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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번영의 길 제5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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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5,991회 작성일 20-04-15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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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의 밤은 깊어가고있었다. 보통문 가까이에 있는 1고급중학교교사와 주택건설장들을 밝게 비치던 후광등들도 하나둘 꺼지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만수대기슭에 자리잡은 내각청사의 한방에서만은 밝은 전등불이 꺼질줄 몰랐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이 밤에도 전화기들이 주런이 놓이고 책들과 문건들이 수북이 쌓인 책상을 마주하시고 집필에 여념이 없으시였다. 그이께 있어서 이 밤시간은 황금보다 귀중한 시간이였다. 이른 아침부터 이루어지는 현지지도와 담화, 접견 등 그 많고많은 사업들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색의 중요내용들이 대부분 이 시간에 분석되고 종합되여 력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기는 방침과 로작으로 정식화되는것이다.

지금도 그이께서는 《사상사업에서 주체확립문제》라고 요약하여 쓴 제목아래 새로 집필할 로작의 요강을 간단간단히 적어나가고계시였다.

주체확립문제야말로 그이께서 혁명의 길에 나서신 첫시기부처 시종일관 틀어쥐고오신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그런데 어찌하여 지금에 와서 이 문제를 새삼스럽게 다시 제기하게 되는가?

그이께서는 붓을 멈추고 생각에 잠기시였다.

《그자들은 큰 나라만 쳐다보면서 우리 로동계급의 힘을 믿지 않고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자기 힘으로 무엇을 하겠다고 나서기만 하면 훼방을 놓습니다. <간첩>이라고 모해까지 합니다.》

강선제강소의 평범한 한 로동자가 추상같이 단죄하던 그 목소리가 다시금 귀전에 울려왔다. 그이께서는 림형관이 폭로단죄한 그자란 바로 리웅천이나 신철을 《간첩》으로 모해한 최일만이와 같은 사람들을 가리킨다는것을 조금도 의심치 않으시였다. 그렇다면 그곳 병원선전실에 나붙었던 씨비리초원풍경을 형상한 그림이며 자기 나라의 경제계획도표는 붙이지 않으면서 다른 나라의 경제계획도표를 내려보내여 병원에까지 붙이게 한 사상사업의 요직에 앉은 그 사람도 우리 로동계급의 규탄을 받아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그뿐이 아니였다. 건설부분에서는 우리 인민의 생활풍습에도 맞지 않는 뻬치까와 같은것을 끌어들여 사람들을 랭방에서 떨게 하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사색을 기울일수록 문제가 매우 심각하게 선다는것을 느끼시였다. 더우기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내외에 단호히 선포하는것은 다시한번 심중히 생각해보고 결단을 내려야 할 문제라고 판단하시였다. 그러자 자신께서 생각하시고 결단하신 문제들을 놓고 의견을 듣고싶어 부르신 홍명희와 최용건, 김일, 정준택들이 무척 기다려지시였다.

그이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방안을 거니시였다. 가열된 증기가 방열기속을 지나가는 소리가 이따금 방안의 숙연한 정적을 흔들어놓군 하였다. 통풍이 잘되지 않는 이곳은 여름에는 몹시 무더웠지만 지금과 같은 겨울철에는 한결 아늑하여 좋았다.

그이께서는 방안을 거니시다가 벽시계를 쳐다보시였다. 시간이 퍽 갔을줄 알았는데 시침은 아직 열한점에도 이르지 못하였다.

그이께서 다시 발자욱을 옮기시는데 마침 홍명희와 최용건, 김일, 정준택들이 방에 들어섰다.

《밤이 깊어가는데 불러서 안되였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선참으로 들어서는 홍명희를 마주향해 나가시며 따뜻한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우리한테야 아직 초저녁이 아닙니까.》

홍명희가 웃으며 말씀드리자 뒤로 들어서던 세사람도 동감이라는듯 따라웃었다.

그러나 사실 그들은 여기까지 오면서 줄곧 그이께서 무슨 일로 부르실가 하고 몹시 궁금해하면서 흥분하였었다. 밤중에 사전예고도 없이 이렇게 갑자기 부르신적은 지금까지 별로 있어보지 못하였다. 분계연선에서 전쟁이 터질수 있는 긴박한 정세가 조성되였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그이께서는 어떤 정황속에서도 언제나 여유작작하시였다.

그런데 밤늦게 갑자기 부르심을 받고보니 그들은 자연히 긴장해지지 않을수 없었다.

《밤중에 조용히 혼자 앉아서 글을 쓰다가 어쩐지 오래동안 혁명을 같이 해오는 전우들과 이야기라도 나누고싶은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불렀습니다. 혹시 다른 어떤 중요한 일을 보던중이 아닙니까?》

모두들 앞상을 마주하여 앉자 그이께서는 다정히 물으시였다.

《수령님께서 부르시였는데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이 어데 있겠습니까.》

김일이 말씀드리자 그이께서는 미소를 지으며 책상우에 있는 《로동신문》 한부를 들어보이시였다.

《모두들 신문을 보아서 알겠지만 요즘 당보에서는 <우리 조국의 하루>라는 고정제목을 달고 글을 내고있습니다. 이것은 <쁘라우다>신문에서 <우리 조국의 하루>라는 제목을 그대로 따다가 옮긴것입니다. 과연 이것이 쏘련의 선진경험을 배우는것입니까?

우스운 실례를 하나 더 들겠는데 소책자를 찍을 때에 목차를 붙이는것도 남의 본을 따서 뒤에다 붙입니다. 물론 남의 좋은 경험은 배워야 하겠지만 소책자 목차까지 외국식으로 뒤에다가 붙일 필요야 어디 있습니까. 이것은 조선사람의 비위에 맞지 않습니다. 교과서를 편찬하는것을 보아도 우리 나라 문학작품에서 자료를 취하는것이 아니라 남의것을 따다 넣습니다.

어느 한 인민학교에 가보니 사진을 주런히 걸었는데 마야꼽스끼, 뿌슈낀 등 전부 외국사람들뿐이고 조선사람이란 한사람도 없었습니다.

아마 그 아이들은 마야꼽스끼나 뿌슈낀이 누구인지도 똑똑히 알지 못할것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교양해서야 어떻게 아이들에게 민족적자부심을 북돋아줄수 있겠습니까.

심지어 남의것을 통채로 삼키다보니 큰 나라아이들의 교과서에 몽골이 그 나라의 동남쪽에 있다고 쓰자 우리도 그대로 교과서에 옮겨놓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몽골이 우리 나라 동남쪽에 있는것으로 되였습니다. 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일입니까.

사람이 사대주의를 하면 잠간사이에 머저리가 되고맙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말씀을 멈추시고 앞에 앉은 네사람을 주의깊은 눈길로 바라보시였다. 그들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숨소리도 내지 않으면서 주의를 집중하여 그이께서 하시는 말씀 한마디한마디를 신중히 새겨듣고있었다.

《지금 제기되고있는 자료들을 보면 사대주의와 교조주의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우리 당사상사업에 막대한 해독을 끼치고있습니다.

얼마전에 중앙당 조직부장이란 사람은 쏘련에 갔다와서 그 나라에서는 국제긴장상태를 완화하는 방향이니 우리도 미제국주의를 반대하는 구호를 집어치워야 하지 않겠는가고 하였습니다.

미제는 우리 강토를 불태우고 무고한 인민들을 수많이 학살하였을뿐아니라 지금도 계속 우리 조국 남반부를 강점하고있는 원쑤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우리 인민의 반미투쟁이 국제긴장상태를 완화하기 위한 다른 나라 인민들의 노력과 모순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그것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생각입니다.

내각서적출판지도국장을 하던 사람은 적의 화구를 몸으로 막고도 불사신처럼 살아난 김성진영웅에 대한 기사를 보고 쏘련의 마뜨로쏘브도 이런 기적을 창조할수 없었는데 조선의 김성진이 그것을 창조할수 있는가고 하면서 기사가 과장되였으니 연방 취소하라고 하였습니다. 이 얼마나 황당한 주장입니까?

김성진과 같이 싸운 사람들이 있고 김성진의 가슴에 박힌 10여개의 적탄을 빼내여 소생시킨 의사가 있습니다. 나도 김성진영웅을 만나보았습니다.》

《김성진영웅은 자기 부대로 돌아가 군사지휘관으로서의 자기 임무를 훌륭히 수행하고있습니다.》

최용건이 김성진의 최근활동에 대하여 비교적 자세하게 말씀올리였다.

《보시오. 사실은 이러합니다. 그런데도 사대주의, 교조주의에 물젖은 사람들만은 이러한 엄연한 사실을 보지 못하고 결국에는 청맹과니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실례는 그밖에도 많습니다.

사대주의는 그 뿌리도 깊고 현재 나타나고있는 후과도 대단히 엄중합니다.》

김일성동지께서 잠시 말씀을 끊으시자 홍명희가 의분에 차서 입을 열었다.

《우리 나라의 망국사를 깊이 해부해보면 사대주의의 력사라고도 말할수 있습니다.》

《더는 이런 수난의 력사, 치욕의 력사가 되풀이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사대주의의 력사에 마지막종지부를 찍어야 합니다.》

힘찬 어조로 말씀하시는 김일성동지의 모습에서 모두들 한순간도 눈길을 떼지 못하였다.

그들은 김일성동지께서 지금까지 사색을 기울여오신 문제, 자기들과 이야기를 나누고싶었다고 하신 바로 그 문제를 말씀하리라는것을 부지불식간에 느끼며 다음 말씀이 이어지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그이께서는 한동안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시고 책상앞에 머리를 수그리고 서계시였다.

그이의 가까이에 앉은 홍명희와 최용건은 그이께서 자기들이 도착하기전에 쓰시였다는 바로 그 글줄들을 다시 훑고계신다는것을 알아차리였다.

이윽고 그이께서는 천천히 눈길을 드시였다.

《오래동안 생각하던끝에 오늘 비로소 나는 결단을 내리였습니다.》 그이께서는 한마디한마디에 힘을 주며 말씀하시였다. 《사상사업에서 교조주의와 형식주의를 퇴치하고 주체를 튼튼히 세울데 대한 문제를 선포하려고 합니다.》

최용건과 김일은 자기들도 모르는사이에 자리에서 일어섰다. 홍명이와 정춘택도 뒤따라 일어섰다. 그들은 전투명령을 받는 전사들처럼 긴장한 자세로 꼿꼿이 서있었다.

《이 문제를 글로 써서 국내외에 널리 공개하려고 합니다. 당면해서는 당선전선동일군들의 회의를 열고 이 문제를 선포하려고 합니다. 어떻습니까?》

김일성동지께서는 최용건과 김일의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물으시였다.

긴장과 격정에 휩싸인 두사람은 얼른 대답을 드리지 못하였다. 얼굴이 상기된 김일은 두손으로 앞상가녁을 꽉 잡고 묵묵히 서있었다. 그의 굳어진듯 한 얼굴에 경련 같은것이 지나갔다. 최용건의 부리부리한 눈에서는 흥분어린 열기가 뿜어나왔다. 그역시 두툼한 입술을 꾹 다문채 말을 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다음순간 두사람은 거의 동시에 입을 열었다.

《수령님, 적극 지지합니다!》

《수령님의 높은 뜻을 목숨 바쳐 받들겠습니다!》

두사람의 목소리는 높지 않았으나 그것은 비상한 힘을 가지고 방안을 꽉 채웠다.

《오늘은 유구한 민족사를 어지럽힌 사대주의악습을 뿌리뽑는데서 특기할 날입니다. 장군님! 정말 힘든 결단을 내리시였습니다.》

홍명희의 떨리는 목소리가 저으기 비장하게 울리였다.

《그렇습니다. 힘든 결단이였습니다. 그렇지만 시대와 인민이 절박하게 요구하는것이기에 나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지금도 나의 귀전에서는 강선제강소의 오랜 한 로동계급이 추상처럼 단죄하던 그 목소리가 쟁쟁히 울려옵니다. 우리의 실정에도 맞지 않는 뻬치까방에서 추위에 떨던 사람들의 정상이 눈앞에서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이께서는 사대주의자들의 죄행을 폭로하던 림형관과 륜환선거리의 한 아주머니의 말을 그대로 옮기고 계속하시였다. 《전후복구건설에 들어서면서 우리 당은 중공업을 우선적으로 발전시키면서 경공업과 농업을 동시에 발전시킬데 대한 경제건설의 기본로선을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남의것을 통채로 삼키고 기계적으로 본따는데 버릇된 사람들은 그것이 다른 나라에서 하는것과 맞는가 맞지 않는가 하는것만 재여보고 맞지 않으면 덮어놓고 반대합니다.

정준택동무는 아마 지금도 흐루쑈브가 우리 당의 경제건설기본로선을 반대하던것을 잊지 않고있을것입니다.》

《그들은 지금도 그런 식으로 압력을 가하면서 응당 주게 된 기계설비도 질질 끌면서 주지 않고있습니다.》

정춘택이 말씀올리자 김일이도 참을수 없다는듯 덧붙이였다.

《그들은 우리 나라에서 농업협동화운동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자 그것도 시비하였습니다.》

《이 모든것은 무엇을 말해줍니까? 사상사업에서 교조주의와 형식주의를 퇴치하고 주체를 세우지 않고서는 전후복구건설도 우리 당 경제건설의 기본로선도 성과적으로 관철할수 없다는것을 말해주고있습니다.》

그이께서는 단호한 어조로 말씀하시고 책상앞에서 걸음을 멈추시였다. 그리고는 조금 누울사한 활달한 글줄이 굽이쳐간 종이장을 눈앞에 드시였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내외에 엄숙히 선포하려는 그 글의 요강입니다. 정춘택동무, 이 글이 내외에 선포될 때 반향이 어떠하리라는것을 짐작할만 합니까?》

《짐작할수 있습니다.》

정준택이 선뜻 대답을 올리였다.

《짐작할수 있다.…》 그이께서 정준택의 말을 그대로 받아옮기며 말씀하시였다. 《흐루쑈브를 직접 만나보았고 원조문제와 관련하여 쏘련측과 회담도 가져보았으니 물론 짐작할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 그러나 다는 짐작하지 못합니다. 력사상의 모든 사대주의자들은 언제나 대국주의자들을 등에 업었고 대국주의자들은 사대주의자들에게 뿌리를 박고 병균을 퍼뜨렸습니다. 더우기 오늘날 그 어떤 대국주의자가 큰 나라 집권당의 최고직책에 올라앉을 때 그가 형제당들에 끼치는 해독은 참으로 엄중합니다.

공산주의사상과는 인연이 없는 대국주의와 사대주의, 교조주의에 선전포고를 할 때 우리앞에 새롭게 닥쳐들 그 엄청난 파도에 대해서는 다 상상할수 없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정준택의 얼굴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시였다.

그 눈길을 침착하게 받아들이는 정준택은 격동에 휩싸였다.

강철의 의지가 번뜩이면서도 한없이 부드럽고 인자한 그 눈길, 평생을 두고 잊을수 없는 그 눈길을 또 언제 보았던가?

바로 그날이였다. 룡흥리내각갱도앞의 단층집무실에서 처음으로 우리 당 경제건설의 기본로선을 정식화하시면서 허리띠를 더 졸라매고 간고한 행군길에 나서자고 호소하시던 그때였다.

정준택의 가슴은 세차게 높뛰였다.

《동무들도 알고있겠지만 지금 문학예술부문을 비롯하여 여러 부문들에서 사대주의와 교조주의를 반대하기 위한 사상투쟁이 힘있게 벌어지고있습니다. 스쳐버릴수 없는 엄중한 자료들이 적지 않게 제기되고있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잠시 말씀을 멈추시였다.

《그러지 않아도 대국주의자들을 등에 업은 사대주의자들이 벌써부터 날뜁니다. 지금 당원들과 인민들은 그자들을 당장 쓸어버리자고 웨치고있습니다.》

김일은 북받치는 격분으로 하여 앞상가녁을 꽉 잡은 두손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리고있었다.

《장군님, 용단을 내리십시오. 자고로 화근은 제때에 뽑아버리는것이 상책이라 하였습니다.》

《그자들을 당장 쳐갈겨야 합니다.》

홍명희와 최용건이까지 호응해나서자 방안에는 긴장한 공기가 떠돌았다.

정준택은 화근으로 규탄받아야 할 자들이 최일만이나 그를 비호두둔하는 박부위원장과 같은자들이라는것을 조금도 의심치 않았다. 한윤호도 마땅히 그속에 들어야 한다고 정준택은 확신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다시 방안을 천천히 거니시다가 창가에서 멈춰서시였다. 그이께서는 창가림을 밀어놓으시고 한동안 가로등이 희미하게 비치는 거리를 내다보시였다. 모두의 격분에 넘쳐 한 말들을 다시 새겨보시는것이였다.

잠시후 그이께서는 창가에서 돌아서시였다.

《옳습니다. 대국주의자들을 등에 업고 서로 결탁하여 당을 반대하는 음모를 꾸미는자들은 용서할수 없습니다. 단호하게 징벌하여야 합니다. …그렇지만 큰 나라에 대한 환상이 있다 보니 제힘을 믿지 못하고 복구건설에 지장을 주거나 적극적으로 뛰여들지 못하는 사람들까지 처벌해서는 안됩니다. 어디까지나 믿고 교양해야 합니다.》

밤은 서서히 깊어갔다.

《재더미를 헤치며 나라를 일떠세우는 길, 그것도 나라와 민족이 영원히 번영할수 있는 그런 경제토대를 튼튼히 축성하는 길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닙니다. 큰 나라만 쳐다보면서 제힘을 믿지 못하면 이 간고한 행군길에서 락오자가 될수 있습니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다른 나라의 혁명도 아닌 바로 조선혁명을 하고있다는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 조선혁명이야말로 우리 당 사상사업의 주체입니다.

주체를 튼튼히 세울 때 정복하지 못할 요새란 없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힘찬 어조로 지금까지 이어오시던 사색의 일단락을 매듭 지으시였다.

홍명희와 최용건, 김일과 정준택은 환희에 휩싸여 그이를 우러렀다. 사대와 교조로 얼룩진 온갖 병페를 쓸어버리며 비약할 조국의 거세찬 숨결이 벌써부터 그들의 심장을 격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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