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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평양은 선언한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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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4,927회 작성일 21-05-2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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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촉수를 낮춘 탁상등불빛이 방안을 희미하게 비쳤다. 집안에는 괴괴한 정적이 흐르고있었다. 안해의 방에서도 딸의 방에서도 모두 얼마나 깊이 잠들었는지 바스락소리 하나 나지 않았다. 창턱밑 어항속의 남방어도 파란 린광에 싸여 까딱 움직이지 않고있었다.

류수진은 불면증이 도진것인지 자정이 썩 지났는데도 잠이 전혀 오지 않았을뿐아니라 정신이 점점 초롱초롱 밝아졌다.

그는 잠을 청하려고 몇번이고 불을 끄고 자리에서 이리저리 뒤채기였으며 담배도 피워보군 하였으나 허사였다. 끝없는 생각, 지난날에 있었던 착잡한 추억들이 밀려들고 자기불만에 가슴이 쓰려나서였다. 누가 들어도 아버지의 비난은 지나친것이라고 할수 있지만 그는 말마디마다에서 텁텁하나 불같은 애정과 진정이 느껴져 머리를 수굿하고 모든 꾸중을 새기려고 애썼다.

아버지가 쏘련에서 무슨 일이 있으면 귀가 항아리만해진다고 할 때에는 등골로 식은땀이 흐르는듯 했다. 지금도 그 말만은 가슴속에 얼음쪼각처럼 배겨 녹지 않는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담배를 피워 물고 방안을 거닐었다.

(…아버지는 당과 조국에 대한 자식의 감정을 리해하면서도 날을 세우려고 그저 그렇게 말한것인가, 진정으로 그렇게 생각하는것일가?… 우리는 외부세계와 고립된 상태에서 사회주의를 건설하는것이 아니다. 쏘련은 사회주의혁명을 제일 처음으로 한 강대한 나라이다. 우리와 국경을 접해있고 여러가지 관계를 맺고있다. 때문에… 그 대륙에서 벌어지는 일에 무관심할수 없다. 하물며 국제문제전문가인 내가 어찌…)

문득 하나의 생각이 빛살처럼 뇌리를 스쳤다. 아득한 옛일처럼 느껴지는 사건이다. 처음 쏘미수뇌자들이 군비철페를 협상하기 시작하고 세계여론이 이 행성에 무기가 없는 평화로운 시대가 도래한다고 떠들었으며 검을 마사 보습을 만들자고 웨칠 때였다. 그때 그는 흥분하였다. 두차례의 세계대전과 그칠새 없는 지역전쟁에서 몸서리치는 참화를 겪은 인류가 드디여 리성에 도달하였다고 생각했다. 한데 세상사람들을 경악케 하는 사건이 생겼다. 미국대통령 케네디가 백주에 암살되였다. 텍사스의 피비린내는 그의 마음을 서늘하게 하였다. 그는 전쟁이 없으면 생존할수 없는 미국의 제국주의적인 체질에 전률하며 아- 하고 소리쳤다. 이것은 누구도 모르는 일이였다.

몽유병환자처럼 방안을 정신없이 거닐던 류수진은 무엇이 앞을 막아서는듯 멎어섰다. 그는 날카롭게 번뜩이는 눈으로 벽과 천정에 꺾어져 비낀 괴이한 그림자를 지켜보았다.

(너는 누구냐?… 너는 누구냐?… 누구냐?…)

가슴이 떨리고 신음소리가 터져나올것 같았다. 한 시간후 류수진은 밖에 나와 거닐다가 대동강가로 걸어갔다.

어스름에 덮인 대도시는 깊이 잠들었는데 저 멀리 아빠트들에서 흘러나오는 몇개의 불빛들만이 그를 미심쩍게 여겨보는듯싶었다.

대동강은 소리없이 흐르고있었다. 이따금 철썩이는 기슭의 물소리가 고요를 흔들뿐이였다. 강뚝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 어느덧 가슴이 가라앉고 머리도 맑아지는듯 하였다. 얼마후 그가 일어나서 강안도로를 내려서는데 저쪽에서 자동차불빛이 미끄러져왔다.

류수진은 어느 간부가 출장에서 늦게 돌아오는 모양이라고 무심히 생각하며 길을 건너갔다.

인간생활에는 우연한 일치와 놀라운 교차가 흔히 있는것이여서 그 차안에는 류수명이 앉아있었다.

수명은 웬 행인앞을 차가 지나친 다음에야 혹시 형이 아닐가싶어 뒤를 돌아보았다. 몇달째 만나보지 못한 형이였다.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전화로 기술부원장에게 병세를 알아보고 부탁의 말을 했을뿐이였다.

차는 쏜살같이 달렸다. 멀어져가는 길목에는 사람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고 가로등의 훤한 빛이 흐를뿐이였다. 그는 차를 돌려세워 형인가 아닌가 알아보고싶은 생각이 불같았으나 그렇게 할수 없었다. 설사 행인이 형이라고 하여도 차를 세울수 없었다. 형과 만나면 이야기가 길어지기마련이고 그렇게 되면 임무수행이 늦어지기때문이다.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에서 사업하는 류수명은 며칠전부터 평안남도의 대화학공업기지를 비롯한 중요건설대상들과 인민군부대를 현지지도하시는 친애하는 지도자동지를 수행하였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는 인민군부대를 떠나심에 앞서 그를 당중앙위원회로 먼저 들여보내시였다. 그이께서는 남부지구의 도당과 군당 책임일군 몇이 대기하고있는데 오늘밤에 그들을 만나지 못하면 당분간 시간을 내기 힘들것이라고 하면서 들어가 그들을 준비시키라고 하시였다.

한달전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는 남부지구에 나가 중간지대의 두개 농촌군을 현지지도하면서 군소재지들과 리들을 새롭게 꾸릴데 대하여 가르치시고 그 형성도안이 되면 보아주겠다고 하시였던것이다. 오늘아침 도당책임비서 박윤식이 경제사업을 맡아보는 비서와 함께 두 군의 책임비서며 건설부문 일군 몇을 데리고 당중앙위원회에 도착하였다.

일찍부터 사회주의건설에서 군의 위치와 역할에 특별한 의의를 부여하고계시는 지도자동지의 사상과 의도를 두고 생각할 때 그들을 잘 준비시키는것도 중요한 일이였다. 류수명은 형이 이러한 사정을 알면 리해할것이라고 생각하며 조용히 한숨을 내쉬였다. 문득 안해의 얼굴이 떠올랐다. 양순하고 입이 무거운 안해… 안해는 시아버지에게 감화되여서인지 아무리 사업이 중요하고 바빠도 시형네 집에 관심을 돌리기를 바라는것이였다. 안해는 이 사실을 알면 리해하면서도 얼굴이 흐려질것이다.

바로 그 시각, 수도의 주변군을 가로질러 뻗은 대도로를 따라 두대의 승용차가 달려오고있었다. 뒤차에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 한석비서와 함께 앉아 이야기하고계시였다. 차는 전조등불빛으로 어둠을 가르며 내달리고 차안에는 호탕한 웃음소리와 힘찬 음성으로 활기가 넘치였다.

《이번에 돌아보니 어떻습니까?》

《정말 대단합니다. 저 건설대상들만 완공되면 인민생활이 획기적으로 높아질것 같습니다.》

《요새도 수령님께서는 인민생활을 높이기 위해 밤중에도 이른새벽에도 전화를 걸어오십니다. 우리 인민들에게 자주적이며 창조적인 생활을 보장해주려고 한생을 바치시는 수령님의 로고에 대해 생각하면 정말 어깨가 무거워집니다. 이번에 나와봐도 우리 일군들의 사업에서는 아직 부족점들이 많습니다.》

《예…》

《건설의 질을 더 높여야겠는데… 날림식이 좀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건설은 인민들에게 유족하고 문명한 생활을 보장해주기 위한것이라는 높은 정치적자각이 부족하기때문입니다. 당중앙의 경험있는 일군들로 지도소조를 무어 내보내야 하겠습니다. 지도소조를… 소조를…》

웬일인지 그이의 마지막음성이 나직이 잦아들었다. 한석은 펼쳐든 수첩에 원주필을 달려 그이의 말씀요지를 적어나가다가 문득 이상한 느낌이 들어 돌아보았다.

그이께서 좌석등받이에 편안히 기대여 눈을 내리감고계시였다. 그는 숨을 죽이고 지켜보았다. 쌓이고쌓인 피로가 현지지도를 마치고 수도로 돌아가는 이 길에서 한꺼번에 밀려들어 쪽잠이 드신것이 분명하였다.

한석은 당황해졌다. 그제야 최근시기 그이께서 사회주의건설의 모든 전선에서 일대 앙양을 일으키기 위하여 당과 정부의 사업을 정력적으로 령도하고 현지지도를 거듭하면서 너무 무리하시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마에 식은땀이 내배였다.

여러해전 일이 떠올랐다. 6차당대회때 전국의 당원들과 인민들이 텔레비죤화면을 통하여 대회주석단에 앉아계시는 그이의 수척한 모습을 보고 모두 깜짝 놀랐다. 당중앙위원회로 우려와 청원의 편지들이 날아들었다. 먼 북방의 김철과 서해의 황철, 검덕의 로동계급은 물론 수도와 지방 각계층 인민들, 인테리들과 소년단원들까지도 령도자의 건강상태를 우려하며 휴식하시기를 청원하는 편지들을 보내였다. 곳곳에서 측근에서 보좌하는 일군들을 비난하는 소리가 울렸다. 그때일까지 생각하니 가슴이 에여지는듯 하였다. 승용차는 속도를 늦추어 서서히 미끄러져가고 차창밖으로는 어슴푸레한 전야가 소리없이 흘러갔다. 온 누리가 숨을 죽이고있는듯싶었다.

한석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였다. 쏘련당의 《개편》로선으로 국제정세는 우리 혁명에 불리하게만 뒤번져지고있었다. 쏘련지도부는 《개편》로선을 받아들이지 않는 우리 나라에 대하여 외교무대와 무역거래에서까지 인위적인 장애를 조성하며 은근히 압력을 가하려고 하였다. 며칠전에는 쏘련당안에서 있은 한 강연에서 《개편》을 외면하는 우리를 고립주의로 나간다고 중상한 일까지 있었다. 그는 어제 당선전부문 책임일군인 강태혁비서와 그 문제를 론의하다가 친애하는 지도자동지의 결론을 받아 《로동신문》에 론설을 크게 내자고 했다.

차창밖으로는 수도의 불빛바다가 서서히 물결치며 다가왔다. 어느새 잠을 깨시였는지 그이께서 시원한 음성으로 물으시였다.

《이게 어디요?…》

《평양에 다 왔습니다.》

《어- 잘 잤군. 쪽잠이 더 달다니까.》

김정일동지께서는 몸가짐을 바꾸시며 그의 얼굴을 주의깊게 여겨보시였다.

《피곤하지 않소?》

《괜찮습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하고있었소?》

한석은 눈을 내리떴다. 선뜻 대답드리지 못하였다.

《무슨 일이 생겼소?》

그는 조용한 목소리로 쏘련당안에서 있은 강연이며 강태혁비서와 토론한 문제를 말씀드렸다.

《고립주의라구?! 우리가 자주성을 지키는것이 그들한테는 고립주의로 보이는가, 허허허…》 하고 그이께서는 크게 웃으시였다.

《<로동신문>에 론설을 크게 내여 그들의 대국주의적인 관점과 립장, 자세를 력사적으로 폭로하고 되게 비판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럴 필요는 없소. 내버려두오. 공개적으로 우리한테 어쩌지 않는 이상 선불질을 해서 무익한 론전에 말려들 필요는 없소. 알고있으면 되오. 그들이 뭐라고 하든 우리는 주체의 길로 곧바로 걸어가면 되오. 추호의 동요도 없이 곧바로!》

한석은 그이의 반석같은 신념과 령장다운 담력에 저으기 감동되여 잠자코있었다.

《우리 인민들 누구나 자기 일터마다에서 이때까지 해온 식대로 일을 잘하면 되는거요. 신문에 글을 내겠으면 이런 방향에서 많이 냈으면 좋겠소.》

김정일동지께서는 밝은 안색으로 차창밖을 내다보시였다.

《아, 얼마나 평화로운 밤인가, 저 불빛바다를 좀 보오!》

느릿느릿 지나가던 가로수들이 휙휙 날아지나가기 시작했다. 차가 시내로 깊이 들어올수록 그이께서는 흘러가는 거리의 야경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시였다. 빨갛고 파랗고 노란 갖가지 빛갈로 새겨진 간판들, 건늠길의 파란 신호등, 불빛이 환한 상점, 단꿈을 꾸는듯 한 가로수들, 아빠트의 어느 집 창문에나 부드럽고 아늑한 어스름이 서려있다. 다만 2, 3층의 창문들만 갖가지 색색의 간판불빛이 어려 현란한 색채로 어른거렸다.

(모두 깊은 잠에 들었구나…)

그이의 안광에 끝없이 인자한 미소가 어리였다.

《사람들은 근심걱정이 없고 마음이 편안해야 깊이 잠을 잘수 있소…》

《그렇습니다. 외교부에 있을 때 가보니 거기 도시에는 밤이 없었습니다. 강도들이 살판쳐 총소리가 울리고 경찰차가 달리고… 도시에 이런 고요가 없었습니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는 인민들의 잠을 깨울세라 조심하시는듯 나직한 음성으로 말씀하시였다.

《동평양화력을 빨리 완공해서 가동시켜야겠소. 늦어도 가을까지는… 평양화력의 온수를 광복거리까지 보내야 하기때문에 이 지구 난방열이 현저히 식어들수 있소. 빨리 손을 쓰지 않으면 여기 주민들이 올겨울에 추운 고생을 할수 있소. 뭐니뭐니해도 우리 인민들은 온돌이 뜨뜻해야 되오.》

차는 계속 달리고 그이께서는 흐르는 거리의 야경을 그냥 내다보시였다.

《집들에 모기가 없을가… 몇해전에는 곳곳에서 구충제를 태웠는데… 모기가 있으면 아이들이 자지 못하오…》

한석은 그이의 다심한 심정에 가슴이 찌르르 저려들어 몇순간 말을 못하였다.

《위생사업을 철저히 해서인지 모기는 거의 없어졌습니다. 구충제는 공기를 흐려놓기때문에 쓰지 않는것 같습니다.》

어느덧 차는 옥류교에 올라섰다. 다리가운데쯤 와서 그이께서는 차를 세우고 내려서시였다. 뒤차도 따라 멎어섰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다리가녁에로 천천히 걸어가 한손으로 란간을 짚고 강물의 흐름을 바라보시였다. 대동강은 본평양과 동평양쪽기슭에까지 가득 차서 유유히 흐르고있었다. 거창하나 소리없는 흐름이다. 드넓은 수면은 부드러운 재빛으로, 혹은 은회색으로, 혹은 비취색으로 쉬임없이 번들거린다. 수수만년 사멸하지 않고 흘러온 강물은 밑에서 거세찬 생명력과 열정과 완력이 움씰대는듯 진정을 못하고 넘실거리며 굼닌다.

아래쪽의 야경은 더 장관이 아닌가. 량안의 유보도와 대동교의 가로등불빛들이 강에 거꾸로 비껴들어 물속에 금빛이 령롱한 불빛기둥들을 드리웠는데 어찌보면 그 무슨 수정궁의 주랑을 련상시킨다. 그리고 하늘에 치솟은 주체사상탑…

장명등들의 불빛에 휩싸인 탑신은 희푸르스름하게 빛나고 하늘의 봉화는 활활 타오르며 밤을 불사르는듯 하다. 그앞 강복판에서는 주홍빛 불길이 번지는듯마는듯 하며 쉬임없이 너울거린다. 봉화의 불빛이 물결에 어린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한손을 허리에 올리고 명상에 잠겨 강물의 흐름을 바라보시였다. 저 흐름의 시원은 어디며 몇천만년을 저렇듯 줄기차게 흘러왔는가! 력사의 강, 력사의 흐름… 저 거창한 흐름은 이밤 어떤 시대의 화폭을 담아싣고 설레이는가! 김정일동지께서는 크나큰 긍지로 가슴이 벅차올라 란간옆을 거니시다가 차도에 서있는 한석비서와 수원들을 둘러보시였다.

《동무들은 어떻습니까… 나는 대동강을 보면 우리 강토와 민족이 오늘에 이른 유구한 력사와 우리 혁명의 흐름을 생각하게 됩니다. 저 봉화는 낮이나 밤이나 우리한테 위대한 주체사상의 진리를 깨우쳐주는것 같습니다. 우리가 주체의 진리를 깊이 깨달으면 깨달을수록 어떤 바람속에서도 주저와 동요를 모르고 인민의 충복답게 일을 더 잘할수 있을것입니다! 아 얼마나 좋은 밤입니까!》

강바람이 옷깃을 날리고 난데없는 물안개가 란간우로 자욱히 날아올라와 고느적이 흐르며 사람들의 하반신을 묻어버렸다.

그때였다. 한줄기의 불빛이 날아들고 아츠러운 마찰음을 내며 살같이 달려오던 자동차가 박히듯이 멎어섰다.

모두 놀라서 그쪽을 돌아보았다. 하얀 구급차였다. 차안에서 위생복을 걸친 나이지숙한 녀성이 뛰여내려 이쪽을 향해 머리를 깊이 숙여 인사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에게로 다가가 부드럽게 물으시였다.

《어째 섰습니까? 중한 환자입니까?》

《지도자동지, 산모입니다. 3년전에 우리 산원에서 해산했는데 이번에는 글쎄 해산날자를 잘못 알아서…》

친애하는 그이께서는 펄쩍 놀라시였다.

《헛, 저런. 우리가 있다고 섰단 말입니까. 어서 지나가시오. 왕이 태여나는데 왕이…》

그이께서는 일군들과 함께 늦게까지 일하는 이밤에도 사람이 태여난다는 기쁨에 쾌활한 음성으로 이르시고는 위생차가 떠나자 손까지 저어주시였다. 그러시고는 밝은 안색으로 일군들에게로 돌아서시였다.

《동무들, 이밤에도 사람이… 사람이 태여납니다! 조국의 미래가… 헛허허…》

그 웃음소리는 대하의 흐름우에 떨기떨기 흩날려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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