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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전장의 행운아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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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6,070회 작성일 20-08-30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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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장

명 령

7

전선을 넘은 때로부터 이틀이 지나갔다. 적후에서는 하루가 열흘맞잡이다. 적의 고위급장교를 홀칠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도로를 감시했으나 걸려드는 놈이 없었다. 맞다드는 놈들은 쓸모없는 괴뢰군장교들이고 드물게 만나는 미군장교들은 부스레기들뿐이였다.

온 하루 적들의 류동상태를 감시한 결과를 놓고 학문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도로에는 괴뢰군놈들의 대렬차들이 분주히 오가는데 미군의 차량은 거의 볼수가 없었다. 최고사령부의 의도대로 가치있는 혀를 잡자면 반드시 괴뢰군따위가 아니라 미군고급장교를 사로잡아야 하였다.

분명 미군놈들은 괴뢰군을 전방에 내세우고 그뒤에서 움직일것이다. 그러면?!…

정영모의 말을 들어봐도 결과는 뻔했다. 미군놈들은 괴뢰군놈들을 방패막이로 내세우고 그뒤에서 음모를 꾸미는것이였다.

그렇다면?!…

적의 종심으로 더 깊이 들어가야 한다! 좋기는 적의 사단지휘부에 접근하는것이다. 24사단장 띤이 포로된것을 모를리 없는 놈들은 머리를 함부로 내놓고다니지 않을것이고 나다닌다 해도 그 호위가 이만저만하지 않을것이다.

학문은 정찰병들을 모이게 했다. 단호한 결심이 그의 날카로운 눈빛에 어려있었다.

《동무들! 적후에 들어온것은 임무수행의 첫걸음에 지나지 않소. 적후에 들어온 후 우린 아직 높은 급의 미군장교들을 보지도 못했소. 범을 잡자면 범굴에 가랬다고 적사단지휘부의 턱밑에 접근해야 큰놈을 잡을수 있소. 나는 미25사지휘부가 있는 마산쪽으로 바싹 접근하자는거요.》

누구도 선듯 대답을 하지 못했다. 학문의 말은 옳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안다면 쉽게 결심할수 없는것이였다.

마산지역은 철저히 봉쇄된 적들의 아성이다. 적들이 낌새만 채면 그땐 빠져나올수 없는 함정에 드는것으로 된다. 그속에 뛰여들자는것이다.

라동수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마산쪽은 적들이 몰켜있어 행동에 많은 구애를 받겠는데…》

《물론이요. 그러나 은밀하게 행동하면 임무를 성과적으로 수행할수 있소.》

《아무리 은밀하게 움직인다고 해도 결국은 적들의 삼엄한 경계를 헤치면서 행동해야 하겠는데 조우전을 피할수 있겠습니까?》

그 말은 전투가 두려워서 한것이 아니였다. 임무수행에 착수하기 전부터 적들에게 발견되면 쫓겨다니느라 볼장도 못 보고 희생만 내게 될것이 우려된것이였다.

《동무들! 부대를 떠날 때 다진 선서를 잊지 맙시다. 우리에게는 마지막 한사람이 남아도 최고사령부의 명령을 제시간에 무조건 수행해야 할 의무밖에 없지 않소.》

《그렇습니다.》

《모험이라 해도 뚫고 들어갑시다!》

모두들 비장한 얼굴이였다.

《시간이 없소. 날이 밝기 전에 자리를 뜹시다.》

그들은 숲속길을 타고 다시 강행군하여 마산쪽으로 전진해갔다. 마침내 진동―함안―마산도로가 나타났다. 적들의 차들이 빈번히 왕래하는 자동차길이였다.

지도에서 확인해보니 그 지점은 미25사지휘부가 있는 마산에서 불과 시오리밖에 안되는 곳이였다.

적들의 눈에 뜨이지 않도록 은페하고 도로를 감시하여 주변의 적정과 미군장교들이 탄 승용차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시간부터 알아내야 했다.

학문은 도로옆의 산봉우리 남쪽경사면에 이르러 주변을 살펴보았다. 마산이 코앞이여서 라동수가 걱정했던바대로 어디에나 적이 있었다. 바로 산아래에는 적의 포진지가 전개되였는데 다행인것은 하도 깊은 종심이여서 산개한 보병놈들이 없는것이였다. 포병놈들은 포진지주변에서 맴돌지만 보병놈들은 여기저기 마구 싸다니는 족속들이기때문에 그놈들이 주둔하고있으면 우연히 로출될수도 있는것이다.

(괜찮아. 이런 종심에 깊숙이 들어와 큰길을 낀 곳을 지켜야 큰고기를 잡을수 있지. 포진지옆이면 장교놈들이 마음놓고 나다닐수 있지 않는가. 날이 밝기 전에 감시소를 차지해야 한다.)

학문은 정찰병들을 수림속에 은페시키고 세명만 데리고 도로가 손에 잡힐듯 내려다보이는 산기슭으로 내려갔다. 도로 삼각점인 야산기슭의 바위옆 수풀속에 자리잡은 다음 감시방향을 정하고 마산쪽을 주시했다.

이른새벽이여서 적들의 왕래는 없었다.

키높은 나무가지우에서 부엉이가 날아올랐다.

아침이 되자 적의 자동차들이 드문드문 오가기 시작하더니 점심때에는 다시 조용해졌다.

무더운 여름철에 한자리에 엎디여있으려니 헐치 않았다. 수풀속에서는 후더운 습기가 풍겨올랐고 개미나 풀메뚜기따위들이 옷깃안에 기여들어 괴롭혔다.

포진지옆에 있는 천막에서 포병놈들이 점심을 먹느라 법석거렸다. 점심시간이 지나자 자동차들이 분주히 오고갔다. 저녁해가 지자 점차 그 대수가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밤이 되여서는 거의 없었다.

감시결과 결심을 세울수 있었다.

《철수!》

저녁어스름이 깃들자 학문은 산봉우리로 올라갔다. 수림속에서 지루한 시간을 보내던 대원들은 지시없이도 한자리에 모여들었다. 이쯤되면 의례히 전투계획이 발표되리라는것을 알고있는 그들이였다.

《나의 결심을 말하겠소.》 학문은 마음속에 무르익힌 결심을 털어놓았다. 《첫째, 매복은 밤에 하고 습격은 대낮에 한다. 왜냐면 야간엔 다니는 차도, 적병도 없기때문이요. 제일 좋기는 점심시간인데 이때는 적들이 점심밥을 먹기때문에 자동차가 이따금 한대씩 다니거던.

둘째, 적을 습격포로한 다음 만약 발견되여 추격을 받게 되면 모두가 남쪽산발을 타고 신속히 철수해야 하겠소. 제1집결장소는 박새골, 제2집결장소는 락타골의 빈 절간. 이상이요.》

정찰병들은 어안이 벙벙해서 학문을 바라보았다. 대낮에 습격하자는 대담한 안도 놀라왔지만 남쪽이 더 깊은 적후인데 그쪽으로 빠지자고 하니 그럴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안창항의 말에 모두의 의문이 풀렸다.

《옳습니다. 북쪽엔 적의 배치가 조밀해서 빠져나가기 어렵지요. 적들은 우리가 제놈들의 종심으로 철수하리라곤 생각 못할겁니다.》

임무수립은 간단히 끝났다. 정찰병들은 큰 대사나 치르게 된것처럼 성수들이 나서 분담받은 일에 달라붙었다.

자정이 지났을 때 리학문은 매복조를 데리고 도로로 내려갔다. 도로삼각점을 중심으로 7개의 매복호를 팠다. 총창으로 굳은 흙을 뚜지고 손으로 퍼내여 웅크리고앉을만큼 한 웅뎅이를 파낸 다음 풀을 똬리처럼 틀어엮어서 덮개를 만들었다.

매복장소에서 각각 100m가량 되는 곳에는 경계초가 배치되였다. 경계초와의 신호는 전화선을 늘이고 그것을 잡아채는것으로 약속했다.

엄호조는 산봉우리 남쪽비탈면의 수림속에서 행동조의 철수를 보장하게 되여있었다.

일단 모든 준비가 끝난것은 새벽 4시였다.

학문은 매복호안에 들어가앉았다.

시간은 굼벵이가 기여가듯 더디게 흘렀다.

아침이 푸름푸름 밝아오고있었다. 가불가불 조을던 뭇별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시꺼멓게 죽은듯 하던 푸른 산림이 푸릿푸릿 살아났다. 아침노을빛에 산천이 곱게 물들고 푸른 하늘에 새들이 날아옜다.

날이 환히 밝자 자동차들이 먼지를 일구며 지나다니기 시작했다. 학문은 머리우에 올려놓은 풀숭구리짬으로 도로쪽을 내다보았다. 도로는 파편쪼각들이 나딩굴고 헌 다이야짝들이 널리여 스산했다. 시간이 갈수록 자동차들의 왕래가 잦아지더니 이제는 련속 꼬리를 물고 오고간다.

(큼직한 놈이 걸려야겠는데…)

점심시간이 가까와오도록 별로 눈에 걸려드는 대상이 없었다. 먼지를 잔뜩 피워올리며 자동차들이 여전히 분주스럽게 오고갔으나 시르죽은 사병놈들을 한가득 태운 화물차가 아니면 전선에서 얻어맞은 패잔병들을 실은 위생차 같은것이였다.

숨이 컥컥 막히는 무더위, 오금이 저리고 쏘는 모진 괴로움… 나무그늘밑에 가만히 앉아있어도 숨이 콱콱 막히고 물땀이 흐를 찌는듯 한 8월의 한낮에 땅속에 쪼그리고앉아서 옴짝을 못하니 참아내기가 어려웠다.

군복은 땀에 푹 젖었다.

(이제 점심때쯤 되면 소득이 있겠지.)

예견했던대로 점심시간이 되자 자동차들의 왕래가 뜨음해졌다.

시간은 초조하게 흘러갔다.

그때 손에 감아쥐였던 전화선을 통해 신호가 왔다. 마산쪽경계초에서 라동수가 보내는 신호였다. 순간 전신이 쩌릿해지는 쾌감이 들었다. 간단한 그 신호에는 많은 뜻이 깃들어있었다. 나타난것이 큼직한 놈이라는 뜻이고 뒤따르는 차나 적이 없어 습격하기에 알맞춤한 대상이라는 뜻이였다.

멀리 마산쪽에서 먼지를 말아올리며 질주해오는 스리쿼타가 보였다. 뒤따르는 차는 없었다. 가까이 다가오기를 기다려 풍을 벗겨버린 차우를 살펴보니 운전사옆에 앉은 몸집이 꽤 실한 미군장교가 보였다. 뒤좌석에 앉은 두놈중에 한놈은 동양인이였다.

차는 잠간새에 삼각점에 이르렀다. 순간을 놓칠세라 학문은 풀위장을 제쳐버리며 벌떡 일어섰다.

놈들은 정찰병들이 코앞의 땅속에서 불쑥불쑥 솟아오르자 너무도 뜻밖이여서 경악하여 비명을 질렀다.

땅! 학문의 권총에서 날아간 총알은 면바로 운전사의 이마빡을 명중했다.

삐 삐이익― 저승에 가는 순간에도 운전사놈이 제동판을 밟았는지 아츠러운 제동덧판 긁히는 소리가 들렸으나 차는 달려오던 속도로 산탁에 대가리를 처박았다. 차로 달려가보니 타고있던 4명중 운전사와 부관은 즉사했는데 다른 두놈은 의자밑에 머리를 처박고 엉뎅이를 쳐든채 신음소리를 내고있었다. 숨이 붙어있는 두놈을 자루속에 넣어메고 지체없이 산으로 올리뛰기 시작하였다.

눈깜짝할새에 벌어진 일이였다. 천막안에서 점심밥을 먹던 포병놈들은 총소리가 나자 웬일인가 하여 밥그릇을 든채로 밖에 몰려나와 이쪽을 바라보았다. 처음엔 무슨 영문인지 몰라서 눈만 뜨부럭거리다가 정찰병들이 산으로 철수하는것을 보고서야 비로소 제정신이 들어서 소리소리 질렀다.

《피플즈 아미 어 스카울!》(인민군대정찰병이다!)

《홀트 오―아일 슈―트!》(서라! 쏜다!)

총을 찾아든 몇놈이 사격하며 추격해왔다. 쫓아오는 놈들이 점점 많아졌다. 엄호조가 냅다 사격하자 일순 주저앉았던 놈들은 장교들이 권총을 휘두르며 내모는 바람에 다시 따라오기 시작했다. 정찰병들은 교호식으로 엄호하며 산발을 타고 남쪽으로 달렸다.

《부과장동지! 우리가 놈들을 유인하겠습니다.》

안창항이가 카빈총을 쏘아대며 남쪽방향으로 달려갔다. 놈들은 우야― 그쪽으로 몰려갔다.

크고작은 산을 몇개나 넘었는지 기억할수 없었다.

학문은 김동호가 둘러멘 마대를 빼앗아메였다. 다른 마대는 라동수가 메였는데 두번째 산골짜기에서 헤여진 후 어디로 갔는지 알수 없었다.

놈들을 따돌리고 박새골에 이르렀을 때는 해가 질무렵이였다. 죽을둥살둥 모르고 추격해오던 놈들은 날이 어둡기 시작해서야 단념하고 물러앉아버렸다. 산골짜기를 들었다놓던 총소리가 뜸해지더니 아예 사라져버렸다.

수풀속에 숨어 주변을 살폈으나 적들을 유인해간 라동수네도 안창항이네도 도착하지 않았다.

(어떻게 할것인가?!)

학문은 손목시계를 들여다보았다. 밤 10시였다. 임무수행시간은 이제 두시간 남았다. 시간이 없었다. 더 늦기 전에 제2집결장소로 가야 했다. 학문은 정영모를 그곳에 떨궈두고 락타골의 빈 절간으로 달려갔다.

절간은 나무들이 울창한 산속에 있었다. 학문의 발자욱소리를 듣고 빈 절간에서 제일먼저 튀여나온것은 김룡조였다. 뒤따라 라동수도 안창항이도 달려나왔다.

《이 사람들 벌써 와있었구만. 모두들 날쌘데, 엉?》

정찰병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돌아가기도 하고 볼을 마주비비기도 했다. 살아서 만난것이 기뻐서 웃고 오가는 말마디들이 우스워서 또 웃어댔다.

생사를 판가름하는 적후에서처럼 전우의 귀중함을 뜨겁게 느낄 때는 없다. 이런 때는 마음속 깊은 구석에 자신도 모르게 실오리마냥 가늘게 남아있던 가식과 허위의 그림자들이 질겁하여 멀리로 꼬리를 사린다. 이런 나날에 정찰병들의 마음은 깨끗이 다듬어지고 정화된다.

하지만 긴박한 시간은 그런 기분에 오래 빠져드는것을 허용치 않았다. 학문은 빈방에 놈들을 풀어놓으라고 명령했다.

한놈은 미군대좌였고 다른 한놈은 견장없는 군복을 입은 조선사람이였다. 놈들은 얼혼이 나가 눈만 뜨부럭거리며 뻗어있었다.

라동수가 입을 쩝쩝거리며 견장없는 놈의 엉뎅이를 걷어찼다.

《에이, 이놈은 괜히 업어오느라 쓸데없는 고생만 했군.》

그놈은 관청 서사노릇이나 해먹기에 똑 맞춤해보였는데 약삭바르기 그지없었다. 놈은 벌떡 일어나 동수의 바지가랭이에 매달렸다.

《제발, 제발 날 죽이지 말아주십시오. 난 통역관입니다.》

미군장교는 혀로 쓸만 해서 힘들여 메고왔으나 아무런 쓸모도 없는 자기까지 잡아온것을 후회하는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꺽 알아차린것이였다. 가치가 없으면 곧 처리해버릴것이 뻔한것이다.

《통역관이라? 해먹을짓거리가 없어서 미국놈의 혀바닥노릇을 해먹어?》

《어쩌겠습니까. 전 원래 부산사도학교 영어교원으로 있었는데 강제로 징모됐습니다. 이 장교님은 25사단지휘부 작전장교 팍크대좌입니다. 제가 통역해드리지요.》

리학문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마침이였다. 적들이 정찰대의 행동을 눈치채고 사방에서 눈을 밝히는 조건에서 혀를 전선너머 부대로 날라가는것이 걱정거리였는데 통역관까지 사로잡은것은 큰 리득이 아닐수 없었다. 아예 여기서 정보를 빼내여 보고할수 있게 되였다.

《그럼 미25사와 기타 부대들의 내부정형과 앞으로의 움직임에 대해 진술하라고 하라.》

《예, 예.》

통역관은 머리를 연신 조아리고나서 미군장교를 향해 영어로 수설거렸다. 통역을 통해 학문의 말뜻을 깨달은 팍크는 비웃음을 짓더니 뭐라고 한참이나 쑹얼거렸다.

《대좌님은 제네바협정에 대해 말합니다. 제네바협정에는 포로에게 고향, 친우, 친척만 묻게 되여있지 군사기밀에 대해선 물을수 없게 되여있다, 나는 포로되였다, 때문에 포로대우를 요구한다, 이럽니다.》

학문은 기가 막혔으나 침착성을 잃지 않았다.

《그럼 다시 옮겨라. 우리가 너를 생포한 목적은 전선에 배치된 미군부대들의 대호와 상태, 배치구역과 작전기도를 알려는데 있다. 국제법에 대해 말한다면 네놈들처럼 국제법을 란폭하게 짓밟는 강도들은 세상에 없다, 우리 나라를 침략한 전쟁행위는 국제법에 맞는가? 우린 국제법을 알기 전에 강도를 다룰줄 안다.》

통역놈이 쑤얼쑤얼하는 사이에 학문은 시퍼런 단검을 앞에 꺼내놓았다. 그리고는 팍크를 면바로 쏘아보았다.

대좌놈의 낯색이 홱 변했다. 하얗게 질리더니 나중에는 시커멓게 죽어들었다.

《말하겠소, 다 말하겠소. 그 값으로 나를 살려주겠다는걸 담보하시오. 간절히 청원합니다. 포로수용소에 보내주시오.》

《우린 빈말할줄 모른다.》

팍크의 정보는 매우 가치있는것이였다. 그는 《킨작전》의 한고리로 되는 함안공격명령을 가지고 독립29련대로 가던 길이였다. 킨사단장의 명령으로 거기서 직접 공격전투를 조직해야 했던것이다.

《킨작전》에 참가한 부대들의 배치상태와 무력장비상태, 협동작전의 구체적인 내용들은 부대의 작전에 매우 중요한것들이였다.

학문은 손목시계를 들여다보았다. 12시 5분전이였다.

《무선수!》

차용대와 김룡조는 벌써 무선기를 전개하고 대기중이였다.

전파가 날기 시작했다.

멸악산 앞

혀를 통하여 입수한 적정은 다음과 같다.

마산―진동지구에서 놈들은 《킨작전》을 기도하고있다. 마산―진동―함안지구를 《킨지대》로 설정하고 마산정면에 미25사단 29독립련대 2개 대대와 87중땅크대대, 25사에 배속된 5독립련대, 림시 1해병려단이 집결하였음. 그중 진동에 독립29련대와 25사관하 24보병련대 2개 대대, 포병 2개 대대, 미1기갑사단의 땅크 30대 집결하고 창원과 마산에는 1해병대를 배치하였다. 24시간이내에 감행될 미군 독립29련대의 함안공격작전이 예정되여있다.

참매

차용대가 귀수화기를 벗어들고 학문을 불렀다.

《부과장동지!》

그의 눈가에서 맑은것이 반짝이는것을 학문은 보았다.

《동무들! 우리는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주신 명령을 수행했소!》

그는 감격에 떨리는 소리로 나직이 부르짖었다.

《만세!》

《만세―에!》

정찰병들은 손에 손을 마주잡고 돌아갔다. 가슴이 후련하게 소리내여 웨칠수 없는것이 유감이였다. 서로서로 가슴들을 비벼대며 소리를 죽여 환호성을 올렸다.

정각 0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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