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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전선의 아침 제2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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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1,829회 작성일 20-01-31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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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jpg

제  6  장

 

아츠러운 동음을 내지르는 신형직승기 밑으로 굴곡이 심한 험준한 산악들이 움씰움씰 흘러간다. 클라크대장은 시름겨운 눈길로 름멜소장과 정일권을 돌아보았다.

《대지가 조락하누만. 온통 붉은색으로 변해버렸소.》

귀가 삐죽한 름멜이 기창턱에 매달려 밑을 내려다보고는 어깨를 으쓱했다.

대구에서 직승기가 리륙할 때부터 입을 봉하고있던 정일권중장은 전략폭격기사령관이 대답이 없자 마지 못해 입을 열었다.

《사령관각하, 단풍이 타고있습니다.》

《단풍이라?! 땅도 붉고 단풍도 붉다?!…》

《…》

《단풍… 여하튼 장엄한 경치요. 나플리나 안데스 그리고 우리 텍사스주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신비경이요.》

(허, 공세가 풍지박산되는 판에 자연의 미라… 염소 우물 들여다보기지…)

정일권은 억이 막힌속에 상처입은 대지와 그 대지를 랭담하게 관망하는 클라크를 보며 때아닌 상념에 잠겼다.

불쑥 대구에 날아들어 밴플리트나 젠킨스 알몬드가 아니라 유독 자기를 《지명수배》하듯 해서 불러들인 백전로장의 심사도 알길 없고 또 화려한 출발로 큰 기대를 걸었던 《금화공세》도 볼품없이 끝장난 음악회처럼 종막에 이르렀는데 오히려 클라크의 안색이 덤덤한것이 리해되지 않았다.

(이 작자를 다들 철가면을 쓴 용장이라더니… 몰트케나 나뽈레옹같은 굳은 심장을 지니지 않고서는 저렇게 태연할수 없다.…)

정일권의 심리를 들여다보기라도 하듯 클라크가 한수 더 뜬다.

《터너대좌, 기수를 낮추게 하시오. 나의 어머니에게 이 기이한 동방나라의 가을풍치, 단풍미를 보여드려야겠소.》

터너가 몸을 일으키려는데 클라크가 데리고온, 부인들곁에 앉았던 미3사대대장인 죤 아이크2세소좌가 랭철한 눈길을 번뜩였다.

《귀하, 전선지역에서 더 낮추 뜨는건 대단히 위험합니다. 불미스럽게도 제가 오판해서 북조선군이 이런 신형직승기를 로획했다는 사실을 이미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헨리 밴플리트는 끝내 저의 카지노 빚을 갚지 못할 운명인가 봅니다.…》

마감말은 물론 입안소리로 중얼거렸다.

름멜소장의 얼굴도 찌뿌둥해졌다.

《각하, 벌써 우리는 신형직승기 29대를 북조선군 대공화력에 잃었습니다.》

두 군인의 경종에 클라크의 기분은 대번에 울적해지고말았다.

《귀하, 어머님께서는 멀미가 나시는것 같아요.》

클라크는 어머니와 함께 무엇인가를 속삭이던 리지아의 말에 흘끔 고개를 돌렸다.

아닐세라 어머니의 얼굴이 이지러진것이 정상이 아니였다.

터너가 후닥닥 일어나 조종사에게 뭐라 말하자 직승기는 기수를 돌렸다.

포천 리착륙장에 내리자 클라크는 리지아부인에게 어머니를 부탁한 후 정일권과 아이크2세를 데리고 《철의 삼각지대》에 있는 미9군단장 젠킨스중장의 지휘처로 차를 달렸다.

그는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지친듯 두눈을 감았다.

그래, 모든것은 종말에로 가고있다.

그동안 품들여 준비한 모든것이 비극에로 줄달음치고있는것이다. 하지만 주역은, 아니 연출가는 그것이 성공이든 실패든 관객들앞에서 마지막까지 례의와 신사적인 품격을 잃지 말아야 한다. 어쩌면 그것은 검은 눈동자가 우아하고 품격과 몸가짐, 사고가 리지적인, 어머니의 심장을 온통 틀어잡은 동방의 녀신같은 저 《뉴욕타임스》지 특파원인 리지아부인앞에서의 객기였는지도 모른다.

(그래, 저 녀자의 글은 내용은 예리하면서도 부드러운 필채로 윤색이 되여있었지. 영국의 《옵써버》가 전재한 이번 공세의 시작과 관련한 저 녀인의 기사는 분명 나의 자존심에 만족을 주었지만 공세의 종말에 대한 기사는 어차피… 실망을 줄거야.…)

클라크대장은 자기를 맞는 밴플리트대장과 루빈중장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그냥 전방지휘소로 올라갔다.

그는 흉장에 팔을 짚고 벌써 고요해진 《철의 삼각지대》를 한참 바라보다가 젠킨스중장을 넌지시 돌아보았다.

《루빈, 당신이 함락한 제인 러쎌고지로 나를 안내할수 있겠소?》

《각하… 우린… 그 고지를 또다시 잃었습니다.》

유모아를 즐기는 젠킨스였지만 이 순간만은 말짱 쪼들린 자의 빈털터리본색을 드러내고야말았다.

클라크는 밴플리트를 돌아보았다.

《대장, 어떻게 된거요? 왜 당신들은 이 정중장이 한개사단을 바쳐 이룩한 공로를 휴지장으로 만들었소?》

밴플리트와 정일권의 얼굴이 한순간 다 같이 쭈그러들었다.

클라크는 비로소 속이 끓어올랐다.

밴플리트가 뻣뻣이 머리를 쳐들고 웅얼거렸다.

《각하, 저<철의 삼각지대>에 난데없이 인민군 한개사단과 드세찬 포병화력이 나타나 방어지대를 그만… 뒤엎어버렸습니다. 그리고 각하, 이번 공세에서 관건적인 854.1고지가 함락된후 형세가 위급해지므로 부득이하게 이 계선에서 5개련대를 전선동부로 배비변경시켰습니다.》

클라크는 그만 어깨가 축 처지고말았다.

《그러니 우리의 작전을 북조선군이 환히 꿰뚫어보고있었다는게 아니요. 저 동해상의 통천상륙작전의 실패도 국군1군단의 좌절도 결국은 이미 몇달전부터 그곳에 강력한 방어진이 형성됐다는것을 의미하는것이 아닌가.》

클라크는 명백히 찍지 않았으나 이들은 모두 릿지웨이대장을 생각해볼것이다. 클라크는 랭소를 지었다. 구태여 꼬집으려는게 아니다.

《<금화공세>는… 수만의 병력과 수백대의 땅크와 비행기의 손실을 가져왔소. 그리고 저 <철의 삼각지대>는 근 1년간 견제하고있던 우리의 전술적요충지를 더 빼앗은것으로서 강해졌소.… 하지만 전쟁은 항상 마지막 5분에 달려있다는걸 명심하오.》

클라크는 부하장령들을 쏘아보며 팔짱을 끼였다.

그때 젠킨스중장이 무엇인가를 정히 손에 받쳐든 베키양과 함께 클라크앞으로 다가왔다.

《각하, 이걸 전선기념으로 존경하는 클라크부인에게 드리는 행운을 지닐가 합니다.》

그것은 진귀한 붉은밤색 여우털외투였다.

클라크는 전장에서 더 육감적인 모색으로 변모되여가는 베키양을 외며해버렸다.

클라크는 얼핏 고개를 돌려 정일권을 바라보았다. 그의 자세가 불편스러워 보였던것이다.

《고맙소.》

이때 전방지휘소상공으로 3대의 정체모를 비행기가 나타나 맵짜게 폭격을 시작했다.

《이건 뭐요?…》

《각하, 빨리 엄페호로 대피해야 합니다. 요즘 전선에 소문난 인민군의 붉은마녀편대입니다.》

젠킨스의 우는 소리에 클라크는 얼굴이 이그러졌다.

《우리의 대공화력은 뭘하고있소?》

《각하, 저 재래식<야크>는 지상에 너무 낮추 뜨기때문에 그것들이 효력을 못냅니다. 피하는게 땅수입니다.》

하지만 클라크는 까딱도 하지 않은채 전방지휘소 상공을 낮추 떠돌아치며 잽싸게 폭탄을 투하하는 북조선군비행기들을 노려보았다. 옆에서 불기둥이 솟구쳤다.

(이거야말로 비극이다. 게릴라전밖에 모른다던 빨찌산의 군대가 이젠 하늘까지 타고 앉는구나.)

클라크는 음울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다가 말없이 자기 뒤에 버티고 서있는 죤 아이크2세소좌와 정일권중장에게 시선이 멎었다.

클라크는 침울한 어조로 물었다.

《어째서 당신들은 대피하지 않소?…》

《각하!…》

클라크는 정일권에게 시선을 멈췄다.

《정, 솔직히 대답해주게. 우린 직업군인들이 아닌가. 왜 이번 공세가 이 지경이 됐나?…》

눈길을 내리깔았던 정일권이 번쩍 얼굴을 들었다. 그는 입술을 푸들푸들 떨었다.

《각하, 우리에겐… 이 전쟁을 치를만한 정신적이데아가… 없습니다.》

클라크는 다시 얼굴을 돌려 전방지휘소곁 화광이 충천하는 포진지들을 아픈 시선으로 둘러보았다.

(전쟁에 무슨 이데아, 토템같은게 필요한가, 하지만?…

그래 정신력은 무시할수 없을것 같다. 이 작자가 정통을 찌른것 같아.

우리는 잘 따져보아야 한다. 아메리카정신이라는게 뭣인가. 우리에게는 권력과 재부, 물질적인것을 주장하고 실리적인것을 앞세우는 실용주의와 군사만능주의, 개척정신이 이데아라고 하겠다.…

하다면… 그렇다면, 북조선군이 의거하는 이데아는 뭣인가, 단순한 애국주의인가? 사회주의리념인가?

김일성장군, 김일성장군의 지략과 령도, 그를 받들어 뭉친힘! 분석가들은 이렇게 말한다.

그래, 과연 그 힘이 우리를 이렇게 곤경에 몰아넣는가?…)

클라크의 사고는 삼거웃처럼 얽히다가 헝클어지고말았다.

…세월이 흐른 뒤 마크 웨인 클라크대장은 자기의 회상록《다뉴브강에서 압록강까지》에서 이렇게 썼다.

《<금화공세>는 체면이나 만회해보려는 악성도박으로 번져졌다. 그것은 실패하였다.》

이러한 고백은 썩 먼 후날의 일이고 반년후 전쟁이 끝났을 때 그는 자기의 심정을 토로하게 된다.

《…나는 력사상 승리하지 못하고 정전협정에 조인한 최초의 미군사령관이다.… 본관은 이 시간에 기쁨을 느끼지 못한다.… 나는 모든것이 실패하는감을 가지고있었다. 나의 선임자들인 맥아더와 릿지웨이장군들도 동감일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것이 클라크대장의 진심이라는것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

 

력사기록에서

1952년 10월 14일부터 11월 25일까지 43일간 진행된 《금화공세》는 미제침략군의 수치스러운 참패로 끝나버렸다. 군사적공세로 《영예로운 정전》을 획책하려던 미제의 꿈은 산산이 깨여지고말았다.

이 모험적인 공세를 전후하여 인민군의 적극적인 반공격과 군사활동으로 미제는 동부와 중부에서 일정한 지역을 잃었고 아군은 1952년 한해에 25만 1,521명의 적을 살상포로하고 7만 6,129정의 저격무기를 로획하였으며 188척의 함선을 격침, 격파하고 525문의 각종 포와 800대의 땅크, 장갑차, 1,155대의 자동차를 각각 파괴 및 로획하였으며 6,266대의 비행기를 격추, 격상 및 로획하는 빛나는 전과를 거두었다.

민족사에 길이 빛날 조선인민군의 빛나는 전과와 함께 1952년 후방인민들의 전시 인민경제계획완수를 위한 창조적열의도 절정에 달하였다.

3월에 진행된 인민경제 산업운수부문열성자회의후 로동계급들은 《미제무력침공자들에게 복수의 죽음을 주고있는 인민군용사들에게 한알의 탄환, 한자루의 총이라도 더 많이, 더 빨리 보내주자!》는 구호밑에 전시증산운동을 힘있게 벌렸다.

모든 부문에서 인민경제계획을 완수하거나 넘쳐수행하였다.

농민들은 이해에 최고수확년도인 전쟁개시 이태전보다 34만t의 식량을 증산하는 혁신을 이룩하였다.…

전선과 후방인민들의 투쟁에서 녀성들도 한몫을 하였다. 리순임, 태선희, 국신복 같은 영웅들이 나왔고 조옥희, 리수덕영웅과 같은 애국자들이 배출되였으며 조사공 당운실, 굴진공 김춘희, 착암공 정순옥과 같은 혁신자들, 재령군 강은순농민, 장풍군 유매할머니, 경성군 윤옥기어머니와 같은 전선원호에 특출한 기여를 한 녀성들이 있었다.

우리 군대와 인민의 영웅적인 투쟁을 지지하는 국제적련대성의 목소리가 높아진것과 함께 원조사업도 활발히 벌어졌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남일의 보고를 주의깊이 들으시다가 통쾌하게 웃으시였다.

《눈치를 본다?!… 그럴수밖에, 미제침략군이 이번 공세의 실패로 되게 혼쭐이 났을테니까.》

《그렇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오늘아침 또 련락이 왔는데 해리슨이 련락장교를 파견하여 우리의 의향을 떠보려 하고있답니다. 저흰 이럴수록 더 강경한 자세를 취하려고 합니다.》

《옳소. 강경은 우리의 일관한 립장이 되여야 하오. 놈들이 더는 회의장밖에서 딴꿈을 꾸지 못하게 군사적타격을 강화함과 함께 담판도 원칙성있게 해야 되오. 동무로서는 우리의 제안에 조건부없이 응하도록 되게 다불러대는것이고.》

《알겠습니다.》

남일의 얼굴이 밝게 빛났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다시 말씀을 이으시였다.

《이번 <금화공세>를 짓부셔버리는데서 위훈을 떨친 전사들에 대한 표창사업을 잘해야겠소.

내가 총정치국에도 지시를 주었는데 깍쟁이노릇을 하지 말라고 했소.

이번에 얼마나 많은 영웅전사들이 나왔소.

신기철, 박원진… 이번 전쟁에서 몸으로 적의 화구를 막아 부대의 진격로를 연 전사들을 생각하면…

실로 세상사람들이 말하듯이 우리 인민들은 모두가 영웅이요. 우린 이번에 전투에서 위훈을 세운 전사들로부터 지휘관들에 이르기까지 수훈사업을 잘 해야겠소.

박정덕도… 박정덕이를 생각하면 잠결에도… 벌떡 일어나게 되오.》

김일성동지께서는 말씀을 끊으시고 한동안 창밖을 내다보시다가 다시 말씀하시였다.

《그리고… 이번에 상감령전투에서 위훈을 세운 중국인민지원군동무들의 공로를 잊지 말아야겠소.… 그 누구더라? …화점을 막은…사천성동무지?》

《황계광동무입니다.》

《음 황계광!… 참 아까운 동무가 희생되였소. 정말 훌륭한 전투원이요. 제나라도 아닌 땅에 더운 피를 뿌렸단말이요. 그가 리수복의 시를 좋아했다지?》

《예, 그의 수첩에도 리수복의 시가 적혀있었습니다. 중국에서는 그를 특등공신으로 내세웠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머리를 가볍게 흔드시였다.

《그렇더라도 우리는 황계광동무에게 공화국영웅칭호를 주어야 합니다. 라성교나 황계광이 얼마나 좋은 청년들이요. 1급전투영웅들인 손정원, 역재학, 폭약을 안고 미제침략군무리에 뛰여들어 자폭한 주유광, 리문언, 갈홍신… 그리고 모안영… 이들을 잊으면 안됩니다. 난 물에 빠진 조선소년을 구원하고 희생된 라성교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오.

그는 자기의 <항미일지>에 이런 시 한수를 남겼소.

 

침략자의 총탄에 맞아

쓰러져도 동무여

내 시체앞에서 걸음을 멈추지 말라

 

천백만 조선인민을 위하여

희생된 동지들의 원쑤를 갚기 위하여

계속 용감하게 전진하라!

 

이런 심장을 지닌 중국의 아들딸들이 얼마나 많이 이 땅에 쓰러졌는가.

력사는 우리를 도와 피흘린 이들의 공헌을 영원히 잊지 않을것이요. 혈연의 친선!》

미, 일 두 제국주의와의 싸움에서 우리 인민들이 흐린 피는 또 얼마인가.

항일무장투쟁때에는 더 말할것도 없고 중국국내 전쟁때는 장춘으로부터 해남도까지 멀고먼 전역에서 수많은 우리 전사들이 희생되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집무탁을 꽉 누르며 자리에서 일어나시였다.

《우리가 앞으로 력사를 잘 써야겠습니다. 후대들이 이 모든것을 잊으면 안됩니다.》

김명수가 들어와 김일과 최영환이 찾아왔음을 보고드렸다.

《어서 들여보내시오.》

집무실로 들어서는 김일과 최영환의 얼굴은 무섭게 질려있었다.

《무슨 일이요?》

그이께서 물으시자 김일이 급히 말씀드렸다.

《장군님, 이젠 그자들의 정체가 완전히 드러났습니다. 어제 방학세동무네가 박헌영과 리승엽의 련락원으로 서울에 갔다온 배철을 체포했습니다. 그자는 미중앙정보국 거물과 접선하고왔습니다. 이것이 진술서입니다. 최영환동무네 특수공작조가 확인한 자료와 일치합니다. 그리고 정찰국에서도 <설악산 2호>라는 특수공작원이 제공한 자료로 확인했습니다.》

김일의 꼬리가 우로 쳐들린 눈에 불이 펄펄 일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문건을 한눈에 쭉 훑어보시였다. 고개를 드시자 최영환이 기다렸던듯 말씀드렸다.

《최고사령관동지! 이번에 확증했지만 박정덕전선참모장을 테로하고 전선사령부 작전문건을 노린 미중앙정보국의 작전에도 이놈들이 깊숙이 관여하였습니다. 놈들은 야전차의 형과 번호 그리고 출발시간까지 무전으로 행동성원들에게 알려주었던것입니다. <설악산 2호>가 알려온 통보에도 있었는데 이번에 배철이란 놈을 통해 그 모든것이 리승엽과 그 졸개들이 관계하였다는것을 확인하게 되였습니다.》

《나쁜놈들, 이 배신자들이 우리 혁명에 얼마나 큰 해독을 끼치고있는가. 나의 전사들을, 나의 동지들을…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자들은 력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 하오.》

김일성동지께서는 끝없는 비분과 절통함에 가슴이 터질듯 하시였다.

그자들의 수상스러운 정체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주시해오시던 김일성동지이시였다.

마가을바람이 집무실 창문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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