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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영원한 넋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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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4,861회 작성일 21-08-25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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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351고지에 대한 현지시찰이 진행된 직후 여기 전선동부의 키낮은 야전숙소에서는 당중앙군사위원회가 긴급히 소집되였다.

당중앙군사위원회가 어떤 회의인가? 민족의 운명, 국가의 존망과 관련한 군사중대사만이 토의되는 회의다. 이런 회의에서 토의된 의제들중의 하나로 전재선군단장이 제기한 한개 군단발전소건설을 위한 세멘트문제를 토의하였으니 후세에 가서도 그처럼 간고했던 고난의 행군의 엄혹성을 증명해줄 회의, 김정일시대의 숭고한 병사관이 과연 어떤것인가를 전설처럼 전해줄 회의라고 해야 할것이다.

회의결정내용을 알려주기 위하여 김정일동지께서는 전재선군단장을 야전숙소로 부르시였다.

전재선은 그때 군인생활문제, 삭도운영정상화를 포함하여 351고지에서 주신 최고사령관동지의 말씀을 관철하기 위한 102련대 당위원회를 지도하고있었다.

푸접이 좋기로 소문난 전재선이였지만 한달음에 달려와 사연전말을 듣고는 그만 심중해지지 않을수 없었다.

《최고사령관동지, 나라의 형편도 모르고 제살궁리만 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조용히 웃으시였다.

《제살궁리라니? 나는 자기 병사들의 살림살이를 걱정하는 전재선동무의 욕심이면 언제든지 지지해주고싶습니다. …》

그이께서는 곧 군용지도를 손끝으로 짚어가며 말씀하시였다.

《세멘트공장들에서 여기 원산항까지는 총참모부 관하 운수부대들을 동원하여 집중수송하기로 하였습니다. 원산항에서 여기 고성까지는 륙해운부 수송선들이 감당하게 될것이고 또 고성에서 여기 발전소건설장까지 소요되는 연유는 후방총국이 대줄것입니다.》

전재선의 부리부리한 두눈가에 끝내 물기가 어리고야말았다.

《나는 군단장동무가 351고지에서 한 약속을 지켜 전기문제에서 통장훈을 부르기 바랍니다. 솔직히 말해서 자력갱생, 간고분투하여 살아가는 군대는 우리 군대밖에 없습니다. 군대가 자력갱생하라는것은 수령님의 구상이고 의도입니다.

나는 앞으로 다른 나라 군사대표단을 만나면 이에 대하여 긍지높이 말해주려고 합니다.》

전재선은 두눈을 슴뻑이며 그이를 우러렀다.

《최고사령관동지, 오늘 102련대에서는 당위원회를 열고 자력갱생하여 군인생활을 해결하기 위한 문제를 협의하였습니다. 토의된 문제들중의 하나가 얼마전 최고사령관동지께서 높이 평가해주신 총참모부직속 공병련대에서 모범을 보인 병사들을 위한 날을 적극 일반화하는것이였습니다.》

그이께서는 못내 기뻐하시였다.

《그렇다면 매우 좋은 일입니다. 사실 병사들을 위한 날은 우리 군대에서만 발휘될수 있는 고상한 애병정신입니다. 그래서 나는 고난의 행군을 하는 현조건에서 좋은 미풍이라고 평가해주었습니다.》

전재선은 더욱 신심에 넘쳐 제 성미 그대로 욕심을 부렸다.

《최고사령관동지, 군단이 병사들을 위한 날에서도 전군의 본보기가 되고 발전소건설에서도 사회의 본보기가 되겠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격려의 미소를 지으시였다.

《전재선동무야 원래 다른 사람들에게 뒤지는걸 제일 싫어하는 성미가 아닙니까. 난 동무를 언제나 그렇게 믿어왔습니다!》

전재선은 이어 351고지를 포함한 군단안의 전반적인 삭도운영실태를 장악하고 대책하기 위한 사업을 조직한 정형을 말씀드렸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기쁜 마음으로 담화를 마치시였다. …

전재선이 떠나가자 인츰 고민혁부총리가 들어섰다.

그이께서 고민혁을 부르신것은 이번 351고지시찰때 료해한 전연구분대들의 긴장한 전기문제를 해결해줄 방도를 토의하기 위해서였다.

고민혁부총리는 급하게 달려온듯 저으기 상기된 얼굴이였다.

《어디서 오는 길입니까?》

《장군님, 안변청년발전소건설장에서 련락을 받고 왔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눈바람에 살결이 트고 그새 퍽 수척해진듯싶은 그의 얼굴을 련민의 눈길로 바라보시며 자리를 권하시였다.

《부총리동무, 이렇게 바쁜 일이 있으면 늘 동무를 찾게 되는구만. 오늘날 전기사정은 어디나 긴장하지만 전연구분대들의 전기문제는 더는 미룰수 없게 되였습니다. 전연경계근무뿐아니라 군인들의 일상생활에도 커다란 지장을 주고있습니다. 그래서 안변청년발전소가 완공될 때까지 전연구분대에 전기를 정상적으로 보장해줄 방도를 토의하기 위해 동무를 불렀습니다.

우선 동무의 의견부터 들어봅시다.》

고민혁의 벗어질사한 이마에 알릴락말락 땀방울이 내돋았다.

《장군님, 저…》

고민혁은 서둘러 손수건으로 이마를 훔치고나서 말씀드렸다.

《지금 전기공급은 안변청년발전소대상설비생산을 맡은 공장들에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고있는 형편입니다.》

기대에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으로 연송 땀을 훔치는 그의 고충이 십분 리해되시였다. 전기사정은 의연 이렇게 심각하였다.

《현재 전기생산량이 계속 떨어지고있는 기본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봅니까?》

부총리는 손수건을 줌안에 꾹 움켜쥐며 말씀드렸다.

《장군님, 지금은 갈수기입니다. 모두 화력발전소에 매달리고있는데 기본이 석탄생산에 걸렸습니다.》

가슴이 무직해오시였다. 부총리의 대답은 간단하지만 결코 실태는 간단치 않을것이다. 탄광을 살리자고 해도 전기가 있어야 하였다. 압축기, 콘베아를 맨손으로 돌릴수는 없는것이였다. 설사 재생산의 방법으로 전기를 집중적으로 돌려준다고 해도 현상태로서는… 그럼 방도는 무엇이겠는가? 만약 인민군대를 동원시킨다면? …

그이께서는 중대한 결심을 내리시였다.

《또 인민군대에 기대를 거는 길밖에 없습니다. 전국의 탄광들을 살리기 위해 인민군부대들을 보내주는 방안을 협의하겠으니 부총리동무는 이에 맞게 화력발전소를 만부하로 가동시키기 위한 준비를 서둘러야 하겠습니다.》

부총리의 얼굴에는 대번에 화기가 돌았다. 그는 막혔던 고리가 풀린듯 홀가분해진 심정으로 말씀드렸다.

《장군님, 곧 조직사업을 하겠습니다!》

하지만 그이의 심정은 가볍지 않으시였다. 만날 때마다 느끼는바이지만 늘 일에 쫓기우는듯 한 그의 거동이 어쩐지 마음에 걸리시였다.

《그동안 만부하를 걸지 못했던 화력발전소들을 정상화하기 위한 사업도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여러가지 걸린 문제들이 제기될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무야 로동계급출신의 부총리가 아닙니까. 련합기업소를 이끌던 경험도 있고… 그러니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배심있게 일해보시오.》

《로동계급출신》이라고 특별히 력점을 찍으시는 그이의 말씀에 고민혁은 그만 두눈을 슴벅이며 자기의 진정을 솔직히 아뢰였다.

《장군님, 요즘은 왜 그런지 저의 능력이 의심됩니다. 기술실무적인 문제에 말려드는것을 어쩔수 없고… 그러다나니 정책적면에서도 제가 바른 길을 가고있는지 불안하기만 합니다.》

그이께서는 고뇌의 흔적이 짙게 어린 고민혁의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릿하시였다. 어떻게든 그에게 신심과 용기를 북돋아주고싶으시였다.

《그걸 알고있으면서야 왜 자신을 다잡지 못하겠습니까.

그러지 않아도 물어보려던 참이였는데 아직도 기본언제설계를 락착짓지 못하고있습니까?》

고민혁은 그 질문을 기다린듯 그이를 우러렀다.

《콩크리트겉벽식과 진흙겉벽식이 서로 대립되는 속에서… 콩크리트겉벽식을 해본 나라에 기술대표단을 보내자는 의견이 제기됐습니다.》

고민혁은 이런 대답밖에 드릴수 없는 자신의 처사가 몹시 죄송스러운듯 변명조로 이렇게 끝을 맺었다.

《콩크리트겉벽식사석언제는 이미 여러 나라들에서 해본 경험이 있는것이니 시원히 그 실용성을 확인하고 다시 진흙겉벽식을 론의해보자는 의견들입니다.》

그이께서는 가슴이 답답해오시였다. 그의 객관적인 립장이 어떤가 그것부터 알고싶으셨다. 무슨 일이나 그것을 책임진 지휘관의 립장이 명백치 못하면 구태여 성과여부에 대해서는 론할수 없는것이다.

《부총리동무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하도 론난이 지속되기에… 저의 생각은 그것을 끝장내기 위해서도 보냈으면 하는 의견입니다.》

그이께서는 우선 그의 립장을 지지해주시였다.

《보내도록 합시다. 다른 나라 경험을 우리 실정에 맞게 받아들이는것은 좋으면 좋았지 나쁠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것까지 주체적립장에서 벗어난다고 말할수 없습니다.》

고민혁의 얼굴은 일순 밝아졌다.

《장군님, 제1계단조기조업이 끝나는 차제로 제2계단건설이 시작되도록 설계를 선행시키겠습니다.》

부총리와의 담화는 이로써 끝났다. 그를 다시 발전소건설장으로 보내는것이 무척 념려되시였다. 그래서 몸소 문밖까지 바래주시며 건강관리에 관심할데 대해 재삼 강조하시였다.

잠시후 대기실에서 기다리고있던 로명욱상장이 방에 들어섰다.

사실 그는 식량보장사업과 관련하여 이번 351고지에 대한 시찰길을 동행하지 못하였다. 그러다 당중앙군사위원회 회의차로 야전숙소로 왔는데 그이께서는 여러모로 손탁이 센 그에게 351고지에서 제기된 문제와 관련한 과업을 줄 결심이시였다.

《이젠 동무도 다 아는 일이지만 당장 인민군대 겨울용피복을 혁신해야 할 문제가 제기되고있습니다. 난 이 과업도 동무에게 주려 합니다! …》

로명욱은 어깨를 쭉 펴며 몸가짐을 바로하였다.

《초보적으로 군수피복공장실태를 알아보았는데 전기문제와 같은 여러가지 사정으로 생산이 정상화될수 없게 되여있습니다. 더우기 오늘의 실정에서 대량생산에 필요한 막대한 천과 면솜도 문제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 일이 있어도 인민군대의 모든 병사들에게 솜이 두툼히 들어가고 누빈 바늘구멍이 없는 솜옷과 함께 어떤 추위에도 끄떡없는 질좋은 솜신발을 안겨주어야 합니다. 이에 필요한 자금은 나도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동무가 해야 할 일은 하루빨리 군수피복공장의 생산을 정상화하기 위한 사업을 장악지도하는것입니다.

어떻습니까? 현재 식량보장사업도 맡고있는데 과중한 과제로 되지 않겠습니까?》

로명욱상장은 절도있게 의자에서 일어섰다.

《식량보장사업은 제가 이미 맡았던 과제이므로 다같이 집행하겠습니다.》

로명욱상장을 떠나보낸 후에도 그이께서는 식량통로를 봉쇄하고있는 적들의 모략을 짓부시기 위한 외교전을 공세적으로 벌리는 문제를 비롯하여 구체적이고도 현실적인 방도들을 모색하시느라 많은 시간을 바치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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