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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푸른산악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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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1건 조회 3,263회 작성일 20-04-22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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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릿지웨이는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이젠 무얼 한다?!…)

갑자기 초조해졌다. 이 방안에서 두시간동안을 기다린다는것은 하나의 고문으로 될것이라는 생각이 덜미를 쳤다.

(밴플리트와 함께 나갔어야 하지 않았는가.)

릿지웨이는 《기만》일 경우를 생각해 가지 않았던것이다. 공산군들의 꾀임에 걸려 몇시간동안이나 전방감시소의 말뚝이 되였다는 뒤소문이 두려웠던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사실이 아닌가.

그는 손가락마디를 뚝뚝 꺾으며 방안을 오락가락하다가 죠지어를 불렀다. 옆방에서 《헐리우드》들과 무슨 수작질을 했던지 머리칼이 다 흐트러진 죠지어가 시뻘겋게 단 얼굴로 달려들어왔다.

《직승기를 준비시키시오, 11시 30분까지.》

릿지웨이는 밴플리트의 야전지휘소로 갈 결심을 내린것이였다. 이렇게 되자 가슴이 쿵쿵 뛰며 더욱 안절부절할수 없었다.

밴플리트의 《한국》군 보좌관인 송우인을 떨구게 했던것을 상기하고 수화기를 들어 그를 찾았다.

송우인은 5분도 안되여 그의 방에 나타났다.

《당신은 웨드마이어장군을 아오?》

《네, 그분은 저의 부친과도 면식이 있었고 그 인연으로 저는 45년 8월까지 1년간 그분의 막하에서 일하였습니다. 그리고 49년도에 펜실바니아륙군보병학교에 갔을 때 인사차로 그를 찾아뵈웠습니다.》

《알고있소. 내가 당신을 찾은것은 바로 그 웨드마이어장군의 부탁때문이요. 그래 아버님은 돌아가신지 오래다지?》

《네, 1943년 봄, 서울 서대문감옥에서 옥사하였습니다.》

《그것도 들었소. 당신의 부친은 우리 미국사람들의 진실한 벗이였고 참된 애국자였소. 당신도 그렇고 …》

《감사합니다.》

송우인의 두볼에는 홍조가 어렸다.

《그런데 당신은 조선의용군출신이라지?》

《네.》

《저기… 인민군전선사령관도 조선의용군에 있었다는데 그를 알고있소?》

《네, 하지만 그는 공산당계렬인데다가 지휘관이므로 먼발치에서 몇번 보았을따름입니다. 아시겠지만 조선의용군에는 두개 계렬, 저희들과 같은 민족주의자들과 공산주의자들로 된-》

《그건 그렇고 김웅인가 하는 그 사람에 대한 평가는 들어봤소?》

《네, 기억력이 비상하다는것과 일단 결심하면 반드시 하고야 마는 실천가고… 엥겔스와 뜨로쯔끼의 군사리론을 독파하고 클라위제위츠의 <전쟁론>을 거의 그대로 외운다고 합니다.》

《그러니 수재라는거구만. 한데 그 사람외에 조선의용군출신으로 인민군지휘관을 하는 사람들을 모르오? 박일우는 제하고.》

《박일우외에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국군정보처에서 알아낸 인민군장병들의 명단에 저의 친구였던 사람과 같은 이름이 있었습니다.》

《누구요?》

《로병관이라고… 저와 일본류학을 함께 하다가 학도병징집때 탈출하여 조선의용군에 간 사람입니다. 그런데 전선사령부에서 일한다는 로병관이라는 장령이 그가 옳은지는 모르겠습니다.》

《병관이라는 이름은 흔한것이요?》

《별로… 아니, 지금까지 제가 알기에는 병관이라는 이름은 그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 그는 어떤 수준이요?》

《그야말로 수재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어떻게 되여 공산주의자가 되였소? 당신과 친구지간이라면서 말이요.》

릿지웨이의 말에 송우인은 입술을 잘긋이 깨물다가 날카로운 눈길로 그를 응시하였다.

《각하, 실례될 말씀이지만 저도 부친의 유언만 아니라면 공산주의자가 되였을것입니다.》

《그건 무엇때문이요?》

릿지웨이는 새삼스러운 흥미를 느끼며 너그러운 웃음을 지어보였다. 송우인은 그의 웃음때문인지 천성의 자존심때문인지 여전히 날카로운 어조로 대답했다.

《그것은 일본놈들을 반대해 싸운 사람들 대부분이 공산주의자들이였기때문이였습니다. 그리하여 저나 로병관은 한때 김일성장군 빨찌산을 찾아가려고까지 하였습니다.》

《흥, 그렇군.》

릿지웨이는 불시에 기분이 흐려들었다.

(그러니 이 사람도 웨드마이어만 아니였더라면 지금쯤은 나의 군대를 쏴눕히는 싸움판에 있었겠구나.)

릿지웨이는 화제를 돌렸다.

《그런데 당신한테 동생이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는 지금 어디에 있소?》

《송우식이라고 지금 미10군단 직속 155㎜곡사포련대에서 복무하고있습니다.》

《훌륭하오. 정말 당신네 집안이야말로 한미친선의 상징적존재구만. 안그렇소?》

《신임에 보답하겠습니다.》

송우인은 미국군인식으로 구두발뒤꿈치를 소리나게 붙이며 차렷자세를 하였다. 릿지웨이는 불시에 치밀어오르는 애정을 금치 못해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주며 은근하게 물었다.

《동생은 자주 만나보오?》

《개전후 오늘까지 한번도 만나지 못하였습니다.》

《그건 너무하오. 당신의 위치에서 그를 만나지 않은것은 잘못이요.》

《각하, 저는 그에게 군공을 세우기전에는 만날 생각을 하지 말라고 편지를 했습니다.》

《그건 내가 취소시켜야겠구만.》

《아닙니다. 사내로 태여나 호국일선에 선 이상 공로없이 만나는것은 넌센스입니다.》

《장하오.》

릿지웨이는 유쾌한 미소를 머금었으나 한때 공산주의자들을 따르겠다고 생각한 이자가 무슨 신념으로 공로요, 호국이요 하는가가 의심스러웠다.

《송, 불쾌할순 있겠지만 한가지 묻기요. 당신네는 북이나 남이나 한지맥의 같은 민족인데… 무엇때문에 이 전쟁에 자기를 바치려 하고있소?》

송우인의 얄팍한 입술에 비웃음 같은것이 스쳐지났다.

《각하, 뜻에 따라 살고 뜻에 따라 죽는것이 참인간의 삶으로 될것입니다. 저는 자유민주주의편에 선 사람으로서 일단 뜻을 거기에 정한 이상 옳건, 그르건 그 길에서 자기를 바쳐야 함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위대한 인생론이요.》

릿지웨이는 고개를 건듯 쳐들고 어둠서린 창밖을 내다보았다.

(얼마나 천진란만한가. 만약 모든 인간들이 이처럼 된다면 세상사는 단순해지겠지만 사회발전은 멈춰질것이다.)

릿지웨이는 그가 《한국》인이 아니고 미국장교였다면 자기의 실지 생각을 말해줬을것이다. 《이보게, 인간은 뜻을 안고 뜻에 따르는것이 아니라 리해관계에 따라 싸우기도 하고 물러서기도 하고 기발을 바꾸기도 하는것이야.》라고.

한편 그로서 몹시 놀라운것은 안창호라는 사람의 신변호위원으로 미국에서 다년간 살았다는 사람(송우인의 아버지)의 아들이 어쩌면 고리타분한 유교도덕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있는지 알수 없는것이였다. 그의 아버지가 독실한 감리교도였던탓인가, 아니면 일본류학과 이 나라 세습의 도덕이 그를 이와 같은 바보로 만들었는가.

《각하, 한가지 제기해도 되겠습니까?》

송우인이 침묵을 깨뜨렸다.

《무언데, 어서 말하오.》

릿지웨이는 반갑게 응수했다. 송우인은 영민한 눈길로 그의 속까지 파헤칠듯 똑바로 마주 보며 입을 열었다.

《제가 알건대 미군부대에 있는 카츄사병들에 대한 대우에서 불공평한 점이 많다고 합니다. 봉급 같은것은 어쩔수 없다고 해도 식사와 외출같은것은 같이 할수 있지 않는가 하는것입니다.》

《그것이 사실이요?》

《네, 그건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된 사실입니다.》

《음, 알겠소. 당신은 오늘 나에게 참으로 좋은 의견을 주었소. 그리고 나로서… 당신에게 뭔가 도울수 있다는 기쁨도 얻게 되였고…》

그는 보란듯이 수첩을 꺼내여 송우인이 한 말을 적어 넣었다.

바로 그때 죠지어가 나타났다. 직승기가 출발준비를 갖추었다는것이였다.

릿지웨이는 시계를 보았다. 시침이 11시 20분에 가닿은것을 본 그는 찬물을 뒤집어 쓴 사람처럼 깜짝 놀랐다. 이 시간이면 3면포위공격진이 대우산앞에 나타나야 했고 그에 대한 전화보고가 왔어야 할것이였다. 황급히 전화통을 잡아쥔 그는 방안이 떠나갈듯 소리쳤다.

《도일! 도일 히키를 대라!》

도일은 인차 나왔다. 릿지웨이는 송우인의 눈길이 자기를 지켜본다는것도 감감 잊고 고래고래 소리쳤다.

《여보, 당신 뭘하고있소? 나타나지 않았는가? 뭐?!… 안나타났다고… 그럼 알려야지. 밴플리트는… 기다린다고?… 기다려?… 허… 이런…》

릿지웨이는 송수화기를 집어던지듯 놓았다가 다시 쳐들었다.

《도일, 들으라, 다시 알아보라. 불암산 1진… 먼저 진출한 부대… 그래, 그 움직이도-》

릿지웨이는 송수화기를 그냥 들고있다가 맥없이 놓고 말았다. 가슴이 활랑거리고 관자노리 량쪽에 연필대같은것이 솟구쳐올랐다. 혈압이 오르는것 같았다. 그는 《천황》의 주치의사한테서 배운 지압법대로 두눈을 꾹 감은채 목언저리와 뒤머리의 침혈을 손가락으로 꾹꾹 눌렀다.

(내가 왜 이래, 예견했던 일을, 저 한국인앞에서 이런 실수를 하다니-)

10여분동안 지압동작을 하고난 그는 인형처럼 까딱않고있는 송우인에게 눈길을 옮기며 서글픈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보게 송, 늙으면 이 모양이 되오.》

《각하!》

송우인은 뜻밖일 정도의 목메인 소리로 말하며 두눈을 내리까는것이였다.

(다감한 녀석이로군.)

릿지웨이는 목언저리를 다시 쓸어만지며 다 잡은 황금새를 놓쳐버린듯 한 아쉬움과 분한 감정을 누르기에 무진 애를 쓰지 않으면 안되였다.

(그래, 내가 밑져야 본전이라고 한것은 바로 이런 경우를 념두에 두고 한 말이였지. 정말 잘한 말이야. 김일성최고사령관이 그런 작전을 모르고 통과시킬수 있겠는가. 김일성!)

그는 자기의 《명안》을 다시금 추슬려 보았다. 백악관과 합동참모본부의 비준을 받은 새로운 《대작전》이였다.

순간 전화종소리가 요란히 울렸다.

《각하!》

밴플리트의 말은 첫 마디부터 주눅이 들어있었다.

《어서 말하오.》

릿지웨이의 다급한 재촉에 밴플리트는 불암산 뒤계선에 진출했던 사단규모의 부대들도 자취를 감추었고 좌우익측전방에는 애당초 사람그림자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볼부은 소리로 말하는것이였다.

릿지웨이는 밴플리트의 기 죽은 얼굴을 그려보자 얼마간 마음이 눙그러졌다.

《밴, 그럼 이제부터 어떻게 하려고 합니까?》

《계속 대기상태에 있으려고 합니다. 적들은 우리의 반응을 타진하려고 시간조절을 하는것 같습니다.》

《아니요.》

릿지웨이는 시계를 보고 단호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나는 장군에게 다음과 같은 명령을 내리려고 합니다.

첫째, 지금 현재는 11시 52분, 정각 12시가 되면 발사준비를 한 모든 포들에 이미 정한 사격제원에 따라 각기 30발씩의 포사격을 가할것.

둘째, 세시간내로 전선서부와 중부의 중요지점에 10내지 15개의 한국군 정찰대를 무어 종심깊이 침투시킬것. 이 정찰조의 임무는 방어시설정형료해라는것을 매 대원들에게 철저히 인식시키고 정찰조인솔자는 가장 믿음직한자들로 선발하되 적어도 정찰조의 절반은 적들에게 발견되게 하여야 한다.

포로되면 더욱 좋다.

밴, 내 명령이 리해됩니까?》

《잘… 모르겠습니다.》

《좋습니다. 그럼 명령을 집행한 즉시 돌아오시오.》

릿지웨이는 송수화기를 내려놓고 담배를 꼬나물었다.

그가 절반쯤 담배를 태웠을 때 또다시 전화종소리가 울리였다.

밴플리트였다.

《무슨 일이요?》

릿지웨이는 혹시나 하는 기대감속에 청각을 긴장시켰다.

그런데 뜻밖에도 밴플리트는 리종찬의 청탁이라고 하면서 인민군부대들의 공격로들에 파견된 《한국》군 정찰병들이 돌아올 때까지 포사격시간을 연기시켜달라는것이였다.

릿지웨이는 기가 막혔다. 《리종찬을 바꾸시오.》

그는 이 말을 했다가 시계를 보고는 다급히 소리쳤다.

《가만, 그에게 지금은 군사놀이가 아니라는것을 말하시오. 한국군 몇때문에 제 모가지를 바치겠으면 연기시키고-》

릿지웨이는 더 말을 하지 않고 송수화기를 놓았다. 담배를 다시 빠는 순간 둔중한 폭음이 울리며 창문이 드르릉 울렸다. 릿지웨이는 담배를 던져버리고 일어섰다.

장단 맞춰 울리는 폭음을 세여보던 그는 잔등을 쏘는듯 한 시선을 느끼며 고개를 돌렸다.

(아차.)

릿지웨이는 구석쪽에 꼼짝않고 서있는 송우인을 보고 자기의 실수를 깨달았다.

(왜 내가 저자를 여기 그냥 두었는가.)

다음날 아침 릿지웨이는 《한국》인으로서는 리종찬만 참가시키기로 했던 작전회의에 송우인까지 참가시키지 않을수 없었다. 밴플리트, 도일 히키까지 여섯명이 모인 자리에서 릿지웨이는 브랫들리와 콜린즈에게 이미 보고하고 동의를 받은 조선전쟁사에 새페지로 기록될 자기의 새로운 작전을 설명하였다.

후날 릿지웨이의 《하기 및 추기공세》로 이름 지어진 1211고지에 대한 돌파작전이였다.

주타격을 1211고지- 곧은골- 말휘리방향으로 지향시키면서 비아리(양구 북쪽 약 20㎞)와 가전리(양구 동북쪽 약 30㎞) 일대에서 인민군방어를 돌파하며 곧은골, 이포리일대에서 인민군의 주력집단을 소멸한 다음 계속 성과를 확대하여 인민군부대를 각기 분할소멸한다.

이러한 작전의 진척에 따라 원산, 통천지역에서 상륙작전을 진행하여 해병대와 주타격집단과의 련계밑에 전선동부와 중부의 산악지대를 완전장악함으로써 전선을 원산, 이천 북쪽으로 옮기며 그를 출발계선으로 하여 적어도 39°계선까지 진격한다.

이를 위해 미10군단과 미1해병사단, 《한국》군 수도사단과 5, 7, 8, 11보사를 투입시키며 종심성과의 확대를 위해 미187항공륙전대, 《한국》군 1해병련대를 증원하며 미극동군과 태평양함대의 함재기들을 동원한다.

작전개시날자는 8월 17일

《이 공세의 목적은 무엇인가?》

작전명령서를 읽고난 릿지웨이는 맥아더의 웅변조를 본 따 여유작작하면서도 틀진 태도로 말하였다.

《나는 이번 작전을 통해 전선동부와 중부의 중요한 산악지대를 점령함으로써 좋기는 항복 아니면 우리의 요구에 따른 <정전>에 순응케 하는것이고 정치적으로는 미국과 련합군의 위력을 과시함으로써 중국과 쏘련의 조선지원을 포기하게 하려는데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능성은 어디에 있는가?》

여기서 릿지웨이는 회심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일반적인 군사학상 원리로 볼 때 우리가 서부나 중부의 평원지대로가 아니라 가파로운 산악과 계곡으로 이어진 동부로 들어가는것은 불합리한것이고 일종의 모험이기도 합니다. 바로 인민군수뇌부도 이것을 잘 아는것만큼 지금까지 전선서부와 중부에 대한 방어에만 집중하고있습니다. 그들은 미군이라고 하면 발달된 기동기재와 막강한 포병화력과 비행대에 의한 엄호속에 평지전만 하는것으로 리해하고있습니다.

사실이야 정확한 리해고 판단이라고 해야지요. 불합리한 지대에서 모험적인 공격을 한다는것은 군사작전의 에이, 비, 씨도 모르는것으로 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나는 바로 작전의 에이, 비, 씨도 모르는것과 같은 방법만이 그들과의 싸움에서 유일한 길이라는것을 찾아보게 된것입니다.

물론 산악전의 경험이 적은 우리로서는 일정한 애로와 난관도 있을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19세기부터 산악전에서는 방어하는측보다 공격하는측이 유리하다는것이 증명되였는데 우리의 적지 않는 장군들은 그것을 잊었던것입니다. 우리가 강력한 비행대와 함포사격으로 적들의 보급로를 차단하고 매개 고지와 통로들을 항시적인 포사격으로 봉쇄한다면 이 고지들은 뾰족한 모양그대로인 동양식무덤으로 될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주의를 돌릴것은 김일성최고사령관도 산악방어의 불리성을 모르지 않을것이라는데 있습니다. 바로 그때문에 전선동부군단의 지휘관으로는 사이껭이라고 하는 그의 오랜 전우를 임명한것이 아니겠습니까. 하여 나는 밴플리트장군의 전날 작전을 그런 의미에서 중시한것이고 3개 사단 공략작전이 기만으로 되였지만 포소리를 내게 한것입니다. 이 경우 다른 사령관들같으면 십중팔구 우리의 주공격방향이 동부라고 단정할것이지만 천재적인 지략과 담력을 가진 김일성최고사령관이라고 할 때 그는 그가 즐겨쓰던 동성서격의 경험을 생각하며 동부가 아니라 그 반대라고 판단할것이 틀림없기때문입니다. 바로 이를 위해 나는 지난밤에도 한국군 정찰대를 서부와 중부에 들이밀게 한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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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위에서 계속)

이미 나는 유엔군사령부 정보국에도 해당한 기만작전조직을 명령했습니다.

내 말이 리해됩니까?》

《각하, 명안입니다.》 도일 히키가 일어섰다. 《주타격선두에는 우리 한국군이 앞장서겠습니다.》리종찬은 주먹 쥔 손을 가슴에 대며 릿지웨이를 향해 머리까지 숙여보였다. 밴플리트는 입을 항 벌린채 릿지웨이 말만 아니라 그라는 인간전체를 삼킬듯 한 눈길로 보며 까딱 않고 앉아있었다.

그러면 내가 왜 8월 17일을 공격개시날로 잡았는가.

여기에는 길수인 7이 있기때문인것도 사실이지만 보다는 이 며칠후부터 시작된다는 장마비가 그때쯤 해서는 적의 보급로들을 물탕으로 만들게 되기때문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도꾜나 서울의 기상관측예보도 거의나 같기때문에 신빙성이 있는것으로 봐야 할것입니다.

당신들도 알다싶이 이 나라 길들은 거의나 포장되지 않았고 산악지대의 강들이 범람하면 무기나 식량은 물론 사람조차 오갈수 없게 되는것입니다. 이런 유리한 조건에서 우리의 항공대가 <교살작전>을 들이대면 적은 어떤 상태에 빠지겠습니까.

그리고 또 하나 상상해봅시다. 비내리는 전호속에서 우비도 먹을것도 다 떨어진 병사들이 어떤 기분속에 있겠는가를, 비라는 물건은 우수를 불러내는 류랑가수가 아닙니까.》

《릿지웨이장군 만세!》

뜻밖의 웨침소리가 릿지웨이의 말을 중둥무이시켰다. 릿지웨이는 활짝 달아오른 리종찬의 두눈이 기쁨에 번쩍이고 마르스군신상의 밴플리트까지 박수를 치자 더 다른 말은 없다는듯 왼손을 쳐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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