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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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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나이
댓글 0건 조회 2,307회 작성일 22-08-06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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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의 모습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였다.

《교원이 후대들을 키우는 교육자, 교양자로서의 영예로운 사명과 임무를 다하려면 높은 자질과 고상한 공산주의적풍모를 소유하여야 합니다.》

며칠전 평양역으로 나온 서성구역 중신고급중학교 교원 장은금은 역사에 있는 사람들속에서 누군가를 찾고있었다.

《선생님!》

《진아!》

애리애리한 몸에 군복을 입고 빨간 령장을 단 처녀가 달려왔다.

《군복을 입으니 더 예뻐졌구나.》

《선생님, 군복을 입은 저의 모습을 선생님과 함께 남기고싶습니다.》

《그래, 어서 사진을 찍자.》

기쁨에 겨워있는 진아를 이윽히 바라보던 은금의 눈앞에 군복입은 딸의 모습을 대견스럽게 바라보는 김성철부부의 모습이 비쳐왔다.

순간 은금의 눈앞으로는 흘러간 나날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지난해 공화국창건기념일을 하루 앞둔 날 저녁 교실에는 은금이와 그가 담임한 학생 석진아가 마주앉아있었다.

은금은 그날 저녁 애인과 만나기로 약속하였었다.

하지만 그는 쉬이 발걸음을 뗄수가 없었다.

그날 진아의 고모는 은금에게 세상을 떠난 진아의 부모들을 대신하여 자기네가 진아를 맡아 키우겠다고 하면서 수일내로 평양에 올라가겠으니 전학과 관련한 수속을 해달라고 전화로 부탁하였던것이다.

고모가 전화를 걸어온 내용에 대하여 알려주고 의향을 물어보았지만 진아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침묵만을 지키고있었다.

어느덧 시간도 퍼그나 흘렀다.

은금은 몇번이나 손목시계를 들여다보았는지 모른다.

이때 학교를 돌아보던 김성철교장이 교실에 들어섰다.

《아니, 은금선생. 오늘 저녁 일이 있어 좀 일찍 퇴근해야겠다고 하지 않았소. 그런데 왜 아직도 여기에 있소?》

교장의 물음에 은금은 진아에게로 눈길을 돌리였다.

그제서야 사연을 알겠다는듯 교장은 머리를 끄덕였다.

《진아는 걱정하지 말고 어서 빨리 가보오. 자, 어서!》

은금은 미안한 감정으로 교실을 나섰다.

다음날이였다.

수업을 끝내고 나오던 은금은 복도에서 김성철교장의 안해 김향순을 만났다.

《은금선생, 진아때문에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남편과 토의하고 진아를 우리가 맡아 키우기로 하였어요.》

은금은 놀랐다.

늙으신 부모를 모시고 사는 교장선생님의 집형편을 너무도 잘 알고있는 은금이였던것이다.

그러는 은금의 속마음을 읽은듯 향순은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시부모들도 손녀가 생겼다고 기뻐하고 우리 광윤이도 누나가 생겼다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요.》

은금은 멀어져가는 향순을 점도록 바라보았다.

아니다. 진아를 교장선생님에게 맡길수 없다. 더구나 나야 그의 담임교원이 아닌가.

은금은 곧 교장실로 찾아갔다.

《교장선생님, 어쩜 이럴수가 있습니까. 다른 사람들이 이것을 알면 저보고 뭐라고 하겠습니까. 진아를 제가 키우겠습니다.》

항의하듯 하는 은금을 김성철교장은 사람좋은 얼굴에 웃음을 담은채 말하였다.

《진아를 누가 키우는가 하는게 중요한것이 아니라 어떻게 키우는가 하는것이 중요한거요. 그리고 은금선생, 선생이야 이제 곧 결혼하겠는데 그래 진아가 신혼살림하는 집에 있겠다고 하겠소. 그러니 내가 맡아 키우는게 응당하지. 참, 내 한가지 부탁하겠소. 학부형으로서 말이요. 진아가 이 교장네 집에 와있다고 해서 공부를 게을리하는데 대해 에누리를 하지 말고 요구성을 더 높여주오.》

은금은 목이 메여 아무말도 하지 못하였다. 아니, 할수 없었다.

(나와 교장선생님의 차이는 어디에 있는가. 나는 단지 교원이라는 의무감에서 진아를 위해주었지만 교장선생님은 의무감에 앞서 누구보다 사랑과 정을 그리워하는 진아를 그 사랑과 정으로 품어안았다.)

그날 은금은 교장선생님의 모습에서 우리 시대 교육자의 참된 모습이란 어떠해야 하는가를 심장으로 절감하게 되였다.

그로부터 수개월이 흘렀다.

졸업을 앞두고 학생들이 자기의 지망을 쓴 종이장들을 번져가던 은금은 진아의것에서 눈길을 멈추었다.

《1지망― 조선인민군

2지망― 조선인민군》

확고부동한 결심이 엿보이는 진아의 지망을 읽게 된 은금은 그를 불러 물었다.

《진아학생, 왜 인민군대에 입대하려고 해요?》

은금의 물음에 진아는 기다렸다는듯 자신있게 그리고 힘차게 대답했다.

《우리 아버지, 어머니를 위해서입니다.》

아버지, 어머니를 위해서!

어려서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홀로 앓고있는 아버지마저 몇해전에 잃은 진아였다.

의기소침하였던 그가 몸도 마음도 크게 자라난 모습에서 은금은 보았다.

진아를 위해 친부모의 사랑을 다 바치는 교장선생님과 그의 안해며 온 가족의 혈육보다 더 뜨거운 진정을.

진아의 눈에 비낀 교장선생님의 모습은 정녕 아버지의 모습이고 정다운 모교의 모습이며 고마운 우리 제도의 모습이였다.

바로 그래서였으리라. 진아가 용약 조국보위초소로 달려나가겠다고 한것은 소중한 그 모든것을 총대로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랴.

깊은 상념에 잠겼던 은금의 팔을 진아가 잡아끌었다.

《선생님, 어서요. 저기에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기다려요.》

《그래, 교장선생님이랑 우리모두 함께 밝게 웃으며 사진을 찍자.》

따사로운 해빛도 그들의 모습을 더 환하게 내세워주려는듯 눈부시게 비쳐주었다.

본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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