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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수필] '김삿갓' 대본 작가가 말하는 반공세뇌의 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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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3,103회 작성일 20-07-2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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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수필] '김삿갓' 대본 작가가 말하는 반공세뇌의 주체

강산 (통일운동가)


나를 비롯하여 수많은 민중에게 반공으로 세뇌하고 조선은 사람이 살지 못할 곳으로 선전한 '김삿갓 북한방랑기' 라디오 방송 드라마의 대본을 쓴 작가는 누구였을까? 이 글을 쓰면서 인터넷으로 조금만 찾아보아도 그 답은 알 수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작가는 바로 이기명 전노사모 후원회장이라는 사실에 나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89년부터 오랫동안 진보측에서 노무현 전대통령 후원회장을 하였던 그가 바로 1964년부터 80년대 초에 이르기까지 김삿갓북한방랑기 초기의 대본을 썼다는 것이다.

그는 중앙정보부가 제공해주는 자료를 이용하여 반공 반북드라마 대본을 써왔으니 당연히 반공주의자로 살아야할 사람이 아닌가. 그런 그가 어떻게 민주화 진영에 발을 들여놓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1989년 인권변호사 시절의 노무현 전대통령과 인연을 맺고부터 민주화와 통일을 위하여 꾸준하게 활동해온 것이다.

그는 이명박 정권 이후에 민주화를 위하여 많은 글을 쓰고 활동해온 분이고 지금도 팩트티비 논설위원장으로 일하는 등 여전히 민주주의 회복과 통일을 위하여 여러 방면에서 행동하는 분이다. 이기명 씨가 의미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을 존중하는 까닭에 먼저 그분이 2005년 조선을 방문한 후 한겨레 신문과 인터뷰한 내용을 여기 옮겨보기로 한다.

…………………………………………………….


북한 방문한 ‘김삿갓 북한방랑기’ 작가 이기명씨

등록 :2005-09-02 19:52수정 :2005-09-02 19:52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1623.html#csidx43ae5c28cac5dce8c0d379c38774c72


이기명


“사람 못 살 곳으로 그렸던 것 죄송”

60년대 인기 라디오프로그램 <김삿갓 북한방랑기>의 작가였던 이기명(69) 전 노사모 후원회장이 최근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조용필 평양공연 공식참관단 자격으로 3박4일 동안 평양과 묘향산 등을 돌아보고 온 그는 무엇보다 북한 사람들의 당당하고 밝은 표정, 유연한 태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미제의 각을 뜨자’ ‘제국주의 앞잡이’ 등의 욕설에 가까운 표현은 찾아볼 수 없었고 전쟁광 같은 분위기도 전혀 느끼지 못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60~80년대엔 낮에 라디오를 틀면 매일 12시 55분 어김없이 ‘두만강 푸른물에…’를 배경곡으로 ‘어이타 북녘땅을 핏빛으로 물들였나’라는 시가 흘러나왔고 곧 김삿갓이 본 북한의 어두운 모습이 실감나게 펼쳐졌다. 반공을 국시로 삼았던 박정희 정권으로선 ‘북한 비판=남한 찬양’이었으므로 국책 차원에서 <김삿갓 방랑기>에 공을 들였다. 중앙정보부가 최근 북한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자료로 만들어 직접 공급했고 방송국에선 원고료도 듬뿍듬뿍 줬다. “20분 분량 드라마 원고료를 1회당 1500원씩 받던 시절에 5분짜리 <김삿갓…>은 그 두배씩 받았지.” 이 전회장은 “<김삿갓…>을 쓸 당시에도 ‘이건 아닌데…’ 생각하면서도 직업작가로서 돈을 벌기 위해 썼다”며 “북한을 내눈으로 직접 보니, 10여년 동안 <김삿갓…> 대본을 쓰면서 ‘사람이 살 수 없는 세상’으로 그렸던 것이 몹시 미안했다”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 이상 한겨레 신문 2005년 기사 ………………….



만일 이기명 씨가 지금의 개혁진영에서 활동하는 이기명씨가 아니고 아직도 저 매국노들의 밑에서 던져주는 푼돈을 받으며 반공세뇌에 앞장서고 있다면 그는 민중으로부터 돌팔매를 맞아야 한다. 그런 그가 젊은 시절의 잘못을 깨닫고 대다수 지식인들이 이명박 박근혜 정권 아래서 두려움에 입을 닫고 지낸 10여년 동안 남한의 민주주의와 통일을 위해서 언론인으로서의 사명을 감당해온 것은 너무도 다행한 일이다.


한때 반공세뇌에 앞장섰던 사람이지만 스스로 세뇌된 것을 깨고 새삶을 살아가는 이기명 씨의 발언을 통하여 온 민중을 반공으로 세뇌시킨 주체가 누구인지 살펴보기로 하자. 누가 무엇을 목적으로 온 민중에 사기를 친 것일까? 위에 옮긴 한겨레 신문의 기사에서 이기명 씨의 발언을 짚어보자.


“반공을 국시로 삼았던 박정희 정권으로선 ‘북한 비판=남한 찬양’이었으므로 국책 차원에서 <김삿갓 방랑기>에 공을 들였다. 중앙정보부가 최근 북한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자료로 만들어 직접 공급했고 방송국에선 원고료도 듬뿍듬뿍 줬다.”


위의 기사는 우리가 깊이 생각해보지 못한 많은 부분을 알려주고 있다.

박정희는 쿠데타를 성공한 이후 국가의 목적을 반공에 두었다. 군대를 동원하여 정권을 장악하고는 정당하지 못한 군사쿠데타에 대한 반대여론을 잠재우기 위하여 반공이라는 날선 칼을 빼어든 것이다. 당시 남한보다 인민들이 사회적으로 훨씬 많은 복지를 누렸고 경제적으로도 남한보다 훨씬 앞섰던 북에 대하여 온 민중에게 거짓으로 반공세뇌를 하는 것으로 군사정권에 대하여 아무 소리를 못하도록 만든 것이다. 그 일을 위하여 중앙정보부의 지휘아래 방송국에서 반공드라마들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당시 중앙정보부가 어디 방송국만 장악하고 있었을까. 모든 신문사도 장악하여 언론검열을 하면서 반공세뇌와 군사정부 찬양을 하도록 하였고, 또한 학교와 교과서를 통하여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반공세뇌교육을 끊임없이 해왔다. 한마디로 남한은 정부가 온 민중을 상대로 세상에서 가장 체계적이고도 악랄한 반공세뇌 사기를 친 것이고 그것은 국가보안법을 통하여 강제된 상태로 지금까지 그대로 이어져오고 있는 것이다.


이승만정권 이후 남한정부는 북에 대한 거짓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권의 유지를 위하여 간첩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중앙정보부의 후신인 국정원 또한 지난 몇 년 동안 자행해온 이 요상한 사건들은 우리 모두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지 않은가? 이기명 씨는 이미 국정원대선개입에 대하여 강하게 비판해왔는데 간첩조작에 대한 설명 또한 이기명 씨가 팩트 TV에서 한 발언의 후반부를 그대로 인용하여 옮겨본다.

………………………………….

【팩트TV】 이기명 논설위원장의 발언

…(전략) 조봉암, 그는 1959년 7월 30일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된 다음 날 처형됐다. 그는 52년 만에 간첩 누명을 벗었다. 그는 대법원 선고공판 최후변론에서 “내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라”고 했다. 과연 그의 죽음은 헛되지 않았을까. 부림사건도 같다.

국정원이 간첩을 만든 적나라한 예가 ‘수지 김 사건’이다. 1987년 1월 홍콩에서 수지 김은 남편에 의해 살해된다. 국가안전기획부(국정원)는 수지 김이 위장 결혼하여 남편을 북한으로 납치하려다 피살된 간첩으로 만들었다. 당시 안기부는 남편이 수지 김을 살해한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간첩으로 만들었고, 외무부도 안기부 요청에 따라 진실을 외면했다.

‘울릉도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7년간 옥살이를 한 이성희(86)씨는 38년 만에 간첩 누명을 벗었다. 천사처럼 순지무구한 시인 천상병도 동백림사건 연루자로 간첩 누명을 썼다.

20년 30년 만에 간첩누명을 벗는 죄인 아닌 죄인이 부지기수다. 사형을 당한 사람도 부지기수다. 조봉암을 비롯해 그 많은 죽은 날조간첩들이 이제 누명을 벗었다고 눈을 감을 수 있을까. 귀신에게 부탁해서라도 물어 봤으면 좋겠다.

-국정원이 존재하는 이유-

국정원의 존재이유는 간첩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안위를 위해서 간첩을 잡는데 있다. 사실 과거로 돌아가 보면 간첩을 만들어 내는데도 혁혁한 공을 세운 곳이 바로 중앙정보부(국정원 전신)다. 위에서 제시한 사례들로서도 충분히 증명이 된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이제는 증거를 날조해서 간첩을 생산해 내는 야만은 없어진 줄 알았다. 아니 당연히 사라져야 할 죄악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어디에 숨어 있다가 살아 난 망령인가. 누가 이들 귀신을 불러냈단 말인가.

유우성은 간첩으로 만들어졌다. 날조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입이 딱 벌어질 일들이 속출한다. 친 여동생을 고문 협박해서 오빠가 간첩이라는 허위자백을 받아낸다. 천륜을 짓밟아 버리는 것이다. 억지 자백이라며 오빠는 간첩이 아니라고 해도 검찰은 이를 무시한다.

가짜 관인이 등장한다. 남의 나라인 중국의 관인이다. 중국 국적의 조선족이 국정원 협조자로 등장한다. 외교관인 영사 직함의 국정원 직원이 출입경 가짜 서류를 만들어 간첩 만드는 증거로 재판부에 제출했다. 헌데 아뿔사 관인이 다르다. 격식도 다르다. 그냥 통과될 줄로 알았는데 세상이 그렇게 어수룩하지 않았다. 천주교 정의평화 위원회는 검사와 국정원 직원을 고소했다. 그들이 고발당한 죄목은 국가보안법상 증거 날조·은닉죄다. 보안법 관련 조항을 그대로 인용해 보자.

제12조(무고, 날조)

①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이 법의 죄에 대하여 무고 또는 위증을 하거나 증거를 날조·인멸·은닉한 자는 그 각 조에 정한 형에 처한다.


②범죄수사 또는 정보의 직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이나 이를 보조하는 자, 또는 이를 지휘하는 자가 직권을 남용, 제1항의 행위를 한 때에도 제1항의 형과 같다. 다만, 그 법정형의 최저가 2년 미만일 때에는 이를 2년으로 한다.”

보안법 위반 사건에서 증거를 날조은닉하면 사실상 간첩과 같은 엄벌에 처할 정도로 추상같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조항으로 처벌을 받은 정보기관 수사관이나 검사는 단 한 명도 없다. 두고 볼 일이다.

………… 이상 이기명 씨의 팩트TV에서의 발언.............


이렇게 반공세뇌는 정권과 중앙정보부가 앞장서서 온 민중을 속이고 위협하고 협박하고 죽이기까지 하면서 지속적으로 진행해왔고, 그 뒤에는 국가보안법이라는 악법을 제마음대로 악용하면서 민중을 억압하였다. 한마디로 사람이 사람답게 생각하며 살지 못하고 반공의식의 노예가 되어 그들이 알려주는대로 믿으라며 강요하였고, 민중이 거기서 조금만 벗어나면 종북이나 빨갱이로 몰아 탄압한 것이다. 민족적으로 이 얼마나 크나큰 비극인가?

지금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지 3년이 되었지만 반공세뇌의 주체는 여전히 정권과 국정원이며 국가보안법 또한 여전히 그대로다. 근래에 다수당이 된 민주당은 언제든지 국가보안법을 철폐할 수 있지만 실행에 옮길 의지가 없어보인다. 민중의 촛불로 일어선 현정권이지만 지난 70여년 동안의 반공세뇌는 정권과 국회의원들 대다수마저 반공으로 세뇌시켰다. 반공인사들만이 정치인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이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지금이 아니면 저 국가보안법을 철폐시킬 기회는 영영 오지 않을 수도 있다. 반공세뇌에서 먼저 깨어난 의식있는 민중이 결집하여 국가보안법 철폐에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너무도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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