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련재 《너를 사랑하기에》 제6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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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3 회)
제 5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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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산비닐생산공정은 점차 보수가 끝나가고있었다. 시운전을 시작하자면 련관공정들도 준비되여야 하였다. 초산비닐생산공정을 돌리는데 촉매가 없어서는 안된다. 시운전의 시작은 보관하였던 낡은 촉매를 사용한다고 해도 결정적으로는 촉매를 생산하여 보장하여야 한다. 주승혁은 촉매직장에서 설비장치물들이 조립된다는 소리를 듣고 찾아갔다. 초산비닐생산에 쓰일 촉매이기에 그에게는 자신의 일처럼 여겨지는것이였고 또 그 분야에도 조예가 깊었다. 또 그는 자기 눈으로 언제쯤이면 조립이 끝나 생산에 들어갈수 있겠는지 확인하고싶기도 하였다.
촉매생산공정개건공사장에 이르니 아직 건물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철골구조물을 먼저 세우고 안에서 설비, 장치물들을 조립하는 광경이 눈에 띄였다. 몸집이 뚱뚱하고 얼굴이 곱살하게 생긴 촉매직장장이 조립현장에서 큰 목소리로 지휘를 하다가 승혁을 보고 반기는 웃음을 지어보였다.
《어서 오십시오.》
《난 그저 지금 촉매생산공정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싶어서 들렸소. 헌데 자네들이 좋은 생각을 해냈구만. 건물건설과 조립을 동시에 내밀고있구만.》
촉매직장장은 머리를 여기저기 돌리면서 누구인가를 찾더니 로동자들과 무슨 토론을 하고있는 처녀를 손으로 가리켰다.
《저 설계원동무가 우리를 도와주었지요. 설계를 신통하게 했단 말입니다.》
그때에야 승혁은 혜경을 발견하고 그에게로 다가갔다. 혜경이가 승혁을 보고 웃으며 인사를 하였다. 승혁은 혜경이가 짓는 떳떳한 그 웃음을 보고 놀랐다. 그것은 승혁이가 이전에 그처럼 귀중하게 여기였던 그 청춘의 자신심이 어린 웃음이였다. 승혁은 혜경이가 자기를 이겨냈음을 깨달았다.
《네가 수고했구나. 네가 공사기일을 앞당길수 있는 좋은 안을 내놓았구나.》
《전 별로… 한 일이 없습니다. 여기 건설자들의 부탁을 받고 좀 노력했을뿐입니다.》
혜경은 머리를 다소곳이 숙이고 발끝으로 땅바닥을 허비였다. 그가 신은 자그마한 로동화가 땅바닥에 홈을 파고있었다.
《그건 쉽지 않은거야. 다 좋아하는걸 보니 나도 기쁘다.》
혜경에 대해 품고있는 이상한 애정이 가슴을 후덥게 하였고 행복감을 느끼게 하였다.
청춘은 결코 좌절될수가 없는것이다. 최성복이도 일어났고 혜경이도 보란듯이 일어나 다시 돌진하지 않는가.
《그동안 네가 고생이 많았겠구나.》
《부끄럽습니다. 전 지금껏 자신을 타매했습니다.
전 순전히 자기의 명예때문에 잔사처리공정건물이 그대로 유지되기를 바랬고 속을 썩이기도 했거던요.》
승혁은 이렇게 자기의 잘못을 숨김없이 털어놓기까지 처녀가 헤쳐왔을 고뇌와 반성의 나날들을 더듬어보았고 이제는 그의 마음속 상처가 아물었음을 기쁘게 확인할수가 있었다.
혜경은 별로 얼굴을 붉히지 않고 계속 말하였다.
《제가 자신의 욕심에 빠져 현대적인 비날론공장에 대한 생각을 못했으니 저야말로 얼마나 한심한 처녀입니까. 절 욕해주십시오. 선철선생 아버님에게서 자꾸 꾸지람을 듣고싶습니다.》
승혁은 코허리가 시큰해왔으나 아닌보살하면서 손을 흔들었다.
《얘, 그러지 말아. 너같은 기특한 처녀에게 꾸지람을 하다니 그게 될 말이냐. 어쨌든 난 오늘 정말 기쁘구나.》
승혁은 가슴이 활 열리는것만 같았다.
《너처럼 준비된 새 세대들이 비날론공장을 떠메고나가는데 어찌 비날론의 미래가 창창하지 않겠느냐. 힘이 나는구나. 정말이다.》
승혁은 흥분하여 혜경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주위엔 건설과 창조의 힘찬 바람이 불어치고있었다. 촉매생산공정이 일떠서고 저기 버드나무 우거진 도랑을 넘어 성천강반쪽으로 가까이 가면 초산비닐생산공정과 중합공정이 시운전의 그날에로 한치한치 다가가고있다.
(나도 힘껏 달려야 하리라.) 하고 승혁은 미소를 짓고 마음속으로 뇌이였다.
(초산비닐생산공정의 시운전을 진행하게 될 그날이 멀지 않았다.) 승혁은 혜경이가 지은 그 시의 한구절이 다시금 떠올랐다.
(그래, 백두의 우뢰는 쳤다. 우리 비날론폭포로 화답해야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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