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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약의 나래 제1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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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6,028회 작성일 21-04-0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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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jpg

제 2 장

2

 

평양제1중학교는 만수대언덕과 모란봉이 마주 바라보이는 보통강기슭에 자리잡고있었다. 여러해전에 현대적으로 새로 지은 건물이였다. 연한 록회색벽체는 방금 칠감을 바른것처럼 색조가 선명하고 산뜻한데 가무스름한 색유리창들은 비껴드는 해살에 찬란히 반짝였다.

어느날 학교에 나온 고중환은 교장실에 들리였다. 오랜 공훈교원인 리철국교장은 세계교육추세에도 밝았다. 몇해전에 김정일동지께서는 이 학교의 교육사업을 위하여 그를 단장으로 여러명의 교육자대표단을 무어 유럽나라들을 돌아보도록 하시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사회주의나라들은 물론 수재교육이 앞섰다고 하는 스웨리예와 프랑스를 비롯한 여러 자본주의나라들을 다녀왔다. 리철국교장과 의논을 하면 우리 학생들이 국제수학올림픽에 참가하여 어떤 결과를 가져오겠는지 대체로 가늠할수 있을것 같았다. 고중환은 찾아온 취지를 설명하고나서 그의 의향을 물었다.

교장은 반백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심중한 낯빛으로 입을 열었다.

《제 생각에는 방청으로 참가하는것이 좋을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정식경연에 참가해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국제수학올림픽에 참가해본 경험이 없기때문에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가 어렵다고 생각합니까?》

《경험도 경험이지만 우리 학생들의 실력이 아직은 세계적인 최강자들과 겨룰수 있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선 나라들은 우리보다 수재교육을 오래전부터 하여왔습니다.》

《교장선생생각도 그렇단 말이지요.…》

고중환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이 내심 공감되였으나 기왕 나왔던김에 수학을 직접 가르치는 교원의 견해를 더 들어보고싶은 생각이 들었다.

《학교의 수학소조를 책임진 교원을 지금 만날수 있을가요?》

《지금 수업중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교장은 전화로 수학강좌를 찾았다.

《정금화선생이 지금 강좌실에 있습니까? 그렇다면 내 방으로 곧 보내주시오.》

잠시후에 나이가 지숙해보이는 녀교원이 교장실에 들어섰다. 별로 특별한데가 없는 보통체구에 수수한 용모를 가진 녀자였다. 차림새 역시 수수한 연회색달린옷을 입었다. 그러나 흰 살결의 동실한 얼굴과 공손히 내려뜬 눈에는 어덴가 모르게 내면에 깊이 간직된 높은 지성과 현숙한 풍모가 내비치는것 같았다.

《당중앙위원회 부부장동지가 선생을 찾았습니다.》

교장이 녀교원에게 고중환을 소개했다.

《안녕하십니까.》

정금화가 머리숙여 인사를 하는데 다소 긴장감이 느껴지는 어조였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직급 높은 낯선 일군앞에 나서고보니 어리둥절해진 모양이다. 정금화는 두손으로 옷자락을 쓸어내리며 의자에 단정히 앉았다.

고중환은 그에게 찾게 된 까닭을 말했다. 그러자 정금화는 낯색이 확 밝아졌다.

《그러니까 우리 학생들이 수학올림픽에 참가하게 된단 말이지요?》

선뜻 믿어지지 않는듯 급히 반문했다. 너무도 기쁜김에 흥분하고있었다. 고중환은 그 태도가 어느 정도 경솔하게 느껴졌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올해에 처음 참가하게 되다보니 정식성원으로 참가할것인가, 방청으로 참가할것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됩니다. 그래 선생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정금화의 얼굴에서 흥분이 가셔지고 심중한 빛이 떠올랐다. 문제가 문제이니만치 그도 서뿔리 입을 열수가 없어서 주저하는듯싶었다. 잠시 생각을 굴리던 그는 드디여 결심을 세우고 대답했다.

《제 생각에는 기왕 참가하는바치고는 정식경연에 참가하는것이 좋겠습니다.》

《선생은 지금까지 처음 경연에 참가한 나라들은 례외없이 마지막순위를 차지해왔다는 사실을 알고있습니까?》

《알고있습니다.》

못마땅한 눈으로 정금화를 바라보던 교장이 그를 힐책했다.

《정금화선생, 이건 길고짧은것은 대봐야 안다는 식으로 대할 문제가 아닙니다.》

《저는 그런 줄타기를 하자는것이 아니라 우리 학생들의 실력이 결코 다른 나라 학생들보다 못하지 않다고 확신하기때문입니다.》

눈시울을 내리깔고 조심스레 번지는 말이였으나 거기에는 확신이 울리고있었다.

《수학올림픽은 다른 발전도상나라 학생들과 겨루는것이 아니라 앞선 나라들의 가장 우수한 학생들과 실력을 겨루게 된단 말입니다.》

교장의 그 말에 정금화는 명백한 어조로 응대했다.

《저는 우리 학생들이 세계최강자들과도 당당히 실력경쟁을 할수있다고 봅니다.》

고중환은 정금화가 보기와는 달리 누구앞에서나 자기의 견해를 떳떳이 주장하는 녀성이라고 생각했다. 그냥 있으면 그들사이에 격렬한 론쟁이라도 벌어질듯싶었다. 그는 두사람을 번갈아보며 말했다.

《더 론의할것없이 학생들에게 시험을 쳐봅시다. 내가 국제수학올림픽에서 10년동안 제출되였던 문제들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그게 좋겠습니다.》

정금화가 찬성했다. 그의 눈에는 지금껏 보지 못했던 광채가 반짝였다. 자기의 주장을 움직일수 없는 시험성적으로 확증할수 있다고 생각하는것 같았다.

《그러자면 수업시간을 조절해야 하겠군요.》

교장은 자기의 책상우에 넓다란 유리로 눌러놓은 수업시간표를 내려다보았다.

정금화가 그에게 얼른 말했다.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6학년 1반의 다음수업시간은 제가 맡은 수학시간입니다.》

《그렇다면 일이 마침 잘되였습니다.》

교장은 유리판에서 시선을 들며 싱긋이 웃었다. 수업시간을 조절해야 하는 복잡한 공정을 피할수 있게 된것이다.

고중환은 서류가방을 열고 타자를 친 시험문제를 꺼내놓았다.

《여기서 몇문제 고르십시오.》

정금화는 지난해에 출제되였던 문제들을 골라들었다.

《부부장동지도 시험장에 들어가보지 않겠습니까?》

교장이 정금화를 따라 일어설 기색을 보이며 물었다.

《시험감독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는 나나 교장선생보다도 정금화선생이 더 잘 알겁니다. 우리는 그사이 학교사업이나 의논합시다.》

교장은 미심쩍어하는 눈치였다. 정금화 혼자서 시험감독을 하게되면 그 성적을 믿기가 어렵지 않겠느냐 하는 뜻이였다. 고중환도 그런 의심이 노상 없지 않았다. 정금화가 자기 주장의 정당성을 보이기 위해 학생들에게 문제풀이의 실머리를 귀띔해줄수 있었다. 그러나 그의 교육자적량심을 믿을수밖에 없었다. 교장의 의견대로 두사람이 곁따라 시험관으로 들어간다면 정금화에 대한 불신을 학생들앞에서 드러내는것으로 되는것이다. 정금화는 교장에게 무슨 말인가를 할듯 하더니 고중환을 돌아보고는 말없이 문밖으로 나갔다. 교장을 얼핏 바라보던 그의 시선은 분명 이렇게 말하고있었다.

(교장선생, 나를 믿으시오!)

교장은 소리없는 그 항변을 느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홀로 사는 녀성이다보니 자존심도 높고 고집도 센편입니다.》

고중환은 교장에게서 학교실태를 알아보았다. 사업범위가 넓은 그는 1중학교에 나와보기도 쉽지 않았다. 어느새 한시간이 지나갔다.

학생들의 시험지를 든 정금화가 들어왔다.

고중환과 교장은 하던 말을 중단하고 그에게 머리를 돌리였다. 정금화는 그늘이 짙은 얼굴로 천천히 다가왔다.

《어떻게 되였습니까?》

고중환이 물었다.

《예상밖으로 성적이 매우 좋지 못합니다.》

정금화는 락제를 한 학생이 교원앞에 섰을 때처럼 머리를 들지 못했다. 그렇게도 신심에 넘쳤던 자신이 부끄러웠던것이다.

《구체적으로 학생들의 성적이 어느 정도입니까?》

《대부분의 학생들이 세 문제중에서 한 문제도 풀지 못했습니다. 세 문제를 다 푼 학생은 한 학생뿐이였습니다.》

《그것 보시오. 우리 학생들의 실력이 아직은 세계적인 경연무대에 나설만 한 수준에 오르지 못했단 말입니다.》

턱을 들고 정금화를 민망스레 바라보던 교장이 퉁명스레 하는 말이였다.

《저는 우리 학생들의 성적이 이렇게 락후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습니다.》

정금화는 그 무슨 죄라도 지은듯이 머리를 깊이 숙이였다.

《선생은 국제수학올림픽을 학기말시험이나 학년말시험쯤으로 알고있었겠지요. 이따금 지나친 주장을 고집하군 하는데 오늘 시험을 쳐보길 잘했습니다.》

교장은 말마디에 힘을 주었다. 빈번히 자기앞에서 고집을 세우는 정금화에게 이번 기회를 빌어 오금을 박으려고 하는것 같았다.

고중환은 그들을 일별하며 생각했다. 지난날 그들사이의 관계는 알수 없었으나 이 순간 교장의 태도는 지나치다고 여겨졌다. 가뜩이나 괴로와하는 녀교원의 마음을 아프게 자극할 필요가 없었다. 설사 잘못된 주장을 하였다 하더라도 정금화로서는 그럴수 있었다. 교원이 자기가 배워준 학생들의 실력에 지나친 확신을 가지는것은 흔히 있을수 있는 일이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믿음과 사랑이 눈이 무딘것처럼 학생들에 대한 교원의 믿음과 사랑도 그럴수 있었다. 학생들의 교육에 애를 태우며 자기의 지식과 열정을 깡그리 바쳐온 교원일수록 그러한 심정이 더할수 있었다.

그러나 정금화는 학생들의 성적에 공정한 평가를 내릴줄 알았다. 그는 혼자서 시험을 감독했으나 학생들의 성적이 정확히 나타나도록 하였다. 그것은 그가 교육자적량심을 귀중히 여긴다는것을 말해주었다. 고중환은 위로하듯 부드럽게 말했다.

《정금화선생, 너무 상심하지 마시오. 이제 경험을 축적하면 우리 학생들도 앞으로는 정식경연무대에 당당히 진출할수 있습니다.》

《저는 도저히 믿을수 없는 억울한 일을 당한것만 같습니다.》

정금화는 애달픈 시선으로 고중환을 마주보았다.

《선생의 심정은 리해합니다.》

《국제수학올림픽시험문제들을 우리 학교에 두고 가면 안되겠습니까?》

《교수사업에 참고할 생각입니까?》

《그렇습니다.》

고중환은 요구대로 시험문제들을 정금화에게 넘겨주고 학교를 떠났다. 그는 정금화를 두고 모순된 감정을 느꼈다. 그의 눈에는 그 녀교원이 교육자다운 량심을 지니고있으면서도 고집스럽고 자존심이 지내 강해보였다.

 

×

 

《1중학교 학생들에게 정작 시험을 쳐보니까 실태가 그렇단 말이지요.》

고중환의 보고를 받으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심중한 어조로 뇌이시였다. 가슴에 서려드는 실망감에 저절로 입밖으로 새여나오는 혼자말씀이시였다. 그이의 시선은 송구한 기색으로 앉아있는 고중환이 아니라 창너머로 보이는 푸른 하늘가를 응시하고있었다.

1중학교 교육수준이 아직 세계적인 높이에 비해 그렇게 뒤떨어져있단 말인가? 학생들의 시험성적이 그 거리를 명백히 말해준다고 할수 있겠지만 왜서인지 잘 믿어지지 않으시였다. 1중학교의 창설과 그 발전에 기울여오신 관심과 거기서 자라나는 학생들에 대한 기대가 너무도 크셨기때문인지도 몰랐다. 지나온 나날이 회고되시였다. 일찌기 문예부문을 지도하시면서 그 부문에 소질을 가진 학생들을 키우기 위해 각 도마다 예술학원을 내오신 김정일동지께서는 과학부문에서도 믿음직한 후비육성을 위해 수재학교를 내올 구상을 품으시였다. 그러나 굳어진 편견에 사로잡혀있던 교육부문의 적지 않은 일군들은 그 필요성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들을 생동한 사실로 설득시켜야 했다. 마침 서예에 뛰여난 재능을 가진 나어린 소녀가 나타나서 사람들을 경탄시켰다. 하루는 당과 정부의 책임일군들과 교육부문 일군들이 그 소녀의 서예솜씨를 구경하게 되였다. 어린 소녀가 자기의 작은 손으로는 거머쥐기도 어려울만큼 큰붓을 고누어들고 박력있는 활달한 필체를 보여줄 때 누구나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박수를 보내주었다.

이때 김정일동지께서는 과학발전을 위해서도 뛰여난 소질을 가진 학생들을 선발하여 교육하는 학교를 내와야 한다고 하시면서 그 까닭을 설명하시였다. 조국의 부강과 민족의 번영을 위해서 무엇보다 과학을 발전시켜야 한다, 나라의 과학기술발전은 우수한 과학자를 얼마나 많이 키워내는가에 달려있다, 그런데 과학연구사업은 고등교육을 받았다고 하여 누구나 할수 있는 일이 아니라 남다른 두뇌를 가진 선발된 인재들만이 할수 있다, 50년대 후반기부터 세계의 여러 나라들에서 과학인재육성을 위한 수재교육을 활발히 하고있다, 우리도 지체없이 수재교육을 하여야 한다, 재능은 후천적이지만 소질은 선천적이다, 주어진 소질은 동일한 교육조건에서도 뛰여난 판단과 추리를 낳게 하는 귀중한 바탕이다, 이제부터라도 수재교육을 잘하여 우수한 과학인재들을 많이 키워내면 우리 시대에 반드시 과학기술을 높은 수준에 올려세울수 있다.

김정일동지의 절절한 호소를 들으신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김정일동지가 훌륭한 구상을 하고있다고 매우 기뻐하시면서 적극 찬성하시였다. 그제서야 머리를 기웃거리던 다른 일군들도 공감을 표시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수재교육을 하루라도 늦잡을수 없는 사업이라고 생각하시였다. 땅속에 묻혀있는 자연부원은 설사 오늘 캐여내지 못한다 하여도 어느때든지 캐여낼수 있도록 그대로 보존되여있다. 필요하다면 미래를 위하여 아껴둘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의 두뇌자원은 때를 놓치면 상실되고마는것이다. 인간의 한생은 제한되여있으며 타고난 소질을 개발하여 훌륭한 재능으로 꽃피워주는 교육년령기도 한정되여있다.

그이께서는 절박감에 사로잡혀 수재학교의 창립사업을 힘있게 내미시였다. 학교의 청사를 수도의 가장 경치좋은 곳에 훌륭히 건설해주실 결심을 품으신 그이께서는 평양시부감도를 놓고 여러곳을 탐문해보시였다. 어느날 이른새벽 지도에서 점찍어두셨던 여러곳을 가보시던 끝에 만수대언덕이 마주보이는 보통강변에 이르자 이곳에 터를 잡기로 하시였다. 그날 새벽에는 이른봄의 진눈까비가 지겹게 내리였다. 하지만 그것이 미구에 일떠설 이 학교를 축복하여 하늘이 보내는 꽃보라처럼 여겨져서 오히려 기쁜 마음으로 맞으며 몇번이고 그 아근을 다시 돌아보시였다. 나무랄데없이 좋은 위치였다. 그후 강력한 건설력량을 동원하여 지체없이 공사에 착수하도록 하시였다. 수재학교가 선다는 소식은 온 나라를 격동시켰다. 전국의 지원밑에 빠른 시일내에 웅장화려한 교사가 일떠섰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이 학교에 최신교육설비와 교구비품들을 갖춰주도록 하시였다. 준공의 그날 학교에 나가신 김정일동지께서는 교실들과 실험실들을 돌아보며 학생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시였다. 훌륭한 교육설비들로 갖추어진 교실들과 실험실들을 돌아보시니 더없이 마음이 기쁘고 흡족하시였다.

우리의 후대들을 위해 참으로 보람있는 일을 하였다는 생각이 드시였다. 높낮이를 자유로 조절할수 있는 학생용책상을 마주하고 폭신한 의자에 앉아보셨을 때에는 멀리 흘러가버린 청소년시절로 되돌아가 이 학교에서 한번 배우고싶기도 하시였다. 하지만 녀학생실습실에 들려보시니 약간 아쉬운것이 있었다. 다른 주방설비들은 어느것이나 최신설비들인데 거기에 비하면 뒤떨어진것이라고 볼수 있는 가스곤로가 눈에 띄였던것이다. 그래서 전자렌지로 바꾸어주라고 일군들에게 이르시였다. 최신과학의 요새를 점령해야 할 사명을 안고 배우게 된 학생들인것만큼 그들이 다루고 리용하는것이 어느 하나라도 첨단수준에서 뒤떨어져서는 안되였다. 사람은 자기가 보고 배운것에 토대하여 새것을 창조하기마련이다. 미래의 우리 과학계를 대표하게 될 이 학교 학생들에게는 나라의 평균기준보다 멀리 앞선 생활조건과 학습조건을 갖추어주어야 했다. 나라의 부담이 크더라도 그것이 곧 조국의 미래를 앞당겨오는 길이기때문이였다.

이날 학교를 다 돌아보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수행한 일군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수재는 더없이 귀중한 나라의 재부이고 보배입니다. 수재들을 훌륭히 키우기 위해서라면 무엇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수재교육에 힘을 넣으면 래일에는 세계과학기술의 앞장에 설수 있고 우리의 두뇌진이 세계무대에 당당히 나설수 있습니다. 오늘 이 학교를 돌아보니 각 도들에도 이런 학교를 하나씩 세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 생각에는 도당책임비서들이 책임지고 도소재지들에 시급히 수재학교를 세우도록 하는것이 좋겠습니다. 평양1중학교 하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새로운 공장이나 광산을 건설하고 개발하는 사업을 좀 미루더라도 수재학교부터 세워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그후 한두해사이에 1중학교가 10여개로 불어났다.

그때로부터 여러해가 흘렀다. 이제는 그 학교들의 교육사업이 자기 궤도에 들어설 때가 지났다고 할수 있다. 그런데 국제수학올림픽경연문제를 가지고 시험을 쳐보니 태반의 학생들이 한문제도 풀지 못했다고 한다. 도대체 무엇이 걸려서 그렇게 되였는가?

김정일동지께서는 쏘파에 앉아있는 고중환에게 머리를 돌리시였다.

《우리 학생들의 실력이 그렇게 낮다는것이 잘 믿어지지 않습니다. 아직 국제수학올림픽까지는 일정한 기간이 있습니다. 교육부문 일군들과 더 토론도 해보고 그들을 동원해서 지방 1중학교에도 나가 시험을 쳐보도록 합시다. 그다음에 방청으로 참가하겠는가, 정식성원으로 참가하겠는가를 결정합시다.》

《알겠습니다.》

고중환은 그이께서 국제수학올림픽참가문제에 얼마나 심중히 대하시는가를 다시금 깊이 깨달았다. 그럴수록 자기로서는 최선을 다하여 정확한 견해를 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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