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련재 《조선의 힘》 제5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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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선구자 작성일 23-09-03 12:44 조회 3,082 댓글 0본문
제 59 회
마 감
1
어느덧 전쟁의 두번째 해가 왔다. 곡절많은 전란의 이해-1951년은 한강대안에서 맹렬하게 울부짖는 요란한 포성속에 시작되였다. 전선은 한강을 넘어섰으며 전선서부의 아군련합부대들은 퇴각하는 적을 맹렬하게 추격하여 1월 4일 서울을 해방하였다. 전선중부에서 행동하던 인민군제2전선부대들은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일성동지의 명령에 따라 원주, 제천, 횡성 등 적의 더 깊은 후방으로 들어가 맥아더가 급급히 준비한 《D선》방어진을 여지없이 뒤흔들어놓았다. 적들은 37°선이남으로 황급히 도주하고 날이 갈수록 3차작전의 포성은 멀어져갔다. 인제는 오만한 적기들도 평양상공에 자주 날아올새가 없었다. 하여 하루에도 수십차례 창문유리를 흔들던 폭음도 뜨문해졌다.
어느새 11호중앙병원의 간호원들은 방공호로 때없이 뛰여들어야 하는 고되고 성가신 일을 덜게 되였고 차츰 깨여진 창문유리에 종이를 곱게 오려붙이는 일에까지 관심을 돌리게 되였다.
아침이면 등화관제를 위해 쳐놓았던 모포를 벗겼다. 그러면 성에불린 창유리에 벌거우리한 아침해빛이 아롱다롱한 문양을 방안벽면에 가득 그리며 비쳐들군 했다.
그러한 창문유리들중 하나에 로지봉은 손을 가져갔다. 잔뜩 발돋움을 하고 똑똑똑… 조심스럽게 두드렸다. 아무도 내다보는 사람이 없었다. 로지봉은 목을 움츠리고 잠시 생각하다가 또 창유리를 두드렸다. 그러자 성에 낀 창유리에 하얀 위생복을 입은 간호원의 얼굴이 나타났다. 입김을 불며 밖을 내다보는데 희끗희끗 얼어든 유리때문에 퍼그나 늙어보였다.
로지봉은 고개를 끄덕여 어줍게 웃어보이며 방안구석쪽을 가리켰다. 그쪽 침대에 있는 사람이 어떤가 하는 의미의 손짓을 열심히 했다. 간호원은 무슨 의미인지 알아듣지 못했다. 그래도 몇번 상종해본 일이 있는 로지봉이였던 까닭에 매정하게 물러가버리지는 않았다.
로지봉은 한쪽 어깨에 걸멘 배낭을 가리키며 잠간 들렸다 가도록 해달라는 손짓을 했다. 그 의미만은 간호원도 어렵지 않게 알아차렸다. 퇴원해가는 사람의 간절한 청이였다. 간호원은 창유리에 이마를 눌러대고 잠시 망설이더니 손목을 까딱이였다. 복도쪽으로 돌아오되 아주 조심하라는 의미였다.
로지봉은 발을 엉기적거리며 바람벽을 에돌아갔다. 처마끝에 매달린 창살같은 고드름이 해빛에 번쩍이였다. 날씨는 맵짰고 추위에 얼어붙은 대기는 바늘 떨어지는 소리마저 쟁쟁 울릴지경이였다.
로지봉은 배낭을 추슬러올리며 복도로 들어가 가운데 16호실 앞까지 살금살금 걸어갔다. 큰숨을 한번 길게 내쉬고 귀를 강구어 안의 동정을 엿들었으나 아무것도 가려들을수 없었다. 그는 문을 두드렸다. 간호원의 허락은 받았지만 녀성호실이여서 적당히 례절을 차리려는것이였다. 이어 버긋하니 문을 열고 머리를 들여밀었다. 그 순간 몸이 강마른 외과군의와 눈이 딱 마주쳤다.
《동문 누구요? 왜 여기 와서 어스벙거리는거요?!》
《…》
로지봉은 굳어져버렸다. 일이 공교롭게 되여 그새 외과군의가 방에 들어간것을 몰랐던것이다. 그때 창가에서 니켈도금을 한 의료기구를 옮기고있던 간호원처녀가 아주 깔끔한 눈초리로 로지봉을 치떠보았다.
《저 동무를 내보내랍니까?》
그때 로지봉은 머리만 조금 디밀었을뿐이였다. 황급히 문을 닫으며 머리를 뽑는다는것이 그만 문짬에 끼우고말았다. 그는 겁먹은듯 목을 움츠러뜨리고 문곁에서 물러났다. 그래도 돌아갈 생각은 없었다. 그는 복도벽에 허리를 기대고 쪼그려앉았다. 그러나 잠시후 외과군의가 밖으로 나왔다. 뒤따라나온 간호원처녀에게 그는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
《말을 시키면 안되오. 동무가 딱 지켜앉아있소!》
그런 다음 로지봉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저쪽 병실로 가버렸다. 간호원처녀가 곱게 눈웃음치며 말했다.
《들어가자요. 겨우 승낙을 받았어요!》
로지봉은 벌떡 일어났다. 이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처녀이냐. 코잔등에 입귀에 다문다문 널려있는 저 주근깨들은 또 얼마나 복스럽고 정찬것이냐?!… 그는 처녀간호원의 손을 덥석 잡으려 했으나 벌써 처녀는 문안에 들어서고있었다. 그를 따라 병실로 들어서니 단번에 훈훈한 기운이 얼굴에 덮씌워졌다.
다음순간 로지봉은 병실가운데 못박힌듯 멎어서고말았다. 두눈을 슴벅거리며 그리도 해쓱한 처녀의 얼굴을, 그리도 가냘프고 아름다운 리숙의 얼굴을 뿌잇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검푸른 리숙의 두눈이 그를 여겨보더니 알릴듯말듯 미소를 그렸다. 간호원처녀가 리숙의 침대가까이 작은 각의자를 가져다주었다. 로지봉은 배낭을 벗어들고 거기에 조심스레 앉았다. 그리고 또 리숙의 피기 하나 없이 하얀 얼굴을 바라보았다.
리숙이 샘물같이 끓는 두눈에 미소를 가득 담고 무슨 말인가 하려고 했다. 그 순간 아주 제때에 로지봉이 입을 열었다.
《난 퇴원했어유. 자기 부대에 가게 승인도 받구…》
리숙이 엷은 미소로 대답했다. 정말 잘됐군요. 바라던대로 다 됐으니 얼마나 기쁘겠어요! 하는 의미같았다.
《참 엊그제 신문을 봤수?》하고 로지봉온 갑자기 생각난듯이 말했다. 사실은 여기 오면서 꼭 하고싶었던 말이고 또 대사까지도 미리 준비했던것이다.
《우리 중대에 대한 소식이 또 신문에 났지유. 아, 거 인민군신문에 〈미제침략군8군사령관 워커를 포함한 수십명 고위장교들을 살상한 류현수동무소속 공병구분대를 찾아서〉하고 난걸말예유.》
리숙은 비로소 바짝 마르고 터갈린 입술을 가만히 놀리며 대답했다.
《예, 봤어요.》
로지봉은 그 말을 귀로 들었다기보다 그 미약한 입술놀림으로 알아보았다. 그다음 그들은 둘이 다 서로 웃음을 머금고 마주보았다. 똑같이 친근한 벗을, 귀중한 사람을 생각하고있었다. 그러느라고 한동안 침묵이 흘렀는데 웬일인지 로지봉에게는 그 침묵이 더 많은 의미를 가진것처럼 느껴졌다. 그는 몸을 궁싯거리며 이것저것 생각했다. 중상을 당한 리숙이 그동안 어려운 수술을 거쳐 삶을 지탱해오느라 그리도 허약해졌건만 여전히 강의하고 어여쁜것을 기쁘게 생각하였다. 현수를 그려보며 그가 바로 이 자리에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을가 하고 생각하기도 하였다. 리숙이 역시 현수를 그려보며 고요히 숨결을 톺고있는듯 했다. 아니면 미륙군에서 제일 으뜸가는 《용장》이라는 워커를 즉살시킨 류현수중대에 대한 방문기사를 더듬고있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지난 12월중순에 있은 일이였다. 장군님께서 주신 작전방침에 따라 최현은 적들의 중간방어기도를 짓부시기 위해 은밀히 련천을 포위한 다음 공격에 앞서 적들의 퇴로를 끊기 위하여 련천으로 잇닿은 모든 길들을 차단하였다. 적들의 가장 중요한 퇴로로 예견된 련천-서울간 로상에는 보병들과 함께 지뢰를 가진 류현수중대의 공병매복조가 파견되였다.
이날 워커는 련천지구의 미 24보병사단과 영 제29려단을 시찰하고 그들의 사기를 돋구어주기 위하여 서울의 8군사령부를 떠났었다. 그곳으로 떠난김에 미 24보병사단에 있는 아들 삼 워커대위에게 표창장을 직접 수여한다는 별개의 일정도 있었다. 그러나 워커가 련천에 들어갔을 때 인민군 제2전선부대는 련천시내에 대한 포위를 결속하고있었다. 날이 밝자 맹렬한 공격이 벌어졌다. 후에 알려진바에 의하면 이날 l 800여명의 적들이 소멸되였는데 살아남은 적들은 서울쪽으로 다급히 퇴각하기 시작했다. 그가운데엔 중땅크 1대를 앞세우고 뒤에 꼬리를 물고 늘어진 승용차들을 거느린 워커의 찦차도 있었다.
실상 워커의 찦차는 전선지휘용으로 특별히 개조한, 더 정확히 말하면 방탄장치와 전복방지장치까지 갖춘 장갑차였다. 워커자신이 자기의 보좌관 타너중좌만 태우고 그 차를 직접 운전하였었다.
그러나 그처럼 엄밀히 타산되고 새롭게 개조된 방탄장갑차도 워커를 구원하지 못하였다. 그는 전날밤 류현수중대의 소대장인 최종운 등 공병전사들이 언땅을 까고 지뢰를 매설한 다음 그우에 골고루 눈을 뿌리고 자동차다이야까지 굴려 차바퀴자국을 내였다는것을 알지 못했다. 매복에 걸리자 중땅크가 사슬을 풀어헤쳤고 워커의 찦차도 앞뒤에서 충돌하였다. 도로가 막혀 오도가도 못하고있을 때 인민군전사들이 벼락같이 달려들어 수류탄을 뿌리고 기관단총을 휘둘러대였다. 결국 워커를 포함한 적병 80여명(주로 장교들)이 사살되고 중형땅크 1대, 자동차 8대가 불타버렸다.
지금은 그에 대하여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 신문과 방송을 통하여 널리 소개되였으므로 생사기로에서 헤매이던 리숙이도 의식을 차린 후 그것을 읽었던것이다. 더더욱 리숙은 자기가 직접 참가하여 싸우던 제2전선부대들의 소식이라면 한사코 알아보려고 애썼다. 하물며 세상을 들었다놓은 그 매복전의 주인공들이 자나깨나 리숙이 마음속에 간직하고있는 류현수의 공병중대전사들임에야 말해 무엇하랴.
이렇게 그들 두사람-로지봉과 리숙은 점도록 아무말없이 미소를 담고 마주보기만 했다.
어느덧 해가 높이 떠오른듯 했다. 눈부신 해빛의 홍수가 창문을 거쳐 리숙의 침대우로 흘러들기 시작하였다. 그때 로지봉이 또 불쑥 물었다.
《편지가 온게 있어유?》
《?…》
그는 리숙이 무슨 말을 하는것인지 미처 깨닫지 못하여 가만히 굳어져있는것을 보고 피식 웃었다.
《우리 중대장동무말예유, 현수!… 아직 편지를 보내오지 않았수?》
리숙은 눈빛으로 대답했다. 안왔다는 뜻이다.
《아직 한번두?…》
미소, 리숙의 엷은 입술에 피기가 돌았다. 하지만 로지봉은 떫은 쑥이라도 씹은것처럼 이마살을 찌프렸다.
《온 그럴리야!… 어쩌문 그럴수가 있수, 예?… 내 이제 그 친구를 만나면 단단히 혼뜨검을 내줄테유, 정말이유!》
리숙이 또 소리없이 웃어보였다. 로지봉은 굵은 손가락으로 귀바퀴를 긁어대고있었다. 리숙이 웃고있는것에 그는 마음이 흐뭇했다. 그것이면 더 바랄것이 없었다. 그때 리숙이 아주 나직한 속삭임으로 이렇게 물었다.
《거겐… 왔어요?》
로지봉은 편지를 받았는가 하는 의미였다. 그가 머리를 흔들자 리숙은 웃는 눈으로 그를 훌 스쳐보았다.
《그것봐요. 그들은… 적후에 있지 않나요.》
《?!…》
로지봉은 할말이 없었다. 장군님의 명령에 따라 자기네 부대가 더 깊은 적구에 들어가 싸우고있다는것은 생각치 않고 편지를 보내지 않았다고 생트집을 걸어본것이다. 하지만 로지봉 자기와는 달리 이렇듯 훌륭하고 아릿다운 리숙에게야 왜 편지를 못한단말인가, 적후에서 싸우는 소식이 신문과 라지오에 매일 소개되는데 편지라고 왜 주고받지 못한단말인가?!… 로지봉은 자기의 이 생각을 열심히 터놓고싶었다. 그런데 벌써 간호원처녀가 자꾸 로지봉에게 눈짓을 하고있다. 인젠 면회를 그만하라는 암시였다. 로지봉은 두주먹을 쥐락펴락하며 바재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빨리 끝내다니, 아직 하고팠던 말은 꼭지도 떼지 못했는데… 그는 처음 연단에 불리워나간 사람처럼 킁킁 마른기침을 했다. 그러다가 좀 이상한 목소리로 리숙을 불렀다.
《저… 내 이제 가면… 현수동무더러… 무슨… 전할 말이라도 있으면…》 말이 되지 않았다. 그게 무슨 힘든 말이라고 그랬는지… 리숙을 바라보니 그는 잠간 눈을 감고있었다. 가만히 한숨을 내긋고 조용히 눈을 떴는데 그 검푸른 눈동자속에서 밝은 미소가 불을 켰다.
《여기 머리맡에… 사진!…》
리숙이 힘들게 속삭이는 말이였다. 한동안 로지봉은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몰라 엉거주춤하고있었다. 리숙의 눈빛언어까지 죄다 알아맞히기에 습관된 간호원처녀가 다가오더니 머리맡에서 편지봉투와 사진 등을 꺼내였다.
《이 사진말이죠?》
리숙이 가볍게 머리를 끄덕이였다. 간호원이 로지봉에게 사진을 넘겨주었다. 오래된 사진으로서 끄트머리가 누르끄레하니 색이 바래였었다. 사진속에서 웬 낯모를 신사가 쎄라복을 입은 소녀와 함께 어느 일각대문앞에 서서 웃고있었다. 리숙이 후송된 후 군단장 최현이 직접 그의 사품을 정리하여 보내준 그 사진이였다.
《이게 간호장동무였댔나유?》
리숙이 또 머리를 끄덕이였다.
《이걸 중대장동무한테 가져가라는거지유?》
말없는 미소… 그러다가 리숙의 두눈에서 불빛이 흔들거렸다. 부지중 눈물이 핑 어리고있었다. 지금 리숙의 심장이 아플정도로 뛰놀기 시작했다는것을 로지봉은 알지 못하고있었다. 그것이 무엇때문인지는 그 녀자자신도 모를수 있다. 다시 찾은 삶과 사랑… 지금 리숙은 다시금 어린 시절로, 아름다운 추억과 가렬한 전투장에로, 숫되고 어질고 불같은 류현수에게로 돌아가고있는것이였다. 그리하여 색이 바래고있는 이 옛날의 사진이 얼마나 많은 꿈과 많은 약속을 대신하는것인지 로지봉은 결코 알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는 사진을 수첩장에 끼워 정히 간수했다.
《그럼…》
로지봉은 더이상 오래 지체하면 안된다는것을 알고있었다. 그러나 정작 작별인사를 하고 떠나려니 웬일인지 가슴이 뻐근해졌다. 무엇인가 참으로 훌륭한 말 한마디를 하고싶었으나 생각나지 않았다. 지금 자기가 이 어여쁜 녀성군관을 얼마나 존경하고 사랑하는지 말하고싶었으나 그는 아직 그런 말을 할줄 몰랐다. 그는 두눈을 슴벅거리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그럼 부디… 몸조릴 잘하슈.》
리숙이 엷은 미소를 띠웠다.
《잘 싸워주세요.》
야전병원에는 《또 오세요.》 혹은 《다시 만나요.》하는 인사말이 없다. 《잘 싸워주세요.》라는 한마디속에 모든것을 다 담는다.
리숙의 눈빛은 로지봉에게서 떨어지지 않고 그가 출입문께로 물러갈 때까지 줄곧 따라왔다. 로지봉은 드디여 출입문앞에 이르러 몸을 돌렸다. 또한번 눈인사를 하며 잔등으로 문을 밀었다. 얼마후 그는 밖에 나와있었다.
… 얼마나 좋은 날씨이냐! 태양은 중천에 솟아있었고 나무가지에 하얗게 불린 서리는 해빛에 반짝이였다. 발밑에서 얼음쪼각들이 뿌적뿌적 부서져나갔다. 겨울의 대기는 로지봉의 마음에도 서리꽃같이 하얗고 기묘하고 튕기면 부서져나갈듯 한 아기자기한 충동을 열심히 불러내고있었다.
로지봉은 이렇듯 밝고 상쾌한 기분을 느껴본적이 많지 않았다. 모든것이 새롭고 정답게 느껴졌다. 훌륭한 생활, 아름다운 인간들에 대한 사무치는 애정이 가슴속으로 밀물처럼 흘러들었다. 동지적사랑과 우정이 넘치는 그리운 중대, 정든 집, 귀중한 전우들인 류현수, 리숙, 주영섭, 박영일, 오윤남 등 그가 알고있었고 지금도 그를 부르는 친근한 사람들을 그려보면서 그는 걸음을 다그쳤다.
그는 지금 고향으로 가고있었다. 장군님께서 가리키시는 승리의 한길을 따라 생사를 같이 하기로 맹세한 귀중한 전우들과 발걸음을 맞추며 고향에로, 최후승리의 그날에로 가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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