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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전환 제2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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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5,487회 작성일 21-02-27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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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환은 해질녘까지 바삐 지내지 않으면 안되였다. 오전에는 《일편단심》때문에 연극극장에 나갔고 오후에는 미술창작사, 출판지도국의 순서로 한바퀴 돌았다. 물론 해당 과를 통해서 알아볼수도 있고 지시할수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사업기풍에서 새로운 변화라 할가. 그는 지금 안락의자에 몸을 던지고 한참동안이나 눈을 감고있었다. 락동강에서 피를 흘린것때문에 몇해동안 고생을 하였지만 고급당학교를 거쳐 강계에서 평양으로 옮겨와서부터는 아무리 밤패기를 해도 피곤한줄 몰랐었다. 그런데 요새는 약간만 부하가 걸려도 피곤이 몰려와 이렇게 녹초가 되고 머리가 휘휘 돌아가는것 같아 창문을 한참동안 내다보았는데 시각에는 별로 이상이 없는것 같다. 그러니 결국 심리와 정서에서 그만치 혼란을 당하고있는것이다. 그는 앞탁에 놓인 담배갑을 집어다가 한대 피워물었다. 손끝에서는 파르스름한 연기가 가물가물 피여오르고있다. 그러나 가슴은 전혀 열리지 않았고 머리는 그 어떤 어마어마한 무게에 짓눌려있는것만 같았다.

그는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모든것을 망각의 웅뎅이에 처넣고싶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걱정거리는 집요하게 뇌리에 갈마들었다. 맨먼저 떠오르는것이 역시 연극 《일편단심》이였다. 극장에 나갔다가 우연히 복도에서 연출가 리형걸이를 만났었다.

《그동안 좀 생각해보았소? 난 동무의 장래를 생각해서 무심할수 없어 그러우.》 하니 《저의 결심은 변함이 없습니다. 지금 제철소에 나가 현장에서 로동단련을 하고있습니다만… 예술에 대한 저의 뜻은 여전합니다.》

《예술에 대한 포부야 잃을수 없지… 그래 끝내 제철소에 계속 나가있겠다는거요? 나는 모든게 순탄하게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해서 하는 소리요.》

《저의 문제를 제가 어찌 스스로 희롱하겠습니까?》

청년의 결심은 확고하였다. 전상환은 무어라고 더 말을 못하고 짐짓 한숨을 내쉬였다. 결국 연극 한편때문에 숱한 사람이 괴로움을 당하고 나중에는 그것으로 하여 사람의 장래문제, 운명문제까지 론하게 될줄이야!… 며칠전에 연극단 예술부단장의 말을 들었는데 리형걸의 처가가 될 엄한정이네까지 울고불고 온통 란가가 났다는것이다. 이렇게 되자 전상환은 여태까지 타성에 의해 굴러가던 생활의 바퀴를 잠간 멈춰세우고 (이것이 과연 옳은 처사로 되겠는가?) 하고 생각해보게 되였다. 그는 연극《일편단심》을 포기해버리든지 아니면 당분간이라도 보류해둘수는 없겠는가 하고 생각해보았다. 부부장으로서의 사업권위에 손상이 가는것쯤은 두려울것이 없었다.

며칠전이였다. 허담이 찾아왔었다.

《부부장동무, 대학시절 우리들의 스승이던 리기찬선생네 집 문제가 뒤죽박죽인데 이거 무슨 방도가 없겠소? 사람들의 가슴에 상처가 생기지 않게 하는것이 좋지 않겠는가말이요?》

전상환은 얼른 대답을 못했다.

그는 한숨을 쉬고나서 《우린 우리대로 하나의 사업체계가 있지 않소?》 하고 말했다.

《사업체계? 여기에 무슨 사업체계가… 그 말자체가 문제인것 같소.》

《무엇이 문제란 말이요?》

《그건 부부장동무자신이 대답해야 한다구 생각하는데요.》

전상환은 말이 막혔다.

연극단의 박승진단장이 문득 하던 말이 떠올랐다.

《부부장동지! 전 부부장동지의 립장을 생각해서 하는 말입니다. 혁명적인 생활을 담은 연극이라고 했지요.

하지만 실지 이건 상부의 지시가 아닙니까. 이 연극이 되지 않으면 그때 부부장동지의 립장이…》

《그만두오!… 동무가 나한테 말하자는게 무어요?》

전상환은 박승진의 말에서 명백히 그 어떤 압력을 느끼면서 몹시도 불쾌했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닌가…

허담이도 바로 이것을 말하고있는것이다.

허담이도 사리를 밝히며 또박또박 힘주어 말했었다.

《부부장동문 원형이 무슨 상관인가고 하면서 주인공을 일반화한다고 했지요?

하지만 지금 한개 원형에 얘기가 머물러있지 않소?

그래 이제 와서도 모르겠소?

어떤 사람들이 그 원형자체를 내세우려고 애쓴다는것을 말이요.

이 연극이 예술을 떠나 어떤 야심을 실현하는 도구로, 리용물로 된다는걸 생각해본적이 없소?》

그 말은 비수처럼 예리하게 전상환의 가슴을 찔렀다.

그래도 대답을 못하자 허담이 다소 음성을 낮추었다.

《리기찬선생네 가정이 무너질수 있소. 그래 우리가 가만히 있어야겠소?

부부장동무가 이렇게 보신주의자인줄은 정말 몰랐소.》

《아무렇게 말해두 좋소.

현재 내 직책상으로서는 어쩔수 없단 말이요.》

《뭐요?… 그래 당신도 인간이요?》

만나고싶지 않은 사람을 피하듯 허담도 휙 돌따서 가버렸었다.…

어느덧 8시가 되여온다. 책상에 널린 서류들이며 책을 거두었다. 가방을 열고 새로 개작했다는 《일편단심》 대본을 집어넣었다. 어쨌든 또 읽어야 하는것이다.

전화종이 울리였다. 수화기를 드니 《나예요!》 하는 안해의 목소리가 울리였다.

《왜 전화질이요?》

《벌써 잊었나보군요. 아이참, 속상하네… 학교에 찾아갔는데 전혀 모르고있잖아요. 이제라도 빨리 전화를 거세요. 입학마감날이 사흘밖에 남지 않았다는데…》

전상환은 수화기를 쥔채 잠시 생각을 굴려서야 안해가 하는 말이 무엇인지 리해되였다. 둘째딸애를 음악대학 예비반에 입학시키는 문제인것이다.

《내 말하지 않았소. 그런 일에 에미가 나서지 말라고.》

《비판은 후에 하고 빨리 학교에 전화를 거시라요. 시간을 다투는데. 학교에서는 아버지의 의사가 어떤가고 해요. 이번에 은옥이 입학문제가 성사되면 당신생일날에 내 한턱 잘 내겠어요.》

《생일? 무슨 뚱딴지같이 생일소리를 해…》

《어서요. 빨리 학교에 전화…》

《됐소, 알겠소.》

《이상하잖아요. 금옥이때는 그렇게 열성이더니.》

《은옥이는 재능이 별로 있어보이지 않으니 어찌겠소.》

《그애가 재능이 없다니요? 아이 내참.》

수화기를 절컥 놓고말았다. 빗놓인 수화기에서는 토라진 녀인의 말소리가 그냥 울리였다. 다시 손을 대서 수화기를 바로 잡아놓은 그는 허거픈 미소를 지으며 손수건을 꺼내 괜히 이마를 문대였다.

그는 안해한테 제철소에 있다는 웬 청년이 찾아오지 않았더냐 물을새도 없었다. 그는 방안을 한번 둘러보고나서 밖으로 나왔다.

×

전상환의 가슴속에 그늘처럼 비껴있던 우울의 그림자는 조국해방전쟁시기에 생사를 같이하던 잊을수 없는 전우의 아들을 맞이하여 어지간히 가시여지는듯하였다.

비록 락동강전투에서 희생된 전우를 다시 만날길은 없지만 전우의 아들을 대하고보니 옛전우를 다시 만나는듯하여 솟구치는 정회에 눈시울이 자꾸만 뜨거워지는것이였다.

전우의 아들인 한창수도 달리보였다. 전번에 제철소현장에서 잠간 만나봤을 때에는 여느 용해공과 다름없이 흰 작업복을 입고있어 별로 특징을 찾아볼수 없이 그저 담찬 청년이라는 인상밖에 받지 못하였는데 지금 이렇게 집에서 마주앉고보니 새삼스럽게 거듭거듭 여겨보게 되는것이였다. 작업복대신에 진곤색제낀깃양복, 햇눈같이 새하얀 와이샤쯔깃에 둘러싸인 구리빛의 단단한 목, 붉은 줄무늬 넥타이는 제비초리처럼 량쪽으로 벌어져 서툰 솜씨를 보여주었으나 그것이 오히려 단정히 맞물린것보다 훨씬 청년의 싱싱한 기백을 돋구어주는듯하였다.

차림새도 그러했지만 무엇보다 한창수의 일거일동이 전상환의 눈에 들었다. 그처럼 담차보이던 한창수가 무엇에 주눅이 들었는지 전상환이 앉으라고 권해서야 앉고 수저를 몇번 권해서야 조심히 수저를 들었다. 아버지의 전우네 집에 왔다는것, 다시말해서 아버지와 같은 세대에 속하는 어른네 집에 왔다는 일종의 어려움때문일것이다.

전상환은 두번째로 만나는 한창수지만 대번에 친근감이 갔고 그를 위해주고싶은 생각이 가득차올랐다. 제철소에서의 일이며 한창수의 고향집에 대하여 묻고난 전상환은 《변변히 차린것은 없소. 한잔 들기요. 꼭 한덕삼아바이와 16년만에 만나는것 같은 심정이니 그리 알아주오.》

하면서 한창수한테 한잔 권하였는데 어느새 한창수가 재빨리 술병을 받아쥐고 전상환의 잔에다 술을 부었다.

《창수동무야 우리 집의 귀한 손님인데 어려워말라구. 전쟁때이야기며 창수동무 아버지이야기를 하면서 함께 잔을 들자구.》

《저는 못합니다.》

한창수는 전상환이 부은 술잔을 비켜놓으며 벌죽 웃었다.

《제대군인용해공이 술을 못한다는게 말이 되는가?》

《아직 배우지를 못했습니다.》

《그러니 아버지와는 영 딴판이구만. 창수동무의 아버지는 어디서 구했는지 전쟁때 물통에 술을 담아가지고 다니기도 했지. 약술이라는거지. 허기증을 만났을 때 한모금 마셔도 그렇고 독한 술은 웬만한 부상자리에 슬쩍 발라도 효과가 있다는거요. 어떤 저녁같은 때에는 창수아버지의 민요가락이 전호속에서 울려나왔는데 아마 전투에서 승리한 흥분에다 술기운이 작용한것 같더라니까. 언제인가 한번은 장밤 비를 맞으면서 행군한 뒤에 풀밭에 누웠는데 창수 아버지가 슬그머니 그 물통을 내 입에 가져다대는것이 아니겠나. 한모금 마시라는거지. 그래 이자 창수동무처럼 <나는 술을 배우지 못했습니다.>라고 했지. 그랬더니 창수 아버지는 <이건 술이 아니라 약이야.> 하면서 억지로 내 입에 물통아구리를 들이밀겠지. 목이 뜨끔한것이 막 불덩어리가 넘어가는것 같더구만. 그런데 이상하게도 조금 있으니까 속이 훈훈해오지 않겠나.

그러니 비에 옷이 물주머니가 되여 떨리던것이 푸근해지면서 스르르 잠이 오더군. 창수아버지는 정말 어린 우리 전사들을 친형제처럼 다심하게 돌봐주었다네.》

전상환은 여기서 이야기를 끊고 잔을 높이 들었다.

《이건 약술이 아니라 창수가 아버지를 대신해서 16년전 전우인 전상환이란 사람과 만난 상봉을 기념해서 드는거네. 어서 잔을 들라구.》

《그렇다면 들어야지요.》

한창수는 잔을 들어 입에다가 조금 기울이고는 상우에 놓았다.

《정말 술을 못하누만. 더불더불한 성미로 봐선 술을 할것 같은데. 그러면 사양말고 식사를 하게. 난 몇잔 더 하겠네. 창수 아버지는 비록 우리와 같이 전사생활을 하였지만 형맞잡이였다니까. 행군하다 발에 물집이 생겨서 고생하는 전사들을 보면 딱총을 놔주고 전호파는 일이 힘들어하면 어느새 자기 몫을 다 해제끼고 다른 동무들의 일손을 도와주었지. 그러면서 자기는 논밭을 다루며 잔뼈를 굳혀왔기때문에 아무리 흙을 다루어도 힘든줄을 모른다고 하였지.》

전상환은 또 잔을 들었다.

《난 지금까지도 창수 아버지가 전사했다고 생각해본적이 없네. 어디엔가 계실거구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당과 수령을 위하여 전사의 충성과 의리를 다하고있으리라는 생각이 들군하네. 어떻게 창수 아버지가 이 세상을 영 떠나가실수 있는가. 절대로 그럴수 없지… 한데 그런 아버지가 전사하였다는것을 믿어야 하니 참…》

그러다나니 자연히 추억은 가렬처절했던 락동강계선에로 거슬러갔다.

한덕삼을 비롯한 3명의 정찰조와 그들의 임무며 정찰임무를 마치고 돌아올 때의 간고했던 이야기이며…

전상환이 한덕삼의 전사에 대하여 믿을수 없다고 한것은 사실이였다. 그는 의식을 잃고 병원에 쓰러져있다가 그 말을 전해들었는데 그때 그 비통한 사연을 도무지 믿을수가 없었던것이다. 더구나 수령님의 초상사진을 전해받고는 눈물을 흘리면서 절대로 그는 죽지 않았으며 또 죽을수도 없다고 소리소리 웨쳤던것이다. 피빛으로 석양노을이 비낀 새초밭에서 품속에 당증과 함께 고이 모시였던 수령님의 초상사진을 정중히 손우에 펴보이며 《우리는 기어코 죽지않고 살아서 원쑤미제를 쳐물리쳐야 하다.》고 그처럼 힘주어 말하던 한덕삼이 결코 잘못될수 없는것이였다.

여기까지 이야기한 전상환은 고개를 숙이며 슬그머니 손끝으로 눈가에 맺힌 이슬을 훔치였다.

한창수는 아까부터 터져나오는 오열을 막으려는듯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떨고있었는데 윤기나는 밤색 상머리에 떨어지는 눈물방울이 전등불빛에 번쩍이였다.

무슨 생각이 났는지 《가만, 내 정신 봐라. 좀 기다리오. 내 창수동무한테 전할게 있소.》라고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웃방에 올라가 농짝안에 깊이 간수해두었던 청단보자기에 싼 자그마한 꾸레미를 들고 돌아왔다.

보자기안에는 보라빛의 지함이 있었고 지함안에서는 정성스레 접은 빨간 마분지가 나왔다. 전상환은 뚜껑처럼 된 마분지를 펴며 말했다.

《창수 아버지가 그때 나에게 보여준 위대한 수령님의 초상사진이네.》

해방직후니까 지금으로부터 20년전 신문에 났던 수령님의 초상사진인데 방금 신문에서 오려낸것처럼 생생하였다. 한창수는 수령님의 초상사진을 경건한 마음과 놀라움 속에 바라보며 얼른 손을 내밀지 못하였다. 그는 소리없이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감추려고 하지 않았다.

《이 초상사진이 이제는 한덕삼의 아들 한창수에게 돌아갈 때가 되였나보네. 주인한테말이네. 자, 받으라구.》

《제가요?… 으흑…》

한창수는 얼결에 한손을 앞으로 뻗치다말고 소리내여 흐느끼며 고개를 푹 숙이였다. 아버지의 유일한 유물, 아버지가 목숨보다도 귀중히 여기던 유물을 받아안게 되였다는 감격과 함께 전상환이한테서 풍기는 숭고한 정신세계, 뜨거운 동지애에 그만 마음의 마지막금선, 감성의 탕개가 터지고야말았던것이다.

《이렇게 하는것이… 나는 창수 아버지의 소원을 풀어주는것으로 생각하겠네. 창수동무도 아버지처럼 당증과 함께 초상사진을 모시게.》

전상환의 물기어린 소리가 또다시 조용히 울리였다. 이윽고 수령님의 초상사진을 지함안에 넣어 청단보자기와 함께 창수의 앞상머리에 놓아주었다.

《나는 창수 아버지가 김일성장군님을 충성으로 받든것처럼 창수동무도 위대한 수령님과 친애하는 김정일동지를 대를 이어 충성으로 받들어모시리라고 확신하네.》

《아버지의 뜻을 꼭… 지… 지키겠습니다.》

고개를 번쩍 들고 이렇게 말하고난 한창수는 여전히 사나이 울음을 멈추지 못하였다. 부엌에서도 녀인의 흐느낌소리가 간간이 들려왔다. 아마 안해도 방안의 분위기에 오열을 참지 못하는 모양이다.

밤이 이슥해서 한창수가 돌아갔다. 삼촌이나 다름없는 집에서 하루밤만이라도 쉬고가라고 타일렀으나 약속한 집이 있다고 하면서 부득부득 떠나려고 했다. 더 붙들고 앉아 긴 말을 나눌새는 없었지만 그래도 명옥이라는 처녀와의 관계가 어떻게 되여가고있는지 하는것만은 놓치지 않았다. 한창수는 명옥이에 대한 말이 나오자 시무룩해하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자신이 없다는 뜻이였다. 전상환이는 그러지 말고 용기를 내라는듯 그의 어깨를 탁 치며 그 문제는 후에 보자고 하였다.

그날밤 전상환은 자리에 누워서도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하노라고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아니 잠을 이루지 못한것이 아니라 잠을 잘수 없었다.

전상환자신은 전우인 한덕삼이 한 유언과 같다고 하면서 한창수더러 아버지의 뜻을 이어 위대한 수령님과 경애하는 김정일동지께 대를 이어 충성다하라고 일렀다.

그런데 자기자신은 어떻게 처신하고있는가? 과연 자기가 한창수에게 그렇게 말할 자격이 있었던가?

그런 질문이 수없이 튕겨나오면서 한창수와의 상봉으로 한때나마 가시였던 침울한 그림자가 다시금 가슴속에 서리서리 감겨드는것을 어쩔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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