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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조선의 힘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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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3,440회 작성일 19-12-2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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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의 미국대통령 집무실은 오벌 오피스라고 불리운다. 타원형의 방이라는 뜻이다. 방가운데 크고 넓은 두개의 창문을 등지고 정교한 조각장식을 한 집무탁이 놓여있고 그 맞은편벽가엔 오래된 벽난로가 있어 그우에 죠지 워싱톤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그날도 트루맨은 도수높은 근시안경을 끼고 앉아 사무를 보고있었다. 눈앞의 서류를 뒤적거리며 가끔 이발이 쏘는듯 이마살을 찌프리군 하였다. 지금 그는 다가오는 중간선거와 조선전쟁때문에 골머리를 앓고있었다.

11월 7일이 중간선거날이므로 바삐 돌아쳐야겠는데 조선전쟁형세가 나날이 불리해져서 도저히 움직일수 없게 된것이다.

(오늘은 조선전선에서 왜 아무 소식도 없을가?…)

트루맨은 푸들푸들 뛰는 귀언저리의 피줄을 손가락으로 눌렀다. 그때 구내전화가 요란하게 울렸다.

트루맨은 전화기를 흘깃 쳐다보았다.

아무때건 자기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오는 당돌한 사람들을 트루맨은 좋아하지 않았다.

송수화기를 들자바람으로 저쪽에서 맑고 청높은 목소리가 《아버지!》하고 불렀다. 메조 쏘프라노가수인 딸 마가레트였다.

《나 돌아왔어요. 아유! 대성공이였지 뭐예요. 뉴저시에선 제일가는 개인음악회였다나요. 텔레비죤을 보셨죠?》

《오, 너의 성공을 축하한다. 마지!》

《오늘은 어머니가 만찬을 차린대요. 늦어지진 않겠지요?》

트루맨이 대답도 하기 전에 전화를 바꾸는것 같았다. 역시 고운 목소리를 가진 그의 처 베스가 말했다.

《마지를 위해서 일찍 나오세요.》

《음, 알겠소. 그렇게 하지.》

그가 송수화기를 내려놓는 순간 특별보좌관 해리맨이 들어섰다. 트루맨은 그의 손에 쥐여져있는 전보장을 보았다. 조선전선에서 날아온것이리라. 트루맨의 이 생각이 옳다는것을 긍정하려는듯 해리맨은 소리없이 웃어보였다. 그런데 그 웃음이 괴이쩍었다.

《각하. 맥아더장군이 합동참모본부로 보내온 전보인데 브래드리대장은 대통령각하의 결론을 바라고있습니다.》

트루맨은 손을 내밀었다.

《주오. 어디 봅시다.》

전보장을 받아들고 천천히 읽어내려가던 그는 갑자기 오만상을 찌프렸다.

《이건 뭐요. 그자가 요구하는게 도대체 뭐요?》

《각하.》하고 해리맨은 침착하게 말하였다. 《전보에도 있는것처럼 극동군총사령관은 쌘프랜씨스코에 정박한 8척의 수송선들을 즉시 출항시킬것을 요구하고있습니다. 105mm, 155mm 포탄과 탄약이 결정적으로 부족되고있다는것입니다. 극동군 보급사령관 웨이벨소장이 벌써 날아와있습니다.》

트루맨은 성을 냈다.

《그러기에 내가 묻는거요. 며칠전에 그자는 탄약수송선의 출항을 중지시켜달라고 하지 않았소. 지금 가지고있는것만으로도 넉넉하다고 하지 않았는가 말이요!》

《옳습니다. 그랬습니다. 그런데… 북조선 공산군들이 배후에서 일체 보급선들을 차단했습니다. 제8군은 고립무원해지고있는데다가 청천강이북에서 포위될 위험에 직면하고있습니다.》

《포위?…》

트루맨은 뜨아해했다. 그것은 바로 맥아더가 웨이크섬에서 열변을 토하던 때 련속 튀여나오던 말이다. 북조선 공산군 주력을 《포위》하였고 나머지 력량을 또 《포위》하고 하면서 줄곧 그말을 입에 올리군 했었다. 그런데 지금 여기서는 8군이 포위될 위험성을 두고 말한다.

8군!… 트루맨은 책상서랍을 급히 열었다. 언젠가 페이스륙군장관이 대통령이 실수하지 않도록 하려고 적어준 종이장이 있다. 옳지, 여기 있었군…! 그는 청천강계선에서 악전고투하고있는 미제8군의 실태를 그 종이장을 통해서 가늠해보려고 했다. 거기엔 아무런 수자도 없이 이렇게만 적혀있었다.

 

-조선전선 지상군-

 

△ 미제8군

 1. 미1군단

  • 미24보병사단

   미1기병사단

   영제27려단

  • 남조선군1사단

  • 남조선군7사단

 2. 미9군단

   미2보병사단

  • 미25보병사단

  • 남조선군11사단

 3. 남조선군2군단

   6사단

  • 8사단

△ 미10군단

 1. -미1해병사단

   -미 7보병사단

 2. 남조선군1군단

  • 수도사단

  • 3사단

△ 기타

 1. -미3보병사단

   -영제29려단

   -남조선군3군단(편성중)

   11사단

   5사단

 2. 뛰르끼예군 려단

   타이군 대대

   화란군 대대

   카나다군 려단

  ※ 그 외는 수송중임…

 

사실은 이러하다. 제8군만 하여도 10개사단에 달하는바 미군 1개사단의 병력은 북조선공산군의 1. 5배, 화력은 10배 이상에 달한다는것을 트루맨은 알고있다. 여기에 맥아더가 그리도 열을 올려 자랑하던 공군의 강력한 지원도 있다. 그런데 8군이 누구에게 어떻게 포위될 위험이 있다는것인가? 배후의 북조선공산군이란 또 무엇인가?…

트루맨은 신경질적으로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자가 바라는대로 다 해주시오. 그러나 도꾜에 전보를 쳐서 매일 매시각 변화되는 전선형편을 나에게 직접 보고하라고 하시오!》

해리맨이 나간다음 그는 방안을 거닐었다. 갑자기 2층에 있는 호화로운 연회장이며 수십명 귀빈들이 자기의 대통령취임을 축하해주던 광경이 떠올랐다. 그 연회장에서 나와 베스와 나란히 백악관의 동쪽채 큰 홀을 가로질러 오던것도 생각났다. 그때 베스는 그의 한쪽팔을 끼면서 재빨리 속삭였었다.

《보세요. 여기 량쪽 벽엔 력대 대통령 부인들의 초상화가 걸려있어요!》

바로 그때에야 트루맨은 자기가 얼마나 요란스러운 황금의 옥좌에 올라앉았는가를 가슴 벅차게 깨달았었다. 여기서는 대통령부인들까지 자기의 모습을 영원히 남기게 되여있는것이다.

워싱톤으로부터 루즈벨트에 이르기까지 력대 대통령들의 초상화는 2층 연회장으로 통하는 큰 홀의 붉은색 비단으로 조화롭게 장식한 벽에 걸려있다. 이제 거기에 미국의 제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맨의 초상화도 걸리게 될것이다. 공산주의 박멸의 제창자, 랭전의 선포자, 세계에서 첫 원자탄투하를 명령한 《위대한》살인자 해리 트루맨!… 지금까지는 나쁘지 않았다. 이제 조선전쟁만 잘 치르면 그도 역시 아브라함 링컨이나 이 백악관의 첫번째 주인인 죤 아담스에 못지 않는 명언을 남겨 여기 어느 홀의 한벽에 금빛 명제판을 걸게 할수도 있을것이다.

얼마후 약속한 시간이 되였을 때 트루맨은 백악관 남쪽 홀에 있는 식당으로 갔다. 베스와 마가레트는 그가 오기를 기다리고있었다. 마가레트의 개인음악회 성공을 축하하는 가족만찬이 준비되여있었다. 만만한 비프스테이크, 아스파라가스료리, 호화로운 식탁에는 의례 있기마련인 죠니워카, 나뽈레옹꼬냐크, 남새볶음도 있고 크고 두툼한 담황색 카스테라도 있었다.

트루맨은 딸이 말하는 소리를 흥심없이 들으며 과일즙을 마시고있었다. 그의 생각은 여전히 조선전선에 가있었다. 조선전선의 승리의 소식은 그가 수백수천번의 선거전 연설보다도 더 위력한 효과를 나타낼것이기때문이다. 그런데 한생을 전장에서 보냈다는 그 맥아더가 오늘도 불안에 찬 전보를 보내왔다. 그렇게 우쭐렁거리기 잘하던 맥아더가!… 무슨 일이 생겼을가. 맥아더까지 놀란것을 보면 분명 심상치 않은 일이 생긴게 아닐가?…

《아버지! 아버진 무슨 생각을 하세요.》 딸이 나이프로 식탁을 두드렸다. 《또 조선전쟁때문에 그러세요?》

《오, 마지! 난 네가 숱한 꽃다발속에 묻히는 광경을 상상해봤다. 한때 온 세상 사내들이 마를린 먼로에게 꽃을 던지던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트루맨은 사실 지금쯤 맥아더는 잠을 자고있을가, 아니면 전쟁형세를 돌려세울 작전을 하고있을가 하고 생각하고있었다. 그자에게 전화를 걸어 무슨 일이 일어나고있는지 따져묻고싶었으나 참아야 했다. 마가레트가 또 뉴저시의 음악회를 두고 신이 나서 종알거리기 시작했다…

바로 그 시각- 워싱톤시간으로 29일 저녁 8시는 도꾜시간으로 30일 오전 10시였다. 맥아더는 잠을 자고있지도 않았고 작전을 하고있지도 않았다. 그는 차에서 내려 자기 청사로 성큼성큼 걸어가고있었다. 직일병의 인사에 무심히 손을 들어 답례하고는 개인전용승강기로 다가갔다. 2분후엔 벌써 6층우의 자기 집무실에 들어섰다. 휘트니준장이 들어와 공손히 아침인사를 하고나서 지난밤 8군에서 보내온 전투상보를 책상우에 올려놓았다.

맥아더는 그것을 뒤적거렸다. 영제27려단이 대령강에서 강력한 반공격을 받고 붕괴되였으며 미24사단은 왕인리라는 알지 못할 계선에서 저지되고 괴뢰군 6사단 7련대는 고장에서 포위섬멸되였다.…

이틀전부터 시작된 북조선공산군의 놀라운 반공격, 포위, 습격전에 대한 보고들이다. 맥아더는 눈섭을 찌프렸다.

《코트!》하고 그는 휘트니준장을 가까이 불렀다. 《이건 누가 보고한것이요? 설마 워커장군이 직접 보낸건 아닐테지?》

《각하, 8군사령부 참모차장이 보낸것입니다.》

《워커는 그럼 어데서 무얼 하고있소?》

《워커중장은 장갑찌프차를 타고 운산지구로 나갔답니다. 그쪽에 위험이 조성되고있는것 같습니다.》

《?!…》

맥아더는 흠칫했다. 그 어떤 경우에도 당황함을 드러내지 않는 그였지만 불안한 가슴이 옥죄는듯 하여 참을수 없었다. 워커로 말하면 《부르독장군》으로 불리울만치 사납고 도고했다. 그가 직접 장갑찌프차를 타고 전투장가까이 나갔다는것은 커다란 위험이 생겼다는것을 의미한다.

《워커를 찾소!》

맥아더는 부르짖었다. 그러나 다음순간 자기의 경솔함을 저주하였다. 지금 총사령부와 8군사령부와의 중요통신련락은 8군에 한대밖에 없는 《마크2》형 텔레타이프로 진행되고있었다. 그런즉 운산에 나갔다는 워커를 그앞에 호출하려면 그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는수밖에 없다.

맥아더는 장지손가락으로 두눈섭사이를 세차게 비벼대였다. 도대체 어떻게 되여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여지없이 붕괴되였다고 믿고있었던 그들 북조선공산군이 어떻게 되여 전선과 배후에서 별안간 일시에 공세를 취하게 되였는지 알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행동을 해야 했다. 우는 소리가 아니라 행동이 필요하다. 맥아더는 5공군 사령관에게 청천강이북 전역에 대한 대대적인 폭격을 가하라고 명령하였다. 그리하여 1시간후 《비29》, 《비26》폭격기 및 《에프80》, 《에프50》전투기 등 600여대가 출동하여 조선북부산악지대와 압록강연안에 대한 무차별적인 맹폭격을 감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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