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평양은 선언한다 42 > 통일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통일게시판

장편소설 평양은 선언한다 42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2,339회 작성일 21-07-05 23:33

본문

20210525210435_b688b794b6b2c74139004afd21fa3013_nlps.jpg


9

야전지휘차는 언제밑에 서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언제우에서 두손을 허리에 올리고 태성호와 그 주변 농장벌의 수해정형이며 농사작황을 료해하시였다.

그이께서는 사흘밤을 집무실에서 지새우며 륙해공군부대들을 수해방지투쟁에 동원하고 온 나라의 모든 부문들이 수해를 입지 않도록 할수 있는 일을 다 하시였다. 그러시고도 직승기로 안주벌, 문덕벌, 재령벌, 연안벌, 안변벌, 금야벌과 중요한 저수지들을 돌아보시였다.… 송탄호는 이전보다 훨씬 넓어졌으나 언제가 터지지 않았다.

그이께서는 무선전화로 도당책임비서 박윤식을 찾으시였다. 박윤식은 먼 벌방군의 어느 농장에 나가고 자리에 없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송탄호를 한바퀴 더 돌아보시였는데 호수의 수면으로 달리는 직승기그림자를 따라 잔물결이 밀려오며 해빛을 눈부시게 발산하였다.… 그이께서는 오후에도 수해를 입은 지역들을 돌아보시다가 여기 태성호에 이르신것이다.

태성호주변의 농장들은 치산치수를 잘한 덕에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다. 농사작황도 좋았다.

그이께서는 환한 안색으로 드넓은 논, 탐스럽게 패인 벼이삭들의 설레임을 보며 올해 벼농사를 알심을 들여 할데 대하여 이야기하시는데 부관이 다가왔다.

부관은 박윤식책임비서와 전화결속이 되였다고 보고하였다.

그이께서는 하시던 이야기를 마저 끝내고 야전지휘차로 가시였다.

무선전화기의 수화구에서 귀에 익은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 안녕하십니까? 박윤식이 보고드립니다.》

《동무네는 수해를 어느 정도 입었소?》

도당책임비서는 공업부문의 피해는 별로 없는데 농업부문에서 좀 손실을 보았다고 하면서 그 피해정형을 상세히 보고하였다.

《그렇다… 알곡수확이 좀 줄겠구만…》

그이께서는 가슴이 쓰려나 잠시 아무 말씀도 못하시였다. 농업부문의 손실이란 인민들의 먹는 문제와 직접 관련되는것이다.

《농업전문가들은 이제라도 침수된 곡식들을 잘 거두면 좀 만회할수 있다고 합니다.》

《나를 위안하려 하지 마오. 인민들의 사기가 떨어지지 않았소?》

《아닙니다. 기세들이 좋습니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 저는 이번 큰물과의 투쟁을 통해 우리 도안의 인민들이 앞으로 어떤 시련이 닥쳐와도 당의 두리에 굳게 뭉쳐 이겨내리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였습니다.》

《그렇소?!》

《이번에 여러 군들에서 홍수가 휩쓸어드는 위험속에서도 자기보다 동지를 먼저 생각하며 서로 도와주고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사람들을 구원한 공산주의적미풍이 많이 발휘되였습니다. 영산군에서는 구제작업의 앞장에 섰다가 홍수에 휘말려들어 사경에 처한 리당비서를 청년들이 결사적으로 물에 뛰여들어 구원해낸 일도 있습니다.》

《그 리당비서가 인민들속에서 신망이 높았던거로구만…》

《예, 그렇습니다.》

《이전에 우리가 현지지도하면서 보니까 송탄군에서도 그때 살림집건설을 크게 벌리고있었는데 이번에 그 집들이 어떻게 되지 않았소?》

《한채의 집도 피해를 입지 않았습니다. 군대와 인민들이 힘을 합쳐 강뚝을 높이 쌓아 홍수의 침습을 막았고 래년농사에 쓰고도 남을만 한 물을 송탄호에 잡아두는데 성공했습니다.》

《음… 군당책임비서가 일을 잘했군… 이번에 보면 평소에 국토관리사업을 잘한데서는 피해를 전혀 입지 않았거나 아주 적게 입었습니다. 이번 홍수의 교훈을 살려 국토관리사업을 앞으로 잘해나가야 하겠습니다. 국토건설은 후대들을 위한 만년대계의 사업이며 사회주의제도의 우월성을 보여주는데서 중요한 의의를 가집니다.》

《예… 명심하겠습니다…》

《다른 일은 없습니까?》

《저… 이전에 말썽이 많던 리창길이라는 청년하고 산골군에 시집안오겠다고 고집을 부리던 그 처녀의 사랑도 이번 홍수통에 이루어졌습니다. 신소를 했던 그 청년이 생각나십니까?》

《음… 그런 일이 있었지. 생각나오. 그런데 허, 어떻게 된 일이요?》

박윤식은 그 사연을 말하였다. 그리고는 나직한 목소리로 계속하였다.

《군을 현지지도하신 그 새벽에 하신 말씀에서 큰 충격을 받은 군당책임비서동무가 처녀의 집으로 찾아까지 가서 설복하였습니다.… 산발을 타고 송탄읍으로 달려온 처녀는 살아있는 총각을 보자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습니다. 둘은 언제 홍수가 들이닥칠지 모르는 위험속에서 백년가약을 맺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주먹으로 무릎을 내리치며 호탕하게 웃으시였다.

《허허허… 멋있소! 기특한 처녀요!》

《청년은 처녀한테서 책임비서가 자기때문에 얼마나 고심했는가를 다 알게 되였습니다.》

《알만하오… 이것은 청춘남녀의 사랑이 곡절을 겪다가 이루어졌다거나 인민들이 당일군의 생명을 구원했다거나… 그저 그런 문제가 아니요. 이건 보통문제가 아니요. 윤식동무, 이건 우리 당이 자기 활동과 령도에 철저히 구현하려고 애쓰는 인덕정치의 생활력이고 그 하나의 승리요! 그렇지 않소? 이번에 강원도와 자강도, 함남도에서도 공산주의적미풍들이 많이 발휘되였소.》

《지도자동지, 요즘 여기 일군들속에서는 어려움이 생기면 더 뭉치는것이 조선사람의 기질이다! 이런 격언비슷한 말이 돌아갑니다.》

《그렇소?! 그건 격언비슷한것이 아니라 진짜 격언이요. 우리 시대의 격언이요! 인민들속에서 나온 격언이고… 생활철학이요! 이번에 다른 도들에서도 그런 일들이 있었소. 오늘 일부 나라 당들은 인민들의 배척을 당하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어떻소. 인민들이 당을 따르고… 한 당일군을 구원하기 위해 청년들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홍수물에 뛰여들고있소. 당과 인민의 이런 혈연적관계는 우리 승리의 담보이고 세상에 자랑할만한 일이요!》

《예!… 예!…》

통화가 끝난 다음에도 그이께서는 밖으로 나오지 못하시였다. 흥분… 그리고 기쁨과 격정, 신심이 가슴에 그득히 차올라 좌석에 앉은채로 담배를 피우시였다. 그이께서는 좌석등받이에 편안히 기대여 눈을 지그시 감으며 담배연기를 길게 내보내시였다.

얼마후 그이께서는 석천협동농장으로 향하시였다.

그 협동농장은 어버이수령님께서 10여차례나 현지지도하신 모범단위이다. 작년에 관리위원장이 사망한 다음 그의 아들이 대를 이어 관리위원장으로 사업하는데 그를 만나 일은 어떻게 하며 생활은 어떻게 하는지 다 알아보고 고무를 주시고싶었던것이다.

달리는 차안에서 아버지를 닮았을 청년관리위원장의 모습을 눈앞에 그려보시는데 저 안쪽 길가에 낯익은 차가 멎어있고 그옆에 한석비서가 꼿꼿이 서있는것이 내다보였다.

김정일동지께서 차를 세우시였다.

한석은 서너걸음 걸어나오며 그이께 인사를 올렸다. 그의 눈길에서 긴장과 불안감이 느껴지였다. 그가 불의에 나타난것으로 보아 무슨 심상치 않은 일이 생긴것이 분명하였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는 그를 차에 태우시였다.

《무슨 일이 생겼소?》

《좀전에 통보를 받았습니다. 모스크바에 주재하고있는 다른 나라 외교관들속에서 수상한 소문이 돌아갔습니다. 쏘련이 남조선괴뢰들과 은밀히 군사적으로 결탁되여가고있다는것입니다. 특히 군사장비분야에서…》

《우리 대사관에서 통보해왔소?》

《예… 여기 있습니다. 외교부의 보고자료입니다.》 하고 한석은 서류가방에서 문건이 든 봉투를 꺼내 그이께 드리였다.

자료들속에는 최신형땅크와 지상포, 대형수송기를 비롯한 군사장비들의 매매교섭이 은밀히 진행되고있으며 이미전에 우리 군사기지와 시설들에 대한 정보들을 팔아넘겼다는 사실이 밝혀져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문건을 봉투에 도로 넣어 옆에 놓고 나직이 물으시였다.

《출처가 다 분명하오?》

《예… 친선적인 나라들과 중립국 외교관들이 기자회견이나 연회같은데서 우리 동무들한테 귀띔해준것입니다.》

《사실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더 나쁘오. 우리를 불안과 혼란에 몰아넣거나 그 어떤 목적을 노린 제국주의자들의 모략일테니까. 외교부에 지시하오. 모스크바에 타전하여 사실여부를 더 알아보라고… 과학적인 근거를 쥐라고…》

그이께서는 좌석등받이에 편안히 기대며 눈을 지그시 내리감으시였다. 전쟁… 미제와 남조선괴뢰들이 우리의 거듭되는 평화통일제안을 외면하고 전쟁의 방법으로 누구를 먹어보려고 꾀한다면 전쟁은 불가피하다. 쏘련이 동맹국의 의무와 의리를 저버리고… 량심마저 다 저버리고 남조선괴뢰와 손을 잡은 오늘 놈들은 이 정세변화를 절호의 기회로 여겨 전쟁으로 나올수 있다. 세력균형, 력학적균형의 파괴가 적들을 전쟁에로 내달리게 한다. 입수된 정보가 사실이든 아니든 평화보다 전쟁의 가능성이 백배나 더 많다. 확률적으로 봐도 그렇다. 전쟁…

무선전화의 신호가 울렸다. 조만해서 울리지 않는 그 소리에 김정일동지께서는 눈을 뜨시였다. 천천히 송수화기를 드시였다.

수화구에서 총참모장의 긴장된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전선서부와 중부, 동부 여섯개 지점에서 적들이 12시 12분경부터 40분경까지 거의 동시에 비무장지대안에 중무기들을 끌어들이고 사격태세를 취하고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력량이 비무장지대안으로 들어왔습니까?》

《서부와 중부에서는 20명가량, 동부에서는 30명가량입니다. 로케트포와 대구경기관총, 무반동포 등을 끌어들여 사격대형으로 전개시켰습니다. 서부에서는 아군진지에 백여발의 대구경기관총사격을 했습니다.》

《우리 병사들이 상했습니까?》

《아직은 손실이 없습니다.》

《적의 배치는 어떻습니까?》

《전진배치된 예비군단들이 철수하지 않고있습니다. 중앙분계선상공에는 정찰기들이 떠있습니다. 중부에서는 연막을 치고있습니다.》

《어디서 전화를 합니까?》

《작전실입니다. 작전일군들도 여기 와있습니다. 이번 수해로 우리한테서 교통이 마비되고 무슨 혼란이 생겼다고 판단하며 행동을 개시한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놈들이 그렇게 어리석을가…》

《현지사령관들은 우선 응징타격을 가해보자고 제기합니다.》

《답새기자구?…》

《예…》

그이의 곁에 앉아있는 한석은 가슴이 툭툭 뛰였다. 내외정세가 일촉즉발의 초긴장상태에 이르렀다는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있는 그는 이마에 식은땀이 내배는듯 하였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는 잠시 생각하시다가 나직이 말씀하시였다.

《현지사령관들을 좀 눌러놓으시오. 감시를 강화하도록 하고… 내가 거기로 갈 때까지…》

승용차는 수도쪽으로 뻗은 대도로와 석천으로 가는 자동차길이 교차된 갈림목에 이르러 서서히 속력을 늦추며 평양쪽으로 꺾어들려고 하였다.

《그냥 석천으로 가기요.》 하고 김정일동지께서 부드럽게 이르시였다. 조용한 그 말씀이 얼마나 큰 충격을 안겼는지 앞좌석의 책임부관도 놀란 얼굴로 뒤돌아보았다. 한석은 대지가 돌아가고 그 혼란속에 길들의 방향이 뒤바뀌여지는듯싶었다.

(아니?!-) 그는 눈을 크게 뜨고 친애하는 그이를 지켜보았다.

김정일동지의 안색은 침착하고 눈에 밝은 미소가 어리였다.

《석천농장 새 관리위원장을 만나봐야겠소. 저놈들때문에 가던 길을 바꾸겠는가 허허…》

한석비서한테는 그 조용한 웃음소리가 하늘땅에 공명되여 찌렁찌렁 메아리치는듯 하였다.

차는 살같이 내달리고 차창밖으로는 가지들을 설레이며 가로수들이 날아지나가고 푸른 전야가 바다처럼 넘실대며 흘러지나갔다.

어느덧 석천마을이 바라보이고 그쪽으로 뻗어나간 길로 한 젊은이가 정신없이 달려나왔다. 그의 어깨뒤에 벗어진 농립모가 바람을 안고 너펄거렸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기쁨에 겨워 한석을 돌아보시였다.

《저 동무가 새 관리위원장이요. 틀림없소. 우리가 온다는 기별을 받았구만!》

그러시고는 차를 세우시였다. 그이께서는 차에서 내려 달려오는 관리위원장에게로 마주 걸어나가시였다. 젊은 관리위원장은 그이앞에 이르러 머리를 깊이 숙여 인사를 올리고는 달려나와 매달리듯이 손을 잡았다. 해볕에 탄 얼굴, 이슬기가 반짝이는 눈… 수수하면서도 억세게 생긴 청년이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는 그를 뜨겁게 안아주시였다.

《아하- 젊었구만. 젊었어! 신통히 아버지야! 허허… 그래 수해는 많이 입었소?》

《별로 입지 않았습니다.》 하고 그는 힘있게 대답하였다.

《그래?! 다행이군. 농사작황은 작년보다 어떻소?》

《친애하는 지도자동지, 작년보다 썩 잘되였습니다!》

《그렇소? 들어가보자구!》

김정일동지께서는 한손으로는 젊은 관리위원장의 팔목을 잡고 다른 손을 높이 쳐들어 농장원들의 환호에 답례하며 마을쪽으로 걸어들어가시였다.

푸른 하늘에는 해빛이 눈부시고 가로수들의 우듬지에서는 새떼들이 떠들썩하게 우짖으며 날아올랐다. 한석은 뒤따라 걸어가다가 뜨거운것이 터져올라 걸음을 멈추었다.…

그날 김정일동지께서는 석천농장에서 한석과 헤여져 최고사령부작전실로 곧바로 향하시며 무선전화로 강태혁비서를 찾으시였다.

《조성된 군사정치정세와 관련하여 온 나라에 군사를 중시하는 혁명적기풍을 세우며 인민군대에 대한 원호사업을 전군중적운동으로 벌리도록 사상사업을 잘해야 하겠습니다. 군민일치는 우리 혁명무력의 중요한 전통이며 우리 인민군대의 전투력의 원천입니다.》

한편 밤이 깊어 집에 돌아와 낮에 받은 충격으로 깊은 생각에 잠겼던 한석은 웬일인지 얼마전에 읽었던 조기천의 시구절이 떠올라 서가에서 《백두산》을 꺼내여 읽어보았다.

 

백두는 웨친다-

《너, 세계야 들으라!

이 땅에 내 나라를 세우리라!

내 천만년 깎아세운 절벽의 의지로

내 세세로 모은 힘 가다듬어

온갖 불의를 족쳐부시고

내 나라를,

민주의 나라를 세우리라!

내 뿌리와 같이 깊으게

내 바위와 같이 튼튼케

내 절정과 같이 높으게

내 천지와 같이 빛나게

세우리라-

자유의 나라!

독립의 나라!

인민의 나라!》

백두산은 이렇게 웨친다!

 

조기천의 시정에 가슴이 벅차오른 한석의 입에서는 저도 모르게 이런 속삭임이 흘러나왔다.

《아, 백두산의 의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서비스이용약관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 상단으로


Copyright © 2010 - 2023 www.hanseattle1.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