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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련재 《조선의 힘》 제4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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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선구자
댓글 0건 조회 2,206회 작성일 23-08-25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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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2 회

제 2 편

14


드디여 병사들은 다시금 공격이라는 말을 입에 올리게 되였다. 그들은 누가 시켜서나 귀띔해서가 아니라 심장과 감각으로 반공격의 시기가 도래하였다는것을 느끼고있었다. 한때 적기들의 공습과 돌입해들어오는 적땅크의 무한궤도앞에서 최후의 결심까지 다져보았던 많은 전사들이 이제는 가장 무서운 시련은 이겨냈으며 마침내 적을 타승할수 있는 결정적인 주도권을 장악하게 되였다는것을 분명히 알기 시작했다. 청천강이북에서 미제8군이 인민군부대들의 반타격에 공격을 저지당하는 한편 전선동부에서는 미제10군단이 황초령과 매덕령에 주저앉을무렵부터 사람들은 지금 침략자들이 마지막 기력까지 깡그리 짜내여 공세를 취하고있으나 쇠진해가는 그 힘은 이미 한계점에 도달했다는것을 감촉하지 않을수 없었다. 천평의 저울판이 반대쪽으로 기울어질 기미가 보이고있었다. 이제 그 저울판에 작용할 결정적인 추의 역할, 다시말하여 저울을 완전히 한편으로 기울어뜨리게 할수 있는 추의 역할이 제2전선부대들의 활동에 달려있었다. 그리하여 이해의 11월은 반공격의 급속하고도 결정적인 승리를 위한 제2전선부대들의 맹렬한 활동으로 장식되였다.

그러한 어느날 사단장 박정덕은 련합부대를 이끌어 시변리계선에 증강된 영제29려단을 공격하는 대담한 공격작전을 벌렸다. 그런데 포위속에 든 적들이 이미 설치해놓은 화점과 전호에 의지하여 발악하면서 서울에 증원을 요구하고있을 때 급보를 받은 미제8군사령부가 비행대를 출동시켜 맹렬한 공습을 들이대는 한편 수십대의 자동차로 증원부대를 급파하고있을 때 박정덕은 뜻밖에도 군단군사위원으로부터 주타격방향의 부대들에서 3명의 대대장을 급히 소환한다는 명령전문을 받았다. 전문은 《… 리유여하를 불문하고 지체없이 지휘부에 도착시킬것.》이라고 적혀있었다. 리유인즉 자기가 따로 꾸리기 시작한 《유격대》(정규구분대)의 중요지휘성원들로 소환한다는것이였다. 박정덕은 너무도 의외의 일이여서 한동안 아연해있었다. 공격을 앞두고 부대들에서 지휘관들을 떼여낸다는것은 상상도 할수 없는 일이였다. 그리고 락동강전선에서부터 함께 싸워온 용감하고 지혜로운 대대급지휘관들을 토의도 없이 강권으로 무작정 소환하는것 역시 놀라운 일이 아닐수 없었다. 하지만 박정덕은 그것이 리승엽의 반혁명적음모라는것은 알지 못했다. 그는 오래 생각할새가 없었다. 로획한 박격포로 적증원부대와 포위에서 빠져나오려는 적을 향해 불벼락을 퍼붓고있었다. 얼어붙은 대기를 산산이 찢어발기는 포성속에서 그리고 여러 참모부성원들이 불안스러운 눈길로 지켜보는 속에서 박정덕은 별안간 통신병을 향해 단호하게 말했다.

《이렇게 전하오. 〈련합부대는 총공격에 진입함. 전투도중 공격부대의 지휘관들을 소환하기 곤난함. 련합부대장 박정덕, 참모장…〉》

그순간 련합부대 참모장이 피끗 머리를 돌렸다.

《사단장동지. 총공격은 날이 밝은 후에 하게 되여있지 않습니까.》

《벌써 우린 공격을 개시했소.》

《그렇지만…》

《참모장동무!》 박정덕이 날카롭게 말했다. 《전문에 참모장의 이름을 밝히지 않으면… 되겠소?》

참모장의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것을 얼핏 보고는 통신병을 향해 한팔을 획 내저었다. 그대로 송신하라는 의미였다.

얼마후 적습격기편대들이 날아와 포위된 제편이 뚫고나갈 길을 열어주려고 미쳐날뛰였으나 강철가락지처럼 굳게 맞물린 포위환을 풀수는 없었다. 그렇게 되자 적수송기편대가 또 날아와 포위된 놈들에게 수없이 많은 락하산을 여기저기 되는대로 떨구었다. 그때마다 우리 전투원들은 선손을 써서 그것을 빼앗거나 미리 매복했다가 락하산에 매달린 궤짝을 가지러 달려드는 놈들을 족치군 했다. 마침내 날이 밝았다. 련합부대는 결정적인 돌격에로 넘어갔다. 적병 1천여명을 살상포로하고 6백여정의 보총을 비롯한 많은 무기와 군사물자를 로획하였다. 또한 적들이 총알받이로 끌어낸 1 000여명의 인민들도 구원하였다.

다음날 군단군사위원 리승엽이 말을 타고 달려왔다. 서리발같은 눈길이 사람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말썽군들이 다 있소? 그래 여기선 누가 상관이요?》 새된 음성으로 그가 부르짖는 말이였다. 《왜 말들이 없소. 누가 상관인가?》

박정덕은 천천히 허리를 폈다. 무엇인가 자기가 예견했던것보다 더 난감한 일이 벌어지리라는것을 예감하고 짐짓 목소리를 낮추어 대꾸했다.

《접니다. 군사위원동지!》

《뭐라구?… 동무가 상관이란말인가?》

그때에야 박정덕은 비로소 그가 하는 말의 의미를 깨달았다. 트집을 잡는것이다.

때는 늦었다. 리승엽은 손에 들고있던 채찍으로 허공에 대고 소름이 끼칠만큼 딱! 하고 소리를 내더니 이어 무섭게 독이 올라 소리치기 시작했다.

《어째서 군사위원이 있는데서까지 동무가 상관이 될수 있는가. 누가 그런 황당무계한 권리를 동무한테 줬소? 어느 군사규정책에 그렇게 씌여있던가. 사단장이면 상급도 없는가, 상급도 없고 규률도 없고 제멋대로 무정부주의적으로 행동해도 된다고 어데서 배웠는가. 혹시 염석산이나 장작림한테서 배워온건 아니요?》

박정덕은 아무 대꾸도 않고 입술만 세차게 깨물고있었다. 지독한 욕설을 예기하지 못한바 아니다. 허나 이렇듯 모욕을 받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었다. 참을길 없는 분노와 반항의 욕구가 목구멍을 불태웠다. 이제 머리를 곧추 들어 서로의 눈길이 마주치기만 하면 불꽃방전이 일어나 번개불처럼 서로 찌르고 태우며 번뜩이리라. 그는 입술을 악물었다. 머리를 들어 상대를 쏘아보았다. 그러자 리승엽은 조개턱을 덜덜 떨었다.

《어째서 말을 못해! 상부의 명령을 거역하고도 무사할줄 알았는가?!》

박정덕은 눈길을 떨구지 않았다. 마디마디 힘을 주어 대답했다.

《군사위원동지, 우린 그때 한창 포위된 적을 소멸하던중이였습니다. 그럴 때 공격부대의 지휘관들을 떼여내서는 안된다는것을 군사위원동지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리승엽이 타고있는 말이 대가리를 주억거렀다. 발을 저겨디디며 가탈거리는통에 리승엽이 위태롭게 흔들렸다. 그러자 고삐를 꽉 거머쥐고 소리쳤다.

《그럼 전투가 끝난 후엔 왜 보내지 않았소? 전투후에도 안되는 리유가 또 있다는거요?》

《있습니다. 군사위원동지! 그 리유를 이제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걷어치워!》 그의 목소리는 그악스러웠다.

《감히 어따 대고 엇서는가. 유격부대들을 강화하기 위한 당의 조치를 반대하는건가. 누굴 등대고 배짱놀음이야! 참모장, 당장 여기 와서 무기를 회수하오!》

참모장의 검붉은 얼굴이 컴컴하게 질렸다. 부지불식간에 그는 뒤걸음쳐갔다. 등뒤에서 대가리를 맞대고있던 여러필의 말들이 투레질소리를 지르며 엉켜돌아갔다.

《뭣하는거요. 참모장?!…》

리승엽이 다시 소리를 지르자 참모장은 옆에서 돌아가는 가라말의 고삐를 움켜잡았다. 다음 목갈린 음성으로 침통하게 말하였다.

《아니 그러면 안됩니다. 군사위원동지. 그건… 안됩니다.》

《뭣이?》

리승엽은 말에서 뛰여내렸다. 손에 들고있던 고삐를, 뒤이어 채찍마저 홱 던져버렸다. 참모장에게 서리찬 눈빛을 던지고나서 곧 돌미륵처럼 굳어져버린 박정덕에게로 다가들었다. 그의 눈에서 얼음쪼각처럼 차디찬 빛이 번뜩이였다. 마파람같이 휙- 찬기운이 쓸어왔다. 어느새 그는 박정덕의 앞가슴으로 한손을 쭉 내뻗쳤다.

《이리 내. 무기를 바쳐!》

박정덕은 흠칫 몸을 떨며 권총집으로 손을 가져갔다. 끼끗하던 그의 얼굴이 순시에 이즈러졌다. 불그레한 빛이 차츰 꺼매지다가 창백해지고 권총을 꺼내든 손이 푸들푸들 떨렸다. 그러나 리승엽이 권총을 빼앗으려 하자 별안간 벽력같은 고함소리가 그의 입에서 터져나왔다.

《손을 치웟!》 어찌도 사납게 웨쳐댔던지 그것이 사람의 목소리라고는 믿기 어려울 지경이였다. 듣는 사람들이 모두 전률할 지경으로 무섭게 웨치고나서 숨을 헐떡거렸다. 또 부르짖었다. 《누구든… 날 건드렸다간… 용서치 않을테요!》

돌풍이 불어쳤다. 차디찬 산바람이 격렬한 소음을 싹 날려버린듯 했다. 별안간 조용해졌다. 피가 얼어들었다. 리승엽은 뒤걸음쳐가다가 갑자기 멎어서서 경련이 이는 얼굴을 한손으로 어루쓸었다. 그러면서도 박정덕의 손에서 눈길을 떼지 못했다. 젊은 사람이… 벼락같이 웨쳤었다. 권총을 뽑아들고 사정없이 쏴갈길 태세였다. 아니 틀어쥔 권총으로 정수리를 내려칠것 같았다. 그저 젊은 사람이 아니라… 갈범 한가지다. 제길!… 너절하겐 됐다. 공포와 분노가 가슴속에서 근적거렸다. 이렇게 해선 안된다. 안돼. 적당히 구슬려야 한다. 리승엽은 발치의 어펑바위에 풀썩 주저앉더니 가느다랗게 한숨을 내쉬며 박정덕을 또 치떠보았다.

《그만하오. 사단장! 도대체 이게… 무슨 추태요! 명령을 어겼는데… 그만한 추궁도 못한단말이요? 철부지! 당신은 아직 철부지요!》

《…》

박정덕이 잠자코 서있자 그는 좀더 열을 올렸다.

《전시법에 따르면… 용서받지 못할수도 있소. 철직시키던지 군사재판에 넘기던지… 그래가지고도 무슨 혁명군대의 지휘관이요.》

《한가지만 말하는데.》 마침내 박정덕이 입을 열었다. 입귀가 아직 푸들푸들 떨렸다. 《나는 장군님의 신임으로 련합부대를 지휘하고있습니다. 누구도 나의 무기를 빼앗을 권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부대내 간부들을 소환하려면 응당 련합부대장과 사전에 토론이 있어야 합니다.》

《그건 옳소. 그렇지만 이보오- 지금은 전쟁때이고 또 우린 적후에서 싸움을 벌리고있소. 여기서는 사소한 의견불일치나 불복종도 있어선 안된단말요. 그런데 당신은 뭐요. 부하들앞에서 무슨 추태나말요. 에 에-창피하오. 사단장! 련합부대를 지휘하는 사람이라면 응당 상부의 의도를 알고있어야지. 밸을 쓰면 다요? 말해보- 그게 뭐요. 유격대를 강화하기 위해 취한 조치도 리해 못하고… 여보. 모르면 배우오. 나는 원체 무식한 사람들은 질색이요. 혁명도 리론에 토대해야 하오. 사단장이라는 사람이 아직 당의 유격전술도 몰라가지구야 무슨 일이 되겠소. 원!…》

리승엽은 승마복바지가랭이에 붙은 가막사리를 쥐여뜯으면서 흘끔흘끔 곁눈질했다.

《여보, 무슨 말인지 인젠 리해가 되오?》

《…》

박정덕은 아무말없이 갑자기 누렇게 병색이 도는 리승엽의 낯색만을 집요하게 바라보고있었다. 가느다랗게 일직선으로 꽉 다물고있는 그의 입술에서는 숨길수 없는 혐오와 신랄한 조소가 바르르 떨고있었다.


이틀후 군단장 최현이 도착하였다. 의례적인 인사말, 공식적인 실태보고 등이 있은 뒤끝에 리승엽은 자기가 서울제4보병사단장 박정덕을 해임시키기로 결심하게 된 리유를 루루이 설명하였다. 당의 유격투쟁전술에 대한 몰리해로부터 리승엽 자기가 조직하는 유격대들을 무시한다는것, 실상은 유격투쟁 그자체를 못마땅하게 여기면서 상부의 명령지시까지 거역하기에 이르렀다는것, 제멋대로 전투를 조직하면서 극심한 무정부주의상태에로 련합부대를 변질시키고있다는것 등이였다. 그는 론박할수 없는 사실자료들로써 자기의 주장을 안받침하고있었다.

한동안 최현은 반나마 눈을 감고있었다. 무겁게 피곤이 실린듯 짙은 눈섭이 처져내리고있었다. 자기를 정당화하는 리승엽의 그칠줄 모르는 력설을 듣는둥마는둥 하더니 힘들게 눈을 치뜨고 말했다.

《엄중하군, 흥-》

《…》

별안간 리승엽은 입을 다물었다. 오랜 세월 그가 겪어온 2중적인 생활, 촉수를 곤두세운 집요한 경계심이 그를 긴장시켰다. 그는 새로 임명되여온 최현군단장이 여기까지 행군해오는 도중 적후투쟁부대들과 무선련계를 부단히 가지고있었고 또 백일리에서는 일부 지휘관들을 앞질러 만났었다는 사실을 별안간 상기했다. 그는 속이 뜨끔해났다. 혹 최현이 료해한 자료는 리승엽 자기가 설명하는것과 전혀 다른것일수도 있다. 최현이 자리에서 일어서자 리승엽도 몸을 일으켰다. 때맞춰 례절을 지키려는것이다.

《군사위원동무.》 최현이 말하였다. 《박정덕동무문젠 장군님께 보고드려 결론 받읍시다. 군사위원동무의 견해도 보고드리고… 내 의견도 보고드리고… 그 동문 락동강에서부터 내 좀 아는데… 지금껏 잘 싸운 동무요!》

《글쎄 그렇다면… 군단장동무가 좋도록 해주시오.》

리승엽은 더 고집하지 않았다. 놀라울 정도로 대방의 내면심리를 정확히 판별해내는 탐침과도 같은 능력을 소유하고있는 그였기에 즉시 고분고분해졌다. 속으로는 이를 부득부득 갈고있었다. 그는 자기의 비밀선을 리용하여 미군폭격기들에 의한 군단지휘부폭격을 기어이 성사시킬것을 속다짐하고있었다. 하지만 누구도 그의 속생각을 알지 못했다. 강마르고 성칼사나운 이자가 미국정탐기관에 의하여 흡수되고 키워진 고용간첩이라는것 역시 아직은 그 누구도 알지 못하고있었다.

리승엽- 1905년 인천의 소부르죠아가정에서 난 그는 인천상업학교를 나온뒤 공산주의운동을 한다면서 공산청년동맹, 조선공산당에 들고 서대문형무소 출입도 하였다. 세번째로 검거된 1940년 그는 변절을 선언하고 석방되여 나와 박헌영과 만났다. 그때 박헌영은 이미 10년전에 일제경찰에 전향을 서약했고 서울 종로 구정목에 있던 료리점 《백합원》에 드나들면서 연희전문학교 교장이며 미국정탐인 언더우드에게 간첩복무를 맹세하였었다. 박헌영은 해방후 언더우드를 통해 서울반도호텔에서 남조선주둔 미군사령관 죤. 알. 하지와 수차 밀회하였고 그를 통해 리승엽, 조일명 등의 지위를 확립하며 간첩활동을 보장지도할데 대한 지령을 받았다.

리승엽이 미국의 간첩으로 복무할것을 직접 서약한것은 1946년 하지의 정치고문인 미중앙정보국 요원, 미군대좌 버취와 만났을 때였다. 그때부터 리승엽은 서울에서 계통적으로 당을 파괴하고 주요인물들을 체포케 했다. 다음해인 1947년부터는 미국무성 촉탁, 미군정청 정치고문, 후엔 미국대사관 정치고문으로 된 미중앙정보국 요원 노불과 련결되였다. 왜정때 영어를 좀 배웠던 리승엽은 통역없이 그들과 의사소통을 하였으며 중요정보를 직접 전하였다. 1948년엔 박헌영으로부터 입북하라는 비밀지령을 받았다. 그후 박헌영도 《체포령》을 구실로 입북하였다. 노불은 박헌영의 존재가 중요하므로 간첩활동을 직접 하지 말고 리승엽에게 맡기라는 지시를 주었다.

리승엽은 당과 정부의 중요 결정, 군사배치 및 화력과 기동정형 등을 체계적으로 자기의 선을 통해 전달하였다. 1950년 6월 서울해방직후 박헌영의 적극적인 뒤받침에 의해 서울시 림시인민위원회 위원장직에 있을 때부터 그의 활동은 가열화되였다. 리승엽은 《토지조사위원회》라는것을 조직하고 그 청사 지하실에서 저네들의 정체를 눈치챌만 한 사람이면 무조건 체포하여 비밀리에 고문학살하였다. 수다한 애국자들이 어두운 지하실에서 비밀리에 살해되였다. 또 리승엽은 서울시방어공사를 지연, 파탄시키고 인민군부대들의 기동에 혼란을 일으키는 등 온갖 책동을 다하였다. 하지만 교활하고 악랄한 미제의 고용간첩 리승엽은 바로 이때부터 공화국의 해당 기관에서 전쟁의 그 어려운 시련속에서도 한치 또 한치 극비밀리에 자기의 더러운 죄악의 발자취를 밝히고있다는것을 알지 못했다.

이날밤 리승엽은 후에 10지대 지대장이 된 자기의 심복 맹가를 불렀다. 《강안려인숙》이라는 허름한 간판이 붙은 쌍통집의 웃간방에서 그들은 최현군단장과 박정덕 등 제2전선부대들의 지휘간부들을 폭사시킬데 대한 모의를 하였다. 새벽녘까지 그 방의 문창호지엔 솔강기름불이 비쳐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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