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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약의 나래 제3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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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7,091회 작성일 21-05-02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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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 장

6

 

과학원에서 돌아온 고중환은 김정일동지께 협의회정형을 서면으로 보고드리였다. 그런데 그이께서 직접 찾으시였다. 필경 보고내용과 관련해서 찾으실것이라고 생각했다. 보고내용에 다른 의견이 없으시면 굳이 찾지 않으실것이다. 혹시 성과에 도취되여 사실을 과장하지 않았던가? 그이께서는 자신께 올려보내는 보고에 성과가 과장되거나 결함이 생략되는것을 허용하지 않으시였다. 현실을 미화분식하여 당의 방침의 정당성과 생활력을 과장하는 일군들을 한두번만 질책하지 않으시였다. 그러한 현상은 충신의 자세가 아닌 일종의 아첨이라고, 나아가서는 당을 기만하는 태도라고 준절히 지적하시였다. 그이께서는 아첨과 기만을 제일 용서할수 없는 현상으로 간주하시였다. 언제나 현실 그대로의 진실을 요구하시였으며 본심 그대로의 진정을 요구하시였다. 진실과 진정만이 그이를 만족시킬수 있었다. 이것을 잘 아는 고중환은 보고내용을 곰곰히 돌이켜보았다. 과장되거나 분식된것이 있는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알수 없었다. 그는 급히 그이의 집무실로 갔다. 아닌게아니라 집무탁우에는 고중환이 올린 문건이 놓여있었다.

《새로 나온 과학기술심의체계가 그렇게 생활력을 나타내고있다니 좋습니다. 심의위원회운영에서 나타나는 부족점과 그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도 정확히 지적되였다고 봅니다. 이번의 과학기술부문 일군협의회가 매우 실속있게 진행된것 같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만족한 기색으로 말씀하시였다.

고중환은 긴장했던 마음이 풀리였다. 과장이나 분식이 없이 실태를 정확히 보고드렸다는 자부심을 느끼였다.

《동무와 의논해야 할 다른 문제가 있어서 찾았습니다. 나는 며칠전에 동해안지구 어느 한 구분대를 찾아갔던 길에 리승기선생을 만났습니다. 그 선생과 점심을 함께 나누면서 휴식의 한때를 보냈습니다.》

고중환은 그 사실을 모르고있었다. 로학자와 함께 보내신 휴식의 그때를 되새겨보시는듯 그이의 얼굴에는 즐거운 미소가 떠올랐다.

《정치와 과학에 대한 매우 유익한 담화도 나누었고 그의 인생회고담도 흥미있게 들었습니다. 자연의 객관적진리를 탐구하는 특성때문인지 학자들은 솔직하고 허심해서 이야기를 나눌 재미가 있습니다. 나는 그 누구에게서도 들을수 없었던 여러가지 조언을 그 선생에게서 들었습니다. 그런데 헤여질 때 그가 나에게 부탁한것이 한가지 있습니다. 과학원 함흥분원에 화학부문을 전공하는 리과대학분교를 내오도록 하여달라고 했습니다. 화학부문에 필요한 과학인재들을 함흥분원이 책임지고 키우겠다는것입니다. …부부장동무의 생각엔 분교를 내오는것이 어떨것 같습니까?》

《좋은 발기라고 생각합니다. 함흥분원에는 유능한 화학공학자들이 많은것만큼 분교가 나오면 교수진행은 문제될것이 없습니다. 연구소들의 실험설비와 실습공장을 교육사업에 그대로 리용할수 있는 유리한 조건도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분교를 내오자면 청사와 기숙사를 비롯한 건물문제가 걸릴것입니다.》

《필요한 건물이나 책걸상을 비롯한 교구비품들은 국가에서 보장해주도록 합시다. 말이 분교이지 실은 또 하나의 대학을 내오는것이나 같은데 그만한 밑천도 들이지 않겠습니까. 나도 리승기선생의 의견을 들어보고 여러가지로 유리한 점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학생들은 졸업후 배치지가 뚜렷하기때문에 입학초기부터 명백한 학구적지향을 가지고 공부하게 될것입니다. 분원에서는 장차 자기네가 쓸 인재들이기때문에 학생들을 책임적으로 교육할것입니다. 분교는 우리 나라 고등교육기관들중에서 그중 실속있고 특색있는 인재양성기지로 될수 있습니다. 관계부문 일군들과 협의를 해서 분교창설을 위한 구체적인 안을 작성해보시오.》

《알겠습니다.》

《리승기선생은 90객이 다되였습니다. 나이가 많아도 그런 좋은 발기를 하였다는 사실은 선생이 우리 과학의 래일을 위해 자기로서 할수 있는 모든것을 다하고있다는것을 말해줍니다. 참으로 애국적인 학자입니다. 그는 지난해에 국제수학올림픽에서 우리 학생들이 우수한 성적을 쟁취하고 돌아온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뻐서 잠을 자지 못했다고 합니다. 우리 과학의 창창한 미래를 확신하게 되였으니 여한없이 눈을 감을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그 선생이 생전에 첫 졸업생들을 볼수 있도록 올해안으로 분교개교를 다그쳐야 하겠습니다. 그는 분교가 개교되면 첫 강의는 꼭 자기가 하겠다고 했습니다. 과학자로서 자기 인생을 총화하며 후대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고 합니다. 그 소원을 하루빨리 풀어줍시다.》

《…》

《나는 군부대에 갔다가 돌아가던 길에 함흥에 들려서 그를 만날가 하였는데 군부대가 주둔한 고장의 설경이 하도 아름다와서 그리로 오게 하였습니다. 거의나 사무실과 방안에만 있던 로인이 아름다운 자연을 보게 되자 어린애처럼 기뻐하였습니다.》

고중환은 다정한 정취에 잠겨 눈웃음을 그리시는 그이를 바라보며 가슴이 훈훈해오는것을 느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어조를 바꾸며 다시 말씀하시였다.

《그 선생을 통해 과학원 함흥분원 과학자들의 소식은 자세히 들었습니다. 최근에 여러가지 연구성과를 이룩했다더군요. 과학기술발전 3개년계획수행에 떨쳐나선 함흥분원 과학자들의 기세가 대단한것 같습니다. 평성지구 과학연구기관들에서는 최근 어떤 성과들이 있습니까?》

《평성과학지구에서도 가치있는 연구성과들이 나타나고있습니다.》

고중환은 전자자동화공학, 열공학, 초고압물리학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이룩된 대표적인 성과들을 말씀드린끝에 이렇게 부언했다.

《그리고 기계공학분야에서도 우리의 기술과 자재로 초고압유압프레스를 만들수 있는 확고한 전망을 열어놓았습니다. 한 녀성연구사동무가 가느다란 철선을 여러번 감는 방법으로 프레스본체의 예비장력을 충분히 보장할수 있게 했고 석홍범동무는 독특한 기밀방법을 연구했습니다. 그 기밀방법이 성공하면 유압공학에서 커다란 전변을 가져올수 있습니다.》

《그렇습니까? 석홍범동무가 그런 연구를 해냈단 말이지요.》

김정일동지께서는 무등 기뻐하며 다그쳐물으시였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 준절히 타일러주신 다음에 그는 그야말로 새 출발을 했습니다.》

《나는 그 동무가 과학에 대한 열망도 크고 사람됨이 진실하다는것을 느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그만큼 아프게 꾸짖었습니다. 아까운 사람일수록 호되게 비판을 해야 합니다. 그래, 그 동무가 연구한 기밀방법이 구체적으로 어떤것인지 나에게 좀 설명해줄수 없겠습니까?》

고중환은 저으기 당황했다. 이럴줄 알았으면 석홍범으로부터 보다 자세히 듣는것인데…

《저도 구체적인 내용은 모르겠습니다.》

그는 어줍게 웃었다.

《동무가 리해한 범위내에서 설명하시오. 과학기술적발명이란 연구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울뿐이지 연구해놓은것은 누구나 쉽게 리해할수 있습니다.》

고중환은 기억을 되살리며 설명을 시작했다. 기밀방법의 원리와 기밀장치의 륜곽만은 머리속에 남아있었다.

《석홍범동무의 착상이 기발하고 구상이 대담합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고중환이 설명을 마치자 못내 경탄하시였다.

《과학기술심의위원회에서도 그 동무가 연구한 방법의 혁신적의의를 높이 평가했다고 합니다.》

《그래 제작에 착수했습니까?》

《연구집단을 다시 뭇고 제작에 착수하였습니다.》

《석홍범동무를 잘 도와줍시다.》

잠시후에 고중환은 그이의 집무실을 나섰다. 어느새 구내에는 땅거미가 깃들기 시작했다. 부서에 들렸다가 퇴근길에 오른 그는 줄곧 집무실에서 받은 감동의 여운에 휩싸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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