 《동무네들은 장군님의 깊은 뜻을 모르고있소. 양덕 동양리 발전소건설을 순수 경제적리익성으로 따지면 사실 눈에 차지 않소. 자그마한 촌마을의 조명용전기를 위해 골개물에 언제를 쌓고 70메터의 산굴을 뚫는 등 여러가지 힘든 공사를 하니 나라가 손해되는 일을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왜 경제적리익성도 별로 보이지 않는 촌마을 발전소건설에 자금과 로력을 투하하는가?》

김책은 어조를 높이며 장내를 둘러보았다. 《그것은 지난날 정배살이고장에서 대대로 버림받으며 살아온 두메산골 화전민들에게 광명과 문명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인간이하의 천대를 받던 사람들에게 인격적인 대우와 나라의 주인으로서 받아야 할 권리를 실질적으로 누리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보다 더 큰 리익성이 어디 있습니까. 이것이 장군님의 뜻입니다. 우리는 경제가치관을 바로 가져야 할것입니다.》

김책은 연탁앞에 서있는 장시우를 돌아보며 말을 이었다. 《상업국장동무도 잘못 생각하고있는게 하나 있습니나. 계획수자는 어느한 개인에 의해 눌러진게 아닙니다. 그에 대해선 옳은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다시말해서 계획수자가 현실성이 없는 수자라고 하면서 김광진선생을 비판하는데 그게 잘못된 생각입니다. 토론을 계속하시오.》

장시우는 자기 토론에 대한 김책의 반응이 별로 좋지 않은것 같이 느껴져 시틋한 기색으로 장내를 향해 돌아섰다.

《예.… 이와 같이 양덕군 동양리 발전소건설에서 나타난 엄중한 사태는 김광진학부장과 련결되여있습니다. 저는 지난 1월계획총화때에 이미 오늘의 결과를 내다보고 김광진학부장을 비판하면서 인민경제발전계획지표들을 일부 수정개조하며 많은 부문들을 계획에서 제외시킬것을 제기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주장을 끝까지 내밀지 못한 후과가 이렇게 1. 4분기계획을 엄청나게 미달하게 하는 엄중한 사태를 빚어냈다고 생각하니 저로서는 막중한 책임을 느끼게 됩니다.》

장시우는 지극히 서글픈 표정을 지으며 회의장 앞줄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굽어보더니 종이 한장을 또 머리우로 쳐들어올리였다.

《지난 기간 현실성이 없는 계획을 세우다보니 예산을 세우는데서도 결함이 나타났습니다. 거의 모든 부문에 1억원이상의 자금을 투하하도록 예산하였습니다. 관개공사 하나에만도 1억 5 500만원의 자금을 넣게 되여있습니다. 실지 그만한 돈을 투하하지 않고는 그런 방대한 규모의 계획을 실행할수 없습니다. 그런데 현재 이만한 돈이 국고에 쟁겨있는가?》

장시우는 회외장앞줄에 앉아있는 재정국장을 내려다보면서 우리에게는 현재 돈이 없다, 그렇다고 외국에서 차관을 받아오겠는가? 차관을 주겠다는 나라가 없다, 이 실태를 누구보다 잘 알고있는 재정국장이 기계적으로 세워놓고 될대로 되라 하고 수염을 뻑 쓸고있으니 옳지 않다 하고 다그어댔다.

김일성장군님께서는 이미 여러차례 재정국의 재정관리사업은 나라의 화페자금을 중앙집권적으로 조성하고 리용하고 통제관리하는 사업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재정국장은 인민경제발전계획이 자금적으로 담보되지 않는다는것을 뻔히 알면서도 함구무언하고 앉아있었으니 이것은 무책임성이라는 말로는 표현할수 없는 죄악적인 행동입니다. 아마도 자금조달이 안돼서 계획을 못한 공장, 기업소도 적지 않을것입니다.

단적인 실례로 금년에 50여척의 기계배를 생산하도록 계획되여있는데 이 많은 배를 무슨 돈으로 무어내는가? 선박이란 다름아닌 돈덩이입니다.

동지들! 단지 국가자금문제 하나로 투시해본 경제계획실태가 이런 형편이니 그밖에 다른 문제들에서 얼마나 많은 모순점들이 튀여나왔겠는가? 다시말하지만 이제는 모든것이 명백해졌습니다. 인민경제발전계획수자들을 대폭 낮추고 전반적인 인민경제계획을 국부적인 계획으로 전환시키는것입니다.》

장시우는 토론의 결구를 이렇게 맺고 의향을 묻듯이 김책, 허가이들을 돌아보았다. 장내가 술렁거리였다.

《토론을 다 했는가요?… 가만, 화학원료공장 지배인동무, 왔습니까?》

김책이 회의장을 둘러보았다. 뒤줄에서 한 중년사나이가 일어섰다.

《동무네 1월초에 공장을 구워먹어서 한달반동안이나 생산을 못하고 련관공장들의 생산에까지 지장을 주었는데 2. 4분기엔 미진된 계획을 봉창해낼것 같습니까?》

《2. 4분기가 아니라 1. 4분기에 다 봉창했습니다. 공장을 복구한 후 한달반동안 온 종업원들이 죽을내기를 해서 1. 4분기계획을 해제꼈습니다. 아까 103프로라구 통보하지 않았습니까.》

지배인이 억울한듯이 짐짓 볼부은 소리를 하여 장내에 웃음이 터졌다.

김책도 웃으며 말하였다. 《보시오, 마음먹고 달라붙으면 기적이 일어납니다. 1. 4분기계획수행률을 보고 지내 겁을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지 않아 어저께 장군님께서는 저에게 1. 4분기계획이 미달됐다고 실망할건 없다, 1. 4분기계획수행률을 자세히 들여다보라, 1월은 40프로, 2월은 63프로, 3월은 78프로 점차적으로 그리고 규칙적으로 올라가고있다. 이 상승선을 그라프로 그리면 100프로계선에 닿을것이다. 달마다 계획수행률이 낮아지면 몰라도 엄연히 높아지고있는데 왜 실망하겠는가라고 고무해주셨습니다. 우리가 만시름을 안고계시는 장군님을 위로해드려야겠는데 오히려 위로를 받았습니다.》

김책은 목이 잠겨 말을 잇지 못하였다. 이때 재정국장이 움쭉 일어섰다. 국장들중 제일 나이가 많은 반백의 중늙은이였다.

《제가 좀 말하겠습니다. 장군님께서는 국가예산은 국가의 기본재정계획으로서 나라의 전반적살림살이를 규정하는 국가의 법이라고 정의하시였습니다. 그럴진대 재정국장이 아무리 한심한 인간이라도 국가예산을 될대로 되라 하고 마구 세울수 있겠습니까? 상업국장동문 자금조달이 되지 않아 계획을 못한 공장, 기업소들이 적지 않을것이라고 했는데 1. 4분기기간 자금을 예산대로 못 받아 계획을 못한 공장은 하나도 없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것입니다. 1. 4분기계획을 미달한 상태에서도 우리는 분기간에 많은 자금을 마련하였습니다. 어떻게? 재생산으로 나온 리익금입니다. 다시말해서 인민들이 벌어들인 돈입니다. 계획은 미달했지만 1946년에 비해 절대적인 생산량은 대단히 높기때문에 상업국장동무자신이 상점의 상품가지수가 늘어나고 가격이 낮아지고있는것을 매일, 매시각 보고있을겁니다.

우리 경제는 확실히 전진하고있으며 장성하고있습니다.

동지들, 신심을 가지십시오. 이제 상반년도계획을 완수하면 고난의 분수령을 넘게 됩니다. 벌써 성공의 징조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사동탄광, 평양곡산공장, 흥남비료공장, 신창탄광을 비롯한 많은 단위들과 작업반들이 1. 4분기계획을 넘쳐수행하였으며 왜놈들이 100년이 걸려도 황해제철소를 복구하지 못한다고 지껄였지만 거기 로동계급은 1호평로와 압연기를 복구하여 철강재를 생산하고있습니다. 그들은 며칠전 3월 28일 장군님을 모시고 펄펄 끓는 쇠물과 강물처럼 흘러나오는 강재를 보여드렸습니다. 이 혁신의 불꽃들은 조만간 온 나라에 타번지게 될것입니다. 이제 결정적인것은 여기 모인 우리 일군들이 어떻게 결심하고 어떻게 일하는가에 달려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모두 필사의 각오를 가지고 기어이 상반년도계획을 넘쳐수행합시다.》

돌연히 우뢰같은 박수갈채가 울리였다. 이어 리문도가 언권을 얻고 토론하였다. 그는 먼저 발전소건설자들을 돌봐주지 않은 자신의 관료주의적 낡은 사업작풍에 대하여 자기비판을 한 다음 계획경제를 떠나서 민족경제의 발전을 생각할수 없다고 하면서 전기에 무식한 사람들이 전기줄을 쥐기 무서워하는것처럼 계획경제에 무식한 사람들이 계획에 겁을 낸다고 하였다.

이것은 장시우에게 참을수 없는 분노를 자아냈다. 장시우는 토론원고들을 와락와락 걷어가지고 도전적으로 구두발소리를 높이 울리며 연단을 내려 자기 자리에 주저앉았다.

리문도의 토론끝에 30분간 휴식이 선포되였다.

휴식후 토론은 계속되였다. 회의장의 분위기는 점차 앙양되였다. 누구라없이 이날의 모임이 인민경제계획수행에서 전환적계기로 되리라고 생각하며 크나큰 환희에 잠겼다.

회의끝에 1. 4분기계획수행기간에 특출한 모범을 보인 산업국 산하 로동자, 기술자들에 대한 표창식이 있었다.

사동탄광 김고망탄부, 신창탄광 박창술탄부, 함북탄광 김직현탄부, 흥남비료공장 전두현전기기술자, 신의주동면방직공장 박시복방직공, 황해제철소 최군마로장 등 십여명의 로동자, 기술자들이 영예의 표창장과 상금을 받았다. 그들의 대표로 결의토론을 한 최군마로장의 토론속에 잠간 비친 황해제철소 복구건설의 이야기는 전체 회의참가자들의 가슴을 울리였다.

리문도는 류다른 감정에서 눈물을 흘렸으니 그것은 표창을 받은 모범로동자들속에 사랑하는 오천행이가 없기때문이였다. 그에게는 표창이 아니라 비판무대가 기다리고있었다.

 

이날 밤 리문도로부터 부문별 1. 4분기계획총화모임에 대한 소식을 들은 김광진은 자못 마음이 심란하였다. 그는 대학강의때문에 그 모임에 참가하지 못하였는데 뜻밖에도 상업국장의 토론에서 자기와 관련된 심각한 문제들이 제기되였다니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더우기 양덕발전소건설에 동원된 오천행이가 자기한테서 나쁜 영향을 받아 련애질만 하면서 1. 4분기계획을 망쳐놓았다는 장시우의 토론은 참으로 청천벽력과 같은것이였다.

리문도가 돌아간 다음에도 오래도록 서재에 홀로 앉아있던 김광진은 긴 한숨을 내쉬며 창문가로 걸어갔다. 창문으로 내다보이는 경상동사무소 앞벽에는 아직도 《1947년도 1. 4분기계획을 넘쳐수행하자!》라는 낡은 표어가 그대로 붙어있었다. 정자체로 힘있게 쓴 표어는 김광진의 마음을 자극하듯 장식등에 비쳐 유난스레 번쩍거리였다.

김광진은 이윽토록 그 표어를 지켜보며 생각에 잠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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