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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50년 여름' 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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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4,978회 작성일 20-02-03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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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장

 

희망과 좌절은 엇바꿔 다가들며 사람들의 가슴을 조이고 끓게 하고 가랑잎처럼 타들게 하였다.

《5. 30선거》에서 리승만이 대패했다는 소식은 《북진》광신자들의 함몰을 의미하는 서곡처럼 들리여져 밝은 희망의 미소를 던져주었고 뒤미처 6월 7일 발표된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호소문은 싸움이 없고 분렬이 없는 내 나라 내 인민의 행복이 안겨지는 감격의 기슭에로 사람들을 이끌어갔다. 오는 8월 5일~8월 6일사이에 전조선적인 남북총선거를 실시하고 해방 5돐 기념일에는 최고립법기관회의를 소집하자는 호소문의 구절구절은 노래처럼 시처럼 삼천리 방방곡곡에 울려퍼졌다. 그러나 이 평화의 호소는 1만여발의 미국제총탄으로 대답을 받았다. 호소문을 가지고 려현역에 나갔던 세명의 조국통일인사는 미국제군복을 입은자들에게 체포되여 고문실로 끌려갔다. 엄청난 기쁨이 다가올듯한 기대에 가슴을 조이며 이해 여름의 첫 어귀에 들어섰던 사람들은 랭혹한 좌절과 실망의 쓰거움을 맛보았다. 좌절의 뒤끝에는 불안이 뒤따랐다. 6월 17일 미국무성특사 죤 포스터 덜레스가 서울에 날아듦으로써 그 불안은 막연한것으로부터 실제적인것으로 되였다.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속에서 검은 양복차림의 이 키다리는 랭풍한 방안에 배겨있은것이 아니라 38도선의 괴뢰군 진지와 전호를 돌아보았다.

그 시각 도꾜에는 미극동군 사령관 맥아더의 손님으로 국방장관 루이스 죤슨과 합동참모본부 의장 오마 브랫들리대장이 와 있었다.

6월 19일 평양에서는 《력사적조국통일촉진제의에 대하여》라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결정서를 채택발표하였다. 그날 서울에서 열린 리승만 《국회》에서는 덜레스와 리승만의 연설이 교환되였다.

덜레스는 《공산주의와의 타협이나 양보를 거부하여야 한다》는것을 엄숙히 강조하였고 리승만은 《공산주의자들이 사멸》하게끔 《열전》을 하겠다는 맹약을 다졌다.

이날 오후 도꾜의 궁성앞 광장에서는 미극동군의 대열병식이 거행되였다. 3만여명의 보병과 3백여대의 비행기, 수백문의 포와 땅크들이 맥아더와 죤슨, 브랫들리가 서있는 열병대앞으로 지나갔다. 모든 포와 장갑화력기재들이 산뜻하게 도색을 마쳤고 술과 계집과 도박에 미쳐 마약환자처럼 시들어가던 미국군인들이 비맞은 뒤의 독버섯처럼 기가 올라 행진하였다. 머지 않아 《미국의 번영을 위한 위대한 사변》에 뛰여든다는 의식과 표창과 명예와 황금의 소나기가 쏟아질 복지의 땅으로 가게 된다는 충동이 그들의 사기를 북돋군것이다. 마치 울안에 갇힌 사냥개가 토끼냄새가 풍기는 풀밭에 나왔을 때와 같은 모습들이였다.

 

대지는 화끈 달아올랐다. 례없이 무더운 날씨가 련일 계속되였다. 노랗게 타드는 하늘가에서는 때때로 얼레구름이 얼씬하다가는 사라지군했다. 땅도 타고 사람들의 가슴도 탔다.

이해 여름의 땡볕이 지독스럽게 뜨거운것은 정세탓이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동해안의 공업지구시찰을 나갔던 김책은 그 량자가 다 겹친탓인지 그렇지 않아도 철색의 얼굴이 아예 거멓게 그슬려 돌아왔다. 해방직후부터 늘 쓰고다니던 중절모도 별반 도움을 주지 못한듯 싶었다. 김책의 출장일정을 아는 사람들은 계획날자를 앞당겨 온 그의 출현을 두고 별의별 억측을 다 붙였다. 대개가 불길한 추측들이였다. 그 추측들은 하나같이 덜레스의 이번 행각과 맥아더와 죤슨, 브랫들리를 둘러싼 도꾜의 움직임과 결부시켜 보는것들이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김책의 도착을 보고받으시고 점심식사를 함께 하자고 하시였다. 청진제강소를 거쳐 백두산 림철개통식까지 보고오기로 된 김책이 흥남에서 돌아선 사실에 대하여서는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으시였다.

차에 올라서도 김일성동지께서는 그에 대해 전혀 비치지 않으셨다. 김책은 급전직하로 변화되는 정세의 심상치 않은 흐름때문에 취한 자기의 일정계획변동이 김일성동지께 불만을 끼쳐드렸다는것을 어렴풋이 짐작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길가에 하얗게 떠도는 버들꽃을 보시며 동해안쪽의 날씨에 대해서 물으시고 전반적으로 가물이 심한데 대하여 걱정하시였다. 그때문에 사흘전 황주에 나가 모내기정형을 알아보신데 대하여도 들려주시였다. 그사이에 차는 저택에 이르렀다.

《좀 쉬다가 들어갑시다.》

김일성동지께서는 포도넌출이 초막처럼 처진 긴의자쪽으로 걸음을 옮기시였다. 웃옷을 벗어 의자등받이우에 걸쳐놓으시던 그이께서는 포도넌출을 올려다보시였다. 김책은 포도넌출받침 가름목에 빨간십자표식이 새겨진 완장과 역시 빨간 십자표식을 새긴 깜찍스럽게도 작은 위생가방이 걸려있는것을 보았다. 손바닥 크기밖에 안되는 그 가방에는 방금 알잡힌 뽀잇한 포도송이들이 배부르게 담겨있었다. 김책은 그 임자가 누구일가를 점쳐보았으나 부모잃은 하많은 유자녀들이 제집처럼 들락거리는곳이라 딱히 짚여지지 않았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목깃단추 하나 터치지 않고있는 김책을 유심히 보다가 물으시였다.

《덜레스가 맥아더를 다시 만난다는것때문에 온것이겠지요?》

《네,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김책은 발치아래 아롱다롱 그려지는 포도넌출그림자에 시선을 떨구었다. 동그랗고 네모지고 밝기도 하고 어둡기도 한 복잡한 무늬들이 해득하기 어려운 도형처럼 얼른거렸다.

《김책동문 어떻게 생각합니까?》

《제 말입니까?》

김책은 무엇에 떠박질리운 사람처럼 고개를 쳐들었다. 김일성동지의 안색은 평온하였다. 늘 그러신것처럼 지금도 여유있는 웃음이 어려있는상싶었다. 그러나 김책은 보기드문 긴장감을 그이의 눈길에서 느꼈다.

《저는 이번 덜레스의 움직임이 리승만괴뢰군의 북벌준비에 대한 마지막 검열이고 동시에 그 수행에 대한 지령하달외에 다른것이란 있을수 없다고 보고있습니다. 도꾜에 나타난 미국방장관이나 합동참모본부의장이라는자들 역시 그 준비와 진행에 대하여 맥아더와 최종토론을 하기 위한 목적때문에 왔을것입니다.》

《그건 옳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한동안 침묵하신채 생각에 잠기셨다가 조용히 말씀을 떼시였다.

《하지만 김책동무로서는 다른 각도에서 분석해볼수도 있잖습니까. 가령 워싱톤의 제스츄어나 선전에 따라 론리를 전개하자는것입니다. 실례로 덜레스의 행각을 〈5. 30선거〉에서의 실패로 미쳐난 리승만의 광증을 진정시킨다던가 다르게는 인기를 잃어버린 리승만대신 새로운 주구를 택하기 위한것이라던가로 볼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도꾜에 날아든자들의 목적에 대해서는 그들의 말대로 일본과 강화조약을 체결하여 막대한 군사적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위라고 보던지… 작년도에 우리를 어째보려다가 호되게 맞았으니 정신을 좀 차리지 않았겠는가.》

《장군님, 저도 그런 론거로 가능성을 찾아보려했습니다. 트루맨의 〈대만 불간섭성명〉이라던가 애치슨의 〈극동방위선〉에서 남조선을 제외시킨것 등을 보며 혹시 단념한것이 아니겠는가, 명색이 대국이고 신사도를 념불처럼 외우는자들이 설마 한입으로 두말하겠는가 하고 생각도 해왔습니다만 그건 마음의 거짓 위안에 불과한것이 아니겠습니까.》

《위안이라?!…》

장군님께서는 더 말씀을 하지 않으시였다.

김책은 가슴이 쓰렸다. 그리고보면 김일성동지께서 자기를 식사에 부르신것은 뭔가 밝은 전망을 듣고싶어서였을수 있다. 그런데 어데서 그 전망을 보겠는가. 김일성동지께서야말로 그 누구보다 먼저 미국의 조선침략야욕을 꿰뚫어보시지 않았던가. 트루맨은 100만명으로의 륙군병력확장과 300만톤의 함대건설로 세계를 위협하고있다.

맥아더는 6월 6일 일본의 공산당 공직간부들을 추방하는것까지로 병참후방기지로서 일본의 《치안확보》를 완료했다. 일본의 모든 로조와 민주세력을 지하에 몰아넣음으로써 맥아더는 철도와 군수산업공장들을 자기 손아귀에 틀어쥐였다. 이번 대열병식을 계기로 미극동군의 전투동원준비도 끝냈다. 리승만은 남조선 유격대에 대한 《토벌》작전도 끝냈고 《5. 30선거》를 계기로 반대파인사들을 《숙청》감금하는 놀음도 끝냈다. 마파람에 산불처럼 퍼져나가는 이 사태앞에 필사적인 노력과 인내성으로 평화공세를 하였으나 그 모두가 허사로 되고말았다. 6월 7일 호소문도 6월 19일 결정서도 그자들에게는 약자의 애원으로밖에 들리지 않았는지 모른다. 그네들의 계획은 이미 오래전부터 확고한 결심으로 굳어진것이기때문이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이미 1945년 7월 포츠담회담에서 실패한 미국대통령 트루맨이 민주진영에 《전쟁》을 선포한 그때부터 새로운 세계대전을 예감하시였고 38선이라는 인위적인 조작물이 이 땅에 생겨났을 때 그것이 새로운 싸움의 도화선으로 될수 있다는데 대해 깊이 우려하시였다. 그후의 모든 사태발전이 예견의 정확성을 증명했다. 미군에 의한 남조선 《국방경비대》의 조작으로부터 15여만에 달하는 《국방군》의 발족, 윌슨(1920년대의 미국대통령)의 품에서 키워진 리승만의 단선과 괴뢰정권의 조작, 49년 7월부터 50년 1월사이에 벌어진 20여만의 애국자들에 대한 학살, 《남북협상파》요인들에 대한 검거, 암살, 두문책동, 49년도의 은파산, 벽성, 송악산 양양지구에 대한 침공과 괴뢰해군부대의 몽금포기술사건, 맥아더사령부의 대북첩보반활동과 카토의 전쟁작전준비, 올해 2월 도꾜에서의 맥아더와 리승만, 채병덕의 비밀모의…

오늘 있게 된다는 맥아더 덜레스, 죤슨, 브랫들리의 회담, 그 회담은 이제까지의 모든 움직임에 대한 총화로 마지막 결속으로 될것이다.

김책은 초조해졌다. 김일성동지께서도 이 정세를 불안스럽게 주시하고계신다는 직감이 그 초조감을 더욱 짙게 했다. 그는 밤새 기차를 타고오며 생각했던 의견을 말씀드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김책은 말할수 없었다. 《장군님!》 하는 어리광섞인 반가움에 찬 처녀애의 웨침과 함께 물에 젖어 칠흑처럼 반짝이는 단발머리가 깡둥거리며 달려왔다. 최현의 딸이였다. 김일성동지의 얼굴에는 해살같이 밝은 미소가 피여올랐다.

《룡옥이로구나.》

최현이를 신통히 닮은 여섯살잡이 처녀애는 얼굴에 보조개를 짓고 숫된 웃음을 머금은채 김일성동지께서 내여미는 팔에 거침없이 안겨들었다. 잔등에는 알락달락 색칠을 한 목총이 메여져있고 쎄라복을 입은 량어깨에는 풀잎으로 된 《왕별》이 붙어있었다.

《뭘 했기에 이렇게 젖었느냐?》

《군사놀이하고 목욕했어요. 땀나서.》

《오늘은 대장을 했느냐, 큰별을 달았구나.》

《해해. 난 대장은 싫어. 난 기관총 부사수가 제일이야. 근대 장군님, 다른 애들이 자꾸 기관총에 욕심내며 날더러 간호병하래.》

《녀자야 간호병이 좋지 않느냐?》

《난 싫어싫어.》

룡옥은 살래살래 머리를 저었다.

《그런데 난 저것이 네건줄로 알았구나.》

김일성동지께서는 포도넌출받침가름목에 걸린 위생가방을 가리키셨다. 룡옥은 가방에 삐죽이 나온 포도송이를 보자 얼굴이 활딱 붉어지며 숨죽은 기색으로 말했다.

《간호원누나가 군사놀이를 한다니까 만들어줬어요.》

《그 가방안에건 약품이냐?》

《저- 동생한테 주려고 포도를…》

생기롭게 빛나던 룡옥이의 얼굴이 시무룩해졌다. 김일성동지께서 의아한 눈길로 보시자 그는 울먹해서 말씀드렸다.

《동생이 밤에 그냥 아파서 울었어. 엄마도 꼬박 못잤어. 나도 못자고.》

김일성동지께서는 저으기 놀라셨다. 지금 최현의 처인 김철호는 정부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고있었다. 철호의 갓난아이가 앓고있다는것은 금시 초문이였던것이다.

《그래 어디 아파서 그러는지 모르겠느냐?》

《아부지 보고파서 그러지뭐. 그래서 그앤 그냥 아빠 아빠 했는데 그런것두 모르구 의사선생님들은 자꾸만 아프게 주사를 찔러요. 장군님, 아부지 오게 해줘…》

《룡옥이도 아부지 보고프니?》

《응! 아니 난 일없어. 동생이…》

흐렸던 얼굴같지 않게 룡옥이의 눈이 죄스럽게 반짝이고 얼굴이 감빛으로 달아올랐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그의 젖은 머리를 쓰다듬어주시였다. 해방이 되였지만 최현은 언제 한번 집안식구들과 편히 앉아있어보지 못하고있다. 작년부터는 내처 38선에 나가 야전생활을 하고있다.

《룡옥아, 그렇다면 아버지 오게 하자꾸나.》

《정말?! 아이 좋아. 장군님 제일이야.》

룡옥은 김일성동지의 손목을 잡고 깡충깡충 뛰였다. 그러다가 쓸쓸히 웃는 김책을 보고는 무슨 생각인지 발돋움을 하여 김일성동지의 귀전에 입을 가져다대고 숨찬 소리로 소곤거렸다.

《아부지 오게 한것 엄마한테 대주지 말어.》

《왜?》

《엄마가 욕해. 엄만 아버지가 게서 오면 나쁜놈들이 쳐온다고 했어.》

《으음, 알겠다. 그래 네 말대로 하자.》

《그러니 엄마말 거짓부리지?》

《아니다. 엄마 말이 옳다.》

《그럼 아버진 어떻게 오나?》

천진한 소녀의 눈에 근심이 함뿍 끼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룡옥이 어깨를 가볍게 쓸어주시였다.

《걱정말어라. 다른 경비대아저씨들이 있지 않니.》

《아니 난 알아. 장군님 무서워 그놈들 못올거야. 그렇지?》

《허허, 그래 그렇다 하자꾸나.》

김일성동지께서는 허구픈 웃음을 웃으시였다.

《아니 참, 장군님, 식사! 내 알려드리겠다구 오구선.》

《룡옥인 밥먹었느냐?》

《나 병원가서 먹을래. 엄마가 자꾸 일루 온다구 욕해.》

《일없다. 여기서 먹자. 엄마한테는 내 말하마.》

김일성동지께서는 룡옥이가 한발 먼저 달려가는것을 보시다가 김책이에게 고개를 돌리시였다.

《최현동문 철호동무가 입원했는데도 아직 한번도 못와봤소?》

《그 동문 지금 신경이 칼끝처럼 되여있을것입니다. 그런데 정말 그 동무를 부르실 작정입니까?》

《한번 와 보게 해야겠소.》

《그러고보면 제가 너무 신경과민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정세때문에 좀 당황했던것 같습니다.》

《허허, 그건 당황이 아니라 긴장입니다. 하긴 동무가 되돌아선것은 잘된것 같지 않습니다. 갑시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일어서시였다. 김책도 따라 일어섰으나 그자리에 그냥 서있었다.

《저 한가지 말씀드릴게 있습니다.》

김책은 사업상이야기는 여기서 끝을 보자고 마음먹었다.

《제가 이번 걸음에 생각해본것인데 아무래도 인민경제계획을 일부 조절해야 할것 같습니다.》

《어떤 면에서?》

《군수산업에 대한 지표를 좀더 늘쿠자는것입니다. 수출품중에서도 군수산업에 필요되는것들은 제한하고…》

김책은 말끝을 흐렸다. 김일성동지의 안색이 눈띄게 달라지셨다. 그이께서는 자신의 불만한 심정을 보이지 않기 위함인지 몇걸음 옮기다가 멈춰서시였다. 김책을 피끗 일별하시고 생각깊이 말씀하시였다.

《안은 생각해봅시다. 그러나 그것은 급한것이 아닙니다. 나는 이번에 정부의 명의로 남조선의 극우익인사까지 망라하는 회담개최를 제기하자고 합니다. 이에 대해서 가능성여부는 더 론하지 맙시다. 이제는 가능성을 찾는것이 아니라 만들어야 된다고 봅니다. 지금이야말로 평화를 위한 노력과 인내성이 최대로 발휘되여야 할 때입니다. 우리는 적들의 전쟁도발책동을 막는 일이라면 설사 그것이 희생으로 되고 손해가 되더라도 해야 합니다. 인민경제계획에 대하여 말한다면 생산을 높이는것으로 변경은 있을수 있지만 계획된 건설과 생산의 중지란 있을수 없습니다.》

 

이날 도꾜에 도착한 덜레스는 려정의 피곤을 풀 생각도 하지 않은채 땅크의 무한궤도자국이 채 지워지지 않은 궁성앞 광장을 걸쳐 맥아더를 찾아갔다. 이미 맥아더의 방에 와있던 죤슨과 브랫들리가 그를 기다리고있었다. 덜레스는 열병식기록필림을 보지 않겠는가고 하는 브랫들리의 물음에 《건 무엇때문에》라는 쌀쌀한 대답을 던지고 맥아더에게 극히 실무적으로 말했다.

《난 우리의 토론이 오래 걸리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는 대통령과의 통신결속시간을 물어보았다. 아무런 필기도구와 목책도 없이 차잔만 댕그랗게 놓인 차탁을 마주하고 극히 실무적으로 진행된 《4자회담》은 마지막에 한장의 전신문용지를 펼치는것으로 끝났다. 5년전 원자탄 투하를 지령할 때와 같이 특급 암호문으로 된 전신문에 네사람은 각기 자기식으로 수표를 하였다.

죤 포스터 덜레스가 《위대한 연극》이라고 이름한 6. 25전쟁개시의 최종문건은 그날로 맥아더에 의해 백악관의 트루맨에게 날아갔다. 이 전파가 공간에 날아갈 때 38선의 몇개의 지점들에 한두알씩의 포탄이 떨어졌다. 그 포탄들의 락탄점은 례외없이 그이전것들보다 훨씬 더 북쪽계선이였다. 경비대지휘관들은 그 포들이 새롭게 배치되였거나 이동된 포들의 시사사격이라고 보고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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