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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총대 5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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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1건 조회 9,282회 작성일 21-01-06 18:21

본문

 총서《불멸의 향도》

 

                    장 편 소 설

 

2009-05-04-U01.jpg

 

                                박    윤

 

 

( 제 51 회 )

 

 

제 7 장

 

5

 

지프리 밀튼은 륙군대학시절에 인생과 행복의 의미를 탐구한 소크라테스의 형이상학을 탐독하면서 인간이 정신적만족을 얻지 못할 때 행복할수 없다는것을 어렴풋이 실감했었다.

지금 그는 망연한 시선으로 기자회견장을 바라보며 상념을 이어갔다.

생활은 그에게 인간이 숙명에서 벗어날수 없고 자연의 산아는 자연의 우연적이고 필연적인 제한속에서 생존해야 한다는것을 가르쳤다. 그 생존은 진부한 의미그대로 생과의 무자비하고 철저한 전쟁이였고 재부와 명예라는 활주로우에서의 륙상경기였다. 이 세계를 무섭게 초토화해버린 생존전쟁에서 인간은 개인이라는 실체로 존재를 유지하였고 인간의 가치는 벌써 리상적인것, 참된것, 아름다운것과 멀리 떨어진 파산직전의 백화점진렬대의 눅거리상품같은것으로 되여버리고 말았다.

몇푼의 딸라에 목줄을 건 영련방후진국들에서 모집한 《얼굴없는》 직업군인들을 인솔하고 유럽의 평원을 달리던 나토군시절에 밀튼은 자기자신까지를 포함해서 이들모두를 하나의 가상적인 장기쪽으로 생각하는데 습관되였었다. 그들 병사들은 모두 장기쪽이였다. 군사령관의 참모진에 의해 아무때든지 어디로든지 옮겨놓을수 있고 때로는 죽여버릴수도 있는 쪽이였다. 그 쪽이 나무로 만들었든 상아로 제조했든, 파란색이여도 좋고 노란색이여도 일없다. 무릇 군사령관들, 명성높은 장기군은 쪽 그자체에는 아무런 의미도 의의도 부여하지 않는다. 장기에서는 추상적인 정신력, 전술만이 존재하는것이다. 장기쪽은 자기의것을 가지고다닐 필요조차 없다.

어디서나 돈만 있으면 장기쪽은 차례지는것이다.

밀튼은 자기가 아무런 가치도 즉 리상도 창조성도 없는 하나의 하수인에 불과했다는것을 깨닫는데 반생이 지나갔다는것이 놀라왔다.

그는 이 지구우에 전쟁과 총검이 생겨나 수천년을 흘러오면서 굳어진 장기쪽들의 의미와 운명에 대한 굳어진 관념에 파렬구가 생겼다는것을 문득 깨달았던것이다.

분명 다른 시대가 도래하였다. 낯설고 경이적인, 한명이 때로는 사단을 대신하고 군사령관과 같은 의미로 불리워지는 불가사의한 군인들이 태여났다. 백사장에 딩굴던 모래알들이 하나의 거대하고 굳은 철근콩크리트로 변하였다. 그것은 그 모래알들을 비상하고 신비한 정신력, 친화력으로 결합시킨 새로운 탄생이였다. 그것은 해빛속에 나날이 흐를수록 더욱 강철처럼 굳어진다. 그는 그 눈부신 해빛을 멀리에서부터 알아보았다. 그는 그 해빛을 향해 걸어나가려고 결심했다.

밀튼은 곁에 앉은 조안의 부드러운 팔을 살며시 잡았다. 안해는 그의 삶의 불꽃이였고 행복의 샘물이였다. 이 순간 밀튼은 전혀 다른것을 생각하고있었다. 그는 지금까지 그 가물거리는 불꽃을 그리며 그 샘줄기를 향하여 외로운 나그네마냥 설음많은 인생길을 묵묵히 걸어왔었다. 그것은 그 자신이 만들어낸 신기루였다. 그 자신의 번뇌와 갈망이 빚어낸 아름다운 노을이였다. 비구름이 끼면 그 신기루는 사라지고 노을은 스러졌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또 앞길에 나타나게 될 그 조그마한 위안에 온 생애를 걸고 고독한 역마는 비틀거리면서도 인생의 경주를 중단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조안이 곁에 있었다. 더 눈부신 등대가, 거세찬 행복의 폭포수가 그들의 앞에 있었다. 그것은 가슴을 따뜻하게 적셔주는 봄날의 해빛같은것이였다.

그들은 어깨겯고 그 눈부신 언덕으로 함께 가고있었다. 인간이 고독에서 벗어난다는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조안이 아름다운 눈으로 남편을 돌아보았다.

《여보, 당신은 아까부터 무슨 공상에 잠겨있어요? 벌써 회견이 시작되였는걸요. 보세요. 하원의장의 발언이 끝났어요.》

《그래 뭐라고 했소?》

밀튼은 상념에서 깨여나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 회견장은 워싱톤의 주요정치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처음엔 자그마한 오솔길이였던것이 사람들의 발에 닳고 넓어져 지금은 정치주로의 큰길이 되여버렸다. 이 《내셔널 프레스빌딩》620호실을 모르는 사람은 하원의원 주패장을 손에 쥘수 없다. 하긴 이곳은 하원을 졸업하고도 정치파도에 몸을 씻기 좋아하는 로비스트(국회밖에서 활동하는 정치인)들의 활기띤 도박장소이기도 하다.

《이번에 페리씨의 방북보고서가 하원청문회에서 다시 론난을 불러일으킨 모양이예요. 보세요. 하원의원들은 물론 상원의원들과 시민들이 다 모인것 같군요. 국무성과 국방성제씨들의 얼굴이 제일 엄엄한데요? 마치 영국상원의 세속적인 귀족들처럼 처신하는군요.》

조안의 속삭임에 밀튼은 허리를 쭉 폈다.

《허허, 북조선군 총참모부 대변인성명이 워싱톤에 또 하나의 미싸일을 쏴떨군셈이지. 페리가 행운을 지녔소.》

《페리씨옆의 매부리코는 누구예요?》

《음, 하원 국제관계위원장 벤자민 길먼이요. 그의 최대의 적수지.》

매부리코가 턱을 쳐들고 침착하게 앉아있는 페리를 흘끔 쳐다보았다.

《페리씨, 지난 90년대 중엽의 조미합의내용은 한마디로 미국의 대북경제제재완화에 북조선의 미싸일시험보류라는 대답이였습니다. 결국은 이번 베를린회담역시 미국이 그들에게 엄청난 대가를 치르는것으로 끝났습니다. 미국은 지금까지 5년동안 어쩔수 없는 일이였지만 북조선에 수억딸라어치를 제공했소. 클린톤대통령의 〈포용정책〉이 얼마나 큰 대가를 치르었는가? 미국이 얻은것은 무엇인가? 이거야말로 전쟁배상금이나 같지 않은가. 과연 이것이 미국정치의 비극인가, 성공인가 하는것입니다.》

밀튼은 눈을 가늘게 쪼프리고 큰 숨을 내쉬였다.

(그래, 그건 전쟁배상금이였지. 봉명주장령이 베를린에서 말하지 않았는가. 그건 전리품이라고!

아, 어떤 거인의 철의 주먹이기에 저 기고만장해서 세계를 쥐락펴락하려는 인간들에게서 전리품을 빼앗아내고있는가? 그래, 이제는 미국의 시대가 끝났어.

길먼씨, 그 대가를 모르겠는가? 아직 이 고요한 워싱톤의 거리에는 포탄한발 떨어지지 않았다. 온통 가스관으로 뒤덮인 이 도시에 절망의 폭발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당신은 방사선거리의 호화주택창문에 등화관제를 하지 않아도 될수 있다.…)

얼굴과 긴 몸이 하나의 큰 의문부호처럼 변해버린 길먼에게 페리는 야릇한 미소를 던졌다.

《길먼씨, 당신의 의문자체가 모순을 안고있는것처럼 그 결과역시 현대정치의 복합체라고 말할수밖에 없습니다.》

《아니, 여보, 그건 무슨 아리숭한 대답이요?》

자제력을 잃어버린 길먼이 신경질적으로 나오자 페리는 어깨를 으쓱했다.

《금창리지하시설문제는 공화당의 검질긴 제안이 아니였소?

당신들은 대통령앞에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 미지의 군사대상을 세계앞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지요?》

《하지만 그건 사찰이였지 참관이 아니였소.》

길먼은 볼부은 소리를 지르며 눈을 쪼프렸다.

페리는 미소를 지었다.

《지금의 시점에서 참관이야말로 우리 미합중국의 체면을 떨구지 않고 그들의 존엄을 자극하지 않는 유일한 신사적인 길이라는것을 당신은 정말 모르겠습니까?》

《좋소. 페리씨, 당신은 방북보고서에서 군사경제적압력을 가해 북조선이 붕괴될것으로 가정해서는 안된다는 시사를 했습니다. 그 결론의 정치적배경은?》

페리는 잠시 공간을 두었다가 심중한 낯색으로 입을 열었다.

《내가 두차례에 걸쳐 다녀오면서 깊이 들여다본 북조선은 한마디로 아주 강력한 단결력을 가진 세계라는것입니다.

나의 결론은 나 개인적인 주관이나 견해가 아니라는것을 신사제씨들이 인식했으면 합니다. 나의 특별검토반은 여기 참석한 국무성 고문들과 하버드대학의 저명한 박사 그리고 미국의 권위있는 정책판단두뇌진으로 구성되여있고 검토기간 국무장관, 국방장관, 국가안전보좌관, 고위정책보좌관들, 하원의원들과의 긴밀한 협의속에 오늘의 지점까지 가동해왔습니다.

남조선과 일본, 로씨야, 중국의 수뇌들과 관련전문가들, 비정부기구, 지원단체 전문가들이 우리 정책검토반의 인터뷰대상이였던것은 물론 현지에 밝은 8군사령부의 고위장교들과 남조선 국정원장이 방북보고서의 초안협력자라는것을 숨기지 않습니다.

북조선은 비상히 세련되고 경험이 풍부한 수뇌부에 의해 아주 강력하게 지도되고있다는것을 확언하고싶습니다. 북조선이 우리의 고립강경책에 의해 스스로 붕괴될수 있다고 생각하는것은 대단히 경솔한 판단입니다. 명백한것은 북조선은 우리가 원하는대로 되리라는 판단하에서 협상할것이 아니라 지금 상태 그대로의 그들과 협상해야 한다는것입니다.》

《그건 북조선의 사회주의정치체제를 인정한다는게 아니요?》

하원의장 데니스 헤이스터드가 좌석을 빙 둘러보며 사색에 잠겨물었다.

페리는 가볍게 머리를 끄덕이였다.

《의장각하, 대담하게 인정해야 합니다. 앞에 현실적으로 서있는 거목을 두고 그냥 풀대라고 우겨서는 우리에게 아무것도 얻어질것이 없습니다. 관찰의 착오는 판단의 오유를 낳는 법이며 결국 정치의 파멸을 가져올수 있습니다.》

길먼이 씩씩거리며 의심쩍은 눈길을 들었다.

《여보, 페리씨, 북조선의 미싸일위협이 정말 심각한것인가? 일부 형상용이라는 의견이 있소.》

페리는 길먼에게로 얼굴을 홱 돌렸다. 그의 눈속에 조소비슷한것이 짙게 어렸다. 그는 입술을 악물었다가 그만 웃어버리고말았다.

《당신이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이라는것이 의심되는데요?

길먼씨, 분명히 말합니다. 북조선의 미싸일은 심각한것입니다.

절대로 선전용이나 형상용이 아닙니다. 여기 국방성인사들도 참석했지만 과연 미국의 국가미싸일방위체계계획이 당신에게는 그것도 형상용이라고 생각되는가?

북조선이 왜 미싸일을 틀어쥐고 휘두르는지 그 까닭을 알아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그들자신의 안보, 즉 전쟁억제력때문입니다. 누구에 대한 억제력인가? 바로 미국입니다.

우리는 그 명백한 대답을 지난 여름의 인공위성발사와 이번에 미국을 뒤흔들어놓은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성명에서 찾아야 합니다.》

페리는 서늘한 눈길로 회견장을 쭉 둘러보았다. 회견장안에는 갑자기 숨막힐듯 한 정적이 깃들었다.

페리는 한찰나 땅이 꺼지게 깊은 한숨을 내쉬고나서 손으로 이마를 문질렀다.

《신사제씨들! 부언한다면 북조선은 자기들의 정치방식과 행동에 대한 아주 명확한 론리와 근거를 가지고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리해하지 못하고있으며 그런탓에 늘 북조선의 총적지향을 불합리하고 비론리적인것으로 보는것입니다.

미국정치가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강력한 실체, 이른바 붉은 철의 세계를 눈을 크게 뜨고 주시할 때가 되였습니다.

국회와 국민앞에, 아니 유엔헌장을 받아들인 세계인류앞에 제기한 나의 보고서는 1994년이후의 실태를 분석하고있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력사적인 저 50년대 조선전쟁이후 지금까지 진행되여온 북조선과 미국과의 첨예한 정치군사적대결, 미국내 정치세력간의 치렬한 정책대립이 배경에 자리잡고있습니다.

근 한세기간 존속되여온 미쏘대결구조는 명백히 미조대결구조로 바뀌였습니다. 현대정치에 기여하려는 제씨들이 이 엄숙한 력사의 과제를 참되게 류의하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아, 력사의 과제! 아니 력사의 숙제다! 인류는 저 동방의 붉은기 날리는 혁명의 수뇌부가 제기한 이 운명적인 력사의 과제를 풀어야 한다! 모든 힘을 다해, 모든 지성과 열정과 정신력을 다 발동하여 붉은기조선의 수수께끼를 풀어야 한다!

세기의 준엄한 폭풍을 길들여 새시대의 진로를 개척해나가는, 인류가 발생하여 처음으로 맞은 령도의 거장, 덕행의 태양이 높이 추켜든 신성한 총대의 의미를 터득해야 한다.

이것은 이 지구우에 생존하는 모두의 의무로 될것이다.

그래, 모두의! 그가 적이든 벗이든 자비하신 하느님은 우리 인류를 모두 그 위대한 령장의 품안으로 인도하시기때문이다. 그 위대한 령장은 이 지상의 하느님이시다. 새 세기의 성지, 예루살렘은 평양이다. 붉은 기폭이 날리는 눈뿌리 아득한 그 수뇌부이다.

나의 삶, 나의 길… 만약 력사의 그 과제를 인식할 때 나는 비로소 행복을 알게 될것이다.…)

지프리 밀튼은 깊은 자감에 빠졌다.

주차장은 승용차들로 몹시 붐비였다. 저녁이 되자 다시 날씨가 차지면서 안개가 서리여 어스름과 배기가스에 섞여 푸르스름한 빛갈로 도시의 상공에 떠올랐다.

밀튼은 조안의 코트깃을 여며주고나서 그 녀자의 팔을 끼였다.

그들이 계단을 내려설 때 키가 늘씬한 녀성이 총총히 마주 걸어왔다. 경쾌한 률동을 지으며 내짚는 조형적인 모습을 여겨보는사이 녀자가 밀튼앞에 멈춰섰다.

고개를 들자 바투 다가선 얼굴에서 매력있는 푸른 눈동자가 반짝하고 빛을 뿌린다.

《당신이 지프리 밀튼대좌시죠?》

《예, 그런데 아가씬?…》

《어마나, 모니카 루윈스키!》

옆에서 조안이 환성을 질렀다.

《조안부인, 알아보셨군요.》

모니카는 조안의 손을 잡은후 재빨리 밀튼에게로 돌아섰다.

그 녀자의 얼굴에서 밝은 기색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인상적인 눈동자에 불안과 초조감이 짙게 실렸다.

《대좌님, 시간이 급해 용건부터 말해야겠군요. 오늘 아침 련방수사국이 자택에서 안토니 릴씨를 체포했어요. 국가비밀루설죄명으로말이예요. 당신은 그 사실을 알고계셨어요?》

밀튼은 고뇌에 젖은 한숨을 내쉬였다.

《나는 이미 예견하고있었소, 아가씨.》

모니카의 눈이 공포에 질려 파들파들 떨었다.

《그렇다면?…》

《릴씨가문의 파산이 그를 위험한 계선으로 몰아갔소.

위험한 재부는 그를 구원할수 없었소. 위험한 도박이 그를 유혹했단 말이요. 돈은 잠들지 않는 한 항상 입을 여는 법이지.》

밀튼은 모니카의 창백한 얼굴을 유심히 뜯어보았다.

모니카는 눈길을 피하지 않으며 두툼한 입술을 약간 벌렸다. 그 녀자의 얼굴은 이 순간 결코 좌절이나 절망으로 이그러지지 않았다.

밀튼은 이 녀자의 심장이 든든하다는것을 깨달았다. 천성적으로 심장이 약한 자는 모험할수 없는 법이다.

모니카는 침착한 눈길로 밀튼을 주시하고있다.

《당신은 대질심문을 받게 될거예요. 어쩌면 그것은 백악관에서 진행될지도 몰라요.》

《아가씨가 잘 알고있는 그 집무실에서 말이요?》

《판단이 예민한것이 마음놓여요. 우리는 릴씨를 구원해야 해요.》

(그것은 너자신을 구원하는것일것이다. 하지만 너는 릴씨의 그림자일따름이다.

잔치는 끝났다. 춘몽은 사라졌다. 가혹한 현실이 남아있을뿐이야. 만약 릴씨가 그것을 일찌기 깨달았다면?…)

밀튼은 눈길을 내리깔았다. 하지만 이 녀자에게는 어느때든지 행운이 따라다닐것이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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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위에서 계속)

《나의 사촌형이 아니요.》

《저의 미래의 남편이기도 해요.》

《난 벌써 백악관의 호출을 받았소. 대질심문으로 호출된건 아니요. 난 베를린에서 돌아온 길이요.》

《신문을 읽었어요. 만약 정치가 현혹시키지 않았다면 그는 이 대륙의 억만장자가 되였을거예요.》

밀튼은 모니카를 유심히 뜯어보았다.

《아가씨, 그는 정치를 통해 그 길을 탐구했을뿐이요.》

랭담한 표정으로 모니카가 돌아서자 밀튼은 안해를 이끌고 방사선거리에 들어섰다. 어쩐지 택시를 부르고싶은 생각이 사라졌다.

조안은 추운듯 목을 움츠렸다가 그의 어깨에 기댔다.

《당신은 그 녀자를… 동정하세요?》

밀튼은 안해를 내려다보았다.

《여보, 지금 내 머리속엔 온통… 환멸뿐이요.》

《당신의 심정이 리해돼요.》

조안은 그의 몸에 꼭 붙어서 걸어갔다.

밀튼은 가슴속이 훈훈해지는것을 느꼈다.

《하지만… 미국의 오늘과 래일을 생각하면 지긋지긋하지만 이 행성, 인류의 미래를 생각하면 마치 아침해앞에 서있는 기분이요.》

《아침해… 에덴동산… 백두산…》

조안이 소녀처럼 하얀 이새를 드러내여 활짝 웃었다. 음산한 방사선거리가 따뜻하게 느껴온다.

밀튼은 하늘가 멀리에서, 대양너머 썩 멀리에서 빛나는 그 불꽃, 그 샘줄기, 그 노을을 분명 보고 있었다. 아니, 그것은 점점 더 가까이에서 불타오르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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