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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약의 나래 제1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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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6,450회 작성일 21-04-0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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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장

13

 

장내에는 수백명의 과학자들이 빼곡이 들어앉았다. 각이한 분야의 과학을 연구하는 여러 연구소의 이름있는 학자들이였다. 앞줄에는 리승기와 양영복을 비롯한 우리 과학의 1세대들이 앉았다. 머리에 백발이 성성한 그들은 모두 과학원의 원사와 후보원사들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장내를 둘러보시였다. 태반의 학자들은 낯이 익으시였다. 개별적으로 혹은 집체적으로 만나보셨던 기억이 있으시였다. 그이께서는 반가움과 친근감을 느끼며 앞탁에 놓인 마이크를 조금 앞으로 끄당겨놓으시였다.

《동지들, 안녕하십니까?》

인사를 보내신 그이께서는 공식적인 회합이 아니라 개별적학자들과 소탈하게 담화를 나누시는듯 한 음성으로 말씀을 시작하시였다.

《나는 우리의 과학기술앞에 겹쌓인 난관앞에서 일시 주저하고 동요하는 과학자, 기술자들을 두고 생각이 많았습니다. 동무들과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고싶어서 오늘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나라의 안팎에 조성된 어려운 정세와 우리 과학이 도달한 오늘의 수준을 볼 때 그것을 가까운 앞날에 세계적높이에로 이끌어올린다는것은 기존의 관념이나 보통의 상식으로써는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그이께서는 우리앞에 가로놓인 난관을 낱낱이 렬거하시고 처음과는 달리 열기띤 음성으로 계속하시였다.

《이러한 형편에서 과연 우리가 첨단과학기술의 요새를 점령할수 있는가?

나는 자신에게 그 물음을 수없이 제기하였댔습니다. 첨단과학기술의 높은 목표를 내세우면서 참말로 생각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현시기 주객관적인 조건이 어렵다고 하여 과학기술발전의 속도를 늦춘다면 우리는 영원히 뒤떨어진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동무들도 아다싶이 날이 갈수록 세계적인 과학기술발전속도는 폭발적으로 빨라지고있습니다. 과학기술을 독점하고 그것을 무기로 발전도상나라들의 원료와 로동력을 착취하며 그 나라 인민들을 지배하려는것이 제국주의자들의 세계전략입니다. 때문에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는것은 민족의 부흥과 강성을 도모하는 문제일뿐아니라 제국주의자들과의 총포성없는 대결에로 이어지는 일종의 계급투쟁입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잠시 말씀을 끊으시였다. 청중은 숨을 죽이였다. 말씀의 마디마디에 흐르는 절절한 심정이 그들의 가슴을 아프게 찔렀다.

《과학기술을 발전시키지 않고서는 민족의 존엄도 지킬수 없고 사람들을 힘든 로동에서 해방할수도 없습니다. 그렇기때문에 나는 아무리 어려움이 많다 하더라도 우리의 과학기술을 가까운 앞날에 세계적수준에로 이끌어올릴 확고한 결심을 가지였습니다. 그러면 무엇을 믿고 이러한 결심을 가졌는가? 나는 동무들 우리 과학자, 기술자들의 높은 사상적각오와 뛰여난 재능을 믿었습니다. 과학기술발전은 객관적조건에도 크게 좌우되지만 결정적인것은 그 직접적담당자들인 과학자, 기술자들의 역할입니다.

그런데 일부 학자들은 발전된 나라들이 도달한 과학기술의 성과에 경탄을 금치 못하면서 그 거리감에 위압되거나 그 나라들처럼 보장조건이 주어지지 않기때문에 우리로서는 불가능하다고 주저하고있습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을 가지고서는 아무리 훌륭한 조건이 보장된다 하더라도 남들이 걸어간 탐구의 길을 답습하면서 남의것을 모방하는데 머무를것입니다. 답습과 모방으로써는 어느때든지 남들을 따라갈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답습하고 모방하는 사이에 남들은 또 새로운것을 창조하기때문입니다.

우리가 선진수준에 오르자면 반드시 과학기술발전에서 과거의 력사가 알고있는 순차와 단계를 뛰여넘어야 합니다. 이러한 도약만이 가까운 앞날에 우리 과학을 세계적높이에 올려세울수 있습니다.

가령 초고압유압프레스를 례로 든다면 남들이 개발한것을 모방하려고 할것이 아니라 월등하고 앞선것을 개발할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남들이 10여년전에 개발한것을 본딴다고 하여도 우리 수준에서는 대단한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것은 자기를 비하하는 사고방식입니다. 순차와 단계를 도약하는데는 자신에 대한 존엄과 긍지, 담력과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것이 없을 때에는 뒤떨어진 거리감에 위축되여 남들이 걸어간 순차를 밟을 생각밖에 못할것입니다.

동무들은 위대한 수령, 위대한 당의 령도를 받고있으며 주체사상이 꽃피는 가장 우월한 사회주의제도에서 사는 과학자들입니다. 그런것만큼 응당한 자존심과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과학기술분야에서 조선민족제일주의정신을 떨쳐나가겠다는 높은 각오와 의지를 가져야 합니다. 이러한 사상감정에 추동될 때 동무들은 순차와 단계를 뛰여넘어 세계적인 발명을 하게 될것입니다.

숭고한 사상과 지향에 지혜와 실력이 안받침되면 못해낼것이 없습니다. 뛰여난 실력은 순차와 단계를 뛰여넘을수 있는 또 하나의 전제입니다. 나는 우리 과학자들의 두뇌와 실력이 결코 남만 못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에는 다른 나라에서 류학을 한 동무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들은 류학시절에 그 나라 학생들보다 공부를 더 잘했습니다.

과학기술경쟁은 일종의 두뇌경쟁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우리는 과학기술경쟁에서 앞선 나라들을 따라잡을수 있는 우수한 지적잠재력을 가지고있습니다. 다른 나라 과학자들보다 총명한 두뇌를 가진 백만이 훨씬 넘는 과학자, 기술자대오가 있으며 그 후비가 또한 믿음직하게 자라나고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자신의 절절한 심정을 시선에 담아 청중을 둘러보시며 힘주어 계속하시였다.

《나는 나라의 과학기술발전을 위한 고심의 낮과 밤들에서 무엇보다먼저 동무들을 생각했습니다. 나는 동무들을 우리 당의 영원한 동행자, 충실한 방조자라고 간주하고있습니다. 경제와 국방 등 여러 분야에서 어려운 문제들이 제기될 때마다 나는 우리의 미더운 과학자, 기술자들을 머리속에 그려보군 합니다. 인민들 역시 안팎으로 나라의 사정이 어려워질수록 동무들에게 더욱 큰 기대를 보내고있습니다. 모든것이 과학기술발전에 달려있기때문입니다.

과학중시를 사회주의건설의 전략적로선으로 내세운 우리 당은 동무들의 연구사업과 생활에 최선을 다하고있으며 우리 인민은 동무들을 나라의 귀중한 보배로 여기고있습니다.

나는 동무들이 당과 인민의 신임과 기대에 어긋나지 않으리라고 믿습니다. 모두다 민족적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오늘의 세계과학을 굽어보면서 주체적인 탐구의 방법론을 따라 최첨단의 목표를 향하여 힘차게 나아가리라는것을 확신합니다.》

말씀을 마치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우렁찬 박수로 화답하는 청중을 바라보시였다. 격동된 과학자들의 얼굴마다에 열렬한 공감의 빛이 떠올랐다.

이 순간 그이께서는 자신과 그들의 심장이 하나로 고동치는듯 한 느낌을 받으시였다. 학자들과 함께 박수를 치시다가 손을 높이 들어 힘껏 저어주시였다. 무엇때문인지 그들에게 하고싶은 호소, 터놓고싶은 감정이 심중에 그대로 남아있는것 같기도 하시였다. 그래서 자리를 뜨지 못하고 미더운 얼굴들을 몇번이고 둘러보면서 오래도록 손을 저어주시였다.

우뢰같은 환호의 함성과 박수소리가 더욱 높아지면서 과학자회관을 진감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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