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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빛나는 아침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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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1건 조회 11,343회 작성일 20-07-04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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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동지께서는 석양이 비낀 정원을 천천히 거닐고계시였다.

오늘 오전에 김일성동지께서는 불쾌한 보고를 두건이나 연거퍼 받으시였다. 그 하나는 오전에 본궁화학공장 기사 원시범을 찾아보았는데 종시 행방을 알수 없다는 공장에서의 전화보고였다. 보고에 의하면 공장에서 떠날 때 평양에 올라가 산업국에서 용무를 보겠다고 하였는데 산업국 접수구에 잠간 나타났다가 선자리에서 돌아간후 다시 오지 않았다고 하였다. 흥남제련소에 다시 사람이 찾아가보았는데 한 보름전에 왔다갔을뿐 그후 소식은 알수 없다고 하였다. 한동안 거처한 일이 있다는 경상골에도 가보았으나 원시범은 벌써 사흘전에 집을 나갔다고 하였다. 그런데 그때도 어데로 간다는 말이 없이 훌쩍 떠났고 특히 이상한것은 어제 그 집 딸인 백추화도 집을 나간후 여직 돌아오지 않았다는것이다.

다음 하나는 최준걸이 사퇴하고 성흥광산으로 내려갔다는 소식이였다. 사퇴의 리유로는 자기의 건강상태가 그런 중책을 감당할만한 형편이 못된다는것을 내대였다고 한다. 이것은 꼭 해명을 해야겠기에 급히 전보로 부르든지 사람이 가서 데려오도록 하라고 지시를 주시였다.

그러나 오후에는 흥남제련소에서 합금로시험이 성공하였으며 특수강생산의 돌파구가 열리였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공장장 리연수는 보고를 하면서 울음섞인 음성으로 사죄의 말씀을 올리였다.

강병철이와 같은 애국자를 의심했다는것과 사람을 믿지 않는다는것이 얼마나 엄중한 결과를 낳는가 하는것을 이번 기회에 뼈저리게 깨달았다고 하였다. 그이께서 강병철의 건강이 어떤가 물으시자 공장장은 건강도 좋고 첫 출강을 할 때 그는 로앞에 엎드려 울었다고 하였다.

《그럴수도 있을것입니다. 그 동무는 여직까지 수없이 많은 출강을 했을테지만 이번 출강만은 류다른 감정이였을것입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고나서 그의 건강을 잘 돌보아주라고 몇번이나 거듭 당부하시였다.

정문에 나갔던 김좌현이 급히 다가왔다. 《강선에서 손님이 도착했습니다.》 그는 손을 들어 정원 서남쪽을 가리켰다. 아닌게아니라 보통문이 바라보이는 버드나무밑으로 분명히 일웅이같은 아이를 걸리고 키가 후리후리한 사나이가 오고있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그들을 향하여 마주 걸어나가시였다. 맨먼저 맞다든것이 3살짜리 일웅이였다.

《장군님!》

일웅이는 팔을 벌리고 달려들어 덥석 안기였다.

《오! 일웅이 왔구나.》

그이께서는 아이를 높이 들어올리고 한바퀴 빙그르 도시였다. 일웅이는 너무 좋아 팔다리를 버둥거리였다.

《며칠동안 같이 있었는데 이애가 날 이렇게 알아보지 않소.》

김정숙동지를 향해 그이께서 말씀하시였다.

《어떻게 된 아이기에 그렇게 낯을 익혔습니까?》

《글쎄 이애가 눈도 뜨지 못하고 겨우 숨만 할딱거리더란말이요.》

김정숙동지께서는 몇달동안 함북 청진지구에 나가 공작하시다가 며칠전에 돌아오시였기때문에 그동안 일을 아실수 없었다.

장군님품에 안겨 좋아하는 아이를 본 양춘만은 코마루가 쩡 울려와 고개를 떨구고있었다.

이윽고 양춘만이 장군님앞으로 한걸음 나섰다.

《장군님! 제가 강선제강소 양춘만입니다. 뵈올 면목이 없습니다.》

벌써부터 그는 목멘소리를 하며 말을 똑똑히 번지지 못했다. 뒤이어 양춘만의 안해가 장군님께 인사를 올리고 김정숙동지께도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였다.

《장군님께서, 장군님께서 저희 공장을 찾아주시였을 때 저는 거기에 없었습니다. 서울로 도망쳤댔습니다. 저는 천추에 용서받을수 없는 죄를 짓고…》

《양동무!》 그이께서 말을 중단시키시였다. 《이 기쁜날에 무슨 그런 소리를 하고있소. 어서 우리가 만든 그 강철을 봅시다.》

더 이야기가 길어지면 양춘만의 서글픈 심정이 터져나올것 같아 재촉을 하시였다.

양춘만은 격정에 사무쳐 후들거리는 손으로 가방을 열어 종이에 싼것을 꺼내였다. 흰종이를 세거풀 헤치자 그안에서는 번쩍하고 빛을 뿌리는 강철덩어리가 하나 나왔다.

장군님께서는 네모나게 연마한 강편을 보물처럼 소중히 허공에 들어올리시였다. 순간 바야흐로 룡악산 마루에 걸리였던 저녁해가 그이의 손끝으로 날아와 번개같은 빛을 반사하였다.

《좋습니다. 대단히 좋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강철입니다.》 그이께서는 너무나 만족하시여 두팔을 허공에 들어올린채 호탕하게 웃으시였다. 《강철! 우리의 강철입니다. 양동무는 큰일을 했습니다. 돌아가거든 이 강철을 만들어낸 전체 강선의 로동자, 기술자들에게 다시한번 나의 인사를 전해주시오. 정말 수고했습니다.》

《알겠습니다, 장군님! 그대로 전하겠습니다.》

양춘만은 자기가 이제까지 품고있던 사연을 자세히 말씀드리려고 하였지만 입이 열리지 않았다. 그이께서 너무나 기뻐하시고 분에 넘치는 치하의 말씀을 하시는데 압도되여 내심을 표현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있었다.

그러나 솔직하고 기탄없이 말씀드려야 량심앞에 떳떳할것 같아 온몸의 용기를 끌어 《장군님! 저는 장군님앞에 떳떳이 설 인간이 못됩니다.》하고 서두를 떼였다.

그러자 그이께서는 이쪽 심정을 다 헤아리신듯 《아니요. 아니요!》하고 부정하시였다. 《동무가 어떤 사람인가 하는것은 우리의 이 첫 강철이 말해주고있습니다. 이안에는 동무가 가진 모든것이 포함되여있습니다. 사상도 인격도 감정도 다 들어있습니다.》 그이께서는 푸른빛을 발산하고있는 강철덩어리를 양춘만앞에 추석여보이시면서 《내 말이 틀립니까. 사실이 그렇지 않습니까?》하고 물으시였다.

《장군님! 그 말씀이 옳습니다. 그러나 제가 나서 이날까지 어떤 길을 걸었는가를 말씀드려야…》

양춘만은 겨우 여기까지 말하고 숨을 돌리지 못하였다.

《알고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서슴없이 이것을 받아들지 않습니까. 동무가 말해서 룡강에 있는 아버지가 10정보의 토지를 인민위원회에 내놓았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서로 변치말고 이 한길을 걸어가는것입니다.》

양춘만은 고개를 숙이고 서서 그이의 말씀을 가슴에 깊이 새기였다. 이때 그의 온몸에 뜨거운것이 쭉 흘렀다.

8. 15, 그날부터 해방의 감격이 3천만을 격동시키고 환희에 잠기는데 유독 그만은 그렇지 못하였다. 그의 가슴은 환희 절반, 이름할수 없는 죄의식 절반으로 뒤섞이여서 차츰 온 넋이 주접이 들고 쇠바줄에라도 칭칭 얽매이는것 같았다. 하던것이 이 순간에 하나의 보람으로 돌변한것이다. 그는 한생 뜨거운 열풍앞에서 순도가 높은 철을 만들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그와 함께 조선혁명의 위대한 령도자에 대한 자기의 충성심에서 최상의 순도를 보장하기 위해, 일편단심 그것을 위해 애를 쓰고있었다. 그러나 그것을 말로는 표현할수 없었다.

《양동무, 이렇게 서있지 말고 걸읍시다. 해방덕분에 우리는 일찌기 알게 되였습니다. 그러니 얼마나 좋습니까. 그리고 또 저 일웅이를 보시오.》

일웅이는 단풍잎이 널린 나무밑으로 달려가고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천천히 정원을 거닐으시면서 말씀하시였다. 당창건을 선포하기 하루 앞두고 강선에 갔던 이야기를 하시였다. 그러나 박원식이 서울 갔다 허탕치고 돌아온것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시였다.

저녁식사를 끝내고 현관으로 나오신 그이께서는 만면에 웃음을 지으시고 말씀하시였다.

《그래 이제는 우리가 무엇을 더 도와주면 되겠습니까? 사소한것이라도 다 말씀하시오.》

《장군님!》하고 양춘만은 눈을 빛내이며 대답을 올리였다. 《저는 아무것도 필요없습니다. 오직, 오직 장군님의 신임 그것이면 됩니다.… 김책동지한테서 저의 책을 받았습니다. 장마당에서 파지로 팔리는것을 장군님께서 가져다 보관하셨다고 했습니다. 저는 지금 인간이 지녀야 할 모든것을 다 가지고있습니다. 늦게나마 믿음을 잊지 않고 일생을 통해서 행동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그렇습니까, 감사합니다. 속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물방울이 영원히 말라없어지지 않으려면 바다속에 뛰여들어가야 한다고말입니다. 동무는 강철덩어리를 안고 우리의 리념의 바다속에 뛰여들었습니다.》 그이께서는 양춘만의 어깨를 잡아 와락 가슴으로 당겨가시였다. 양춘만은 한가슴에 덥석 안기여 몸을 떨었다. 《그만큼 바다물은 불었고 그만큼 그 흐름은 세차졌습니다. 그 무엇도 이 흐름을 멈추지 못합니다. 절대로 멈춰세우지 못합니다.》

아직 머리를 들지 못한 양춘만의 어깨너머로 그이의 웅글은 목소리가 천둥처럼 울리였다.

양춘만네는 떠나갔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날이 어두워진 다음 대동강가로 나가시였다. 신양리 댁에서 떠나 상수리고개를 넘어 옥류소 있는데로 걸음을 옮기시였다. 그이의 오른쪽에 김정숙동지께서 서계시고 그옆에 필남이가 바투 붙어갔다. 그이께서는 곤색 제낀옷을 입으시였지만 넥타이는 매지 않으시였고 구두도 장화가 아니라 간편하게 단화를 신으시였다. 천천히 걸음을 옮기시는데 소슬바람이 불어 이마의 머리카락을 자주 날리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자주저고리에 깜장치마를 입으시였고 머리는 쪽지시였다. 어느때인가 장백 도천리에 지하공작을 떠나실 때 밀영에서 보았던 그 모습과 비슷하다고 생각되시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한걸음 뒤떨어져 따라오는 필남을 자주 돌아다보시였다. 아직 22살 처녀티를 가시지 못한 미망인이다. 필남은 이때 젊은 녀자들에게 류행되였던 양복차림을 하였다. 진한 도라지색 스카트에 회색홑섶제낀옷이다. 머리는 굽슬굽슬하게 파마를 하였다. 필남을 만나 위로를 하고 또 그가 살아나갈 방도를 의논하자고 언제부터 생각하시였는데 그럴 기회를 좀처럼 가지실수 없었다. 그래 김정숙동지에게 진작 말씀해두시였던것인데 오늘에야 이런 조용한 시간을 가지게 되시였다.

《필남동무!》하고 김일성동지께서는 걸음을 멈추고 옆을 돌아보시였다. 고개를 푹 숙이고 뒤따라가고있었지만 신경은 고도로 긴장돼있어서 필남은 인차 그이옆으로 다가섰다.

《내가 언젠가 김책동무네 아이들을 찾아보라고 했는데 좀 알아보았습니까?》

필남이로서는 힘에 부치고 과남한 과제여서 도저히 감당해낼수 없는것이라고 보았기때문에 장본인인 김책과 한번 말을 건네보고 진작 단념해버리고말았었다. 잠시 망설이다가 필남은 목안에 기여드는 소리를 내였다.

《더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어째서? 김책동무한테 물어보면 대강 어데쯤인지 짐작이 가겠는데.》

《김책동지한테 물으니까 동무가 그런 걱정 안해도 돼. 내 자식은 내가 찾을테니까, 동무는 지금 작식대원이니까 그거나 잘하오. 그러지 않겠습니까.》

《하하하, 그래서 그만두고말았겠소. 원래 김책동무는 그런 사람이요. 하지만 그 무뚝뚝한 가슴에 눈물이 얼마나 많은지 아오. 요새는 술이 한잔만 들어 가도 박원식이, 박원식이 하고 상을 두드리며…》

김책을 두둔하다가 뜻하지 않게 필남이의 상처를 다쳐놓게 되여 인차 말머리를 돌리시였다. 그이께서는 김정숙동지쪽으로 고개를 돌리시였다.

《그렇게 합시다. 필남동무와 함께 우리 유자녀들을 다 찾아 한데 모이게 합시다. 그래 그 부모들의 유언대로 아이들을 우리가 맡아 키웁시다. 유자녀를 공부시키기 위한 학교도 내오고 살림도 할수 있게 만들어줍시다. 그러면 필남동무가 보람을 느끼며 우리곁에서 일할수 있을것입니다. 어떻소. 필남동무!》

박원식의 말이 나오자마자 참고참아오던 설음이 또 북받쳐 벌써부터 눈물을 흘리던 그는 대답을 못하고 고개를 숙여보이였다.

《반대없으면 그렇게 합시다. 그쯤하고 오늘밤은 만시름을 놓고 우리 함께 강바람이나 쏘입시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옥류소 둔덕을 지나 물길을 따라 련광정쪽으로 걸어가시였다. 강가에는 아낙네들이 얼음구멍에 대고 밤늦도록 빨래를 하는데도 있고 저쯤 아래에서는 나루배대신에 얼음우를 건너보겠다는 행인들이 몰켜서서 웅성거리고있었다. 선창에는 장작더미, 때를 놓친 김장독무지들이 듬성듬성 널려있고 그 두리에 짐을 지키는 사람들이 간혹 보이기도 하였다. 동뚝우에서는 무슨 흥정판이라도 벌리였는지 남정들이 몰켜서서 말씨름을 하고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어떻게 하든지 필남이를 위안하고 고무하실 생각으로 녀인들짬으로 자리를 옮기시였다. 필남은 이심전심으로 장군님의 뜻을 헤아리고 되도록이면 명랑해지려고 하였다.

《참말, 밤에 보는 평양은 더 아름답습니다.》

필남은 이렇게 서투른 수로 자기 감정을 위장해보려고 하였다. 그럴수록 김일성동지께서는 가슴이 더 옥죄이는것 같으시였다. 그래 우정 사색을 다른데로 끌고가시였다.

그동안 가장 급선무로 되였던 당은 이미 창건한것만큼 이제는 정권기관을 빨리 내와야 한다. 북조선전령역을 포괄하는 행정조직을 내와야 한다. 그것은 북조선림시인민위원회라는 명칭을 띠게 될것이다. 그것에 의거하여 토지문제도 밭갈이전에 해결해야 하는것이다. 이렇게 되자면 북조선에 있는 각 정당 사회단체의 통일전선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

그이께서 이런것을 생각하고계실 때 옆에 따라섰던 김정숙동지께서 《대동강에 대해서 좀 말씀하십시오. 산에 계실 때는 자주 대동강을 자랑하시더니.》하고 함뿍 정서에 취한 말씀을 하시였다.

《그렇소. 너무 할말이 많아 지금 무엇부터 말해야 할지 몰라 그러오. 나도 이렇게 대동강기슭을 걸어보는것이 오늘이 처음이요.》

김일성동지께서는 새삼스럽게 사위를 살펴보시였다. 강은 얼어붙어 번들거렸다. 음달진곳에는 눈이 있었지만 날씨가 따스한데다가 밀물이 올라오군 해서 강바닥은 유리알같이 야경을 반사하였다. 그리하여 강바닥에 또하나의 평양이 찬란하게 펼쳐져있었다. 아직도 초저녁이다보니 저쪽 대동교밑에서 얼음지치는 아이들의 잴잴거리는 소리, 들들들들 썰매 끄는 소리가 손에 잡힐듯이 들려온다. 여기저기 불을 켜들고 얼음구멍을 지키는 낚시군들도 보이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걸음을 멈추고 잠간 그윽한 눈길로 그이를 쳐다보다가 말씀하시였다.

《우리는 끝내 여기에 와닿았군요.》

장군님께서 잠간 사이를 두었다가 《그렇소.》하고 대답하시였을 때 김정숙동지께서는 눈물이 글썽해서 고개를 떨구시였다.

짤막한 한마디 말씀과 고요한 그 눈빛은 참으로 많은것을 이야기하고있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잠간 사색에 잠기시였다.

소사하, 가둑나무가 우거진 골짜기에 홍안의 청년들이 렬을 지어섰을 때 그들은 모두 해방된 조국땅에 발을 들여놓고 그 기쁨을 안은채 단 하루라도 살아보면 좋겠다는 꿈을 가졌었다. 바로 그것을 위해 그들은 얼마나 많은 사선을 넘어왔던가. 그들은 자기가 스스로 만들어놓은 그 목표를 향해 하루의 쉬임도 없이 한걸음 또 한걸음 걸어왔던것이다. 그 과정에 골짜기를 메웠던 그 대렬은 하나둘 줄어들기도 하고 또 그만큼 보충되고 늘어나기도 하면서 오늘 이 평양에 와닿았다. 하여 종착점에 이른것은 당초에 시작했던 그들중 극히 적은 일부 사람들만이였다.

아득한 옛일을 추억하고계시던 김일성동지께서는 걸음을 멈추시고 꿈나라처럼 몽롱하게 비껴간 릉라도쪽으로 시선을 던지시였다. 발을 한번 구르면 훌쩍 창공에 날아오를것만 같은 기분이였다. 하늘높이 날아올라 《오! 우리는 여기에 왔다.》 이렇게 웨치면 그 메아리는 스무해동안 점점이 찍으면서 오늘에 이르게 한 무수한 발자취들이 일제히 화답해나설것만 같다.

《자! 그만하고 또 걸읍시다. 저기 한끝까지 걸어갑시다.》

그제서야 김정숙동지께서도 명상에서 깨여나서 말씀하시였다.

《왜 그런지 우리 혼자만 온것 같지 않아요.》

《그렇소. 우리모두가 다 왔지. 같이 오구말구.》

《저는 지금 이런걸 생각하고있습니다. 우리 동무들가운데 낯설은 이국땅에 떼장 하나 똑똑히 덮어주지 못한것이 있잖습니까. 그 동무들을 모두 여기 평양에 옮겨왔으면 합니다.》

《그것 참 좋은 생각이요.》하고 김일성동지께서는 한걸음 나서면서 말씀하시였다. 《나도 언젠가 그런 생각을 했댔소. 김책동무와도 의논해보았는데 역시 동감이요. 그들을 모두 여기에 옮겨옵시다. 그래서 아름다운 이 평양을 한눈에 굽어볼수 있는 높은 언덕에 안장합시다. 그들은 명예도 훈장도 바라지 않았습니다. 다만 해방된 조국땅을 한번만이라도 밟아보고싶다는 소망뿐이였습니다. 비석도 세워줍시다. 후손만대에 전해지도록 크게 세웁시다. 조국광복의 성전에 생을 바친 우리의 선렬들이 여기에 고이 잠들고있다고 쪼아박읍시다. 그리고 이 평양을 웅장하고 화려하게 일떠세웁시다. 그들이 항상 흡족한 마음으로 바라볼수 있도록 합시다. 필남동무 생각엔 어떻소? 그렇게 하는것이…》

《장군님! 제 마음에 꼭 듭니다. 그러면 저도 박원식동무를 생각해서 더는 울지 않겠습니다.》

그리고나서 필남은 두손으로 얼굴을 싸쥐고 울기 시작하였다.

《옳소, 그렇게 합시다.》

그이께서 손을 들었다가 쭉 밑으로 내리그을 때 달빛을 받아 팔굽이 번쩍 빛을 뿌리였다.

쌀쌀한 바람이 불어왔다. 옷섶이 열리는것을 바로잡으며 그이께서는 다시 강기슭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기시였다. 


제 11 장
 

1

 

최준걸은 차창턱에 팔굽을 올려놓고 밖을 내다보고있었다. 아득히 펼쳐진 벌판이 급히 뒤로 물러가고 멀리 바라보이는 높고낮은 산들이 천천히 지평선끝에로 잦아들고있다.

봄이 한창이다. 눈부신 봄볕을 인 사람들이 논밭에 한벌 널리였다. 함흥을 떠난 렬차는 북으로 북으로 달리고있다. 서호벌을 지나자 절승을 이룬 동해의 크고작은 물굽이들이 나졌다. 이제 단천, 길주를 지나 청진에 이르게 될것이다.

최준걸은 끝없이 정서를 끌어당기는 서경에서 눈을 떼여 앞장에 펼쳐놓은 사업수첩으로 시선을 가져갔다. 수첩에는 해방이 돼서 이날까지 꼼꼼히 모아둔 조선의 산업실태에 관한 자료가 적혀있었다.

최준걸은 이번 함경북도사업을 현지지도하시는 김일성동지의 보좌성원으로 참가하게 된것을 끝없는 영광으로 생각하고있었다.

그이께서는 이번에 함북도의 당, 행정경제사업을 전면적으로 료해하실 예정이시였다. 그중에서도 경제사업이 큰 자리를 차지하였는데 이 도에는 무산지구의 채취공업, 청진지구의 금속공업, 화학공업 등 중공업이 집중되여있으며 수산업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때문에 함북도의 당, 정권기관 사업이 어떻게 되는가에 따라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것이다. 그중에서도 당면하게는 라남19사단을 격멸하는 격전장으로 되였던 청진지구의 기간공업을 추켜세우는것이 중요하였다. 때문에 최준걸은 김일성동지께서 물으시는 경우에 정확한 답변을 올려야 했기때문에 수자와 품명들 그리고 그 호상관계들을 충분히 익혀두려고 하였다.

그동안 시간이 흘렀다. 강선제강소에 갔다온것이 엊그제같은데 벌써 반년이 넘었다. 작년말에 떠나서 성흥광산에 내려갔다 올라왔는데 그사이에 북조선전역을 총괄하는 정권인 북조선림시인민위원회가 나오고 그에 뒤이어 곧 력사적인 토지개혁이 단행되였다. 나라와 민족의 력사에는 이토록 위대한 변혁들이 일어났는데 최준걸 자기자신은 이 과정에 아무런 흔적도 남긴것이 없다. 다만 얼마전에 가족을 데리고 올라와서 사업실정을 료해하던중 함흥지구를 현지지도 하고계시는 김일성동지께서 부르신다는 련락을 받고 달려왔던것이다. 그는 면구스럽기도 하고 처량한 생각이 들어 이제 그이께 무엇이라고 인사말씀을 올릴가 생각하면서 차창밖을 내다보고있었다.

그때 나들문쪽에서 좌현이 나타나더니 장군님께서 부르신다고 알려주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김책이와 함께 객차칸복도를 거닐으시면서 청진제강소에 파견한 강병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계시였다.

《제강소복구사업이 많이 진척되였다면 그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가족을 데리러 갔던것은 소식이 있습니까?》

그이의 물음에 김책은 오늘아침에 남조선에 파견한 공작원들의 사업정형을 개괄적으로 말씀드렸을뿐 강병철이나 그밖에 개별일군들의 문제에 대해서 상세히 보고드리지 못한것을 후회하면서 매우 어색해하며 대답을 올리였다.

《예정된 날자에 도착한다고 하였습니다. 약속한 날은 어제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평양에 혹시 와있을수 있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좌현의 안내로 최준걸이 그이앞에 나타났다. 경례를 올리자 그이께서는 최준걸의 손을 잡으신채 자신께서 앉으시였던 자리로 끌고가시였다. 최준걸은 김책이와 나란히 그이앞에 자리를 잡았다.

《그래 이제는 안착되였습니까?》 그이께서는 고개를 들지 못하는 최준걸에게 가까이 다가앉으라고 권하시고나서 뒤를 이으시였다. 《최동무가 올라왔다는 소식을 들은지가 얼마간 되지만 좀체로 시간을 낼수 없었습니다. 가족들도 다왔습니까?》

《녜! 올라와서 살림을 시작했습니다.》

그제서야 최준걸은 고개를 들고 다시 경의를 표시하였다.

《잘됐습니다. 그러면 이제는 마음을 푹 놓고 사업에 열중할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그 문제거리로 되여있는 동무의 건강은 어떻습니까? 지금 보기에는 혈색이랑 좋습니다.》

《장군님!》 최준걸은 허리를 꼿꼿이 펴고 말씀올리였다. 《무엇이라고 사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개체문제로 해서 여러가지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장군님께서 심려해주셔서 병원치료도 받았고 좋은 집에도 들었습니다. 다시는 저때문에 근심하지 않도록 처신을 잘하겠습니다.》

최준걸은 이미부터 가슴에 사무쳤던 죄책에 대해서 흥분을 안고 이렇게 말씀올리였다. 그런데 정작 입을 열었지만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서두없이 어슷비슷한 말을 반복하게 되였다. 그가 가슴에 품고있었던것은 무엇보다도먼저 강병철이 일으킨 사고와 관련한것이였고 그다음에는 장군님께서 요구하고 바라시는대로 산업을 복구하고 정비해내지 못한것이였다. 그러다보니 그가 펼치고있는 사연들이란 대체로 나라의 경제형편이라든지 그렇지 않으면 그와 관련한 일군들과의 관계문제들이였다. 이윽토록 최준걸의 이야기를 듣고계시던 그이께서는 담배에 불을 붙이시였다.

《그런데 최동무! 암만 들어봐도 나에게 생긴 하나의 의문만은 풀리지 않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냐하면》하고 그이께서는 창가림을 한옆으로 밀어놓으시였다. 차창으로 해빛이 눈부시게 비쳐들었다. 그러자 그이께서는 한껏 근엄해진 최준걸을 부드러운 시선으로 바라보시면서 뒤를 이으시였다. 《동무가 평양에서 떠나 광산으로 내려갈 때 어째서 우리를 직접 만난다든지 그렇지 않으면 글쪽지라도 한장 남길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걸 나는 리해할수 없습니다.》

순간 최준걸은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앞은 캄캄해지고 사지가 떨리였다. 그는 몇달동안 자기 과오와 자기 실책에 대해서 그토록 여러번 따지고 반성하고 뉘우치였지만 방금 장군님께서 의문을 표시하신 그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이 미치지 못했던것이다. 그는 정신을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

《장군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그와 정반대로 생각했었습니다. 저지른 과오도 있고 또 저에게 쏠리는 기대에 비해서 자신의 능력이 너무나 미치지 못하기때문에 저는 군말없이 내려가는것을 응당한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목이 꺽 막혀 더 이상 뒤를 이어대지 못하였다. 다만 이때 가슴속에서 소용돌고있는 그의 복잡한 심리의 한구석에 얼음장처럼 차거운것이 생겨났는데 결국 산업국의 책임적인 직책에서 물러난것이 장군님의 의사와는 아무러한 관계가 없었던것이며 지어는 그이의 의사에 배반되는것이였다는 생각이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수 없었다.

최준걸은 후두두 떨리는 가슴을 진정하려고 어깨를 높이 들었다놓으며 긴숨을 내쉬였다.

《이미 지나간 일을 두고 내가 왜 이런 구구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지 그 의도를 동무가 똑똑히 알아야 하겠습니다.》 그이께서는 이때 너무나 지나친 긴장을 보이고있는 최준걸에게 다정하게 말씀하시였다. 《결국 그것은 동무가 우리를 믿지 못하기때문에 생겨난 하나의 비정상적인 사태인것입니다. 어째서 우리가 이렇게까지 말하게 되는가. 아마 동무는 우리가 처음 만나던 때를 지금도 기억하고있을것입니다. 그때 우리가 장시간 이야기를 나눈뒤에 손을 맞잡고 서로 힘을 합치고 서로 믿으면서 우리 같이 일합시다. 이렇게 첫 상봉의 결구가 지어졌던것을 동무는 기억하고있을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때의 언약을 지켜서 우리는 좋은일, 궂은일 또는 기쁜일 고통스러운일 가릴것 없이 서로 나누어야 하는것입니다. 그런데 동무는 일이 순조롭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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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위에서 계속)

그런데 동무는 일이 순조롭고 좋은일이 있을 때는 서로 알리고 그것을 함께 나누자고 했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달리 생각하고 행동하는 길로 나갔단말입니다. 이렇게 관계가 지어져서는 안됩니다.》

그이께서는 입가에 웃음을 지으시면서 최준걸을 다시 쳐다보시였다. 최준걸은 자기도 모르는사이에 어느덧 긴장을 풀고 그이의 말씀에 심취되여있었다.

앞상 한쪽에 놓였던 물잔을 들어 한모금 마시고나서 그이께서는 다시 말씀을 이으시였다.

《동무도 알겠지만 혁명이란 원래 간고하고 준엄하기마련입니다. 왜 그러냐하면 소수에서 시작되고 미약한것에서 출발해서 다수를 이기고 강대한것을 타승해야 하는것이 혁명이기때문입니다. 그런데 동지적의리가 그 관계의 밑바탕에 유쾌하고 성수가 나는 일만 놓아두기로 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것은 벌써 혁명이 아니며 더구나 동지적의리도 아닙니다. 보십시오. 우리의 앞길이 얼마나 험난한가. 3천리강토가 두동강이 났습니다. 계급적원쑤들은 우리의 내부에서 또 외부에서 우리를 공격합니다. 인민정권을 내오고 토지개혁을 했는데 그것은 모두 대내 대외의 원쑤와의 피어린 투쟁속에서 진행되였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조국을 통일해야 하고 이 땅에 인민의 락원을 건설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 피를 흘리는 국내전쟁도 있을수 있고 외래침략자와 판가리싸움을 할수도 있습니다. 자, 보시오. 사태는 이런데 누가 무어라고 했다고 해서 또 무슨 과오가 있다고 해서 이리 흔들리고 저리 흔들리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짬이 있는곳에 쐐기가 들어오기마련입니다. 우리가 서로 믿고 단결하자고 하는것은 그것이 어떤 치레거리인사이거나 외교적언사가 아닙니다. 우리의 의리는 생사고락을 같이하며 살아나가야 한다는 각오로 담보되여야 합니다.》

《장군님!》

눈물이 글썽해서 듣고있던 최준걸이 목메인 소리를 내면서 고개를 툭 떨구었다. 너무나도 날카롭고 준엄한 진리가 가슴속을 샅샅이 뒤져놓은것이다. 순간 눈앞이 뽀얗게 흐려지더니 하나의 환영이 앞으로 다가왔다.

그것은 만주 장춘의 교외에 자리잡았던 광물연구소앞마당에서였다. 머리를 항상 빤빤히 깎고다니는 재향군인 오장 사까이라는자가 검도채로 최준걸의 정수리를 내리쳤다. 불의에 타격을 받은 최준걸은 땅바닥에 쓰러지고말았다. 사까이는 최준걸의 목을 즈려밟고 항복하라고 다그었다. 무엇때문에 항복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따라서 항복한다는것이 어떻게 하는것인지도 몰랐다. 몇시간후에야 정신을 차렸는데 마당 한쪽 하수도도랑안에 던져져있었다. 후에 안 일이지만 대동아전쟁의 승리의 신심이 덜한 조선지식인은 매명당 이렇게 하나하나 항복을 받아내야 한다고 했다는것이다.…

최준걸은 몸을 떨었다. 환영에서 깨여나자 이마에서 땀이 쭉 흘렀다. 눈앞이 차차 개이자 장군님께서 의아한 시선으로 쳐다보고계신다는것을 알게 되였다. 그러자 금시 코마루가 저려나며 눈물이 쏟아졌다. 어째서 그런 엉뚱한 환상이 떠올랐는지 알수 없었다. 더구나 왜 그렇게도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는지도 알지 못하였다. 다만 그때 그는 온몸에서 마지막 한쪼각의 혐오와 어리석음마저 다 빠져나가면서 이름할수 없는 긍지와 보람이 흘러들고있다는것을 느끼였을뿐이였다.

《장군님! 뜻을 알겠습니다. 뼈속깊이 뜻을 새겨두겠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떨리였다. 하지만 그 말마디들마다에는 그의 심혼이 알차게 박혀있다는것을 알수 있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뜻하지 않게 이야기가 정도이상 심각하게 되였다고 보시였는지 《최동무!》하고 부르시고나서 부드럽게 말씀하시였다.

《저기를 좀 보시오.》 그이께서는 차창밖을 가리키시였다. 《다른때에도 이맘때면 저렇게 논밭에 사람이 많이 나왔습니까? 오늘이 4월 21일인데…》

《그렇지 않습니다. 아마 열흘내지 보름은 더 일찍 들일이 시작된것 같습니다. 토지를 받은 농민들이 봄을 앞당겼습니다.》

《그 말이 옳습니다. 언젠가 시집을 보니까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하고 눈물을 머금고 시인이 웨친것이 떠오릅니다. 인젠 우리 농민들이 빼앗겼던 봄을 되찾았습니다.》

계속해서 그이께서는 청진지구를 위시한 함북도의 산업형편을 물으시였다.

최준걸은 성의껏 준비한 실정보고를 올리였다. 1시간이상 보고를 올리고나서 다시 자기자리로 돌아온 최준걸은 앞서처럼 창턱에 팔굽을 올려놓고 흘러가는 외경을 바라보고있었다. 이때 그의 심정은 종창을 무자비하게 도려내는 대수술을 겪고난것처럼 아프기도 하고 통쾌하기도 하였으며 어데선가 불러일으키는 활력에 의해 온몸이 꿈틀꿈틀 뛰는것 같기도 하였다. 또한 그는 가느다란 바람결에도 함부로 흔들리던 단풍잎같은 불안과 공포가 가셔지고 안착되고 굳건한 자기자신을 볼수 있었다.

(그렇다. 나는 절대로 흔들리지 않을것이다. 누가 무엇이라고 하든 김일성장군님 한분만을 믿고 따를것이다. 오직 그분 한분만을 믿고 따를것이다. 오직 그이 한분만을! 이 각오와 의지만이 어떤 폭풍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기자신이 나갈 길을 찾을수 있으며 처음 손을 맞잡고 언약한것을 지켜내게 될것이다.)

그는 이때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있었다. 준엄한 진리를 처음 깨달은 기쁨과 그것을 지켜내야겠다는 엄숙한 감정이 가슴에서 넘쳐흐르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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