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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계승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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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8,475회 작성일 20-08-13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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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벽시계의 치차처럼 맞물린 집무실의 하루일과가 저물어가고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당중앙위원회 비서, 부장, 부부장협의회에 많은 시간을 바치시였다.

당사업을 더욱 개선하며 3대혁명을 힘있게 벌려 사회주의건설에서 새로운 앙양을 일으킬데 대한 문제를 가지고 장시간 말씀하시였고 그 다음에는 해당 일군에게 남조선인민들과 청년학생들의 반파쑈민주화투쟁이 고조되는 문제를 놓고 중요한 가르치심을 주시였다.

정무원책임일군을 만나시여서는 인민경제 모든 부문에서 수출을 먼저 하고 국내수요를 보장하는 원칙에서 생산을 지휘하며 6개년계획의 주요고지들을 점령하기 위한 투쟁에서 경제부문 일군들의 책임성과 역할을 높이는 문제를 거듭 강조하시였다.

날이 어두워서야 그이께서는 밀린 문건들을 빨리 보시고 여가시간을 내시였다.

하루사업의 긴박한 일정에 포함되여있지 않다 하여도 문건으로 상정되지 않아도 그이께서는 어느날이고 청년사업, 청년운동문제와 관련해서는 사색을 번지고 넘어가지 못하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푸른색송수화기를 들고 중앙사로청위원장을 찾으시였다.

젊은 서기의 당황하고 격동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중앙사로청위원장이 경제담당 부위원장과 돌격대부장을 데리고 청사의 아래층 회의실에서 평양시속도전청년돌격대 지휘관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있다는것이였다.

그이께서 찾아달라고 부탁하시기 바쁘게 서기는 송수화기를 놓고 덤벼쳤다.

널마루 깐 복도로 뛰여가는 발자국소리를 들으며 그이께서는 청년사업에 정력을 쏟고있는 림원국을 생각하시였다.

사로청지도일군들과 동맹원들속에 당의 유일적령도체계를 철저히 확립하기 위한 문제의 안건을 취급한 사로청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전국사로청일군대강습, 부문별 초급사로청일군들의 사업방법에 관한 방식상학과 경험교환회, 《광복의 천리길》답사행군, 토끼기르기와 《소년단림》, 《사로청림》조성과 같은 좋은일하기운동, 사로청일군들이 항일유격대식으로 배낭을 메고 내려가는 참신한 청년사업방법의 전개… 큼직큼직하게 꼽아보아도 중앙사로청위원회와 청년일군들의 사업에서는 근본적인 혁신이 일어났으며 사로청조직이 청년들의 생기발랄하고 전투적인 조직으로 자라나고있다는것을 확신하게 되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송수화기를 고쳐잡으시고 설계도면을 당겨보시였다. 각 도소재지에 지을 고등예술전문학교 표준설계도면이였다.

그이께서는 다른 송수화기를 드시고 당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책임일군에게 국가의 부담을 더는 방향에서 설계를 완성하라고 지시하시였다.

푸른색송수화기에서 여물고 청신한 림원국의 목소리가 울렸다. 몹시 미안해하고 감격어린 말소리였다. 층계를 두세개씩 단숨에 달려올라왔는지 숨이 차하는것이 알린다.

《위원장동무, 속도전청년돌격대지휘관들을 만나보니 어떻습니까?》

김정일동지께서는 열정에 넘친 림원국의 대답을 들으며 정기있는 그의 큰 눈과 담차고 사나이의지와 배심이 천성으로 새겨진듯싶은 꾹 다물린 입모습을 상기하시였다. 이 청년일군이 자기 사생활문제, 처녀문제는 어떻게 하고있는지…

그이께서는 얼마전에 차성규가 료해하여 올린 자료를 되새기시였다. 림원국이 사랑한 《로동청년》신문기자처녀는 뜻밖에도 진원삼선생의 딸이였다. 수옥이… 기계공장에 나가있던 연구사아바이에게 밥보자기를 싸들고오던 어린 중학생처녀애… 세상은 넓고도 좁다. 뒤늦게 안것이 유감스럽다. 그들의 사랑관계가 이미 깨여졌다지 않는가. 까닭은? 분명치 않다. 사유는 있는데 리해되지 않는다. 지성의 차이는 아닌것 같다. 수옥이쪽에서 더 외면하는것 같다. 아버지의 귀중한 공구강기술자료를 아낌없이 갖다주고 림원국의 친구인 화상입은 청년에게 피부를 떼주고… 마음이 고결하고 기사를 잘 쓰는 재능있는 처녀이다. 그런데 림원국이 중앙사로청위원장이 된 후에 처녀는 그를 멀리한다. 관직이나 사회적명예에 유혹되지 않는 자존심이 강한 처녀다. 원국에게 무슨 까닭이 있겠는데 차성규가 그의 애정비밀을 파헤쳐보지는 못했다. 중앙사로청위원장이 됐다고 처녀앞에서 우쭐대지는 않았는가? 아니면 심각하면서도 단순할지 모르는 오해로 해서인가? 사랑이란 강철보처럼 굳건하면서도 때로는 현악기의 가는 금선과 같이 예민한 감정선이여서 오해와 같은 튐성에 의해서도 끊어질수 있는것이다. 하지만 차성규의 견해는 두사람이 갈라진것이 확실하니 림원국에게 빨리 맞춤한 처녀를 골라주었으면 좋겠다는것이다. 판단과 대책이 너무 실무적이다.

《중앙사로청위원장동무, 내 동무에게 기쁜 소식을 알려주겠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림원국이 집무탁 맞은켠에 서있기나 하듯 미소를 지으시였다.

《수령님께서는 사로청에서 속도전청년돌격대를 크게 무어가지고 철도전기화공사와 새 철길을 건설하는 <충성의 선물운동>을 벌리려 한다는 보고를 받으시고 매우 만족해하시였습니다. 수령님께서는 사로청이 아주 좋은 일을 설계했다고 하시면서 청년들이 사회주의대건설전투에서 돌격대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교시하시였습니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 그것은 저희들 사로청의 성과가 아니라… 지도자동지께서…》

림원국은 감격에 목메여 말을 잇지 못했다.

《됐습니다. 위원장동무, 청년사업성과로써 수령님께 기쁨을 드립시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송수화기를 바꿔잡으며 호방스런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그래, 속도전청년돌격대를 뭇는 사업이 거의 끝나갑니까?》

《그렇습니다. 도사로청들에서는 좀 지체되지만 평양시는 오늘로 지휘관선발사업까지 끝냈습니다.》

《아주 빨리 했습니다.》

《전국의 사로청원들과 청년들이 한결같이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 몸소 무어주시는 영예로운 속도전청년돌격대에 받아줄것을 탄원했습니다. 속도전청년돌격대를 조직하는 사업으로 중앙사로청위원회와 초급단체에 이르기까지 전동맹이 끓어번지고있습니다.》

《좋은 일입니다. 그래 돌격대원선발사업을 끝내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도별로 구분대를 무어가지고 현지로 파견하겠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림원국의 힘있는 대답을 들으시고 잠시 생각에 잠기시였다.

《위원장동무, 그렇게 해서는 안됩니다. 속도전청년돌격대를 조직해서 파견하는 사업을 그저 실무적으로 해서는 의의가 없습니다. 이 사업을 사로청사업과 청년돌격대운동을 더욱 강화발전시키고 당창건 30돐을 맞는 올해를 새해벽두부터 혁명적대고조로 들끓게 하는 중요한 정치행사로 되게 해야 합니다. 청년돌격대를 무은 다음 그들을 평양에 불러다가 김일성광장에서 크게 충성의 궐기모임을 가지는것이 좋겠습니다. 궐기모임을 가진 다음에는 속도전청년돌격대원들이 모두 홰불을 지펴들고 평양시내를 행진하게 합시다. 그것을 신문과 방송에 크게 소개하여 수도 평양은 물론 온 나라가 혁명적분위기로 왁작 끓어번지게 해야 합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중앙사로청위원장의 격동에 넘친 대답을 들으시고는 행사진행방법과 준비사업을 가르쳐주시였다.

속도전청년돌격대원들에게 좋은 천으로 정복을 해주는 문제, 생활필수품과 숙식조건보장, 참관사업, 공연관람, 옥류관국수…

그이께서는 청년돌격대원들을 위해 일일이 마음쓰고 풀어주시였다.

그리고나서도 걱정이 내려가지 않으시여 송수화기를 놓지 못하시였다.

《위원장동무, 애로되는것이 더 없습니까?》

《없습니다.》

《내가 바빠 동무를 만날 기회가 드문데 서슴지 말고 제기하시오.》

《저… 한가지 말씀드린다면… 속도전청년돌격대원선발사업에서 제기되는 문제입니다. 생활이 건전하고 입당대상이 되는 핵심사로청원들과 청년들을 골라 뽑는다는걸 알면서 숱한 사로청원들이 출신과 가정환경, 과거경력을 가리지 않고 초급사로청조직을 찾아와 떼를 씁니다. 심지어 불량행위를 해서 법적제제를 받았던 사로청원도 속도전청년돌격대에 받아달라고 청원합니다.》

《이번에 청년돌격대에 받아들이는 청년들은 지휘관들을 좀 내놓고는 거의가 스무살안팎의 사로청원들이지요?》

《그렇습니다.》

《그 나이 청년들은 전쟁을 전후해서 태여났고 우리 조국땅에서 사회주의제도의 교육과 교양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그런것만큼 출신이나 가정환경, 과거경력을 따질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사로청원의 현행조직사상생활이 기본입니다. 당에 충실하겠다는 각오가 되여있고 사회주의대건설전투에 한몸 바치겠다는 정신이 좋으면 받아들여야 합니다. 제기된 불량청년은 어떤 동무입니까?》

《패싸움을 한 주모자로서 로동교양소에 들어가있다가 나온 청년입니다. 속도전청년돌격대에 받아달라고 도사로청에 세번씩이나 찾아와 성화를 먹였습니다.》

《그 청년의 이름이 뭡니까?》

《한창범이라고 합니다.》

《창범이가?! 로동교양소에서 나왔습니까?》

김정일동지께서는 기뻐하시였다. 귀밑머리가 희끗하고 주름살이 이마에 패인 도안전국장의 자책감에 젖고 죄스러워하던 침통한 얼굴이 떠오르고 한번도 만나보지 못했지만 필경 아버지를 닮았을 다부진 체격의 젊은이의 모습이 련상되시는것이였다. 그가 도안전국장의 아들이여서가 아니라 사회와 사로청조직과 부모가 끝내 그를 교양해내지 못한것이 심각하게 생각되시여 잊지 않고있던 청년이였다. 부모가 아무리 당에 충실하고 혁명에 공적을 쌓았다고 해도 결코 자식이 부모의 정신과 사상과 품성을 그대로 이어받지는 못한다. 후대는 선친의 피줄을 물려받아도 사상정신과 도덕은 유전되지 않는다는것을 웅변으로 보여주는 청년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중앙사로청위원장의 간단한 보고를 통해서 창범이가 로동교양소생활을 잘해 한달 먼저 나왔으나 도안전국장이 다음날로 아들을 원래 공장이 아니라 탄광에 가차없이 쫓아보냈다는것을 아시였다. 그가 속도전청년돌격대에 받아달라고 세번째로 도사로청에 찾아와서는 저녁 늦게까지 조르다가 끝내 거절당하자 절망에 싸여 밤중에 혼자 걸어서 먼 탄광에 떠나갔다는 말을 들으시고는 괴로와 송수화기를 드신채 한동안 말없이 창밖을 보기만 하시였다.

이윽고 그이께서는 갈린 소리로 물으시였다.

《중앙사로청위원장동무는 창범이문제를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도사로청위원장동무는 창범이를 몹시 동정해서 제기했는데… 저는 대담하게 입대시키자고 생각해보았지만 그러다 혹시 돌격대의 물을 흐려놓을가봐 걱정입니다.》

《그러니 믿기 어렵다는거구만. 본인의 희망이 그렇게 열렬한데도 청년일군들이 경계심을 풀지 못하고 동정이나 하는데 그칩니까. 나는 동무들이 로동교양소를 마치고나온 창범이를 아직도 불량청년으로 간주하는 그 견해가 편협하고 잘못되였다고 생각합니다. 창범이 아버지는 자식에 대한 혈연적인 사랑과 믿음이 탈대로 타서 재로 돼버렸습니다. 그는 아들교양을 체념한 사람입니다. 사회의 안전을 지켜야 할 책임적인 지위에 있는 일군으로서 자식에 대한 운명처리를 그렇게 하는것은 리해가 가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창범이의 정치적생명을 책임진 사로청조직은 그의 운명에 대해 보다 심사숙고하고 뜨겁게 대해야 합니다. 길을 잘못 든 청년이지만 과오를 뉘우치고 개준의 길에 들어서고싶어하는데 무엇때문에 지나온 과거를 문제시한단말입니까. 지난날은 백지화해야 합니다. 한창 혈기넘치고 자존심이 세고 무슨 일이나 하고싶어 분별을 잃기도 하는 청년들이… 수양을 쌓고 세계관을 세워나가는 청년들이니 잘못을 저지를수 있습니다. 잘못이 도를 넘어 나중에는 그가 사로청조직과 집단의 손길을 뿌리치고 범죄의 길에 굴러떨어져 처벌받았어도 다시 사회의 공민이 되고 사로청원이 되였으면 조금도 차별없이 사로청조직이 품어안아야 합니다. 로동교양소생활을 치르었는데도 지난날의 불량청년취급을 하면서 경계하고 랭대하면 그가 얼마나 좌절감에 싸여 고민하겠습니까. 사로청조직은 그런 청년의 사상적각오를 높이 봐야 하며 오늘을 중시하고 미래를 귀중히 여겨야 합니다. 자기가 비록 불량청년이였지만 속도전청년돌격대에 입대하여 자신을 단련하고 조국앞에 위훈을 세우겠다는 그 희망과 결의가 얼마나 소중한것입니까. 청년이 희망이 꺾어지고 미래가 없으면 그는 청춘이 아닙니다. 청춘들이 행복한것은 미래가 있기때문입니다. 우리 당은 미운 자식, 고운 자식이 따로 없이 훌륭한 앞날을 마련해주고싶어하는 어머니처럼 청년들 한사람한사람을 귀중히 여깁니다. 청년들의 미래는 조국과 민족의 장래이고 당의 운명입니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

중앙사로청위원장의 목소리는 흥분과 격동으로 떨리고있었다.

《사로청은… 친애하는 지도자동지의 령도를 받들고 조선의 모든 청년들을 한사람도 빠짐없이 위대한 수령님과 당에 끝없이 충실한 청년전위로 키우겠습니다. 우리 사로청은 지도자동지의 청년조직이고 지도자동지의 사상과 지시를 결사관철하는 근위대, 돌격대로 될것입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수화기의 진동판을 쩌렁쩌렁 울리는 중앙사로청위원장의 기백있는 목소리를 들으시고 만족해하시였다.

《원국동무, 내 한가지 물어볼가?…》

그이께서는 다정한 음성으로 말씀하시였다.

《진수옥이말이요… 내 차성규동무한테서 들었는데… 그 기자동무와의 관계를 어떻게 하려고 합니까?》

김정일동지께서는 대답을 못하고 당황해하는 림원국의 얼굴을 보는듯싶으시였다.

자신께서 다 알고있는것 같으니 급해하는것 같았다.

《저… 지도자동지… 그 동무하고는… 갈라졌습니다. 수옥동무는 며칠전에 평성에 내려갔습니다.》

《아주 말입니까?》

《예, 아버지를 모신다고…》

《수옥동무가 괴로워서… 자존심이 강한 처녀니 원국동무를 피해서 내려간것이 아닙니까?》

《…》

김정일동지께서는 림원국의 복잡한 심중을 헤아리며 한동안 말씀이 없으시였다.

《원국동무는 여전히 수옥이를 사랑하는것 같구만.》

《친애하는 지도자동지!… 사실… 그… 렇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림원국의 목메인 솔직한 대답에 빙긋이 웃으시였다.

《원국동무, 너무 괴로워마시오. 사랑의 번민은 청춘시절에 누구나 앓을수 있는 <병>입니다. 동무가 그렇게 열렬히 사랑하면 주저하지 말고 감정과 리성이 가리키는대로 행동해야 합니다. 사랑을 쟁취하는건 청년일군의 정열과 기백, 결단성에 관한 문제입니다.》

《지도자동지, 제 수옥동무를 찾아 평성에 가겠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저으기 안심되시여 송수화기를 바꿔잡으시였다.

《위원장동무, 난 우리 청년들에게서 발현되는 애정, 사랑의 감정을 몹시 중요시하고 신성하게 여깁니다. 청년들은 깨끗하고 순결한, 참다운 사랑의 감정을 품을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은 청년들에게 있어서 동무들과 집단, 사회와 조국을 사랑하는 감정과 피줄처럼 이어지는 고상하고 아름다운 감정세계입니다. 정신적충동으로 볼 때 사랑과 사업은 정열의 한 뿌리에서 자란 푸른 줄기일것입니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 귀중한 말씀을 일생 심장에 지니고 일해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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