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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푸른산악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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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1건 조회 3,501회 작성일 20-04-26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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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저는 김일성위원장동지의 결심을 전적으로 지지합니다.》

허가이는 위원장동지라는 말에 력점을 찍으며 박일우를 엄하게 쏘아보았다.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인 그는 김일성동지께서 당중앙위원회 위원장임을 상기시키는 말로써 자기가 당안에서 두번째 인물임을 강조한것이였다.

《이미 김일성동지께서는 지적하셨지만 교조는 죽음이라고 일찌기 쓰딸린동지도 말씀한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일우, 김웅동지들은 중국의 광활한 대륙에서나 알맞는 <운동전>을 교조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전선형편을 어떻게 만들었습니까. 지금이야말로 쓰딸린그라드격전전야보다 더 엄혹한 비상사태에 처해있다고 인정하는것이 마땅할것입니다. 더우기 <운동전>을 금할데 대하여 당과 군대의 최고수뇌자께서 그처럼 강조하셨음에도 불구하고 3개사단의 력량을 또다시 적의 포아구리에 밀어넣으려 한것을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한단 말입니까. 나는 먼저 이에 대한 책임문제로서 박일우, 김웅동지들을 군사행정적으로뿐아니라 당적으로 문제를 세워 검토해 보아야 한다는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허동무, 차후작전과 관련된 의견을 말하시오.》

김일성동지께서 연필 뒤그루로 책상을 가볍게 다독이시였다. 허가이는 약간 의아한 눈길로 그이를 보다가 허심한 태도를 취하며 계속하였다.

저는 여러 동지들도 잘 아는것처럼 군사는 잘 모릅니다. 적의 주타격이 서부인가, 중부인가, 동부인가, 산악방어의 특성은 무엇인가, 이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볼 때 저는 아무런 군사기술적풀이도 할수 없습니다. 하지만 나는 지금까지의 전쟁에서 보여준 김일성동지의 현안과 비범한 통찰력, 과학적판단의 정확성으로 하여 오늘의 판단과 결심에 대해서도 전적인 지지를 하게 되는것입니다.》

허가이는 머리정수리에 난 커다란 뜸자리를 머리칼로 가리우며 엄엄한 눈길로 좌중을 둘러보았다.

그의 곁에는 남일총참모장과 박일우, 강성찬정찰국장과 작전국장이 앉아있었고 앞상을 사이 둔 맞은편에는 최용건과 공군, 해군, 포병사령관들이 앉아있었다. 남일은 수첩장에 각이한 부호표식들을 그리고있었고 박일우는 당장이라도 자리를 차고일어설듯 한 자세로 김일성동지와 허가이를 엇갈아 살피고있었다.

허가이의 말에 제일 감심한 표정을 한 사람은 정찰국장 강성찬이였고 반대로 최용건은 의심쩍은 눈길로 허가이의 상기된 얼굴을 뚫어지듯 바라보고있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허가이가 앞에 놓인 고뿌의 물을 마시는것을 지켜보다가 웃음띤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일반론은 피하고 구체적인 의견들을 말해봅시다.》

《네.》

허가이는 가볍게 머리를 숙여보이고 한결 청높은 소리로 말을 이었다.

《저로서 분명히 말할수 있는것은 일부 동지들이 언급한 산악방어의 불리성에 대해서입니다. 제가 아는데 의하면 일찌기 엥겔스도 산악방어의 불리성에 대해서 말했고 쏘련군사아까데미야에서 나온 군사예술론문집들에도 산악방어가 불리하다는것을 론증하고있습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산악방어의 불리성을 고창하는것은 일종의 교조이며 크게는 혁명군대의 특성을 무시한데서 나온 패배주의라는것입니다. 저 일찌기 붉은군대가 짜리찐과 모스크바방위전 그리고 레닌그라드를 봉쇄당했을 때 기어이 승리한것이 그래 군사기술적우월성에서의 승리였습니까.

아니, 그것은 볼쉐위즘의 정신, 레닌적혁명정신의 승리였습니다. 일제통치하 김일성동지께서 이끄신 빨찌산이 보천보를 친것 역시 인원과 무장장비의 우월성에서였습니까. 사랑하는 나의 조국, 사랑하는 내 인민을 해방코저 하는 불타는 애국심, 혁명군대의 위대한 사상과 정신의 승리가 아닙니까. 나는 바로 김일성동지의 볼쉐위즘적정신, 그 정신으로 무장된 우리 인민군대의 사상과 도덕의 힘이야말로 어떤 곤난과 난관도 깨뜨리는 만능의 힘, 제우스의 번개불로 되리라는것을 굳게 믿어마지 않으면서 산악방어전의 불가능성을 투항주의라고 타매하게 됩니다.

끝으로 박일우동무에게 간곡히 충고하건대 중국동지들의 경험이요, 중국식이요 하는데만 매달리지 말아달라는것입니다.

군사사업의 중책을 당적으로 위임받은 동무로서야 비정규전경험보다 쏘베트군대의 현대적전투경험을 더 연구응용해야 하지 않겠는가. 동문 쓰딸린그라드의 마마예브고지방어전만 연구했어도 산악방어가 이렇소 저렇소 하는 우는 소리를 하지 않았으리라 봅니다.》

《부위원장동지, 한가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차디찬 얼굴에 시종 비웃음을 띠고있던 박일우는 허가이가 말을 끝내기 바쁘게 한마디 내쏘듯 묻고는 억이 막히다는 기색으로 김일성동지를 보았다. 허가이 역시 김일성동지를 바라보았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입술을 깨무신채 고개만 끄덕여보이시였다.

그것을 허락으로 받아들인 박일우는 갸름한 얼굴에 경련을 지으며 일어섰다.

《제가 먼저 부위원장동지에게 물으려 하는것은 마마예브고지가 어떤것인가 하는것입니다.… 제가 알건대 마마예브고지란 산이라기보다 하나의 둔덕에 불과한것입니다. 그리고 쏘베트군대의 경험에 대해서 말한다면 엥겔스의 리론이 오늘의 전쟁에서도 옳은것이였다는것을 확증해준것으로 일관되여있습니다. 그래 부위원장동진 붉은군대의 까르빠찌야산악돌파전은 모르고있습니까? 도이췰란드군의 막강한 요새처럼 된 산악들을 돌다리 뛰여넘듯 한 공격작전이야말로 산악방어의 불가극복성을 완전부정한 현대전의 대표적모범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묻고저 하는것은 가령 허가이동지의 론법대로 생각한다면 군사지형학적으로 보다 유리한 서부나 중부에서 싸운다면 어떻겠는가 하는것입니다. 산악전의 곤난성을 극복하는 혁명정신의 우월성이 평지에서 그대로 발휘된다면 더 큰 성과를 얻지 않겠는가. 이건 산수적인 계산으로도 명백한것이 아닙니까.》

《건 무슨 소리요?》

좀해 말이 없던 최용건이 무섭게 박일우를 쏴보았다. 박일우는 그제야 자기가 감정적충격에 의한 말싸움을 걸었다는것을 깨달았던지 김일성동지의 안색을 얼른 살피고는 한결 침착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저도 오늘 최고사령관동지의 비판의 말씀과 새로운 작전방침을 접하면서 그동안의 잘못된 견해와 실책을 뼈아프게 통감하게 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직책상 최고사령관동지와 여러 동지들앞에서 자기 생각을 솔직히 터놓는것을 의무로 간주하고있습니다. 하여 산악방어의 불리성을 언급하게 된것이고 현 전선상태로 볼 때 방금 총참모장과 정찰국장동무도 우려한것처럼 적들의 주타격이 과연 동부이겠는가를 우려하게 되였던것입니다.

그렇지만 최고사령관동지께서 하신 구체적인 말씀을 통해 적들의 주타격이 동부일것이고 그렇게 되는 경우 우리로서는 불가불 산악방어에 끌려들지 않을수 없다는것을 깨닫게 되였습니다.》

《거 끌려 든다는건 무슨 소리요. 거야 우리가 피동이라는 소리가 아니요?》

허가이가 또다시 엄하게 그를 힐책했다. 박일우는 힐끔 그를 돌아봤을뿐 당신은 상대가 안된다는 태도로 외면하며 김일성동지께 시선을 모았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시계를 내려다보시였다.

한시간나마 진행된 토론에서 얻으신것이란 매 사람들의 준비상태를 다시금 료해하신데 불과했다.

그이께서는 이미 어제 있은 《모의작전》을 통해 1211고지방위작전의 불가피성을 증명하셨고 총참모부와 작전국일군들에게 그에 해당된 작전안을 세울데 대한 과업을 주셨다.

그러시고도 오늘 또다시 이 문제를 토론에 붙인것은 예견되는 작전의 간고성때문이였다.

무엇때문에 전선동부를 주타격으로 보시는가, 이에 대한 설명은 피하셨다.

그이께서는 어제 있은 《모의작전》 토론때도 그에 대한 사전설명을 피하셨다. 스스로의 분석과 판단으로 자신께서 도달하신 결론에 이르기를 바라시며 매 사람들의 모색결과를 물으시였다.

의연히 《전선서부설》이 우세했다. 종합된 《객관적정보》와 릿지웨이의 《보보점령》전술론에 기초한 론증들이였다.

그 론거를 종합하면 《극도로 조심성이 많고 교활하기로 소문난 릿지웨이는 모든 작전과 전투에서 <안전치수>를 첫 자리에 놓는다. 그렇게 볼 때 전선서부와 중부에 방대한 무력을 펼쳐놓은 상태에서 더구나 산악전에서 전혀 경험이 없고 체질적으로도 맞지 않는다는 미군을 전선동부에 들이밀수 있겠는가.》하는것이였다.

그때 그이께서는 문도 부실수 없고 벽도 뚫을수 없을 때엔 지붕에라도 구멍을 뚫고 들어오려는것이 도적놈의 본성이라고 하시며 《모의작전》을 위한 《전투정황》을 제시하시였다.

그이께서 연거퍼 부르시는 구령에 따라 모형사판우에 방어진을 펼쳐나가던 그들은 대우산에 집결된 포병대와 보병이 1211고지공격에 《합세》하고 오끼나와와 7함대의 전투기들까지 날아든 상태에서 해, 공군륙전대까지 《투입》되자 난감한 얼굴로 굳어지고 말았다.

《릿지웨이나 밴플리트가 장군님처럼 하실수야 없지 않습니까.》

부총참모장이 울상을 지으며 이 말을 했는데 그는 이 말로써 《전선동부에 대한 주타격》을 인정한셈이였고 다른 사람들 역시 더 론할 여지조차 없다는 얼굴로 고개를 떨구었다.

그이께서 오늘 허가이까지 이 자리에 부르신것은 예견되는 작전의 간고성으로부터 당과 군대안의 일군들의 생각과 감정을 하나로 일치시키시려는데서였고 동시에 매 사람들의 주장을 통해 자신의 견해를 다시금 검토해보시기 위해서였다.

허나 허무한 생각까지 드실 정도로 얻어쥐게 되는것이 없었다. 전혀 예상밖의 일은 아니였다. 해방직후부터 오늘까지 이 비슷한 토론회때면 자기 주장만이 제일이라는 갑론을박이 잦군 했다.

고전의 명제들을 휘두르며 누구는 쏘련식을, 누구는 중국식을 내흔들었다.

그이께서는 이 순간 김책과 강건을 다시 생각하게 되시였다.

그들이 있었더라면 토론은 이처럼 오래 끌지 않았을것이고 신속한 타결속에 실무적대책문제가 론의되였을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무엇이 뛰여났던가.

그이께서는 복잡한 방정식과 맞다든 수학자처럼 입술을 깨물며 생각에 골똘해있는 남일로부터 표연히 앉아 신경을 도사리고있는 박일우와 거들진 자세로 눈을 두릿거리는 허가이를 생각깊은 눈길로 보셨다.

그이께서 적의 주공방향이 전선동부이며 그 공격이 한두달후도 아닌 이달 중순 아니면 말경에 개시될수 있다고 하셨을 때 이들모두의 표정은 같았다. 놀라움과 의문이였다.

개성에 있다가 불리워오기 바쁘게 이 자리에 참가한 남일은 장단쪽으로 침투하다가 붙잡힌 적정찰병의 진술을 인용하며 서부에 대한 《우려》를 비추었고 지금까지도 그 의문을 지우지 못한 기색이다.

반대로 회창의 지원군사령부에 있다가 온 박일우는 몇분도 안되여 본래의 깔끔한 표정으로 돌아가더니 《철의 삼각점》(평강, 김화, 철원계선)에 대한 적들의 부단한 공격과 《유엔군》사령부의 보도자료를 가지고 (《유엔군》사령부는 이달안으로 《철의 삼각점》을 점령한다고 공언하였다.) 전선중부나 서부가 미타하다고 한 끝에 산악방어전의 난점을 루루이 늘어놓았다.

이렇게 볼 때 두사람은 다같이 그이의 판단과 결심의 기초를 알지 못한다고 할수 있지만 남일의 경우는 천성의 솔직성으로 의문을 붙이고 대답을 찾는것이라고 한다면 박일우의 경우에는 지난 기간의 잘못된 판단과 실책을 합리화하기 위한 타산에서 《솔직한 의견》을 제기한것이다.

반대로 허가이만은 자신께서의 판단과 결심에 적극적인 공감과 지지를 보이고있으나 실제상 그는 박일우와의 대결로 자기의 몸값을 올리자는데서 더욱 그랬을것이다. 그 몸값의 대결은 구경은 쏘련식이냐 중국식이냐 하는데로 떨어진다.

(그래, 문제는 여기에 있다.)

그이께서는 마음이 무거우시였다.

이 땅의 순결무구한 사람들과 얼마나 대조되는가. 그렇다 해서 일조일석에 이들을 바로잡을수 없고 세워놓은 집의 기둥과 서까래를 바꾸기 어렵듯이 다른 누구로 바꾸기도 어려운것이다.

사람을 버리기는 쉬워도 돌려세우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이께서는 후자를 택하셨다. 이러한 길에서 엄광호나 림수산이 경우와 같은 쓰디쓴 실망도 체험했지만 오늘도 래일도 변함없이 지켜가실 신조였다.

《정찰국장동무의 의견을 들어봅시다.》

그이께서는 구구한 토론을 결속짓기로 하셨다.

강성찬은 오늘 처음부터 입술이 잔뜩 부르터있었다. 모름지기 어제 있은 《모의작전》에 대해서 알아냈을것이고 자기를 빼놓은것으로 가슴이 알알해 있을것이다. 그때문인지 최용건이 정찰국에선 어떻게 생각하는가고 물었을 때엔 《서부였습니다.》라고 퉁명진 소리를 한마디 했을뿐이다.

강성찬이 그이의 진중한 기색에 눈길을 주며 일어서기 바쁘게 재빨리 대답올렸다.

《저는… 별다른 의견이 없습니다.》

《그게 무슨 태도요? 김일성동지께서 물으시는것이야 붉은것은 붉다, 흰것을 희다라는 대답을 요구하시는것이 아니요?》

허가이가 점잖게 그를 나무랬다. 강성찬은 약간 억이 막힌 기색으로 그를 보다가 입을 열었다.

《저 역시 어제까지는 적들의 주타격이 전선서부나 중부일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장군님께서 명백히 찍어 밝히시였는데 무슨 의견이 있겠습니까. 다만 토론들에 대해 한가지 의견을 말한다면 산악방어의 불가능성은 말도 되지 않는다는것입니다.

항일무장투쟁시기부터 오늘까지의 싸움에서 우리가 방어전을 한 경우 거의다가 고지방어전이였고… 아시다싶이 그런 전투들에서 매번 빛나는 승리를 거두었던것입니다.》

《옳소, 그렇단 말이요.》

허가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반대로 김일성동지께서는 언짢은 기색으로 강성찬을 보시였다.

《정찰국장동무, 동무네가 전선중부나 서부를 주공방향으로 보았으면 그에 따른 론거가 있었을것이 아니요. 동문 지금 최고사령관이 결심했다 해서 무작정 옳다는 식인데 그래선 안되오.

여기서는 지금 누구의 낯을 볼것도 평소의 박식과 지론만을 펼칠 일도 못되오.

전선의 운명이 오늘 여기서 결정된다고 생각합시다.》

방안의 분위기가 일시에 달라졌다. 모두가 송구스러워 하면서도 긴장된 기색이였다.

례외적인것은 강성찬이였다. 그이께서는 강성찬의 입술이 약간 부르터있고 이제 혼자 계실 때면 《장군님, 너무하십니다. 전 즉시 깨닫게 되였습니다.》라고 할수도 있다는것을 아셨다.

《저… 전반적인 적정까지 다 밝혀야 하겠습니까.》

강성찬은 그이에게서 눈길을 떼지 않은채 물었다.

《그렇소. 순서가 좀 바뀌였는데… 다 말하오. 그래야 우리모두가 정확한 리해를 얻을것이 아니요.》

《알았습니다.》

강성찬의 눈빛이 사뭇 날카롭게 빛났다.

그는 각이한 부호와 략자들로 빼곡한 수첩장을 얼핏 내려다보고 입을 열었다.

《오늘 아침까지 집계된 적의 무력배비상태는 다음과 같습니다. 수자적으로 볼 때 전선서부에는 미1군단을 주축으로 한 남조선군1보사, 9보사, 5해병대, 을지병단, 영국군 28려단과 29려단, 카나다군 25려단, 필리핀군 한개 대대가 강화도로부터 철원동남쪽 7km까지 전진배치되여있으며 전선중부에는 미9군단을 주축으로 한 남조선군2보사와 그리스와 오스트랄리아군이 공격대형의 전진배치를 갖추고있습니다.

이에 비해 볼 때 동부에는 미10군단의 미1해병사단과 미2보사, 미187항공련대, 남조선군5보사, 6보사, 7보사, 뛰르끼예 17려단과 프랑스대대와 네데를란드 한개 대대와 괴뢰1군단의 3, 8, 11보병사단, 수도사단, 특공대 등 상대적으로 많은 병력이 있었지만 며칠전부터 전선중서부쪽으로 기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로부터 저희들은 일부 동지들도 언급한것과 같이 미군의 경우 평지전에 익숙되고 기계화무력과 비행대가 우세한 조건에서 산악에는 절대 붙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였습니다.》

《바로 그거요. 적들은 동무네가 바로 그렇게 생각할수 있다는것까지 내다보고 동부로 결심하였을것이란 말이요.》

허가이가 기고만장한 웃음을 지으며 동의를 바라듯 김일성동지를 바라보았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집무탁우의 수첩을 내려다 보셨을뿐 아무런 미동도 없으셨다.

강성찬은 못마땅한 기색으로 입을 다물고있다가 계속했다.

《그리고 또하나 근거점으로 된것은 부산과 군산, 목포에 부리워진 적들의 군수물자들이 거의다 전선중부와 서부로 운반되고있다는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리승엽동지가 통보해 준 남조선지하조직선의 정보와도 일치하고있습니다. 남조선지하조직에서는 적들의 공격이 전선중부와 서부의 린접점으로 지향될것이라는 정보를 확인했다고 합니다.》

《허, 그렇다면 동무로서 적의 중서부공격선을 철회할수 있는 객관적기초자료는 전혀 없지 않소?》

박일우가 얼결인듯 내뱉는 말에 강성찬의 눈에서 섬광같은것이 번쩍였다.

《그렇습니다. 박일우동지의 말대로 저흰 아직 객관적기초자료는 쥐지 못하고있습니다. 하지만 장군님의 말씀에 그 모든 근거가 다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종합한 모든 자료와 사실은 외견상 나타난 현상에 불과하다는것을… 저와 저희 일군들이 그 현상에만 집착해서 본질을 투시하지 못했다는것을, 바로 여기서는 박일우동지도 례외가 되지 않는다는것을… 말하게 됩니다.》

《그만하시오.》

김일성동지께서는 책상우에 얹으셨던 두손을 맞잡아쥐시며 강성찬에게 앉으라고 눈짓하시였다.

《시간을 너무 오래 끈만치 내가 보충하는겸 마저 말합시다.》

그이의 근엄하신 안색에 모두가 자세를 바로 하며 앉았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맞잡은 손에 힘을 주시며 그 특유하신 우렁우렁한 음성으로 말씀을 이으시였다.

《이자 박일우동무나 정찰국장동무가 말한것처럼 객관적근거라는 의미에서 볼 때 적의 주공방향을 동부로 보기엔는 미흡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되여 적의 주타격방향을 동부로 보게 되는가.

이것은 먼저 적들의 견지에서 밝혀봅시다.

동무들도 잘 알지만 전쟁에서는 자기를 알고 적을 알면 필승한다는 법칙이 있습니다. 지금상태에서 보면 적들도 자기나 대방인 우리에 대해서 일정한 파악과 리해를 가지고있다고 볼수 있습니다.

미국의 펜타곤이나 도꾜의 사령부가 알고있는 우리의 약점은 화력수단과 기동기재의 부족, 특히 함선과 비행기의 절대적부족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바로 이로부터 적들은 제공권과 막강한 화력, 발달된 기동수단의 우월성을 리용하여 전쟁초기에는 평원지대인 서부를 주타격방향으로 잡고 일거에 우리 공화국을 먹어보려다가 실패하자 올해 봄에는 전선중서부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처절한 참패를 당하게 되자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지 않을수 없게 되였습니다. 지금 트루맨이나 릿지웨이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성공>이 필요한것입니다. 이로부터 그자들은 <영예로운 정전>을 떠드는 한편 결정적인 <성공>의 돌파구를 찾고있습니다.

그러면 그자들이 노리는 돌파구는 어데로 되겠는가.

우리가 지난기간 예측한것과 같이 적들은 인천상륙작전의 <성과>를 밑천으로 삼고 의연히 동서해안으로의 상륙작전기도를 버리지 않고있습니다.

이미 정보로써도 확인된것이였지만 적들의 상륙작전은 남포와 한천, 원산과 통천 두 지역으로 지향되여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정보자료들과 그에 따른 분석을 놓고 볼 때 적들은 간만의 차이가 심한 서해가 아니라 원산, 통천지역을 합리적인 상륙지점으로 보고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종장방어체계가 굳건한것을 알고있는 적들이라고 할 때 무턱대고 원산, 통천상륙작전을 벌릴수 없습니다. 이미 지난해말 전선동부의 산악지대를 장악한 우리 적후부대의 활동앞에서 쓰디쓴 비극을 맛 본 적들은 전선동부의 산악지대를 장악하지 않고서는 원산, 통천지역에 대한 상륙작전을 할수도 없고 또 동부산악지대를 장악하지 않고서는 조선제패의 야망을 실현할수 없다는것을 잘 알고있습니다.

이것이 필요성의 각도에서 본 전선동부에 대한 공략작전의 첫번째 근거이고 또 하나 릿지웨이는 <보보점령전술가>로 알려져있고 이른바 <잠식>작전선포로 그 방식을 공개한것으로 되였습니다. 이것은 맥아더의 모험적이면서도 엉뚱한 작전과는 달리 꼼꼼하고도 치밀한 조심성있는 작전전술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모름지기 그자들도 이러한 전법에 대해서 우리가 잘 알고 그런 방식에 대처한 작전방안에 치우칠수 있으리라는것을 타산한끝에 <보보점령>과는 다른 동부에 대한 돌진적인 공격을 꾀할것이라는것입니다. 적들로서 볼 때는 이러한 작전에서 승리할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는것입니다. 그것은 일부 동지들이 우려한것처럼 우리의 시선이 전선서부나 중부에 보다 쏠려있다는것, 다음으로 현대전에서는 산악방어가 공격하는 측에 비해 볼 때 불리하다는 기성군사리론에 따른 법칙성을 믿고있기때문입니다.

사실 일반론의 견지에서 보면 산악방어가 불리한것으로 되여있습니다. 강력한 포화력과 비행대의 엄호밑에 경보병이 골짜기와 산경사면을 따라 방어하는 상대측의 량익을 포위하면 고지방어는 고립무원의 상태에서 지리멸렬될수 있다는것, 다음으로 산악의 차페작용으로 방어하는측의 화력능력이 크게 감소되므로 공격력량의 불시 접근을 막기 어렵다는것… 등등이 정설로 되고있습니다.

특히 우리 상태에서 볼 때 전선동부와 잇닿은 보급로의 제한이 치명적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더우기 동부로 뻗은 두개의 륙로와 한개의 철길마저 적의 비행대와 함포사격권속에 있기때문에 더욱 어렵다고 할수 있습니다. 바로 적들은 이것까지 내다보았을것이고 좀 있어 내릴 장마비로 산개울과 강들이 범람하여 오도가도 못할 형편에 있으리라는것도 타산하였을것입니다.

이것이 우리로서 불리한 점이고 적들은 바로 이로 하여 전선동부를 기본공격목표로 정한것입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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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위에서 계속)

김일성동지께서 잠시 말씀을 끊으시자 박일우가 안절부절 못하다가 불쑥 일어섰다.

《장군님! 한가지 제기할수 있겠습니까.》

《말하오.》

《저… 우리가 전선중서부에서 반타격전을 들이대면… 동부에 대한 적들의 기도가 파탄될수 있지 않겠습니까?》

《또 <기동전>을 하자는것이요?》

최용건이 무뚝뚝한 눈길로 감사납게 박일우를 쏴보았다. 박일우는 약간 움츠리는 자세로 앉으려다가 일루의 희망을 건 눈길로 김일성동지를 우러러 보았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알릴듯말듯 웃으시였으나 미간에는 그늘이 지셨다.

《그건 적들이 바라는것과 같습니다.

우린 적들의 총구앞에 머리를 들이미는것과 같은 그러한 희생전을 두번다시 되풀이해서는 안됩니다.

최용건동무도 말했지만 박일우동무는 아직도 그 <기동전>인지 뭔지 하는것에 미련을 품은것 같은데 그래서는 안됩니다.

내가 자주 강조하지만 우리가 왜 <기동전>을 반대하는가.

우선 군사실무적으로 볼 때 <기동전>을 한다면 방어전연이 길어지고 종심이 얕아지며 수많은 공간이 생기게 되는데서부터 분할포위될수 있고 주력부대들의 완전한 기동과 제 2제대부대들의 예정된 구역에로의 집결 및 반격으로 이전하기 위한 준비사업이 걸리기때문입니다. 특히 우리 전선과 통하는 남북간의 도로는 20km에 1개 정도고 전선동부의 경우에는 한개의 간선도로만 차단되면 기동조건을 잃는것으로 됩니다. 솔직한 말로 아직까지 <제공권>을 적들이 쥐고있는 형편에서 그러한 기동이 무엇으로 끝나겠습니까. 지금까지 일부 사람들속에서는 <지역이 문제를 결정하지 않는다>고 하며 밀치고 끄당기고 하는 식을 제일이라고 했는데 백번 양보해 지역을 무시한다 합시다. 그런데 그 밀치고 끄당기고 하는 사이에 희생되는 전사들을, 그럴 때마다 보짐조차 못 꾸리고 고향집을 떠나는 우리 인민들과 미처 떠나지 못한 인민들의 희생을 무엇으로 보상한단 말입니까.

내가 <한치의 땅도 적에게 내여 주지 말자>고 하는것은 조상대대의 우리 땅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과 함께 바로 우리 군인들과 인민들의 희생을 최대한 막기 위한데서부터입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시였다.

《그럼 우리가 전선동부의 산악방어에서 이길수 있는가.

나는 이에 대해서 말하려고 합니다. 물론 박일우동무가 말하는것처럼 우리가 일련의 작전을 통해 적들을 유인기만하여 답새기면 적들의 공격방향이 달라질수 있습니다. 단순한 방법으로 이제부터 서부나 중부에서 강한 타격전을 벌리면 적들은 공격을 포기할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적들에게 경험을 쌓고 다음의 기회를 노리는 시간을 주게 되는것으로만 끝날것입니다.

나는 비록 어렵지만 적들로 하여금 계획대로 전선동부에 모든 력량을 투입하게 한 다음 결정적인 강타로 그들의 등뼈를 분지르고 더는 조선강점의 희망을 품지 못하게 하자는것입니다.

그럼 가능한가.

여기서 나는 먼저 산악방어의 불리성을 론증한 엥겔스의 <산악전의 과거와 현재>를 놓고 말하려고 합니다. 내가 앞에서 언급한 산악방어의 불리성이나 지금 현재까지도 정설로 되고있는 그러한 론거들도 대부분이 이 론문의 사상에서 출발된것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이 론문에서 엥겔스는 18세기 중엽까지 난공불락의 요새로 알려진 스위스의 산악을 돌파한 보나빠르트군과 쑤워로브군대의 행동과 여러 종족과 빨찌산들의 전쟁을 분석하면서 산악방어가 불리하다는것을 론증하였습니다. 이 론문은 비록 한세기전에 나온것이였으나 그 과학적분석의 정확성으로 오늘날에 와서도 하나의 군사학적교본으로 취급되고있고 수많은 군사가들과 군사리론가들이 그 사상리론에 근거한 글들을 써내고있으며 이로부터 두차례의 세계대전을 봐도 산악방위전은 될수록 피하는것이 하나의 추세로 되였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되여 불리한것으로 공인된 산악방위전을 꼭 하려고 하며 또 반드시 이길수 있다고 보는가.

언젠가 내가 말했지만 식사를 할 때 보면 로씨야사람들은 포크를, 중국사람들은 저가락을 주로 씁니다. 그런데 밥과 국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가 포크나 저가락으로만 먹는다고 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가벼운 웃음이 일었다. 김일성동지께서도 따라 웃으시였으나 다시 말씀을 떼실 때의 표정은 심각하셨다.

《여기서 내가 말하자는것은 그 어떤 훌륭한 고전도 그 어떤 훌륭한 다른 나라의 경험도 매 나라의 구체적실정과 형편에 맞는가 안맞는가에 따라 받아들일것은 받아들이고 맞지 않는것은 받아들이지 않는 립장에 서있어야 한다는것입니다.

그래 이 땅의 산악들이 알프스입니까.

그래 이 땅의 인민과 군대가 패전의식에 차있던 까르빠찌야의 도이췰란드군이나 마쟈르군대입니까.

조선의 산악, 조선땅의 인민과 군대입니다.

우리 인민과 군대는 그 어떤 싸움에도 준비되여있고 이길수 있는 무한대한 힘과 슬기를 가지고있습니다.

불리하다? 어렵다? 불리하고 어려운것을 안 이상 그것을 타개할줄 아는 지혜와 지략을 가진것이 우리 군대이고 우리 인민입니다.

이에 대한 군사적풀이는 략하려고 합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숨도 못 쉬고 눈이 덩둘해 있는 허가이로부터 박일우를 보시다가 전선동부방위작전준비를 위한 당과 정권기관의 사업, 총참모부를 비롯한 여러 부서들의 사업에 대한 방향적지시를 주신 다음 모두에게 있어서 뜻밖으로 되는 말씀을 하시였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합의를 볼것이 있습니다.

1211고지방어를 어느 군단의 누구에게 책임지우겠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기탄없이 의견들을 제기합시다.》

그이께서는 자리에 앉으시였다.

실내는 한동안 얼어붙은듯 한 침묵속에 있었다. 지금까지 어떤 작전이나 전투에서 지휘관인선문제를 이런 토론에 붙인적은 없었기때문이였다. 그만큼 전선동부에 대한 적의 공격이 확정적인것으로 절감되였고 전투의 엄혹성과 중대성이 비상한 무게로 안겨들었던것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최용건에게 쏠리자 최용건은 뻔한 문제가 아닌가 하는 식으로 마주보고는 부드러운 저음으로 입을 열었다.

《저는 현재 2군단이 그곳에 있고 적후투쟁때도 최현동무의 군단이 그 일대에서 싸우면서 지리에도 밝은만큼 1211고지와 그 일대의 방어는 2군단에 맡기는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지휘관으로도 최현동무가 적격자입니다.》

《저… 최현동무는… 현재 앓는 몸이 아닙니까?》

박일우가 조심스럽게 반문하고는 김일성동지의 낯빛을 얼핏 살펴보았다. 최용건은 눈섭을 찌프렸다.

《앓건 뭐이건 그 사람이상 없소.》

그의 퉁명스러운 대답에 박일우는 기 죽은 얼굴로 눈길을 내리깔았고 한편 하회를 기다리듯 지켜보던 허가이가 뿌즈름히 내민 입술을 강물고있다가 틀지게 일어섰다.

《저는 최용건동지와 의견을 달리합니다. 물론 저는 군사를 잘 모르지만 매 군사가에게는 자기의 독특한 개성과 장기가 있는것이 아니겠습니까.

최현동무는 유격전의 명수이고 이번 전쟁에서도 그 솜씨를 보였지만 그의 전법은 이미 적들도 잘 알고있는것으로서 미군과의 정규전에서는 구식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도 강조하신바와 같이 1211고지일대의 방어는 단순한 지역방위로 끝나는것이 아니라 전쟁의 운명과 관련된 작전이니만큼 보다 정규전에 합당한 지휘관을 선정했으면 합니다.》

《그게 누구요?》

좀해 흥분하지 않는 최용건의 얼굴이 벽돌빛으로 달아올랐다.

허가이는 언젠가 빨찌산출신간부들을 무식하다고 한것으로 이 과묵한 로장의 권총총구에 맞다들었던 일을 상기하며 얼굴이 희벗하게 질렸다. 그러나 그는 위엄있는 자세를 허물지 않고 대답했다.

《저는 누구라고 딱히 찍을수는 없지만 우리가 쏘련에 보내여 공부시킨 지휘관들속에서 선발하였으면 합니다.》

《흘레브출신속에는 감당할 사람이 하나도 없소.》

최용건이 또다시 그의 말을 무질러버리자 허가이는 방조를 청하듯 김일성동지를 보았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그가 아니라 박일우를 보고계셨다. 박일우는 당장이라도 몇사람을 꼽아낼듯 한 자세였다.

《박일우동무의 생각은 어떻소?》

그이의 물으심에 박일우는 매우 겸양스런 태도로 일어나 남들이 알아들을수 없을 정도의 잦아든 소리로 한 군단장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자 이번에도 최용건이 단마디로 퉁을 먹였다.

《그 사람이야 <기동전>밖에 모르는 사람이 아니요.》

《…그렇지만… 이젠 두번 다시 그렇게는 하지 않을것입니다.》

《박동무! 방어는 이리 뛰고 저리 숨는 <기동전>보다는 열배나 더 어렵소. 동무가 늘 말하는 지, 신, 인, 엄, 용에 끈질긴 인내성이 있어야만 견뎌내는것이 방어요.… 안되오.》

최용건이 이렇게 나오자 박일우는 물론 허가이도 쑥 잦아들고말았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모두의 눈길이 자신에게 집중되는것을 느끼자 시계를 보시며 자리에서 일어 서시였다.

《지금은 1:1인셈인데 나는 최용건동무의 의견을 지지합니다. 허가이동무나 박일우동무가 걱정하는 최현동무의 건강과 구식전법에 대해서는 우리모두가 잘 돕기로 합시다. 이만합시다.》

《장령동지들!》

최용건이 차렷자세를 취하며 일어서자 모두가 재빨리 일어섰다. 김일성동지께서는 한손을 쳐들어 인사를 막으시며 호탕한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모임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취사원동무들이 오늘 국수를 한다고 했으니 이젠 다들 가서 국수와 싸워봅시다.》

《허동무는 국수가 맞지 않을것 같은데-》

최용건도 방금전의 울뚝하던 기분을 삭이고 허가이에게 롱담까지 걸었다. 허가이는 《왜요. 나도 이젠 국수를 곧잘 먹는답니다.》라고 하며 김일성동지의 뒤를 따랐다.

네모배기밥상 두개를 나란히 붙인 식당으로 들어가서 자리를 잡았을 때 김일성동지께서는 인원수에 비해 한개의 수저가 더 놓인것을 보시고 배식구쪽에 시선을 옮기시였다. 바로 그때 부관이 조용히 들어와 김일성동지께 최현이 와 있음을 말씀드렸다.

김일성동지의 만면에 환한 웃음이 피여올랐다.

《동무들, 조선속담이 그른데가 없습니다. 범이 제 소리를 하면 온다고 최현동무가 왔습니다. 어서 부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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