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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영원한 넋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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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6,319회 작성일 21-08-14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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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야전차행렬은 바다를 옆에 낀 전선도로를 따라 전속력으로 질주하고있었다. 인민군지휘성원들은 김정일동지의 이 전선행을 끝내 만류하지 못하였다. 끝없이 구불구불 뻗어간 해안가, 아침해빛에 눈부시게 일렁이는 바다, 이처럼 아름다운 바다마저도 륙지와 함께 두동강을 낸 분계선이 가까와오고있었다. 기본도로와 갈라져 소나무숲사이로 난 좁은 길에 들어서면서 야전차는 서서히 속력을 늦추었다. 떨기나무가 뒤섞인 소나무숲에는 일정한 간격을 따라가며 《지뢰구역》이라는 붉은 글자가 씌여진 나무표말들이 서있었다.

마침내 바다기슭 야산에 자리잡은 초소가 나타났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초소마당 한가운데 마중나와있는 전재선군단장을 비롯한 장령, 군관들을 알아보시였다.

차에서 내려 군단장의 보고를 받으신 그이께서는 중대장, 중대정치지도원대회이후 처음 만나보는 전재선의 손을 따뜻이 잡아주시였다.

그다음 옆으로 나란히 서있는 군단정치위원과 인사를 나누고 사단장앞에 이르시였다.

사단장이 힘있게 거수경례를 하고나서 뜻밖의 인사를 올렸다.

《최고사령관동지, 신랑, 신부들의 첫날옷감과 결혼식상을 보내주시여 정말 고맙습니다! 지금 신혼부부들은 장군님의 축복속에 행복한 살림을 펴고있습니다!》

모두들 어리둥절하였다. 그 인사가 지금의 환경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기때문일것이다.

하지만 그이의 안광에는 대번에 밝은 웃음이 어리시였다.

《행복하게 산다니 됐습니다. 시간이 있으면 한번 가정방문이라도 하고싶은 심정입니다.》

사단장이 한켠에 서있는 중대정치지도원을 가리켰다.

《저 정치지도원동무도 그때 가정을 이룬 동무입니다.》

그이께서는 지인선을 다정히 손짓하여 곁으로 부르시였다.

《사단장동무의 말대로 정말 재미나게 살고있습니까?》

지인선은 일순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으나 곧 자세를 수습하였다.

《최고사령관동지, 행복합니다. 위대한 장군님의 축복속에 한생토록 군인가정의 영예를 빛내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가화만사성〉이라고 부부가 서로 일심동체가 되여 영원히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영접순서를 헝클어놓은 사단장에 대하여 매우 못마땅해하던 전재선은 그이의 만족해하시는 존안을 뵈옵고서야 인차 벙시레 지은 웃음으로 자기의 불만을 해소해버렸다.

다른 지휘관들과도 일일이 인사를 나누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초소쪽으로 돌아서시다말고 한곳에 시선을 멈추시였다. 초소건물옆 특이하게 들어앉은 집채만 한 화강석바위에 《지원》이라는 글발과 함께 《경애하는 김일성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는 붉은 글발이 깊숙이 새겨져있었던것이다.

그이께서는 바위앞으로 걸어가시였다. 전문가들도 무색할 정도의 정교한 필체와 예술성을 보장한 글발은 바위를 에워싸고있는 푸른 소나무들과 참대숲으로 하여 더 이채를 띠였다.

순간 지금으로부터 35년전인 1960년 8월 25일 근위 서울류경수제105땅크사단의 군인회관앞에 서계시는듯 한 감회를 느끼시였다. 그때 그곳 군인회관의 정면에 새겨진 《경애하는 김일성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는 구호를 보시고 얼마나 큰힘을 얻으셨던가!

천연바위옆 진지로 향한 통로옆에는 《항일의 오중흡7련대 사령부보위정신으로!》라는 표어가 세워져있었다.

백두의 혈전장에서 태여난 저 정신이 초석마냥 우리 군인들의 가슴속에 자리잡고있기에 이 외진 전연초소의 천연바위에 신념의 구호를 새길수 있은것이 아니겠는가.

김정일동지께서는 전재선군단장의 안내를 받으며 그 표어앞을 지나 방탄벽으로 둘러싸여있는 계단을 따라 진지로 오르시였다.

해안가와 잇닿은 분지를 가로질러간 삼엄한 전선이 앞에 펼쳐졌다. 분계선너머 적측고지의 릉선을 따라 곳곳에 세워진 적들의 《헌병》초소들이 첫눈에 알렸다. 초소맞은편 고지우에 세워져있는 적 《헌병》초소건물은 손에 잡힐듯 빤히 바라보였다. 해상분계선가까이에는 적구축함이 정박하고있었다. 적들의 《헌병》초소와 맞서 전연의 유리한 지형을 따라가며 우리측 감시소들이 자리잡고있었다.

전재선군단장이 저으기 초조한 눈길로 적비무장지대와 《헌병》초소쪽을 번갈아 주시하고있었다. 이미전부터 적들은 비무장지대안의 비밀좌지에 중무기들을 끌어들인 상태이고 《헌병》초소건물의 창문뒤에서는 적감시병들이 주야로 아군진지를 감시하고있었던것이다.

그이께서는 이에 아랑곳없이 우리 지역의 오른쪽으로 연연히 솟아오른 351고지와 월비산을 바라보시다가 끝없이 푸르러 설레이는 해금강쪽을 향하여 돌아서시였다. 그제야 벼랑끝가까이에 놓여있는 버섯모양의 기묘한 선조암을 알아보시였다.

원래는 조선봉건왕조 18대왕 현종이 이곳에 놀러 왔다갔다 하여 현종암이라고 불렀다. 그러던것을 수령님께서 해방후 이곳을 찾으시였을 때 제일먼저 해를 맞이하는 바위라는 의미에서 선조암이라고 이름지어주시였던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못 잊을 그날의 일들을 더듬으시였다. 바다우에 드러난 바위에 기여오르는 물개를 쏘아잡으시던 어머님의 모습이 못견디게 떠오르시였다.

그날 그이께서는 어머님과 함께 지금은 남강원도로 되여있는 화진포리까지 나가시였다. 어머님께서 어촌마을주민들과 마주앉아 앞으로 잘살 방도를 의논하시는 동안 마당가에서 한 소년과 사귀시였다. 물고기다래끼를 어깨에 메고 다해진 짚신을 신은 그에게 앞으로 여기에도 장군님께서 학교를 세워주시니 그때가서 신으라고 자신의 신발을 주시였다.

그이께서는 못 잊을 그곳을 찾아 분계선너머 저 멀리를 바라보시다가 누구에게라없이 물으시였다.

《여기서 화진포리가 얼마쯤 됩니까?》

사단장이 말씀드렸다.

《최고사령관동지, 선조암에서 18키로메터쯤 됩니다.》

《지척이구만. 어렸을 때 내가 어머님과 함께 거기서 며칠 묵은적있었습니다. 화진포리는 경치가 수려한 곳인데 잘사는 놈들이 놀러와 묵군 하던 양옥집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어머님께서는 그곳 주민들에게 이제는 인민의 세상이 되였으니 화진포리를 인민들이 마음껏 즐길수 있는 문화휴양지로 꾸리자고 약속하시였습니다. 헌데 그 약속이 미국놈들때문에 반세기가 가까와오도록 실현 못되고있습니다. 오늘 이렇게 선조암에 오고보니 하루빨리 조국을 통일해야 하겠다는 결심이 더 굳어집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불현듯 사단장옆에 서있는 련대장을 의미깊게 바라보시였다.

《동무는 아마 매일, 매 시각 그런 각오로 가슴을 불태우리라 봅니다. 반드시 되찾아야 할 저기 보이는 아버지고향땅 지명을 자기 이름으로 가지고있지 않습니까!》

조무진은 깜짝 놀라 그이를 우러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큰소리로 웃으시였다.

《놀랄건 없습니다. 로명욱상장동무한테서 알게 되였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포대경과 나란히 설치되여있는 군용지도가 펼쳐진 야전탁앞으로 걸어가시였다.

사단장이 적정을 설명해드렸다.

《3일전에 해외에서 날아온 〈RC―135〉전략정찰기가 분계선상공을 비행하면서 정탐행위를 감행하였습니다. 이와 함께 적들은 현재 비무장지대안에 중무기들을 끌어들이고 우리측 경계지대를 향하여 조준사격태세를 취하는 등 매일과 같이 도발을 걸어오고있습니다. 해상분계선상에서는 저렇게 항시적으로 구축함을 정박하여놓고 때없이 크고 작은 함정들을 불러들여 해상훈련을 벌리군 합니다.…》

사단장의 첨예한 전선정황보고를 립증하듯 분계선너머 어디선가 둔중한 포성이 간단없이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그이께서는 작전지도우에서 통일대전을 위한 최고사령부 최종명령하달시 사단의 전투임무수립과정을 료해하기 시작하시였다. 항시적인 적아대치상태에 있는 까닭인가. 사단의 전투서렬편성, 기재의 기동성격이 명백히 제시되여있었다. 연구를 많이 했다는것이 알렸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실지 전쟁과정을 가상하면서 전연과 해상분계선쪽을 굽어보시다가 모두에게 말씀하시였다.

《앞으로 전쟁이 일면 조선반도주변의 각이한 기지들에서 출동한 미국의 핵심전력이 제일먼저 기여들 곳이 바로 이 지역입니다.

따라서 동서전선이 시작되는 이곳 부대의 위치와 임무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기때문에 나는 102련대를 포함한 사단을 전군의 본보기로 준비시켜 내세우자고 결심했습니다. 어떻습니까?》

뜻밖의 커다란 믿음에 군단장은 물론이고 사단, 련대의 지휘관들도 다 흥분된 표정들이다.

사단장이 차렷자세를 취하며 어깨를 쭉 폈다.

《최고사령관동지, 그 믿음에 꼭 보답하겠습니다. 사단을 전군의 기준사단으로 준비하겠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만족한 웃음을 지으시며 고개를 끄덕이시였다.

《그러자면…》

김정일동지께서는 진지로 올라오는 통로옆에 세워진 표어판을 상기해보며 말씀을 이으시였다.

《오중흡7련대장에 대하여 깊이 연구해보아야 합니다. 나는 동무들이 오중흡7련대장의 충실성, 군사적기질, 부대지휘관리방법을 구현해나갈것을 기대합니다.》

그이께서는 포대경을 마주하시였다.

련대장 조무진이 그이께 설명해드리기 시작하였다.

《저 3층건물은 적들이 만들어놓은 〈통일전망대〉입니다. 적들은 하루에도 보통 5백~2천여명의 관광객들을 저기에 불러다놓고 반공사상을 주입하면서 해금강을 구경시킵니다. 우리의 재부를 넘겨다보며 침을 흘리게 합니다.…》

《침을 흘리게 한다.…》

그이께서는 나직이 웃으시였다.

《그옆의 동상같은것은 무엇입니까?》

《미국놈들의것을 그대로 본딴 〈자유의 녀신상〉입니다. 그리고 그옆에 크게 보이는것이 〈불교신자〉입니다.》

《〈불교신자〉옆에 돌부처처럼 보이는것이 뭡니까?》

《매국역적 리승만의 석탑입니다.》

그이께서는 포대경앞에서 눈길을 떼시며 박진건에게 이르시였다.

《적들이 만들어놓은 창안품을 동무도 한번 보시오.》

박진건대장이 포대경을 마주하였다.

그이께서는 일군들을 둘러보며 강조하시였다.

《보다싶이 남조선괴뢰들은 미국의 허위와 기만에 찬 상징물을 버젓이 여기 전연에다 세워놓은것도 부족하여 남조선인민들속에서도 규탄과 저주를 받고있는 매국노 리승만의 돌조각상까지 그옆에 만들어놓았습니다. 우리는 절대로 적에 대한 환상을 가지지 말아야 합니다.》

그이께서는 포대경앞을 떠나 선조암을 향하여 걸음을 옮기시였다. 그러다 긴장하게 근무를 서고있는 감시병앞에서 걸음을 멈추시였다. 류달리 호리호리한 몸매를 가진 병사가 그이의 관심을 끄당겼던것이다.

《1소대 2분대 대원 상등병 남용일!》

《그래 지금 무엇을 감시하고있소?》

《옛! 왼쪽은 1방위목표, 오른쪽은 3방위목표에 대한 감시를 진행하며 보조감시목표는 해상분계선가까이 정박하고있는 적구축함입니다!》

아직 두눈에 애티가 실려있기는 하나 무척 오돌차보이는 병사였다.

《아버지는 무슨 일을 하고있나?》

《옛, 평양전력설계사업소 설계가입니다!》

《설계가?…》

전재선군단장이 대신 설명해드렸다.

《우리 나라에서 첫 아치형언제를 설계한 설계가입니다.》

그이께서는 무척 반색하시며 병사를 새삼스레 바라보시였다.

《그럼 남창명설계가?…》

병사는 너무 기뻐 씩씩하게 대답올렸다.

《옛, 그렇습니다!》

그이께서는 반가우시였다. 남창명은 물론 아직 한번도 만나보신적 없으시였다. 그러나 그의 아들을 여기서 보게 될줄은 전혀 생각지 못하셨다. 그 아버지, 그 아들에 대한 기대를 담아 병사의 손을 굳게 잡아주시였다.

《그러니 동무는 아버지와 함께 반미대결전의 제1선에 서있는셈이구만. 그 자랑을 안고 앞으로 군사복무를 더 잘하라구.》

남용일의 어깨가 흥분으로 가볍게 오르내렸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를 위하여 복무하겠습니다!》

그이께서는 다시 선조암쪽으로 걸음을 옮기시였다.

오랜 세월 해풍에 다듬어져 버섯모양으로 된 선조암은 그 고색창연함을 자랑하며 해금강에 높이 뜬 아침해빛을 받아 더 이채를 띠였다.

수령님과 어머님의 체취가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는듯싶은 사연깊은 선조암… 그날에도 아침해빛은 밝았고 해금강은 푸르렀었다. 해뜨는 이 나라의 상징인듯싶은 그 아름다움을 담아 수령님께서는 조국땅에서 아침해를 제일먼저 맞이하는 바위라 하여 선조암이라 이름지어주시였던것이 아니랴! …

김정일동지께서는 뒤따라 오는 장령, 군관들중에서 맨 뒤자리에 있는 중대장, 중대정치지도원을 앞으로 부르시였다.

《동무들은 전선동부가 시작되는 이곳에서 떠오르는 해를 제일먼저 맞이하는 해맞이초병들입니다. 그래서 이곳 초소를 해맞이초소라고 부르자고 하는데 동무들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

중대장, 정치지도원은 뜻밖의 환희로 미처 말을 잇지 못하고있었다.

중대정치지도원이 말씀드렸다.

《저 하늘의 영원한 태양이신 어버이수령님을 날마다 제일먼저 우러르는 마음으로 해맞이초소의 영광을 떨치겠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불현듯 가슴이 뭉클해오시였다. 날마다 제일먼저 우러른다!…

내성적이면서도 순박해보이는 중대정치지도원의 얼굴은 해맞이초소에 대한 긍지감으로 하여 붉게 상기되여있었다.

한편 상등병 남용일은 방금전의 영광이 꿈만 같아 가슴을 진정할수 없었다.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아버지를 알고계신다. 자기의 손을 꼭 잡아주시던 그이의 모습이 자꾸만 눈앞에 안겨왔다.

남용일은 지금 이 시각에도 안변청년발전소건설장 설계실에서 도면을 마주하고있을 아버지를 향하여 속으로 부르짖었다. 아버지!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아버지를 알고계십니다!

선조암쪽에서 장군님의 우렁우렁하신 음성이 들려오고있었다.

《그럼 오늘 우리 선조암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읍시다!》

기념사진?!… 남용일의 가슴은 부러움으로 설레이기 시작하였다. 아, 중대장동지랑 정치지도원동지랑 얼마나 영광스러울가!…

등뒤에서 들려오는 술렁이는 소리, 사진기샤타가 눌러지는 소리, 가벼운 웃음소리…

용일이도 사진을 찍고싶었다. 아니, 잠간 돌아서서 한번 보기라도 했으면… 아니, 내가 무슨 생각을… 절대로 그래서는 안된다. 나는 그이의 안녕을 목숨으로 지켜드려야 할 초병이 아닌가?

용일은 솟구치는 감정을 애써 자제하며 자동보총의 부혁끈을 더 억세게 잡았다.

갑자기 그이의 걸걸하신 음성이 그의 귀전에 울려온다.

《가만, 이곳 초소의 진짜주인은 저 감시병입니다.

감시병을 교대해주어야 하겠습니다!》

남용일은 자기의 귀를 의심했다. 잘 못 들었는가? 착각인가? 아니, 진짜주인!… 분명 감시병을 교대해주라고 하시였어!…

아니나다를가, 등뒤에서 웅글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감시병동무!…》

남용일은 급히 돌아섰다. 뜻밖에도 장령이, 그것도 상장의 군사칭호를 단 장령이 한손을 들어 귀가에 가져가고있었다.

《상등병동무,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의 지시로 상장 로명욱 감시근무를 넘겨받기 위하여 왔습니다!》

남용일은 멍하니 상장을 쳐다보기만 하였다. 그의 얼굴에서 온화한 미소가 피여올랐다.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지금 기다리고계시오!》

남용일은 그제야 총부혁을 당겨 자동보총을 벗기였다.

상장은 그 총을 받아 숙련된 동작대로 어깨에 메였다.

최고사령관동지께서는 벌써 이쪽을 향하여 손짓하고계시였다.

남용일은 나는듯이 그이앞으로 달려갔다.

최고사령관동지께서는 사진사에게 이르시였다.

《오늘 사진중에서 이 동무와의 사진이 기본이요. 잘 찍으시오!》

그이께서는 어찌할바를 몰라 허둥거리는 남용일을 다정히 한팔로 껴안으시였다.

순간 남용일은 그이의 따스한 체온을 느꼈다. 그 감각은 꿈같은 영광을 현실로 감득케 해주었고 이 세상 만복을 저 혼자 차지한듯싶은 행복의 무아경속에 풍덩 빠져들게 했다.

촬영이 끝나자 최고사령관동지께서는 사진사에게 이르시였다.

《사진을 석장 뽑으시오. 한장은 본인에게 주고 또 한장은 나라의 권위있는 발전소설계가인 여기 병사동무의 아버지 남창명박사에게 보내주도록 합시다. 한장은 내가 두고보겠소.》

남용일은 눈가에서 감격의 눈물이 구울러내리고있었다. 온 초소에 대고 웨치고싶었다.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우리 아버지를 알고계신다!

남용일은 격동된 심정으로 고향의 하늘가를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웨쳤다. 아버지! 어머니! 입대한지 1년도 못되는 이 아들이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의 품에 안겨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그것도 감시근무를 서고있는 이름없는 이 병사를 장령동지와 근무교대를 시켜주고말입니다. 장군님께서는 그 사진을 권위있는 설계가 남창명박사에게도 보내주겠다고 약속하시였습니다. 아버지, 이 아들은 우리 가정에서 제일 큰 영광을 지녔습니다. 그러니 저를 축복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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