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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전장의 행운아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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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4,157회 작성일 20-09-1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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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 장

영 웅

2

 

《전 남해안에서 나서자라 그런지 이북의 기후는 영 몸에 맞지 않습니다. 벌써 이렇게 춥거덩요.》

상당마을쪽에 배치된 수색대 1중대를 돌아보고 오는 길에 배달환이 목을 움츠리며 하는 넉두리였다. 아닌게아니라 풍도 없는 찌프차를 타고 꼭두새벽에 떠났다가 해가 퍼지기 전에 돌아오는 길은 으쓸했다.

찬서리가 내린 산촌은 미구에 닥쳐올 준엄한 겨울을 예감한듯 공포에 질려 누워있었다. 산골 막바지 돌배나무에 외롭게 달려있던 마지막 돌배알도 골바닥에 떨어져 딩굴고 산발을 온통 물들이던 단풍도 락엽이 되여 마가을 하늬바람에 흩날려 길가에까지 와슬렁와슬렁 굴러내렸다.

배달환과 달리 옆좌석에 앉은 제임스는 맞바람에 남달리 긴 턱을 쑥 내밀고 어깨를 으쓱거렸다.

《노, 당신 안할 소리를 합네다. 이쯤한 추위를 타내서야 되겠삽네까, 으흐흐… 당신 우리 미국이 얼마나 살기가 좋은 곳인지 알아야 합네다. 기후 좋고 땅 좋고… 알라스카를 제외한 땅은 어디 가나 속옷바람으로 나다녀도 사철 춥지 않삽네다. 헌데 우리 미국이 왜 이런 척박하고 추위가 땅을 얼구는 불모지를 버리지 않는것이겠삽네까?

에― 그건 우리 미국인들의 선량하고 동정심많은 특질을 말해주는것입네다. 바로 당신들, 한국인들을 위해서 이런 사람 못살 땅에까지 와서 피흘리는겁네다.》

언제부터인지 제임스는 배달환을 군사칭호나 직급이 아니라 당신이라고 부르기를 좋아했다. 달환은 그것을 친절감의 표시로 받아들였다. 그럴수록 그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더 왼심을 쓰게 되는것이였다.

《과시 미국은… 정말 미국어른들을 우리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영원히 잊지 않을것입니다. 이제 전쟁이 끝나면 워커장군이나 킨각하뿐아니라 제임스고문관님의 동상도 세워야 할것입니다. 그러면 고문관님의 성함은 우리 국민들의 마음속에 영세불후할것입니다.》

《그렇삽네까? 아하하…》

이미전에 휴가승인을 받고 본국으로 떠나게 되여있었으나 《크리스마스총공세》가 시작되자 치부와 영달의 기회를 놓칠것만 같아 지금껏 미루고있는 제임스는 요즘 어느때보다 기분이 둥 떴다.

그는 연송 쾌재를 질렀다.

《오케이! 오케이! 그런데 일전에 내가 준 임무는?》

《예, 똘똘하고 수완있는 장교들을 선발해서 각지 〈치안대〉들을 장악하게 했구 인민군부대들이 지나다닐수 있는 요점들에 배치했습니다. 이제 꼭 큰고기들이 걸려들것입니다. 문암리를 비롯한 여러 지역들에 특별히 품넣어 함정을 만들었거덩요. 전 고문관님의 선견지명과 지략에 탄복합니다.》

《좋삽네다. 아주 오케이입네다.》

만전을 기하고있는 수색대를 돌아보고 기분이 좋은데다가 배달환이 극구 올리추는 바람에 사기가 오를대로 오른 제임스는 휘파람까지 불어댔다.

찌프차가 사단지휘부뜨락에 들어섰을 때 직일장교가 게사니걸음으로 뛰여나와 맞이하며 싯누런 이발이 다 드러나도록 웃었다.

《사단장님! 숨어있던 인민군군관을 생포했습니다.》

배달환은 그가 무슨 말을 한것인지 선뜻 믿어지지가 않아서 되물었다.

《뭘? 뭐라구? 다시 말해봐!》

《인민군군관을 사로잡았습니다. 중좌입니다. 산속에 있는 외따른 산전막에서… 수색대 3중대가 발견했습니다.》

《그렇다?! 좋삽네다. 아주 좋삽네다. 어디 가봅세다, 어떤 작자인지.》

웬일인가 하여 파랑눈을 굴리던 제임스는 어깨에 걸친 군용외투를 추슬러올리며 제먼저 왁새걸음으로 앞장에 섰다. 그의 옆에 바싹 붙은 배달환은 직일장교가 안내해주는대로 짧은 다리를 부지런히 놀렸다.

《여기 이 방입니다.》

《빨갱이》들의 군인민위원회가 들어있었다는 2층건물의 지하실이였다. 헌병이 열어주는 문을 넘어 곰팡이내가 물씬 풍기는 방에 들어서니 작달막한 키에 중성 두알을 어깨우에 얹은 사나이가 무표정한 얼굴로 그들을 마주보고있었다.

《흠, 인민군대에서 중좌이면 작지 않은 인물인데… 어디 이야기를 들어봅세다.》

제임스가 턱짓하자 배달환이 나서서 묻기 시작했다.

《중좌, 나는 당신이 현명하게 처신하기를 바라오. 그래 소속은?》

허찬은 입을 꾹 다물고 남포등의 불빛이 너울거리는 천정을 바라보았다. 후회와 절망, 회오와 자책으로 혼탁된 생각이 머리를 꽈악 채우고있었다.

(어디서부터, 과연 어디서부터 이 불운의 자욱이 시작된것인가?)

조국에 돌아와 조선인민군 군관의 별을 어깨우에 얹을 때 그는 불우하지 않았다. 왜놈의 징병에 걸려 타향만리로 끌려갔다가 총알받이가 되여 고국땅에 돌아오지도 못하고 이역의 한줌 흙으로 되여버린 무수한 동료들에 비하면 그는 행운아였다.

(그런데 과연 언제부터 행운이 나를 배반했던가?)

그의 눈앞에는 남진의 길과 함께 후퇴의 즐펀한 로정이 삼삼히 밟혀왔다.

권녕신이네와 만나 북으로 행군하여 장풍을 통과한 그들은 평산방향으로 가다가 결코 큰길만 따라서는 갈수 없음을 알게 되였다. 하여 신계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하루하루 추워오는 마가을, 한밤 자고나면 홑옷우에 흰서리가 하얗게 피여있군 하였다.

고생고생하며 행군해가던 어느날 그들은 토산지경에 속하는 어느 한 깊은 골짜기에서 산전막을 발견했다. 막은 그리 높지 않은 절벽밑에 묘하게 자라잡았는데 바위짬에 뿌리박고 척 드리워자란 소나무들에 가리워 멀리서는 잘 보이지도 않았다.

의지할수 있는것이 눈에 띄우자 허찬은 위장의 아픔을 심하게 느꼈다. 막 쓰려나고 올각질이 났다.

《안되겠소, 이렇게 가다간…》 허찬은 복부를 그러안고 신음소리를 흘리면서 하소했다. 《용서하우. 난 더 못가겠소.》

《그럼 어떻게 하겠다는거예요?》

《어찌겠소. 난 본시 환자요. 위궤양이 또 말썽이군. 이번엔 위출혈인것 같소. 저 산전막에서 안정한 후에 떠나겠으니 동무들은 먼저 가오.》

《그렇겐 못해요.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아야 해요.》

《아니 아니, 나 하나때문에 모두가 갈길을 지체해서야 되겠소. 어서 가오. 어서!》

이렇게 되여 허찬이 혼자 떨어지고 다른 사람들은 행군을 계속하였다.

그때 그는 자기의 행동이 일행모두를 위한 헌신이라고 생각했다. 전쟁전부터 신통치 못하던 위장이 후퇴길의 험식과 굶주림에 끝내 이겨내지 못했다. 아프기도 하고 먹을수도 없는 건강상태에서 일행과 함께 행군을 계속한다는것은 그에게 있어서 참을수 없는 고통이였다.

《왜? 우리가 미덥지 못합니까? 우린 절대로 동지를 버리고 갈수 없어요. 자, 내가 부축해드리겠어요!》

권녕신이 들이대는 어깨를 그는 가볍게 밀어버렸다.

《아니, 이렇게 가다가는 동무들뿐만아니라 나도 죽소. 이제 좀 더 있으면 첫눈이 내리겠는데 고질병을 가진 내가 어쩌라는거요? 나의 이 한심한 육체가 그 고초를 견디여낼수 있을것 같은가 말이요. 견뎌내지 못할 헛된 개고생을 하다가 죽을바엔 편히 안정이라도 하다가 죽는게 낫겠소. 제발 내 심정을 리해해주오. 어쨌든 산전막에 가서 누워야지 정말 더는 못 걷겠소.》

《개고생이라구요? 어쩌면 그런 말을…》

녕신은 억이 막혀 말을 맺지 못했다.

《표현이 과했다면 량해해주. 하지만 내겐 도저히 참아낼수 없는 고생이란 말이요. 인간에겐 한계가 있는게 아니겠소.》

허찬이 너무도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일행은 산전막에 들려 차후행동방향을 토의하기로 했다.

토산지경에 속하는 척박한 산골짜기에 자리잡은 산전막은 꽤 아늑해보였다. 주인인 포수는 쉰줄에 든 우람한 체격의 사나이였는데 다가오는 사람들을 경계하는 빛도 없이 이상스럽게 바라보더니 옷차림을 보고 인민군대라는것을 제꺽 알아차리고 반겨맞았다.

《내 이곳에서 포수노릇을 하면서 군대를 맞아보기는 첨이외다. 미국놈들이나 〈국군〉놈들도 발길해본적이 없구요. 어서들 들어오시우. 보아하니 부상병들인가본데… 어느 전투에 참가들 하셨수?》

포수는 인민군대가 전략적인 일시적후퇴를 하고있다는것도 모르고있었다. 전쟁이 일어난것도 얼마전에야 알았노라며 열적은 기색을 지었다.

구름노전을 깔아 제법 살림집멋이 나는 산전막은 장작불을 때여서 후끈후끈했다. 뜨끈한 온돌방에 잔등을 대고 누우니 순식간에 온갖 잡념이 다 사라지면서 《이젠 살았구나.》하는 생각이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었다.

포수가 풀어주는 꿀물까지 한그릇 마시고나니 그 생각은 확고한 결심으로 굳어져버렸다. 하여 허찬은 별스레 각근한 관심을 기울여 말을 붙여보았다.

《주인님은 본시 여기서 살으셨소?》

《아니지요. 난 해방후에 저 상령리쪽에서 살았는데 아시다싶이 그곳은 미군이 강점했댔지요. 헌데 전쟁을 일군다고 잔뜩 모여든 미군과 리승만군대가 못하는 행패질이 있더라구요? 하루는 미군장교 한놈이 백주에 달려들어 우리 며늘애를 겁탈했수다. 방해한다구 아들애와 마누라를 쏴죽이구. 그때 나도 너 죽고 나 죽고 해보자 하구 덤벼들었더랬는데 무슨 놈의 천운인지 불행인지… 그놈이 쏘는 권총알이 이 어깨를 스치고 지나가질 않았겠소.

정신잃고 쓰러졌다가 깨여나보니 나 혼자만 살아있습디다. 내 그래서 백성들이 살기 좋다는 북으로 갈테다 하구 잔뜩 기회를 노려봤는데 그 륙실할 원쑤놈들이 길목을 떡 지키고있질 않겠소. 그래 외진 릉산막바지에 들어가 포수질을 시작했수다.

헌데 어느 하루 소금을 얻으러 내려와보니 골짜기마다 구데기끓듯 하던 그놈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겠지요. 그래 물어봤더니 전쟁이 일어나고 놈들이 모두 남쪽으로 멀리 쫓겨갔다질 않겠소. 난 생각했수다, 이때다 하구요. 하늘이 준 그 기회에 북에 옮겨앉을 생각을 했지요. 원쑤놈들이 아예 망하면 더 좋구 설혹 그렇게는 못된대두 북에 옮겨앉으면 후일에라두 공화국치하에서 살게 되지 않겠소. 그래서 한달전에 이곳에 자릴 잡았지요. 허나 전쟁이 끝날 때까지는 시가지 걸음을 하지 말자구 마음먹었소. 멀기도 하거니와 소란스러운 세파에 부대끼지 말자는거지요.》

말동무도 없이 혼자서 지내다가 외지사람들을 오래간만에 만나서인지 말꼬리가 무척 길었다. 지루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를 들으며 허찬은 속으로 쾌재를 올렸다. 그의 말처럼 인적없는 곳이라면 미국놈들도 인차는 들어오지 못할것이다. 하여 그는 혼자서라도 이곳에 떨어져 차후 일을 생각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부디 가고싶지 않아하는 허찬을 두고 의견은 없지 않아도 적들에게 발각될 위험이 거의 없는 이런 곳이라면 얼마든지 환자를 남겨둘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권녕신과 일행모두는 본인의 의사에 맡기기로 합의를 보았다.

작별을 앞둔 때 허찬은 미안한 생각이 없지 않아서 쓸쓸한 목소리로 말했다.

《동무들중에도 나와 같이 있고싶은 사람들은 떨어져도 좋소. 선택은 자유요.》

제일먼저 분노를 표시한것은 하사였다.

《중좌동지, 그것도 말이라구 합니까? 우리가 지금 가고싶으면 가고 말고싶으면 마는 그런 길을 가는줄 압니까?》

심초향이 팔굽을 잡는데도 그는 할 말을 끝까지 다 내뱉고야말았다.

《뭐요?》

사납게 이지러지는 허찬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입술을 잘근잘근 씹던 권녕신이 참을수 없는 격분을 겨우 누르며 쏘아박았다.

《건강상 리유를 우린 굳이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은 꼭 알아두어야 할것 같군요. 우리는 지금 김일성장군님의 새 전투명령을 받으러 가는 길입니다. 이 길을 지체할 권리는 우리자신에게도 없고 이 길을 가로막을 권리 또한 이 세상 그 누구에게도 없어요. 나는 동지가 하루빨리 건강을 수습하고 우리의 이 길을 따라서길 바라요.》

그를 따라 언덕길을 내려가던 하사와 심초향 그리고 두병사의 뒤모습을 허찬은 지금도 잊을수 없었다. 초향이는 간호원으로서 자기의 임무를 저버릴수 없다며 주저하였으나 녕신의 설복을 받고 곧 마음을 가다듬은것이였다.

이 전쟁마당에서 안식처란 따로 없었다. 적당한 기간 안정하고 무슨 정황이 생기면 서울에 있는 부모들한테 찾아가리라 마음풀고 앉아있던 참에 일이 터졌다. 외진 산골에도 적의 수색대놈들이 밀려들었고 그는 체포되여 이렇게 끌려온것이였다. 그때문에 불우한 그 포수도 목숨을 잃었다.

권녕신의 불같은 목소리가 허찬의 마음속에 증폭되여 울려왔다.

김일성장군님의 새 전투명령을 받으러 가는 우리의 이 길을 지체할 권리는 우리자신에게도 없고 이 길을 가로막을 권리 또한 이 세상 그 누구에게도 없어요!》

그는 머리를 두손으로 감싸쥐였다.

(우리의 길?)

이 순간 그는 자기자신이 분명 다른 사람들과는 판판 다른 길을 걸어온것을 통절히 자인하지 않을수 없었다. 그 길은 자기만을 위한 길, 리기적인 길이였다. 비단 후퇴의 로정만이 아니다. 정찰교범을 운운하며 리학문의 행동을 지탄한것도 실지 목적은 위험한 적후에 한몸 내뿌리기 싫다는 리면때문이였다. 그러나 리학문은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최고사령부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항일빨찌산의 전법대로 싸우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리학문이나 권녕신이 허찬 자기자신과 다른것은 바로 최고사령부에 대한 믿음을 허물수 없도록 굳게 간직한것이였다. 그때문에 그들이 걸어왔고 걸어가는 길이 험난하고 힘겨워도 오히려 행운을 받아안군 하는것이다.

(바로 아, 그것이였구나. 장군님만을 믿고 따르려는 마음, 거기서 용감성도 나오고 복받은 운명도 시작된다는것을 나는 몰랐구나. 그러다나니 어느새 자기밖에 모르는 배은망덕한 인간이 되였구 비겁하고 나약한 속물이 되여버렸구나. 그러고도 감히 전승후의 명예와 출세를 바라고 금의환향을 몽상했으니… 어리석었구나, 이 미련한 놈이 너무도 어리석었어!)

뼈아픈 모멸감에 휩싸인 그는 줌에 잡힌 머리칼을 뜯었다. 한생의 인생행로가 뇌리를 스치며 피뜩피뜩 흘러가버렸다. 그랬다. 인생이란 흘러가면 그만인것이다. 문제는 그것이 얼마만한 가치를 가지고있는가 하는데 있다. 당과 조국은 그의 인생의 가치를 군관의 별로써 담보해주었다. 그것을 지켜야 한다!

(그래, 이제 내가 할 일은… 그래그래, 적들앞에 나약성을 보이지 않고 죽는것이다. 그것뿐이야. 사나이답게, 군관답게 죽어야 한다!)

죽음을 결심한 이상 행동해야 했다.

제임스가 가까이 다가온 기회를 노리던 그는 순간적으로 몸을 날려 그놈의 권총집에서 권총을 뽑아내는데 성공했다. 그런 대담성이 어떻게 생겨난것인지 희한한 생각까지 들었다. 아마 사람이 죽음을 각오한 순간에는 온갖 무서움이 없어지는 모양이였다. 그러나 그 순간 두발을 벋디디고 문가에 지켜서있던 헌병이 자동총련발사격을 들이대였다.

뚜루룩, 뚜루룩!

허찬은 지하실 담벽에 등을 기대고 두손으로 권총을 쳐들어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그때는 제임스와 배달환이 혼비백산하여 문밖으로 도망쳐나간 뒤였다. 자동총을 쏘아대던 헌병놈만이 그의 탄알에 맞아 모로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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